사실 집권자로서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겪는 장점이자 단점일 텐데, 뭐냐면 바로 판단과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한을 가지고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만큼 그에 대한 판단과 평가 역시 이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집권자에 대한 여론조사는 매우 구체적이고 실체적이다. 이런 정책은 잘한다, 이런 정책은 못한다, 그런데 정작 사람이 하는 일이니 완벽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아쉬움과 불만도 있고,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래도 뭔가 해낸 것은 정부와 여당 밖에 없다. 그러면 야당은 무얼 했는가? 야당이 내놓은 제안들조차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정권을 가진 정부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처럼 모든 언론이 하나가 되어 아주 사소한 흠이라도 찾으려고 지랄하는 상황에서는 정부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히 드러내기가 상당히 꺼려진다는 것이다. 그냥 정부만 욕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자까지 싸잡아서 욕하는데 누가 나 문빠요 하고 당당히 밝히려 들겠는가. 그것을 노리고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모두가 지지자를 싸잡아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지지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억누를 수 있다. 그 결과가 리얼미터에서 유독 낮게 나오고 있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인 것이다. 반면 갤럽은 ARS에서는 억누르고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지지성향을 실제 설문을 통해 드러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수에 샤이가 많다는 것은 그동안 정권을 잡아 온 것이 보수정당이기 때문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보수정당이 정권을 잡고서 보여 온 모습들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야당 역시 지리멸렬하기는 마찬가지였기에 평소 지지율은 항상 보수정당의 절반 조금 넘는 정도가 고작이었었다. 그래도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못하기만 해도 지지할 이유가 된다. 반면 정부와 여당이 잘한다 싶으면 야당을 굳이 지지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막상 선거 때가 되면 그래도 정권을 잡은 입장에서 이것저것 해놓은 것도 많으니 그런 것들을 고려해 현재의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주려 한다. 과연 정부와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야당을 지지하기는 하는데 야당이 정부와 여당을 온전히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

 

최악은 아무것도 않는 것이다. 차선은 그나마 실패하는 것이다. 실패라도 한다면 다음에는 더 잘하려는 노력이라도 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무엇이 잘하는 것인지 알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지게 된다. 지금 보수정당이 하고 있는 짓거리다. 정의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뭘 하고 있을까? 고작 조선일보의 눈에 들어 기사 몇 줄 나오는 것 말고 지금 정의당이 실제 하고 있는 의미있는 행동들이란 무엇이 있을까? 주장은 주장이다. 비판은 비판이다. 행동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욕을 먹는 만큼 기대도 신뢰도 받게 되는 것이다.

 

갤럽과 리얼미터의 전혀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대하는 나의 이해와 입장이다. 갤럽은 굳이 현정부와 여당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싶지 않은 여론을, 리얼미터는 그럼에도 직접적으로 그런 것을 드러내고 싶은 적극성을 각각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뭐가 다른가? 그래봐야 둘 다 대통령 지지율은 40% 중반을 넘어가고 정당지지율에서도 열린민주당 포함 10% 이상의 차이가 난다. 리얼미터에서는 열린민주당이 많이 잡히고 갤럽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더 많이 잡힌다. 그냥아무리 그래도 지지율 격차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하는 일이 다른데. 이나마도 언론의 힘일 것이다. 한심하게도.

박근혜는 어찌되었거나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었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여성주의가 다른 어떤 진보적 가치보다도 우선하는 현재의 자칭 진보라면 여성인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남성인 대통령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 상황 자체가 마음에 안 들 수 있다. 실제 메갈이나 워마드 등을 보면 그런 주장들이 거의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은 그나마 접점도 없지 않은가. 추진한 정책들마다 하나같이 진보의 가치와는 배치되는 것들이었는데 어째서 한겨레는 그 이명박조차도 현정부보다 낫다고 하는 것일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한겨레 기자 스스로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이명박근혜 시절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 이명박근혜 시절이 지금보다 더 낫다. 그래서 생각했다. 과연 이명박 정부 시절 한겨레에게 좋았던 일이 무엇이 있었는지.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노무현 죽인 것이고, 하나는 한명숙 감옥에 보낸 것이다. 아직 조국은 감옥은 커녕 자유롭게 세상을 활보하고 다니지 않는다. 윤미향이든 추미애든 멀쩡히 살아서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란 것이다. 당장에라도 문재인을 끌어내려 노무현처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 말고는 없다. 한겨레가 지금보다 더 나았다고 할 만한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 한 가지 뿐이다. 그것 말고 한겨레가 그 시절을 그리워할만한 무언가가 있기는 한 것인가. 그래서 납득하게 되는 것이다. 한겨레가 스스로 취재한 내용이 있음에도 조선일보와 함께 사람을 죽이기 위한 기사를 그토록 쏟아냈던 이유인 것이다. 한 번 피맛을 보면 더이상 펜은 펜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피에 도취되면 그때부터는 망나니가 되어 버린다. 더구나 세상에 자기 잘난 줄만 아는 놈들이면 더욱. 아닐까? 아니길 바라지만. 똥걸레니까.

베스트는 당연히 조국 전장관부터 시작해서 청와대의 부정과 비리를 파헤쳐서 정권을 무너뜨리고 바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만한 자신감이 있었다. 언론이 자기들 손안에 있다. 과거에도 그런 방식으로 노무현을 죽이고 한명숙을 감옥에 보내고 그러면서 검찰의 범죄는 철저히 감출 수 있었다.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만든다. 삶과 죽음까지 좌지우지한다. 그런데 어쩌나? 언론이 뭔 소리를 하든 믿지 않는 국민이 40%를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수사를 통해 무언가 결과라 할 만한 것을 내놓았는가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음은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악랄하게 집요하게 수사하는 것에 열받은 정권이나 여당에서 자신을 해임하는 것이었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대가로 해임이라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다. 불의하고 부정한 권력의 희생양이 되었다. 보수층이야 당연히 자신들과 반대편에 있는 - 그보다는 아예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민주당 정권을 공격하는 자체만으로도 윤석열을 지지하게 될 테지만 중도층까지 끌어오려면 그런 서사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불의한 권력과 맞서는 정의로운 검사와 그 권력에 의해 희생된 희생양의 이미지는 중도층에게도 동정심과 더불어 그를 내친 정권에 대한 분노까지 불러일으키며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쉽게 만든다. 윤석열을 내쫓은 자체만으로 정권은 치부를 감추려는 불의한 정권이 된다. 당사자인 윤석열을 통해 그런 정권을 타도해야만 한다.

 

중요한 것은 윤석열이 스스로 먼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이나 지향을 드러내기 전에 이 모든 것이 이루어졌어야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동안 검찰이 조국 전장관이나 정부를 상대로 벌였던 수사들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어야 한다. 최소한 지금과 같은 지리멸렬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기 전에 행동에 들어갔어야 했다. 분명 법원은 검찰의 입장까지 고려해서 유죄판결을 내리게 될 테지만 그럼에도 형량이 집행유예 이하, 아니 구속기간으로 퉁치는 정도의 징역형으로는 그동안 검찰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결과로써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아무리 유죄판결이 나오더라도 표창장 하나로는 오히려 법원이 욕먹기 딱 좋은 것이다. 그럼에도 그거라도 없으면 지금 검찰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언론이 검찰에 유리한 정보만 필사적으로 받아서 한 목소리로 떠들어대는 것 아니던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어야만 자기들도 살 길이 열린다. 그러나 어쩌는가. 그래봐야 나온 게 이 따위인 것을. 이런 결과 보자고 1년 넘게 그토록 검찰과 언론은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것인가.

 

그렇게 조국 전장관에 대한 수사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추미애 장관에 대한 공격도 흐지부지, 거기에 더해 자기에 대한 불리한 이슈들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가운데 정부도 아닌 여당의 공격을 받으며 정치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었다. 야당 소속이다. 보수야당 소속 대선후보다. 참고로 국민의힘 소속 대선후보로 나서려는 윤석열은 지금 정의당, 경향일보, 한겨레, 홍세화 무리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좌우합작 그 자체라 할 만하다. 아무튼 그렇게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방향을 드러냈을 경우 과연 유권자들의 - 보수가 아닌 중도층의 선택은 어떠할 것인가. 차라리 추미애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던 당시 때려치고 나왔다면 이미지는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그래봐야 바로 윤석열 자신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결국 모든 건 끝나고 만다.

 

아마 윤석열에게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소수의 특수부에게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그의 리더십 자체였을 것이다. 소수의 측근들에게는 그야말로 절대적인 충성을 받지만 그 밖의 다른 검찰들로부터는 아예 적으로까지 인식된다. 같은 검찰인데 검찰 내 인사들을 온전히 믿지 못한다. 믿었다면 이미 추미애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순간 바로 총장직을 때려치고 다른 검사들에게 뒤를 맡기고 물러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나마 차선책인데 그것을 하지 못했었다. 그런 놈이 대통령감이라니. 한겨레랑 경향, 정의당은 대가리를 너구리에 쳐박아 익혀야 하는 게 아닌가.

 

아무튼 그로 인해 중도층까지 소구할 수 있었을 정의로운 검찰 윤석열은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이 주저앉는 보수진영에 처음부터 갇히게 된 것이다. 윤석열 지지율 15%라고 온통 언론이 도배를 해 놨더만 위에 두 사람이 모두 그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감추려 하는 것이다. 둘 다 지금 지지율 그대로 나와도 윤석열을 이기고, 경선을 통해 지지율이 하나로 모이면 야권이 모두 모여 덤벼도 어림도 없다. 그런데 지금 15%가 미니멈일까? 맥시멈일까? 진짜는 이제부터다. 과연 윤석열이 지금의 지지율이나마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전부터 자칭 진보놈들 대가리가 우동사리인 건 알았지만 갈수록 가관이라는 이유인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윤석열이 뭔가? 심상정 하는 말이나 박원석 하는 짓거리 보니 그 속내는 뻔하다. 홍세화가 자칫 검찰에 불리할 수 있는 기사에 분노하던 것을 봐서도 너무 명확하다. 지금 류호정에 대해 쏟아지는 심지어 보수언론의 호의적 보도가 거저일 것인가. 그럼에도 차기 대통령은 윤석열 말고는 없다. 윤석열이 절대 진보정당의 후보로 출마하지는 않을 것을 알면서도 저들은 저리 일편단심이다. 그래서 진보정당은 여전히 동아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버러지들이다.

검찰에 있을 때야 알아서 검찰이 수사든 기소든 묻어 줄 수 있다. 검찰을 나와서도 자연인으로 있는 동안에는 역시 아예 재판도 받지 않고 없었던 일처럼 지내는 것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욕하든 뭘하든 굳이 상관하지 않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긴 국회의원만 돼도 출마한 후보자가 천 단위에, 당선된 사람만 300명이다. 검찰의 도움만 있으면 그 가운데 하나로 묻어가는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데 대통령이라...

 

이명박과 박근혜가 경선을 치르던 모습을 보지 못한 모양이다. 대선경선만 해도 그런 정도다. 하물며 아예 적대하는 거대정파가 서로 명운을 걸고 맞붙는 대선이면 말할 것도 없다. 유죄도 필요없다. 그냥 유권자들에게 심증만 줄 수 있어도 표심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회창 아들도 병역비리라고 확정판결받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병역비리일 것이라 막연하게 믿고 있고 당시도 투표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이 수사하지 않아도, 기소까지 하지 않아도 관련한 증인들이 나와서 인터뷰만 해도 일파만파 당락에 영향을 줄 정도로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만에 하나 진짜 후보자 개인에게 원한이 있거나, 혹은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당연히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일일이 다 막을 것인가.

 

물론 윤석열이 그같은 무모한 꿈을 꾸는 이유를 알고 있다. 역사상 최초의 보수와 진보 단일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의당의 차기 대선후보도 아마 윤석열이 아닐까. 한겨레 경향이 벌써부터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밀고 있는 중이다. 진중권과 서민은, 특히 서민의 경우 아예 그 년이라고 추미애 장관을 욕하며 윤석열의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임미리, 홍세화 기타등등등, 아마 손석희도 그때 쯤 되면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을까. 지지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 여성주의자들은 그 아내와 장모의 범죄를 여성의 권리 차원에서 옹호하고 나설 것이다. 여성이 범죄 좀 저지를 수 있지. 사기 좀 칠 수 있지. 주가조작 좀 할 수 있지. 박근혜 탄핵이 여성차별의 결과인 것처럼 윤석열 아내와 장모 역시 생물학적 여성이기에 옹호되어야 한다. 웅장해지지 않는가. 지금 윤석열 화장실에서 입벌리고 똥받아먹기만 기다리고 있는 자칭 진보인사들이 얼마인가. 자칭보수는 검찰의 전진기지가 된 지 오래다.

 

과연 언론이 윤석열의 부정이나 비리가 있어도 보도하려 할 것인가. 아마 광화문 광장에서 모두가 보는 가운데 저질러도 어느 언론도 기사 한 줄 쓰지 않으려 할 것이다. 보도하는 순간 친민주당 성향의 비주류언론으로 낙인찍힌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의 귀와 입을 막기에는 대선이란 너무나 중요한 행사라는 것이다. 언론을 믿고, 지식인사회를 믿고, 장차 자신을 지지하게 될 정당들을 믿는다. 민주당 안에도 윤석열을 쫓으려는 놈들이 몇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것들 믿고 선거 치르다 망한 인간이 바로 이회창이었었다. 언론이 뭐라 지랄하든 믿지 않는 국민의 수가 45%를 넘어간다.

 

나오라 그래라. 검찰이라는 울타리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윤석열의 민낯을 한 번 보고 싶다. 그런 윤석열을 에워싸고 옹호하려 드는 자칭 진보 자칭 보수들의 알몸을 한 번 보고 싶다. 칼잡이네 뭐네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대선이란 그런 기회라는 것이다. 한 후보자를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위를 포함해서 아주 낱낱이 까발리게 된다. 언론이 아무리 감싸주려 해도 한계라는 게 있다. 버틸 수 있을까? 그리 멘탈이 강해 보이지 않는다. 정치란 꽃길이 아니다. 너무 모른다.

김봉현도 봤을 것이다. KBS가 어떻게 김경록씨의 인터뷰를 왜곡해 보도했는지. 선의를 가지고 진실을 밝히고자 인터뷰에 응했던 김경록씨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었는지. 그러므로 언론을 믿어서는 안된다. KBS의 공이다. 언론을 전적으로 믿고 인터뷰해서는 안된다. 폭로든 고발이든 해서도 절대 안된다. 언론은 이용만 해야 한다.

 

서울신문 다음에는 KBS였던가? 그리고 다음이 MBC다. 만일 서울신문이 김봉현의 자필입장문을 왜곡해서 내보냈다면 바로 KBS에서 뽀록났을 것이다. KBS가 김경록씨에게 했던 것처럼 했다면 MBC에서 밝혀냈을 것이다. 물론 서울신문이 왜곡하고 KBS가 사실관계를 비틀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MBC가 있었다. MBC로도 안되면 그때는 다시 유시민이라도 찾아간다. 참고로 이런 경우 김어준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오히려 김어준과 인터뷰했기에 중요한 관계자들이었음에도 어떤 언론도 한 번 인터뷰섭외조차 하지 않았던 경우가 그동안 많았다.

 

아무튼 언론을 제대로 알고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기도 아무나 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서울신문으로 안되면 KBS, KBS로도 안되면 MBC, 모르긴 몰라도 입장문 자필로 적어 보내면서 비슷하게 협박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대로 기사로 내보내지 않으면 같은 내용으로 다른 언론에도 보내겠다. 그런 점에서 KBS가 제대로 얕잡힌 것이다. 그래도 한겨레는 신념으로 오보를 내는 놈들이라 여겼던 모양인데 KBS는 기회주의자 취급을 받는 중이다. 그래도 사람이 의리라는 게 있어야 할 텐데. 내가 KBS 욕하는 걸 그만둔 이유다. KBS는 폐지 말고 답이 없다.

 

다음은 어느 언론일까 그래서 궁금해진다. 그래도 한겨레만은 빼기를 바란다. 그 새끼들은 편지 받으면 김봉현 뒤를 캐서 오물 잔뜩 묻혀 낼 놈들이다. 입에서 윤석열 똥냄새가 나는 똥걸레들이라. JTBC일까? 그런데 이렇게 보니 남은 언론사가 몇 없다. 한겨레 포함 죄다 편지 받아도 씹어버릴 버러지 언론들이라. 똑똑한 놈이 그래도 사기도 친다. 무서워진다.

백신과 사망자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그러면 코로나와 사망자 사이에도 인과관계가 없는 것 아니냐? 그동안 코로나가 정부의 정치적 의도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 주장하던 놈들이 최근 퍼뜨리고 있는 논리다. 백신으로 인한 사망도 인과관계가 없으면 코로나로 인한 사망도 인과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코로나는 없다.

 

어째 KBS, MBC, 한겨레까지 가세하고 있다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한 눈에도 뻔히 보이는 상황을 모르고 끼어들었을 리 없는 것이다. 나라가 망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첫날부터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다 노래를 불렀던 언론들이다. 그런데 아직 나라가 망하지 않았으니 망하게 만들어야 한다. 원래 조중동이나 YTN, 연합뉴스, SBS의 목적이 그것이었고, KBS, MBC 역시 페미를 명분삼아 그리 방향을 틀 기회만 노리고 있는 중이고, 한겨레야 한 번 피맛을 봤으니. 그러니까 지상매괴라고 백신을 공격함으로써 질병관리청의 신뢰를 흔들고 코로나 방역을 방해한다.

 

정부가 마음에 안 든다고 국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언론이라니. 그런데도 좋다고 찾아가서 추천하고 댓글까지 다는 지지자들이 있다. 어째서 저들 언론들은 저렇게까지 현정부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가. 이미 여러 번 떠들었으므로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 의도가 명확해졌다. 진짜 버러지새끼들이란 것이다. 좋은 기자는 죽은 기자 뿐이다. 명언이다.

얼마전 이재명은 홀가분하게 게릴라전을 펼치고, 이낙연은 174석 거대여당 민주당을 이끌고 정규전을 벌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었다. 이재명의 게릴라전은 승리를 쌓기는 좋지만 대세에 영향을 주기 힘들고, 이낙연의 정규전은 승리를 얻기는 힘들지만 결국 대세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정규전의 승부처는 어디일까? 바로 공수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정으로 대권에 목표를 두고 있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11월 안에 공수처를 출범시키느냐 마느냐에 2년 뒤 이낙연이란 이름 뒤에 붙게 될 호칭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과연 174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을 가지고도 공수처조차 제 시간에 출범시키지 못하는 당대표에게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이란 자리가 어울릴 것인가? 바로 리더십의 시험대인 것이다. 정당한 목표를 위해 얼마나 단호해지고 과감해지고 독해지고 악해질 수 있을 것인가? 필요하다면 전쟁도 불사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이란 자리인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느닷없이 NLL을 무시하더니 대한민국의 서해 영해는 물론 영토까지 침범하려 한다. 그때도 예의와 절차를 다 지키느라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며 시간만 끌 것인가? 아니면 최악의 결과를 예상하더라도 단호하게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인가? 더 직접적으로 더 강력한 응징을 통해 북한이 다시는 그같은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북한은 아니지만 저런 식으로 노골적으로 공수처설치를 방해하고 나오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거기에 놀아나서 공수처설치를 마냥 늦추고만 있을 것인가? 

 

아무리 책임총리라도 국무총리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가지는 무게감이 다른 이유인 것이다. 국무총리가 실수해도 욕은 대통령이 먹는다. 국무총리가 잘못해도 결국 모든 비난은 대통령에게로 향하게 된다. 그래서 국무총리인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인 것이고. 국무총리는 그저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넘기고 사람 좋은 모습만 보여도 되지만, 결국 대통령은 욕먹을 줄 알면서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당장은 모든 비난을 한 몸에 받더라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이 그 책임까지 모두 짊어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기만 해서는 리더가 될 수 없다. 더구나 인구만 5천만이 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인데 그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기만 해서는 결정 같은 건 내릴 수 없다. 리더가 아니다. 결국 선택해야만 한다. 누구를 위해 누구에게 더 좋은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공자가 말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란 결국 악인에게도 좋은 사람이다. 강도나 사기꾼, 강간범들에게도 좋은 사람이다. 비리나 부정을 저지른 공직자들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권력을 남용하고, 직권을 오용하고, 횡령을 저지르는 이들에게도 좋은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당대표로써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까지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정의당 지지자들에게까지 좋은 사람이고 싶어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당층을 끌어오고 싶으면 민주당이 지금 무엇을 하려 하고, 그것이 무당층들에게도 어떻게 이익이 되는가를 결과로써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과감하고 자신있는 행동에 사람들은 이끌리는 것이지 눈치나 보는 우유부단함은 그저 무능으로 보일 뿐이다.

 

결국은 174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수의 힘을, 그것도 얼마나 낭비없이 효과적으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이낙연이란 정치인의 리더십이 시험받게 될 것이란 뜻이다. 얼마나 과감단호하게, 그러면서도 절차와 명분을 지키면서, 그러나 필요하다면 조금 무리하더라도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의지를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리더가 좋은 사람이기를 바라지만 좋은 사람이기만 바라지는 않는다. 개새끼라도 내게 꼬박꼬박 월급을 쥐어주고 일자리 걱정 없게 해주는 사장이 좋은 사장이란 뜻이다. 쌍놈의 새끼라 욕해도 내게 비전을 보여주고 미래를 약속해 줄 수 있는 상사가 좋은 상사다. 리더십이란 미래다. 비전이다. 그것을 이낙연은 보여 줄 수 있을 것인가.

 

쉽지 않다. 그냥 국민의힘 하나만 상대하려면 힘으로 밀어붙이면 된다. 그러나 자칭 진보를 포함한 모든 언론과 거의 모든 지식인사회와 심지어 자칭 진보정당인 정의당까지 국민의힘에 가세해 민주당을 막아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규전은 어렵다. 모든 의도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드러난 실력만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며 상대를 굴복시켜야 한다. 그러니까 대통령 아닌가. 그냥 당대표가 아니라 차기 대권을 노리는 당대표다.

 

조금은 위태하다. 너무 신중한 나머지 언론과 국민의힘에 완전히 놀아나는 듯한 인상마저 심어준다. 이러다 대통령 되고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고 언론과 야당의 눈치만 보다가 아무것도 못하면 그 책임은 민주당과 지지자 전체에 돌아오게 된다. 이재명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좋은 사람 이낙연이 미덥지 못하다.

 

과감할 때는 과감해야 한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비난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반대를 두려워해서도 안된다. 독재자와 민주주의 리더의 차이는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아닌 책임지는 방법에 있는 것이다. 결정은 오로지 리더의 몫이다. 너무 답답하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너무 늦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결심이 필요하다.

이번 정부 들어서 달라진 것이 몇 가지 있다. 하나는 아무리 상대정파에 마음에 안드는 정치인이 있어도 그 가족까지 건드리는 경우는 거의라 해도 좋을 정도로 드물었다. 과거 유력 정치인들의 가족에 대해 한 번 기억을 떠올려보라. 결혼은 했는지, 자식은 몇이나 있는지, 자식이 있으면 직업은 무엇인지 거의 대부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당연히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으니까. 국정농단의 당사자로 알려진 우병우, 조윤선, 김기춘 등에 대해서도 수많은 관련보도들이 쏟아졌음에도 가족까지 언급한 경우는 없다시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어떤가? 대통령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민정수석이며 장관이며 국회의원까지 가족이 어디서 어떻게 군생활했는지 낱낱이 까발려지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인턴증명서며 봉사표창장까지 분 단위로 그 진위여부를 따지고 있는 중이다. 윤석열 자신이 말했다. 그딴 식으면 누가 공직자 하려 하겠는가?

 

죽은 사람에 대해서도 최소한 애도기간 동안에는 아무리 적대하는 사이라도 가는 길 만큼은 온전히 떠날 수 있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것이 그동안의 상례였었다. 그래도 슬퍼하는 이들은 온전히 마음놓고 슬퍼할 수 있도록 공격을 가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뜻이다. 어제까지 온갖 쌍욕을 쳐박으며 비난하던 대상이라도 오늘 세상을 떠났으면 최대한 좋은 이야기들을 해주며 죽은 이를 추모해주는 것이 일반의 상식과 인정에도 부합한다. 그런데 과연 어떠했는가? 박원순 시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가? 발인날에는 어땠을까? 바로 그 순간에조차 죽은 이를 추모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마저 불편한 발언을 하도록 강요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추모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인간으로서 과연 가능한 일인가?

 

더 웃기는 것은 원래 적대하던 자칭보수들만 주도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그토록 인권을 앞세우던 자칭 진보들마저도 - 아니 오히려 자칭 진보가 더 앞장서는 경우마저 있었다.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모욕하는데 오히려 더 앞장섰던 것이 바로 정의당 나부랭이들과 같은 자칭 진보들이었다. 한겨레 경향 같은 자칭 진보언론들이었고, 진중권 서민 같은 자칭 진보 지식인들이었다. 더이상 정치에 인정도 도의도 없다. 상식도 예의도 없다. 적은 적이고 적은 인간도 아니다. 그래서 정경심 교수가 시민으로서 부당한 수사에 대해 저항권을 행사하겠다니 손석희 버러지 새끼가 욕하고 나섰던 것 아닌가. 박진성 시인도 그래서 손석희 똥덩어리에게는 인간이 아니었고, 그러므로 정경심 교수도 인간이어서는 안되었다.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제 서로는 인간도 아니고 존중의 대상도 아니니 한 번 끝까지 가보자.

 

내가 류호정이라는 정치인 이전에 인간을 혐오하는 이유다. 먼저 인간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내비친 때문이다. 장혜영과 같은 인간은 아예 민주화세대 전체를 부정하고 나서기까지 했었다. 저들에게 민주화세대와 그들이 주도하는 민주당은 적이다. 존중할 이유도 예의를 갖출 가치도 없는 그냥 인간 이외의 존재일 뿐이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저들의 태도에서 그것을 느겼다. 그리고 조국 전장관의 가족 신상털기에 대한 이후 논평에서도 다시 한 번 그 사실을 확인했다. 과연 류호정과 장혜영의 주변과 가족들을 털면 무엇이 나올까? 예전 같았으면 반대했을 테지만 지금은 한 번 당해보라 싶어진다. 저들에게 내가 같은 인간이 아니면 내게도 저들은 같은 인간이 아니다. 자칭 보수들도 마찬가지다. 뒈지던가 말던다. 병신 되던가 말던가. 병신이란 말 그냥 쓴다. 저놈들은 인간이 아니니까. 그런 상황이란 것이다. 지금 상황은.

 

어떤 놈들은 공존을 말한다. 어떤 놈들은 또 여기에 화합을 주장한다. 동류에 대해서나 공존이 있고 화합이 있다. 적으로 여기고 있다. 적 이전에 인간으로조차 여기지 않고 있다. 공존할 수 있는가. 화합할 수 있는가. 정신차리라는 이야기다. KBS 욕하는 것도 그만둔 이유다. 댓읽기며 저리톡이며 모두 구독에서 해제했다. TV도 없고 라디오도 듣지 않으니 이제 KBS는 내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한겨레를 욕하는 것은 미련이 남았기 때문인 것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금의 비틀린 상황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100년 집권하면 된다. 감히 민주당과 지지자들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 그 첫걸음은 역시 공수처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다. 그리고 정의당의 해체다. 한겨레와 경향이 문닫도록 만드는 것이다. 적이라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아무튼 덕분에 이제 자칭 진보든 자칭 보수든 누가 뒈지더라도 기꺼이 잘 뒈졌다 욕해 줄 수 있게 되었다. 안희정은 다른 사람도 아닌 친어머니가 돌아갔는데도 장례식장 찾았다고 그리 욕해댔으니 가족까지도 같이 욕해주는데 전혀 거리낌이 사라졌다. 내가 직접 할 생각까지는 없지만 누군가 가족에 대해 신상을 털어 욕하면 같이 욕해 줄 수도 있다. 저들이 그래도 된다면 나도 그래도 된다. 그 좋아하는 상호주의다. 지금 저들이 저지르고 있는 짓거리인 것이다. 정치에 도의도 예의도 상식도 인정도 사라졌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바로 저들이. 그래서 한 편으로 속이 시원하기도 하다. 저들이 그랬으니 나도 그래도 된다. 내가 이래봬도 욕 하나는 진짜 기깔나게 한다. 글로 하는 욕은 말로 하는 것보다 더 잘한다. 뒈지기만 해라. 제발 누가 좀 뒈져 주라. 개씨발좆같은 새끼들.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라며? 피해자의 증언만 있으면 유죄라면서? 다른 것도 아닌 미성년자 강간이다. 물론 북한 말 곧이곧대로 다 믿는 놈은 병신이다. 그럼에도 아예 피해자가 방송에 출연해서 증언까지 하고 있는데 자칭 여성주의자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하다못해 진실은 아니더라도 사실에 대한 해명 정도는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정의당 씨발년들. 페미를 위해서 노동자를 팔아넘긴 잡것들이다. 고용유연화라? 그것도 김종인 앞에서? 그런 경우 고용유연화보다는 실직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확충이라 부르는 것이 옳다. 재취업을 위한 기회를 넓히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도 없애야 한다. 그게 왜 고용유연화인가? 그 말이 어떤 목적으로 쓰이는 건지 진짜 몰라서 그런 것일까?

 

아무튼 지켜보겠다. 과연 여성주의자들이 태영호에게도 박원순에게 그랬던 것처럼 사상검증에 나설 것인지. 그럴 리 없다는 데 지금 앞에 놓인 막걸리 한 병도 걸 수 있다. 이수정이가 국민의힘으로 왜 갔게? 원래 그러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정의당도 노동자를 포기한 것이고. 여성주의의 뿌리를 기억하자.

역사에도 흔히 등장하는 장면이다. 이를테면 이순신의 경우도 선조가 죄가 있다 하고 죽여야 한다 하니 납죽 엎드리면서도 그동안 공이 있고 실력이 있으니 살려서 써야 한다는 주장이 이원익이나 정탁 등을 통해 나온 바 있었다. 세상에 아무 흠결도 없는 사람이란 존재할 수 없기에 과거 잘못이 있거나 죄를 지어 벌을 받은 경우라도 그보다 능력이 더 필요한 경우 그 재주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과거를 묻지 말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항상 나오고는 했었다.

 

그나마도 명분이 중요한 유교문화권에서나 저와 같은 과거의 일들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유럽은 아예 그런 자체가 없었다. 필요하면 쓰는 것이다. 뇌물을 받아 쳐먹었든, 지 형수와 놀아났듯, 상속을 노리고 친족을 살해했든 상관없었다. 자기 형제와 붙어먹은 놈들조차 그래서 쓸만하면 데려다 쓴다. 유럽 역사에 영웅이라 불리는 인물들의 뒷이야기를 보면 우리 기준으로 진짜 어이없는 경우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말하자면 개인의 사생활은 사적인 영역이고, 그 실력을 등용하여 사용하는 것은 공적인 일이란 것이다. 개인이 어떤 부정이나 비리를 저질렀든 그 실력으로 더 큰 공을 세워 보다 많은 구성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면 마땅히 불러다 쓰는 것이 옳은 것이다.

 

설마 청와대가 윤석열의 문제를 몰랐을까. 청와대에서 인사를 할 때는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경찰 등을 통해 받아서 확인하도록 되어 있다. 윤석열 개인이나 주변에서 다소간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동안 보여 온 윤석열의 강직함이라면 검찰개혁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인이 뭔 짓을 저지르고, 장모가 어떤 일들을 하고 다니든, 그래서 윤석열이 어떻게 그 뒤를 봐주고 있었든 그런 정도 문제들보다 윤석열의 성품과 실력으로 이루어낼 공적인 일들이 더 중요하게 우선적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런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 더구나 공수처가 출범하면 어차피 검찰총장도 공수처의 수사대상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윤석열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청와대처럼 이면의,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 않은 사실들을 확인할 수단과 통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국정농단과 이전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 당시의 이미지를 통해서 윤석열이란 인물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지금 윤석열을 열심히 욕하고 있는 진보스피커들 다수도 당시 윤석열은 이번이 아니면 다음이라도 반드시 검찰총장에 올라야 할 인물로 적극 지지하고 있었다. 내가 최근 친여 스피커들의 임은정이나 진혜원 등에 대한 찬사를 의심스런 눈으로 보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그렇게 친여인사들은 물론 국민 일반 다수가 윤석열의 드러난 이미지만 보고 검찰총장감으로 지지하는 이상 청와대로서도 그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까 앞뒤 맥락이나 사정을 모두 살폈을 때 어느 정도 문제가 있기는 해도 검찰개혁만 제대로 이루어낼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과거의 일을 묻지 않고 기껏 중요한 자리에 등용해 놨는데 제대로 하라는 역할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뻔히 개자식인 걸 알면서도 중요한 자리에 앉혀 놨더니 하라는 일은 안하고 엉뚱한 짓거리나 벌이며 오히려 혼란만 키우는 상황이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윤석열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달라진 태도는 바로 그런 것이다. 검찰개혁하라고 검찰총장에 기껏 앉혀 놨더니만 검찰 조직을 사유화해서는 정부를 상대로 싸움이나 걸고 있다. 그마저도 뭔가 정당한 이유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야말로 막무가내로 언론과 결탁해서는 정치질이나 일삼고 있는 중이다. 그대로 두어야겠는가? 그래서 과거 묻어두었던 일들까지 하나씩 꺼내 윤석열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이번에 겨우 확보한 자료들이 아닐 것이다.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다만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아마 지금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 특히 인사청문회 당시 윤석열을 적극 옹호했던 국회의원들이 느끼고 있을 감정은 배신감이 아닐까. 하긴 제갈량도 인사에 실수가 있었으니까. 다시 없을 성군이라는 당태종이나 청의 강희제도, 세종조차도 인사에 실패는 있었다. 인사처럼 어려운 것이 그래서 없는 것이다. 사람을 어찌 자기 마음대로 계산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어째서 여당에서 그토록 비루하게 감싸서 검찰총장에 앉히고는 이제와서 그런 윤석열을 과거의 일로 공격하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란 이름과 이미지와 능력이 필요했었다. 그런데 그 필요에 부응하지 못했으니 과거의 잘못들이 다시 그를 공격하는 칼날이 된다. 윤석열이 아마 그런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청와대는 모르고 있거나 알더라도 그냥 조용히 묻어두지 않았을까. 인사의 책임이란 그렇게 무거운 것이다. 바보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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