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도 비호감도 조사가 있었는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당시 민주당 예비 대선후보 가운데 정동영이 아마 전국민적인 비호감도 자체는 가장 낮았을 것이란 점이다. 심지어 같은 민주당 지지지들로부터도 비호감도가 아마 가장 낮았을 것이다. 그에 비해 이해찬과 유시민은 그야말로 욕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어차피 이명박이 이기는 선거이기는 했다. 노무현 정부의 지지율이 처참무인지경이었던데다가, 심지어 당 지지율 낮다고 대통령 내쫓고는 아예 열린우리당 해체하고 민주당과 합당하는 병신짓까지 저지르고 있었다. 한 마디로 자기들은 실패한 정당이다. 실패한 정권이고 실패한 정치인들이다. 아예 그러고 스스로가 인정하고 들어갔는데 누가 그런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겠는가? 그럼에도 그동안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얻어 왔던 최소한의 득표조차 못하고 처참하게 박살난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그동안 민주당 후보에 표를 주던 이들 가운데 다수가 아예 투표장에를 가지 않았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었다. 이낙연은 당연하게 보수 유권자들로부터도 비토가 가장 적었던 당대표였다. 그리고 박영선 역시 비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서울시장 후보였었다. 문제는 그토록 중도층과 보수층이 좋아 죽으려 했던 이낙연의 민주당 아래에서 정작 민주당 지지자들이 제대로 결집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차피 질 선거이기는 했지만 그래서 더욱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던 결과 민주당의 전통적인 표밭에서까지 참패하는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던 것이었다. 원래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동네에서 참패한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원래 지지자들이 돌아섰거나, 아니면 아예 투표 자체를 포기했거나. 비슷한 결과가 2022년 지선에서도 나왔었다. 비호감도 높은 이재명이 뒤로 빠지고, 기존의 지도부가 물러난 상태에서 그 좋아하는 중도적인 인사들이 주도한 선거였었다. 그토록 민주당에서 다양성이 사라졌다며 아쉬워하는 그놈들이 당권 잡고서 치른 선거의 결과는 또 어떠했을까?
김대중도 김대중만은 안된다는 유권자가 최소 과반은 넘었었다. 노무현 때도 노무현은 안된다는 유권자가 역시 최소 과반에 육박하고 있었다. 문재인도 2012년과 2017년 대선 초반 낮은 지지율로 꽤나 고생을 해야 했었다. 문재인의 경우는 비호감이 적은 대신 지지율 자체가 그리 높지 않았다. 특히 2012년에는 어지간히 정치고관여층이 아닌 이상 문재인이라는 인물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었다. 그러면 어떻게 그들은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을까? 거꾸로 생각해보면 된다. 그럼에도 지지자들이 그들을 위해 투표할 이유를 만들어 주었었다. 2찍 진보들이 그리 문재인을 싫어하는 이유다.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문재인을 위해서 그동안의 교차투표까지 포기하고 민주당에 그야말로 몰표를 주었었다. 당시까지는 아직 유시민이 정의당 당적을 가지고 있어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았을 때였다. 2002년 대선에서도 정몽준의 지지철회가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케 하면서 막판 집중투표로 아슬아슬한 신승을 가능케 했었다.
2022년 이재명이 선거에서 진 이유도 그래서 명확하다. 정작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비토가 심했었다. 아예 이재명만은 안된다며 상대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놈들이 최소 수 만은 나왔었다. 이놈들만 아니었어도 질 선거까지는 아니었었다. 다만 너무도 다행하게도 그놈들 나가고 나서 오히려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면서 이제는 그 빈자리를 거의 채우고 있는 상태다. 뭔 말인가? 더이상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민주당 후보는 안된다는 당원이나 지지자, 혹은 정치인들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민주당 정치인이 자기당 후보의 선거운동은 하지 않고 손 놓고 있거나, 아니면 아예 당원과 지지자들 모아서 상대당 지지하고 나서는 꼬라지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똥파리들 자신을 제외하더라도 그놈들의 난장으로 인해 등돌린 중도층까지 포함하면 이건 분명 이득이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유권자들로부터 비토를 덜 받는, 비호감도가 낮은 정치인이 아니다. 아니 정치인 자신에 대한 인간적인 호감도와 정치적인 지지도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사람은 참 좋은데, 평소 하는 말이나 내놓는 정책들은 꽤 괜찮아 보이는데,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지지하기는 아직 많이 부족하거나 애매하다. 정치적인 지지라는 것이 반드시 상대에 대한 호감에만 근거하는 것이 아닌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고관여층이 보기에는 상당히 문제가 많은, 정치인은 물론 인간으로서도 흠결이 많은 것 같은 인사들이 연이어 선거에서 당선되는 경우도 보이고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으로서 한 지역구를 대표한다는 것은, 지자체장으로서 하나의 지역을 책임진다는 것은, 나아가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맡긴다는 것은 인간적인 호감 그 이상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우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층의 존재다. 반드시 그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지지자들의 강한 결집이 실제 그들의 지지가 투표로 이어지게 만들고 중도층도 끌어오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인간적으로는 오히려 싫어하는 정치인이라도 다수의 유권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강하게 지지하고 있으면 그리 끌려가게 되는 것이다. 2022년 대선이 끝나고 그 결과에 당황한 유권자들이 많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려 10% 이상 계속해서 이기고 있다고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었는데 정작 결과는 0.7%라는, 자기만 다른 선택을 했어도 뒤집힐 수 있었던 수준이었다. 그래서 당시 여론조사가 선거에 악용되고 있다는 말이 나왔던 것이었다.
이미 4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라는 것이다. 더구나 그 40%의 지지자 가운데 거의 절대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당대표이기도 하다. 그런 이재명을 낙마시킨다고 민주당 지지층이 그를 중심으로 다시 뭉칠 수 있을 것인가? 지지자들이 자신들의 대선후보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데 과연 중도층은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더구나 저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김동연은 정치인으로서 이준석 만큼도 급이 안 되는 인물이다. 중앙정치에 한 번도 나서 본 적 없는 주변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인물의 급을 따졌을 때도 과연 민주당에서 그를 대신할 만한... 아, 있구나. 추미애. 음, 추미애가 있었다. 국민의힘 곡소리 나는 이름일 것이다. 사실 이 정도 말고는 없다. 그래서 이재명이 비호감도 높다고 그를 대신할 인물을 찾아야 할 이유가 민주당이나 지지자들에게 과연 얼마나 있을 것인가?
어차피 정치를 한다는 것은 비호감도를 쌓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모든 이들로부터 칭찬받는 이는 절대 선한 사람일 수 없고, 진정 선한 사람이라면 악한 이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마련이다. 정치를 하면서 자신의 이념을 선명하게 드러낼수록, 자신의 가치나 지향을 분명하게 보여줄수록, 그가 정치인으로서 보이는 행보에 따라 호불호는 갈리고, 당연히 모두가 하나의 정책에 동의할 수 없는 이상 그로 인한 비호감도는 쌓여가게 마련이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이나 법안은 잊더라도 자기에게 불이익을 준 정책이나 법안은 절대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들이 말년에 가면 지지율이 급락하고 그러는 것이다. 그동안 해 온 일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이다. 더구나 한국 사람들은 원래 정치라는 자체를 혐오한다. 정치인이 정치하는 자체를 혐오하는 경우가 중도층일수록 오히려 더 많다. 그래서 정치인이 아니었던 안철수나 윤석열을 적극 지지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 과연 이재명만이 아닌 다른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호감도와 비호감도를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그래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 가운데 이재명보다 비호감도가 낮은 정치인이 과연 얼마나 있기는 할 것인가?
의미없다는 것이다. 이재명에 대한 비토가 존재하므로 이재명은 안된다. 그러면 그 대안은? 이준석은 무려 비호감도가 80%넘어가는 전국구 후보다. 지지자들이야 이정도로 비호감도가 높은 것도 능력이라며 좋아하며 지지하겠지만 그 비호감도는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유승민은 어떨까? 홍준표는? 요즘 국민의힘의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히고 있는 김문수에 대한 비호감도는 어떨까? 그리고 당장 그리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재명은 인간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번 만큼은 이재명에게 표를 주어야겠다. 이재명을 대통령에 당선시켜야겠다. 2심 결과와 상관없이 이재명에게 표를 주어 그에게 기회를 주어야겠다. 그게 실제 유권자들의 투표심리란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그렇게 엄중한 만큼 판단 역시 개인의 호불호와 별개로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것이 바로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 아니면 누구를 지지하려고? 원래 이낙연이면 좋겠다던 놈들이 바라는 수준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맞춰줄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싫으면 김문수 찍던가. 하긴 그러려고 그리 떠들어대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김동연이 주의해서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삐끗 여론조사 결과를 오독하면 김두관 꼬라지 나고 만다. 자기가 민주당에서 비주류인 것을 인정하고 조금 더 인내하면서 기회를 노려봐야 한다. 진정으로 대통령까지 바라보고 있다면 비주류로써 어떻게 민주당 주류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기회를 보며 고민해 봐야 한다. 나는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경제관료로써 아주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의 성향에 자신을 맞출 수 있다면 또 하나의 대안으로서 충분히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재명 이후가 불확실한 지금이라면 더 그렇다. 하여튼 별 병신같은 소리들 때문에 다시 이런 긴 글을 쓰고야 말았다. 비호감도 따지면 역대 민주당 후보 가운데 김대중이 최고였겠지. 다음이 노무현. 그러고보니 평가도 비례하는 것 같다. 어차피 민주당은 지지하지도 않는 놈들의 그냥 헛소리들이다. 가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