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지지율하락이 정청래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겠다. 그래도 아직까지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거의 절대적인 다수가 이재명을 민주당의 대통령으로서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대통령으로서 이재명의 성공을 바라고 그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밑으로 떨어지고 심지어 민주당 지지율보다도 낮은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당연히 위기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인천과 대구에서 정청래가 김민석에게 크게 진 이유도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동안 당대표선거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던 소극적인 지지자들이 이재명의 위기를 보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서기 시작했다. 명청대전이라는 말 그대로 이재명이 직접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는가의 여부는 이재명의 성패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되게 되었었다. 다시 말해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지 못하면 이재명이 정청래에게 패한 것이 되고, 결국 그로 인해 이른 레임덕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김민석을 당대표로 만들어야 한다.

 

내가 호남의 투표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확히 호남에서 정청래가 크게 패할 수 있겠다 여기는 이유일 것이다. 민주당이기만 하면 된다. 민주당 대통령이기만 하면 된다. 그런 대통령이 대놓고 밀어주고 있는 당대표 후보인 것이다. 더구나 간만에 호남에 큰 먹거리가 되어 줄 메가프로젝트라는 선물까지 더해졌다. 그런데 그런 대통령의 지지율이 위험할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대통령을 위해 이번에는 김민석을 당대표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 이재명에게 반드시 유리하기만 한 것일까?

 

지금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아직도 70%가 너는, 거의 80%에 육박하는 이들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는 장차 정청래가 당대표가 되어 그를 제대로 견제하고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또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정청래가 민주당의 당대표가 되어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줄 필요가 있고, 그럼으로써만이 민주당이 민주당으로써 제 기능을 하면서 민주당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재명과 정청래에 대한 지지를 양립시키고 있는 말하자면 민주당 내부에서의 중도세력들이다. 그런데 그런 기대가 사라지고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어 민주당까지 이재명 마음대로 움직이게 된다면 그때도 그런 지지자들은 여전히 이재명을 지지하게 될 것인가.

 

그래서 또 호남은 몰라도 서울경기의 선거결과가 꽤 흥미로운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는 순간 그동안 이재명에게 가졌던 의구심까지 폭발하면서 다수의 이탈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자칫 민주당과 이재명의 지지율이 동반으로 폭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 지지자들은 결국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 솔직히 조국혁신당에 기대를 거는 사람은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그리 많이 없다. 그렇다고 이미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정의당으로 갈 것인가. 결과적으로 진보진영 전체의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이재명 정부는 이재명이 생각하는대로 힘을 가지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인가.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데?

 

이재명이 직접 선거에 관여하면서부터 이번 전당대회는 어떻게 해도 이재명 자신이 패할 수밖에 없는 말하자면 정해진 실패의 길로 가는 수순이 되고 만 것이다. 이재명이 원하는대로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면 되는대로, 이재명이 바라는 바와 반대로 정청래가 당대표가 된다면 또 그것대로 어떻게든 이재명 자신에게 타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김민석 개인에 대해 가지게 된 반감을 대통령에게까지 연장시키고 있는 지지자의 수가 상당한데 김민석이 당대표가 된다고 이재명에게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두어서는 안 되는 악수였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 자업자득이란 말이다.

 

아무튼 예상대로 조금 힘들게 멀리 돌아오기는 했지만 김민석이 민주당의 당대표가 되는 건 기정사실인 것 같다. 그럴 것을 알았기에 이미 일찌감치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포기한 것이다.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저놈 새끼들은 도저히 고쳐서 쓸 종자들이 아니다. 매번 같은 패턴이다. 인간의 속성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솎아대도 결국 다시 병신들만 늘어난다. 이번에는 병신들의 수와 질에서 이전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이 압도적이다. 이낙연을 따르던 수박들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리더가 B급이면 A급도 B급 이하로 떨어진다. 병신정당이 되고 말았다. 그냥 웃음만 나온다. 내가 이 꼴을 보려 민주당을 지지해 왔었다. 씨발.

아마 많은 사람들이 류성룡의 천거로 이순신이 전라좌도수군절도사가 되었다 믿고 있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선조가 이순신을 죽이려 했을 때 류성룡이 나서서 자신이 이순신을 천거한 죄를 청하기도 했었고, 이후 류성룡이 집필한 '징비록'에서도 자신이 이순신을 천거했노라 적어 놓기도 했었다. 여기에 이순신의 형과 류성룡이 친구였다는 사실까지 더해서 이순신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 전라좌도수군절도사로 임명되어 전쟁을 대비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류성룡의 공이었겠거니 여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의문이 남는다.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아무리 정승반열에 오른 우의정이라 할지라도 일개 신하의 천거로 단기간에 종6품에서 정3품까지 7계단이나 승진하는 것이 가능했었겠는가 하는 것이다. 

 

조선의 역사에서 대신의 천거로 저와 같은 파격적인 승진이 가능했던 시기가 있었다면 대략 단종과 그를 따르는 대신들과 종친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을 도운 공신들에게 열심히 벼슬과 땅과 재물들을 나눠주던 조선 전기 세조재위기와 조선후기 그야말로 조선의 모든 것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던 세도정치 시기 정도일 것이다. 한 마디로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아무리 권세가 대단하다 해도 일개 신하가 왕에게 저와 같은 파격을 진언하면 그 자체로 탄핵의 사유가 되는 것이고, 더욱 관직이 높은 만큼 정치적인 공세의 빌미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 더욱 임진왜란 직전 조선의 조정은 기축옥사로 말미암은 사대부간의 원한과 증오가 당쟁으로 격화되며 그렇지 않아도 서인과도 사이가 안 좋은데 이산해가 이끄는 북인과도 사이가 틀어진 터라 어떤 빌미만 주어진다면 류성룡에 대한 정치적 공세가 뒤따를 가능성 또한 매우 높았었다는 것이다. 그런에 이순신을 승진시키려 했을 때 삼사를 비롯한 대신들은 왕의 독단을 경계하여 비판하고 나섰을 뿐 류성룡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같은 건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 왜이겠는가?

 

다시 말해 류성룡이 이순신을 천거했다 하더라도 한두 단계 승진시키는 정도야 어느 정도 가능했을 테지만 일개 정읍현감을 한 순간에 전라좌도수군절도사로 승진시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에도 왕의 독단을 경계했으면 했지 류성룡에게 그와 같은 천거를 한 책임을 물으려는 여론같은 건 전혀 없었던 것이었다. 더욱 정유재란 직전 선조가 이순신을 압송해서 죽이려 했을 때도 류성룡에게 그를 천거한 책임을 물어 연좌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 류성룡 자신이 자백하기는 했지만 추가로 그를 빌미로 공격하는 여론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한 마디로 이순신이 전라좌도수군절도사라는 임진왜란을 막아내는 데 있어 가장 절실했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선조 자신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는 뜻이다. 류성룡이 설사 천거를 했더라도 고작 이런 인재가 있으니 요긴한 자리에 써보는 게 어떤가 하는 정도였지 전라좌수사로 임명하는 게 좋다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순신을 선조에게 천거한 이가 류성룡 한 사람 뿐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전 두만강 너머 여진족의 근거지를 토벌하는 이른바 노토부락 토벌에서 이순신을 거느리고 작전을 지휘했던 정언신 역시 이산해와 더불어 쓸만한 인재를 천거하라는 선조의 명에 그의 이름을 언급한 바가 있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정언신은 정여립의 난과 연루되어 기축옥사 때 삭탈관직당하고 유배 도중 죽었기 때문에 정언신의 도움을 받거나 하는 일 없이 이후로도 상당기간 미관말직을 전전해야 했다. 다만 이때 정언신의 천거를 귀담아 들었던 것인지 이후로도 선조는 녹둔도에서의 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관대하게 백의종군의 처벌만을 내렸으며, 더구나 임진왜란 직전 능력있는 무장들을 요직에 배치하고자 했을 때도 그 이름을 직접 언급한 바 있었다. 정언신이 실각하고 유배되었을 때 당시 수많은 무인들이 탄식했고, 더욱 임진왜란을 치르면서 선조와 류성룡 모두 그의 존재를 아쉬워했었다는 점에서 이미 그의 천거를 받은 순간 이순신은 절대 무명의 존재일 수 없는 것이었고, 따라서 류성룡의 천거로 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는 말은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면 어째서 류성룡이 이순신을 천거했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는가?

 

정확히 임진왜란 직전이 아닌 이순신이 무관으로서 여러 임지를 전전하던 초기에 류성룡이 친구의 동생인 그를 위해 녹도의 만호로 천거한 것이 확대된 것이라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때 처음으로 수군의 무관으로 복무하며 수군에 대한 경험을 쌓고 이후 이를 바탕으로 전라좌도수군절도사로서 장차의 전란을 대비할 수 있었으니 이때의 공 또한 아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임진왜란 직전에도 이순신을 요직에 앉히라 천거했을 수 있을 테지만 역시나 앞서 말한대로 7계단이나 한 번에 승진시키는 것은 왕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었고, 일개 신하가 그를 건의하는 건 당시 조선의 상황에서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순신도 마지막까지 선조에 대한 충성을 저버리지 않았던 것이었다. 어찌되었든간에 자신을 알아주고 전라좌수사라는 막중한 자리에까지 정치적인 부담을 감수해가며 올려준 자신의 주군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알아준 이를 위해서는 아무리 억울한 일이 있어도 그 은혜를 오롯이 갚아야 하는 것이 당시의 가치관이었으니 당연했다.

 

그냥 아직도 여기저기서 류성룡이 이순신을 전라좌수사로 천거했다는 말들이 떠돌고 있기에. 그런 짓 했으면 당장 류성룡 자신부터 탄핵당했을 것이다. 어디 감히 신하가 되어서 왕이 직접 명령했어도 욕을 바가지로 먹었을, 실제 모든 간관들과 대신들이 들고 일어나 반대하고 나선 일을 무엄하게 건의할 수 있었겠는가. 거기서부터 이미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이순신이 임진왜란 직전 정읍현감에서 전라좌수사까지 7계단이나 승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로지 선조 자신의 판단만이 있었고, 그리고 거슬러 올라가면 이순신을 선조에게 천거한 당사자는 다름아닌 기축옥사에 연루되어 죽었던 정언신이었다. 정언신의 이름이 잊혀진 것이 참 아쉽다. 아니었으면 이순신의 관직생활도 좀 더 잘 풀릴 수 있었을 텐데. 실제의 역사란 그런 것이다.

입법부가 법을 만들면 행정부는 그 법을 집행하고 사법부는 그 법에 대해 판단한다. 삼권분립의 기본이다. 입법부에서 어찌되었든간에 법이 만들어져 의결을 통해 확정되었다면 당연하게 행정부는 그를 어떻게 하면 최대한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혹시 모를 부작용이나 문제점들을 최소화하면서 잘 운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입법부에서 만든 법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나는 모르겠고 국회 너희가 알아서 책임지라. 이게 행정부 부처의 장인 장관의 입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하긴 대통령이라는 인간도 자기 마음대로 법이 통과되지 않았다고 내용도 읽어보지 않았다 궁시렁거리고 있으니 나라꼬라지가 잠 개씨발좆같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냥 거부권만 쓰지 않았을 뿐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떼쓰는 건 윤석열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입법부를 존중한다면 자기 생각과 다르고 마음과 같지 않다 하더라도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입법한 취지를 최대한 존중하여 잘 운용될 수 있도록 해당부처에 지시하고 감독, 관리하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일개 장관 나부랭이가 입법부에서 의결한 법을 가지고 자기는 모르겠다며 대놓고 씹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제 10월 1일이면 중수청과 공수청도 정식으로 출범해야 하는데 그를 위한 준비조차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꼬라지라는 것이고. 행정부로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법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그냥 입법부가 자기들 발밑에 깔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연임이네 영생이네 말이 나오는 거겠지만.

 

법이 통과되자마자 같은 당 정치인을 향해 행정부로서 최대한 문제가 없도록 책임지고 잘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 말하는 것이 아닌 문제 생기면 늬들이 책임지라 일갈할 수 있는 대가리나, 나는 이런 법 모른다는 대통령이나, 그걸 또 잘한다고 빨아주는 지지자라는 새끼들이 어제까지 나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던 동지들이라는 사실에 자괴감을 넘어 혐오감마저 밀려드는 것이다. 그럴 거면 입법부와 행정부를 굳이 분리하여 그 역할을 나눌 이유가 어디 있을 것인가.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인정하지 않는 새끼들이다. 저런 걸 대통령감이라고 지지했던 나도 병신은 병신이다. 씨발 하루에도 몇 번씩 이불을 걷어차고는 한다. 요즘 너무 더워 걷어찰 이불도 없지만. 진짜 병신같은 정부다. 욕만 쳐나온다.

무려 1980년대에 나온 라이트노벨의 원조라 할 만한 다나카 요시키의 소설 '은하영웅전설'에서 최악의 법치에 대해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 정의한다. 그나마 나은 것이 법을 이용하는 것이고, 그보다 더 나쁜 것이 법을 파괴하는 것이며, 최악인 것은 법을 아예 만드는 것이다. 첫번째 것은 그나마 있는 법을 최소한 존중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이고, 두 번째 것은 법의 권위를 최소한 인정이라도 하니 그대로 두고 그를 무시하고 파괴하려 시도하는 것이고, 세 번째 가장 안 좋은 것은 법 자체를 우습게 여기기에 필요에 의해 마음대로 바꾸고 만들려 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박정희 때 자기 자식 좋은 학교 보내겠다고 고위층에 있는 인사가 고교평준화를 시켜서 뺑뺑이로 배정케 법을 바꾼 것이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신중현이 대마초로 잡혀간 것도 국회의에서 대마관리법이 만들어지기 전이었었다. 대마를 법으로 단속한 것보다 마음에 안 드는 음악인 공권력을 사용해 잡아넣은 것이 먼저였다는 뜻이다. 

 

사실 전근대에는 그런 일들이 아주 일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법이란 단지 형식에 지나지 않았고 왕의 명령이 법 이상의 권위를 가지고 있었던 시절이었던 때문이었다. 법이란 왕이 필요에 의해 내린 명령을 문장으로 구체화시킨 것에 지나지 않았었다. 수 백 년이 지나서까지 경국대정의 문구를 고치지 못해서 수많은 모순들을 그대로 안고 가야 했던 조선이 오히려 전근대사회에서는 예외적인 경우에 속하는 것이다. 어느날 왕이 돈이 필요하다 그러면 난로에도 세금을 매기고 창문을 가지고도 세금을 매기는 것이었다. 왕과 같은 지위에 있던 쇼군이 어느날 불교에 심취해 살생을 금지해야겠다 여기면 그 순간 모든 짐승에 대한 도축도 금지되는 것이다. 하긴 그때는 입법부라는 게 따로 없었으니까. 법이란 공의에 의한 것이 아닌 권력자의 필요와 의지에 의한 것이라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왕의 뜻은 곧 법 이상의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법은 왕이 나라를 통치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법치를 흔히 국민들이 법의 권위에 복종해야 하는 것으로 오용해 쓰는 경우가 생기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근대 이전에도 권력자의 행동 또한 법으로 규제하고자 하는 시도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영국의 입헌군주제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마그나카르타부터 국왕의 행동을 귀족과 부유한 시민들이 법을 통해 강제하고자 시도한 결과였었다. 조선 또한 경국대전의 권위에 왕 또한 복종해야 할 의무를 유교적 도덕률에 의해 강제당하고 있었다. 선왕이 만든 법을 후손이 되어 마음대로 어기는 것은 불효고 불충이다. 그리고 그것은 입법의 권한이 권력자로부터 분리되어 입법부로 넘어오게 된 이후 더욱 당연한 원칙저럼 정착되게 된다. 그만큼 법을 만드는 것도 어려워졌고, 그러므로 그러한 법에 대해 권력자 또한 복종할 의무가 제도적으로 강제되는 것이다. 물론 권력의 힘으로 그를 어기려는 놈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그런 놈들을 두고 당시에도 표현하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바로 '독재'다. 자신의 대통령 연임을 위해 헌법까지 뜯어고친 박정희나, 자기 필요에 의해 헌법이든 법이든 자기 마음대로 했던 김일성이나, 역시나 법을 자신의 수단처럼 이용했던 히틀러가 그 훌륭한 예가 될 것이다. 스탈린도 그랬고, 무솔리니도 그랬고, 마오쩌둥도 그랬다. 이들 앞에서 법이란 단지 자신의 명령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러면 지금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이명박과 박근혜가 아무리 막나갔다고 해도 최소한 이미 있는 법 안에서 그리했던 것이었다. 법을 이용하거나 혹은 법을 어기기는 했어도 법 자체를 자신의 필요를 위해 마음대로 만들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그런 경우도 없지는 않았지만 최소한의 요식절차는 거쳐서 문제가 없게 법을 고치고 만들고 했었다. 윤석열이야 말할 것 없이 그 법 자체를 파괴하고자 내란을 시도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루어낸 민주당의 적자라는 대통령이나 그 뜻을 받들어 당대표가 되겠다는 인간들이 그런 법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만들겠다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김민석에 유리하라고 선호투표제를 실시하려 했더니 당헌당규에 그 내용이 없다고 당규를 소수결로 강제한 것이 그런 한 예일 것이다. 하긴 이재명 연임을 위해 개헌까지, 그것도 현직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부터 고쳐서 두 번이나 헌법을 고치자는 놈들인 것이다. 그놈들이 뭐가 그렇게 불리해 보였는지 역사상 유례가 없는 보완투표제까지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정해진 기한 안에 투표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추가로 투표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만들어 주자. 이건 법이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동인 것이다. 이미 정해진 기한 안에 투표하여 그 결과로 판단하도록 정해져 있었을 텐데 그런 원칙마저 무시해 버린다. 그런 놈들이 민주당 최고위원이 되겠다 나서고 있다.

 

김용과 박선원과 서미화가 최고위원 후보로써 밥은 표만 보더라도 민주당의 바닥이 드러나는 것이다. 내가 민주당 당원들을 믿지 않는 이유다. 저연놈들 받은 표가 민주당 당원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을 바로 보여주는 것일 테니. 선호투표제 도입을 위해 소수결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고서도 이재명 지키겠다고 김민석에 표를 주는 놈들이라는 것이다. 개헌을 통한 연임을 시도하는 이재명을 잘한다고 지지하는 놈들도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된다. 그나마 주식이 꼬라박이 지지율도 따라 곤두박질친 게 저 정도다. 당 안에서도 이런데 이재명이 연임까지 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김민석의 스마트한 독재라는 말에서 이미 예상이 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대통령 측근이랍시고 최고위원이 되겠다 출마한 인사가 있다는 사실부터가 역사가 거꾸로 흐르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문재인 때도 양정철이 있는대로 비선실세 행세를 했다지만 저따위로 노골적이지는 않았다. 그런 놈을 또 좋아라 지지하는 당원놈들이 있다. 그런 놈들이 민주주의 어쩌고 하는 것이 진짜 서글픈 것이다.

 

아무튼 그동안 민주당을 지켜봐 온 사람들이라면 한결같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망가지는 모습을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김한길이 당권을 쥐고 개지랄할 때도 최소한 이미 있는 당헌당규 안에서 그를 자기 입맛대로 왜곡하고 편집해서 이용하는 수준이었었지 지금처럼 아예 없는 것처럼 개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만들고 하지는 않았었다. 설사 필요에 의해 당헌당규를 만들 때도 일정한 절차는 지키며 요식을 갖추는 모습 정도는 보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마저도 없다. 무엇때문이겠는가? 달라진 것인 민주당 출신으로 대통령 하나 당선된 것밖에 없다. 다시 한 번 내가 병신이었다는 뜻이다. 이낙연이 옳았다. 새삼 수박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전한다. 차라리 이낙연이었으면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감정마저 들게 한다. 내가 왜 이재명을 지지했을까? 이래서 회귀물이라는 게 존재하는 모양이다. 씨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보수로 가야만 한다. 앞으로 총선에서도 이기고 대선에서도 이겨서 정권재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민주당이 추구하던 이념과 가치들을 모조리 쓰레기통에 내다버리고 오로지 보수로 옮겨가야 한다. 그 말인 즉 뭐냐? 원래 민주당의 이념과 가치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얼마든지 버릴 수 있는 하찮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그동안 민주당의 이념과 가치에 충실한 것처럼 보였던 모습들조차 단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

 

뉴이재명이 말하는 것을 종합해 보면 그렇다.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것은 오로지 선거에 이기는 것이다. 선거에 이겨서 권력을 가지는 것이야 말로 지상과제인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보수의 표도 가져와야 하므로 민주당은 보수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처럼 민주당의 정체성만 지키고 있으면 선거에서 질 뿐이므로 이제까지의 민주당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야만 한다. 그 새로운 민주당이란 무엇인가? 조갑제와 정규재와 이언주와 김용남과 인요한과 이병태로 상징되는 민주당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준석과 한동훈과 조경태도 그 범위 안에 포함되고 있을 것이다. 보수가 되면 민주당은 이제 모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순간 소름이 끼치는 것이다. 뉴이재명의 저같은 주장이 이재명의 진정한 속내라면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보여준 모습들도 바로 이해가 되는 것이다. 이명박도 말했었다. 어쩐지 이재명박이라는 이름이 입에 짝짝 달라붙더라. 공약했다고 다 지키는 정치인이 어디 있겠는가. 말 그대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입발림이었던 것이다. 공약만이 아니다. 그동안 성남시장으로서, 경기도지사로서, 민주당의 당대표로서 그동안 이재명이 보여온 모든 모습들 또한 그러했다는 뜻인 것이다. 그래야 민주당 표를 받아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니 그동안 그렇게 해 왔고, 이제 자신의 연임은 물론 종신집권을 위해 필요하다 여기니 지금은 다르게 한다. 하긴 생각해보면 이재명이 막 정치에 발을 들이던 2000년대 초반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가장 잘 나갔던 시기라 이재명 정도 스펙으로는 문조차 두드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마 지금 뉴이재명을 자처하는 어린 놈들은 잘 모를 테지만 박근혜가 막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보수정당이 민주당보다 한참 더 잘 나갔었다. 괜히 인물은 보수정당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었던 것이 아니다. 그만큼 스펙만 보면 누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한 인재들은 당연하게 제 1순위로 보수정당 문부터 두드렸고 그러고 남은 쭉정이들이 민주당으로 흘러들어오고는 했었던 것이다. 박병석도 아마 그런 경우였을 것이고, 지금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니 이재명도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실제 민주당에서도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일개 정동영의 선거를 돕는 운동원으로서 겨우 이름이나 알린 정도였었다는 것이다. 당시는 지자체장을 노려서 가기보다 국회의원 못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떠밀려 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김문수도 국회의원 공천 못 받게 되니 떠밀리듯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원래 성향은 저 쪽인데 공천도 받을 수 있고 조직표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으니 민주당인 것처럼 연기를 해 왔다. 어째 김용남과 이언주를 그리 싸고 돌더라. 문재인과 유시민과 김어준은 있는대로 모욕하고 조롱하면서 이언주만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앞장서서 감싸 왔다. 그 이유까지 설명이 된다.

 

유시민이 잘못 본 것이다. 이재명은 그냥 B였다. 이익을 위해서는,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평생 자신의 이념마저 속일 수 있는 철저한 B형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민주당 당적으로 선거에서 이겨서 대통령이 되고 나니 다른 선거를 생각해서 민주당의 모든 것을 깨부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에서 이념을 빼고 가치를 빼고 지향을 빼고 역사와 전통을 빼면 무엇이 남겠는가? 하지만 민주당 당적만으로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고 임기 1년차에 벌써 정권재창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민주당을 바꾸려 한다. 민주당을 바꾸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 그것으로 민주당의 정체성까지 뒤바꾸는 재건축의 명분으로 삼는다. 그 앞잡이로 김민석을 당대표로 내세우려 한다.

 

민주당에 희망이 없다는 뜻이다. 최소한 내가 알던 민주당은 이제는 없을 것이란 뜻이다. 내가 지지하던 민주당이란 정당은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전당대회에 희망이 없다. 호남에서 김민석이 압도적인 표를 얻고 정청래를 찍어누를 것이기 때문이다. 호남은 절대 개혁적이지도 진보적이지도 않다. 안철수가 이끌던 국민의당을 떠올려 보라. 안철수가 민주당보다 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이어서 호남에서 몰표를 받았었는가. 안철수를 따라서 국민의당으로 갔던 호남정치인들이 민주당보다 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이어서 민주당을 밀어내고 호남의 의석을 독점하고 있었겠는가. 민주당의 이름만 있다면 그들은 무조건 지지해 준다. 더구나 민주당 대통령이 뒤에 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미 말한 대로다.

 

뭐 민주당이야 망하든 말든 일단 내가 먹고 사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므로. 어차피 민주당으로 정권을 잡아야 한다 강하게 믿게 된 이유부터 그것이 나의 삶을 위해서도 더 좋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믿음을 주었던 것이 바로 이념이고 가치이고 지향이고 정체성이었다. 민주당이기에 그럴 것이고, 그러므로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이런 점에서 나에게 이로움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보수정당은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어떤 이로움도 없을 것이므로 지지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민주당이 보수정당이 된다. 보수의 이념과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으로 돌변하려 한다. 심지어 그냥 보수도 아니고 2030남성들의 보수다. 가장 혐오스럽고 가장 경멸스러운 최악의 극단적인 보수다. 나더러 개혁신당을 지지하라고? 그러느니 그냥 무당층으로 남겠다. 심지어 그 끝에 이재명의 연임이 있다면 더욱 정치따위 관심을 끊고 말 뿐이다.

 

아무튼 뉴이재명 떠드는 소리 가만히 끼워맞추다 보면 결국 이재명의 속내가 드러나고 마는 것이다. 유시민의 짐작이 옳다. 뉴이재명의 뒤에는 이재명이 있고 실제 그들을 지휘하는 당사자도 다름 아닌 이재명일 것이다. 아니라면 이렇게 아귀가 딱딱 들어맞을 리 없다. 결국은 그만큼 내가 병신이었다는 소리고. 그런데 작심하고 속이려 드는데 속지 않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생각해보면 수박들도 그래서 이재명이라면 치를 떨었던 것이겠구나. 미안해지기도 한다. 고민정에게는 미안한 마음만을 전한다. 이재명이 이런 새끼인 줄 그때는 미처 몰랐었다. 씨발개썅이다. 이재명박이다. 딱 어울린다. 이재명박. 명박이 하위호환이다. 

정치인 이재명이 아닌 개인 이재명을 좋아하고 따르는 것은 가치의 문제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선택의 영역이다. 내가 그를 감정적으로 좋아하니 좋아하는 것이고, 따르고 싶어지니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이 지금 하고 있고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이 나 자신의 기준과 얼마나 부합하는가는 당연하게 별개로 따져야 한다.

 

반면 정치인으로서 이재명을 지지하고 동의하는가 하는 것은 가치의 문제일 수 있다. 정치인으로서 이재명이 지금 하고 있고 앞으로 하고자 하는 행동들에 대해 나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그에 동의하고 그를 위해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는가 하는 판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그의 말과 행동이 자신이 정한 기준과 맞지 않을 때도 여전히 대통령이니 그를 지지해야 한다면 그것은 또한 별개의 가치에 기준을 둔 선택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무엇인가.

 

인간은 본능적으로 두목원숭이를 따르도록 진화되어 왔었다. 자연에서 수많은 포식자와 또다른 경쟁자들과 부대끼면서 인간이라는 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연하게 다른 인간들보다 우월하다 여기는 누군가를 중심으로 그를 복종하며 뭉치는 것이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그러한 보다 우월한 두목원숭이를 일방적으로 받들고 따르는 체제들이 단지 방식만 조금씩 달리하며 이어져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에 반해 시민 자신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의 역사는 이제 한 200년 되었으려나? 즉 인간에게는 누군가를 두목원숭이로 여기고 따르는 것이 아직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때로 많은 사람들은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를 또다른 왕으로 여기고 섬기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일단 대통령이니까 믿고 지지하자는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고, 더구나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의 대통령이라면 더욱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지지하고 보는 이들의 수가 오히려 더 많을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다른가? 박근혜 탄핵당했다니 오열하던 이들이 또 그리 많았었다는 것이다. 윤석열 탄핵당하고 윤어게인 외치는 젊은 놈들이 절반을 넘어간다. 그런 놈들 데려다 당을 채우자고 이재명은 지금 기존의 당원들을 몰아내려 기를 쓰고 있는 중인 것이고. 그런 놈들에게 당을 맡기자고 선동하는 것이 이재명을 따른다는 뉴이재명들이기도 한 것이다. 아무튼 한국에서도 대통령을 왕으로 여기는 국민들이 적지 않은데 민주당이라고 과연 다를까?

 

이재명의 모든 것에 동의하지 않으니 너는 반명이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절대 나올 수도, 나와서도 안 되는 말이다.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아니 심지어 조선시대에조차 왕이 한다고 신하들이 다 동의하고 따랐던 것도 아니다. 수틀리면 도끼 들고 궁궐로 쳐들어가서 멍석 펴고 차라리 죽여달라고 간언하는 것도 그 시절에는 가능했었다. 그러면 역사는 그를 충신으로 기록하면 했지 역적으로 몰거나 하는 경우란 없었다. 자칫 그런 행동들이 너무 지나쳐서 왕의 노여움을 사 죽임을 당할지라도 역사는 그의 억울함을 기록할 뿐이었다. 그런데 이재명을 비판하는 말을 비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재명을 거역했으니 반명이라 말한다. 이는 차라리 조선보다는 김씨 일가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반역으로 모는 북한이나, 천황폐하가 하사한 전차를 임의로 개조했다는 이유로 처벌까지 받았던 군국주의 시절 일본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습들인 것이다. 

 

무슨 말인가? 이재명이 하면 무조건 동의하고 무조건 따르고 그에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면 배척하는 그것이야 말로 민주주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심지어 조선시대보다 한참 후퇴한 전체주의적인 사고의 발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재명이 대통령이니까 그와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그에 조금이라도 거스르려 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이 바라지 않았음에도 당대표에 출마했으니 정청래는 반명이다. 도륙내야 한다. 이재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놈들도 절반이나 되는 당원들을 모두 내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건 가치의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시민인가, 아니만 전제주의의 신민인가, 민주주의의 동지인가, 아니면 전제주의의 군주인가. 그러고보니 이재명의 연임주장에 심지어 영생까지 떠든 어느 정신나간 인간도 있었더라지? 

 

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든, 내가 어떤 가치와 지향을 가지고 있든, 그래서 어떤 기준 아래 무엇을 추구하고 있든 상관없이 이재명이 하자면 따라서 해야 한다. 무조건 찬성하고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나를 이재명에게 의탁한 채 모든 것을 이재명에 맞춰서 해야만 한다. 군국주의 시절 일본이 천황에 대해 그리 했었더랬다. 나치가 지배하던 독일에서도 히틀러가 그런 존재였었다. 당장 지금 북한에서 김씨 일가가 그런 존재인 것이다. 지금 윤어게인을 외치는 놈들에게는 윤석열이 그런 대상인 것이고, 이전에는 박근혜가 그런 위치에 있었다. 사람을 따르는가 가치를 따르는가. 사람에 충성하는가 가치에 복종하는가. 지금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내전은 그러한 가치의 충돌인 것이다. 대통령은 절대자인가, 아니면 단지 시민의 대표일 뿐인가. 당연하게 나는 한 번도 투표를 통해 왕을 선출한 적이 없다. 대통령의 신하였던 적도 없다. 나는 백성이 아닌 오로지 시민일 뿐이다.

 

이런 게 새로운 현상인가면 원래 노무현 때도 이런 놈들이 발에 채이도록 많았었다. 노무현에 대해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발작해서 날뛰는 놈들이 진짜 넘치도록 많아서 오히려 노무현에 대해 질리게 만들 정도였었다. 문재인 때는 또 다를까? 다만 이렇게까지 폭력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강요하고 강제하고 나서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노무현이든 대통령이든 지지자란 것들이 알아서 날뛴 것일 뿐 대통령이 뒤에서 부추기거나 하지는 않았었으니까. 그러려 해도 그럴 힘이 그놈들에게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문조털래유 욕만 찰지게 해 주면 관계기관 어디든 자리 하나씩 챙겨주니 그보다 좋을 수 없다. 힘이 센 두목원숭이가 먹을 것도 많이 챙겨주니 앞장서서 따를 이유는 차고도 넘치는 것이다.

 

대통령을 왕인 줄 아는 민주주의 시대의 신민들과 그런 신민들을 거느리고 자기가 왕이 되고자 하는 대통령이 만나서 아주 환장할 짓거리를 저지르고 있는 중이란 것이다. 그것도 군사독재와 맞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지켜낸 상징적인 정당 안에서. 그 역사까지 모두 지운 채. 그래서 그 꼬라지 더 보기 싫어서 당원도 그만둔 것이고. 이런 꼬라지 보려고 수 십 년 민주당을 지지해 온 것이 아니었다. 대통령이라는 놈이 민주당의 역사를 부정하고 정체성을 부정하고 극우와 손잡으려 해도 좋아라 따르는 똥대가리들과 같이 취급받는 자체가 열받는 것이다.

 

아무튼 이 모든 게 윤석열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왕에 망한 거 이재명이라도 제대로 잡아서 쳐넣고 망하던가. 섣부르게 내란 일으켰다가 망하고 나니 국민의힘까지 지금 저 모양이라 이재명이 마음놓고 이 지랄 버릴 수 있게 되었다. 민주당 지지자 절반이 떨어져나가도 자기 구상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아니 오히려 민주당 지지자들이 죄다 떨어져 나가야 자기 구상대로 모든 걸 이룰 수 있다. 그만큼 국민의힘이 만만해 보이니까. 진짜 이꼴저꼴 다 보기 싫어 요즘 게임만 하는 중이다. 지랄이다. 염병이다.

문재인이 윤석열을 칼로 써서 이명박과 박근혜 잡으려고 특수부를 키워 주었다. 누가 만들어낸 논리일까? 일단 이명박과 박근혜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정치적인 것이었다는 주장은 보수정당쪽에서 처음부터 꾸준히 밀고 있는 것들 중 하나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시절 당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비웃던 2030남성들이 문재인이 자기도 검찰을 칼로 쓰려다가 자기 도끼에 자기가 찍힌 꼴이라며 조롱하며 확대해 만든 논리가 바로 저것이었다. 검찰을 키워준 것은 정작 다른 누구도 아닌 검찰을 개혁하겠다던 문재인이다. 그런데 저 주장을 지금 뉴이재명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사실처럼 여기며 주고받는다.

 

뉴이재명들이 유시민을 공격하는 논리라는 것도 그렇다. 내가 디씨 시절부터 일베들과 키배를 많이 떠서 아는 것이다. 그놈들이 주장하는 '팩트'란 말 그대로 사실이다. 그런데 진실이 아니다. 실제도 아니다. 뭔 말이냐면 전체 가운데 일부만 뚝 떼어서 그것만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확장시켜 사실을 정의해 버린다. 당연하게 그 단어, 문장, 장면 들은 분명 실제 있었던 사실들이다. 그런데 앞뒤 맥락을 모두 제거하고 그것들만 남겨 놓음으로써 실제와는 전혀 다른 자신들이 의도한 이미지를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원래 조선일보가 잘 쓰던 짓거리였지만 일베는 이것을 '팩트'라고 하는 자신들만의 개념으로 정립하여 발전시킨 것이다. 역시나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2030 남성들은 전체 발언 가운데 한 부분, 전체 장면 가운데 한 장면, 혹은 단어 하나에 그런 식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이미지로 만들어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데 써먹고 있었다.

 

내가 뉴이재명이라는 놈들을 처음 겪은 그 순간부터 그놈들에 대해 본능적인 혐오감을 느끼고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너무 논리가 닮아 있었다. 말하는 투며 방식들이 닮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제는 민주당을 젊은 놈들에게 넘겨주라 떠드는 놈들마저 나온다. 문재인 정부 시절 무려 70%가까이가 보수정당을 지지하고 있었던 게 당시 2030남성들이었을 텐데 더욱 극우화되었다고 여겨지는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민주당을 맡기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지지자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말일 테지만 뉴이재명에게는 너무나 당연하다. 역지사지를 말하며 이언주와 김용남, 이병태, 인요한 같은 놈들을 옹호하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그리고 여기에 그저 민주당 대통령이니까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무지성 지지자들이 호응한다. 전체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절반 조금 넘는 수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민주당이 일베가 되어 가는 느낌을 그래서 받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 모인다는 곳에 가 보면 그래서 진짜 가관도 아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추구해 온 이념과 가치에 대한 조롱과 비하는 물론이고, 그러한 정치인들에 대한 비아냥과 혐오가 아주 일상처럼 이루어진다. 문재인 전대통령이 운영하는 책방을 병신책방이라 모욕하는 것마저 그래서 그놈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진다. 결국 이 모든 것이 그들이 지지하는 대통령 이재명의 의지인 것이다. 아니라면 자기를 지지한다는 놈들이 저러고 다니는데 오히려 리트윗까지 해가며 호응해 줄 리 없을 테니. 확실히 지지자는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닮아 가는 모양이다. 정치인이 지지자를 닮기란 어려울 테니. 그런데 그런 놈들과 또 좋아라 어울리는 민주당 지지자라는 놈들은 대체 뭐하는 놈들인가.

 

내가 처음부터 이번 전당대회에 희망을 가지지 않았던 이유일 것이다. 민주당에는 민주당의 이념이나 가치와 상관없이 그냥 민주당이니까 지지하는 사람도 상당한 비율로 존재한다. 민주당이 한창 개판났던 시절에도 여전히 지지하고 있던 20%남짓이 바로 그들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그래서 내부적으로 많이 싸우고 했었다. 말하는 것만 보면 분명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 옳은데 고향이 호남이라 어쩔 수 없이 민주당, 혹은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면서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들에 자기가 바라는 보수적인 정책과 법안들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오히려 영남출신들이 주류를 이루게 된 또 하나 이유일 것이다. 그에 비해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그동안 추구해 온 이념과 가치들 때문이었다. 무슨 말이냐면 저런 일베스러운 놈들까지도 민주당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함께 어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의 수도 최소 절반은 넘어간다는 뜻이다. 일부 유튜버들의 주장과 달리 대통령을 등에 업은 순간 이번 전당대회는 이미 결론이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민주당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자체가 중요하다는 이들에게는 일베가 민주당을 장악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민주당을 아예 포기하기로 한 것이고.

 

이재명의 업적이라면 업적일 것이다. 그동안 30년 넘게 민주당 계열 정당만을 지지해 온 나로 하여금 민주당 지지를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지지를 포기하는 것을 넘어 민주당에 대한 혐오와 증오마저 가지게 만들었다. 김민석이 실제 당대표가 되고 나면 나는 다시는 어디 가서 민주당 지지한다 말도 꺼내지 않을 것이다. 당연하게 표를 줄 일도 없다. 일베정당 아닌가. 일베가 택갈이한 정당으로 대통령 뜻에 따라 거듭난 것이 그 정체성일 텐데 내가 지지해야 할 이유따위 어디에도 없다. 일베가 바라는 대한민국이 내가 바라는 대한민국과 같을 리도 없는 것이고. 그러고보니 뉴이재명들 특징 중 하나가 일베에 대한 상당히 여유로운 태도일 것이다. 원래 출신이 그래서일까?

 

뉴이재명이 너무 혐오스러우니까 그들이 지지하는 이재명마저도 더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마치 살갗 위로 노래기가 기어가는 느낌이다. 음식물쓰레기 버리다가 구더기 한 다발이 팔을 타고 기어 오르는 듯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그 본원일 터다. 몇 번이나 썼었지만 나는 이대남들 너무 싫다.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10년 넘게 키배를 떠 왔었기에 그들을 너무 잘 알아 더욱 싫은 것이다. 그놈들이 민주당을 먹으려 한다. 대통령이 대놓고 밀어준다. 당을 둘로 쪼개더라도 상관없다. 대통령 등에 업고 그놈들 설치는 꼴을 볼 것인가, 아니면 그냥 다 때려치고 나와서 욕이나 마음껏 할 것인가. 그래서 후자다. 전자는 이제 내가 그걸 감당할 만큼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지 못하다. 뒈지든 말든. 망하든 말든. 아무튼 대단하다. 정동영 이후로 처음이다. 아, 이재명이 정통 출신이었지? 출신을 속이지는 못한다. 새삼 확인한다. 니미 좆까라.

내가 민주당원 때려친 이유 중 하나로 같은 민주당원도 믿지 못하겠다 말한 적 있을 것이다. 그대로다. 대통령이 직접 당대표선거에 개입한 이상 선거결과는 곧 대통령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통령이 아예 대놓고 정청래 싫다고 김민석을 밀었는데 정작 선거에서 김민석이 지게 되면 이는 곧 대통령의 패배가 되어 이후 자칫 레임덕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언론은 물론 지지자들마저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이재명과 정청래의 싸움이라고 명청대전이라 이름붙여 놨는데 거기서 정청래가 이긴다면 대통령에게는 상당히 심각한 정치적인 타격이 되는 것이고 이후 권위의 실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민주당원 가운데 그런 상황을 바라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아직 임기초이기에 자기당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을 것이고, 그러므로 당대표선거의 결과로 대통령이 정치적인 타격을 받거나 나아가 레임덕에까지 이르는 것을 바라지 않는 당원들이 더 많을 것이란 뜻이다. 그래서 어차피 전당대회 결과는 정해져 있다 여기고 미련없이 당적 내던진 것이었다. 김민석 당대표 되고 뉴이재명 등쌀에 개처럼 쫓겨나기보다 아직 내 발로 걸어나올 수 있을 때 쌍욕하면서 나오려고. 그래서 의외였다. 거의 45:45였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정청래가 열세를 보인 것이다. 그 말은 곧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타격이 가해지더라도 김민석은 못 찍겠다는 당원들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뜻이다. 아니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타격을 주고자 정청래를 지지한 당원까지 포함하면 거의 절반 정도가 된다는 뜻이다. 무슨 뜻이겠는가. 더 이상 이재명이 당원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충청에서의 선거결과는 김민석에게는 승리일지 몰라도 이재명에게는 굉장히 뼈아픈 결과일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원 가운데 절반이 대통령에서 등을 돌렸다. 그런 와중에 그놈들 다 내쫓고 우리들끼리 정치하자는 뉴이재명놈들의 기세가 더욱 등등하다. 민주당의 절반이 통째로 날아갈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아마 이재명은 자기가 바라던 바라 여기고 기회삼아 당을 둘로 쪼개고 내가 생각한 그놈들 영임해서 그놈의 구조적 다수를 완성하려 할 것이다. 사실 그것을 위한 당대표선거이기도 하다.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어야 이재명이 생각하는 그놈들을 영입하고 당을 쪼갠 뒤 그 지지자들까지 끌어들여 구조적 다수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내가 미리 알아서 뛰쳐나온 것이고. 민주당에는 희망이 없다. 민주당을 어떻게든 깨뜨리려는 인간이 대통령으로 있고 당대표가 되려는데 그런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을 것인가.

 

지켜보기는 하는데 역시 그다지 기대는 없다. 어쩔 수 없는 정치적 결사로써 당에 속한 구성원으로서의 속성인 것이다. 자기 당의 대통령을 쉽게 저버릴 수 없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 아래 어쩔 수 없이 결집하게 된다. 그걸 노리고 이재명도 대놓고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 김민석이 받은 표는 김민석 개인이 아닌 이재명의 표다. 말 그대로 정청래가 이재명으로부터 절반의 표를 가져온 것이다. 거기까지만 위안삼으려 한다. 그러나 역시나 희망은 없다. 포기다.

요즘 주식 때문에 이재명 욕하고 다녔더니 주위의 반응이 꽤 재미있다. 평소 민주당 지지자일 것이라 나름 추측하는 상당히 이쪽에가까운 성향을 가진 사람들마저 바로 말하더라.

 

"이재명 임기 끝나면 감옥 가겠다."

 

척 보기에도 민주당도 까고 국민의힘도 까는 중도층 가운데도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이재명 아무래도 임기 끝나면 재판받고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 이재명이 공소취소 받아보겠다고 벌인 짓거리들 때문에 오히려 중도층에서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재명이 뭔가 구린 게 있으니까 공소취소로 재판을 회피하려 저러는 것일 게다. 그러면 원래라면 그에 대해 반박하고 이재명을 위해 변호해야 했던 나의 선택은 무엇인가. 뭐긴 뭐야? 그런가보다 하는 거지.

 

유시민의 말대로 대북송금 수사과정에서의 검찰의 범죄행위를 소명하는데 집중하고 그래서 검찰의 문제가 드러나면 그를 징계하여 수사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알리는 것이 먼저였다는 것이다. 그러고 났으면 굳이 민주당에서 공소취소를 압박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혐의 자체가 벗겨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뜸 공소취소부터 먼저 떠들어대고 있었으니 오히려 이전의 과정들이 이재명이 재판받기 싫어서 그러는 것이라는 의심만 더 키우고 만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중도층에서도 상당히 지배적으로 공유되는 의식이다. 이재명은 결국 감옥에 가고 만다. 이게 이재명이 그동안 민주당의 정체성을 저버려가며 추진해 왔던 구조적다수를 위한 외연확장의 결과다. 그런 것 없고 그냥 이재명은 결국 감옥에 가고 만다.

 

당연하게 원래 보수정당 지지자들은 이제와서 이재명을 지지할 생각따위 전혀 없고, 중도층들 역시 이재명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그래서 지지율도 임기 2년차에 벌써 50% 밑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그런데도 그놈의 보수유권자 마음 좀 잡아보겠다고 문재인 전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유시민과 김어준, 정청래, 아니 정치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지지자들까지 갈라서 비난하고 조롱하며 내쫓으려 한 그 머릿속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인간이 나쁜 게 아니라 그냥 머리가 나쁜 것이었던가? 어떻게 기존 지지자들 조국혁신당으로 내쫓고 뉴이재명으로만 당을 꾸리면 구조적 다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가능한 거지?

 

아무튼 덕분에 이재명 욕만 요즘 아주 시원하게 하고 있는 중이다. 민주당 당원도 아니니 전당대회도 관심에 없다. 뉴이재명은 지금도 김민석 당대표 돼서 정청래 지지한 절반의 당원들 내보내기를 바라더만. 절반의 당원만 있으면 중도와 보수를 합쳐 더 큰 민주당을 만들 수 있다. 아주 지랄이다. 병신새끼들.

사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사장을 수행하던 부장이 앞장서서 사과한다.

 

"제가 뀌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자 옆에서 다른 상무가 농담처럼 그를 힐난한다.

 

"아무리 그래도 좁은 엘리베이터에서는 좀 참지."

 

그러면 과연 사장을 대신해서 사과한 부장은 그때도 잘못했다고 사과할 수 있을 것인가. 사과하려면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다른 사람들도 있는 가운데 방귀를 뀐 것이 잘못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그를 대신해 뒤집어쓰는 경우는 인류역사에 매우 흔하다. 그런데 죄를 뒤집어쓴다고 해서 그것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중대하고 심각한 죄악이라는 주장에 직접 동의하는 경우는 의외로 드물다. 고문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동의하는 경우가 아니면 어차피 자기가 실제 저지른 잘못도 아니고 더구나 자칫 스스로 윗사람을 공격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기에 적극적으로 그 행위에 대해 옹호하게 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또 이런 경우 그 윗사람이 인사권까지 가지고 있다면 적당히 질책하는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 더 일상적이고 상식적일 것이다. 

 

사실 공무원 입장에서 내가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바로잡겠습니다, 납죽 엎드리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이다. 당장 금융위원장만 정책실장이 압력을 넣었는데 끝까지 버티지 못한 자신의 잘못을 실제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었다. 그런다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바로 잡아죽일 것도 아니고, 설사 자리에서 잘린다고 해 봐야 그 정도 경력이면 아무데고 갈 곳은 많을 것이다. 그러니까 적당히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입장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도 상대적으로 쉬운 것이다. 그런데 정작 청와대 정책실장은 어째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가 그리 어려운 것일까? 결국에 이재명이 자신의 참모인 정책실장을 큰 질책 없이 유임하고 있는 것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신정당의 전당대회에 대해 젊은 애새끼 출마하는 문제로도 그리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가며 간섭하던 인사가 정작 레버리지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참모인 정책실장을 직접 지적하고 질타할 수 없는 이유가 그 뒤에 숨어 있는 것이다. 뭐겠는가?

 

정책실장 입장에서 모두가 지금 주식시장의 원인이 된 큰 잘못으로 지목하고 있는 레버리지를 잘못으로 인정할 수 없는, 아니 인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자기 아이디어고, 자기가 그렇게 압력을 넣은 건 맞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지목하는 것처럼 그것이 그렇게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라 고집해야만 하는 이유 자기 이외에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그에 대해 그 주장을 따라 책임을 물으려 하지 않는 행동과도 이어져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정부 들어서서 대통령이 가장 자랑한 것 중 하나가 정부의 모든 일을 자기가 직접 챙긴다는 것이었다. 단일종목레버리지로 대통령 결제 뒤에 대통령령으로 시행되고 있었다. 사실 이미 이전부터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는 정보 아닌 첩보를 들은 바 있기에 끼워맞추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걸 정황이라 부른다. 이러이러한 사실들이 있으니 어쩌면 진실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다시 말해 김용범이 자기가 시행하게 한 단일종목레버리지에 대해 그렇게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 고집하는 이유부터 대통령이 주식시장에 대해 아예 눈을 감고 있는 사실은 모두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자신의 뜻이기도 하다. 내가 결정했는데 그렇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크게 잘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좋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두고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모든 책임은 정책실장이 지기로 했으니 자기는 안전한 곳에서 자기가 잘못한 것이 아님이 결과로 드러날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책임도 묻지 않고 대책도 시급하게 요구하지 않으면서 자신은 언급을 최대한 회피하기만 한다. 그런데 전제왕조도 아니고 대통령이 되어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인가.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하고, 자기 말만 잘 따르는 사람들만 곁에 두려 하기에 생기는 일이다. 그러면서 끝까지 자기의 잘못은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원래 자수성가한 사람들 가운데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자기에 대한 확신이 너무 강하다 보니 자신과 주위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미 성공한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 한다. 과연 윗사람이라고 무조건 총대를 매고 자기가 잘못을 대신 뒤집어쓰는 것이 옳기만 한 행동일 것인가. 윗사람을 위한 것일지는 몰라도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닐 터다. 왕을 위한 것이겠지만 조정이나 백성을 위한 것은 아니다. 하물며 민주국가다.

 

한 번 마음에 안 들면 모든 게 마음에 안 든다. 사람이 마음에 들었으면 어느 정도 손실은 감수할 수 있다. 그냥 주식을 게임과 비슷하게 현질 좀 세게 했거니 넘어가면 그만인 것이다. 내가 누구처럼 억 단위로 꼬라박은 것도 아니고 그래봐야 수 백 정도다. 큰 돈이지만 없으면 죽을 정도까지는 아니란 뜻이다. 그런데 대통령에게는 아주 없는 일이라는 사실이 더 사람을 열받게 만든다. 이런 놈을 내가 대통령감으로 지지했었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 내가 병신이었다. 씨발, 아주 좆같은 사실이다. 나는 좆나 병신새끼였다. 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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