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이 김종필과 단일화하고 사실상 연정을 꾸렸던 이유는 하나였다. 김대중 혼자서는 중도까지 아우를만한 확장성이 없다. 그러므로 보수층에도 어필할 수 있는 김종필과 손을 잡아야만 중도적인 충청의 민심과 더불어 김대중이 가지는 이념적 편향성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김대중이 좌파였던가? 아무튼 김대중은 빨갱이라 믿는 사람이 그리 많았던 터라 김종필과의 연대는 당시 거의 필연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노무현 가지고는 안된다. 김민석이 김민새가 되어야 했던 이유였다. 확장성이 없고 오히려 대선후보 선출 이후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노무현으로는 더이상 안될 것 같으니 2002년 월드컵의 성공으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으면서 재벌가 출신으로 보수층에서도 이미지가 좋은 정몽준을 영입해서 후보를 교체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단일화라도 해야만 한다. 그게 김민석 혼자 생각만도 아니었고, 당시 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말 좀 한다는 인간들은 거의 떠들던 이야기였다. 참고로 정몽준과 단일화해서 대통령후보가 되자마자 그렇게 단일화해야 한다던 놈들이 재벌친화적이네 뭐네 바로 태세를 전환하더라. 그러고보니 그때 정몽준이 지금 김동연 포지션 비슷했을 것이다. 노무현은 이념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니 중도적인 정몽준이면 좋겠다.
2012년에도 문재인으로는 확장성이 없다고 중도층에서 지지도가 높은 안철수와 단일화해야 한다고 해서 대선 바로 직전까지 단일화한다고 시간끌다가 그것 때문에 선거운동에 많은 차질을 빚었었다. 그렇게 단일화 조건을 뭐로 할까로 줄다리기를 하다가 멘탈 약한 거 티낸다고 안철수가 나 안할래 철수하는 바람에 단일화효과는 전혀 누리지 못하고 지지층 사이에 감정만 더 나빠졌었다. 그래서 2017년에도 문재인은 도저히 못 찍겠다고 안철수로 돌아선 자칭 중도층이나 민주당 지지자가 꽤 되었었다. 역시나 문재인 정부 내내 뭐만 하면 문재인 악마화하던 걸 내가 다 보고 기억하는데 이제와서 문재인은 괜찮았다며 빨아주는 것 보면 많이 어색하다. 문재인은 인간적으로 깔만한 부분이 없었는데 이재명은 아니었다? 문재인 때문에 실망해서 윤석열 찍었다지 않았었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특히 지지한 세월이 오래되었을수록 가장 싫어하는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거의 확장성 아니면 중도층을 고를 것이다. 그놈의 이념적인 편향성이라는 언론의 프레임에 갇혀서 그 지랄같은 중도층에 대한 확장성 좀 가져보려고 얼마나 오만 생쇼들을 했었는지. 민주당은 틀렸고, 따라서 민주당 지지자들만을 바라보고 하는 정치는 틀린 것이다. 그러므로 중도층을 보고 그들을 만족시켜야 옳은 정치가 되는 것이다. 하긴 당시까지 민주당 지지율은 30%가 채 안 될 때가 더 많았으니까. 심지어 김한길류가 당권을 잡았을 때는 20%도 안나오는 때도 있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어째서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40%를 넘나드는 지지를 받았던 것이었을까? 그 답을 중도층이라 봤던 것이고, 그러므로 중도층에 더 손을 내밀어야 지지율도 오르고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사실이었는가?
그래서 가장 이념적으로도 편향되고, 혹은 경직되어 있고, 개인에 대한 불호도 심해서 확장성이 없다는 이재명 당대표 체제 아래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40%를 넘나들며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라서는 거의 50%에 육박하는 결과도 나온다. 그래서 여기서 더 확장해야 하는 중도층이 어디에 얼마나 더 남아 있다는 것인가? 그놈의 불호만 따지면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더 심각한 수준일 텐데도 정작 확장성을 말하는 것은 민주당과 이재명 뿐이다. 그래서 진짜 김동연이 후보로 나오면 찍을 것인가? 그럴 리 없다는 것을 그놈들도 알고 나도 알고 지켜보는 모두가 안다. 그동안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거쳐왔던 과정들이 바로 그 증거다.
김대중도 확장성이 없었고, 노무현도 지지층에 갇혀 있었고, 문재인도 중도층에 어필하게 힘든 인물이었었다. 그나마 중도층에게 가장 먹힐 만한, 나아가 보수층까지 끌어들일만한 인물이 이낙연이었을 텐데... 모두가 아는 바대로. 그래서 안철수랑 합당해서 대표로 세워놨었더니 역시나 모두가 아는 바대로. 아마 민주당 지지한 지 10년 이내라면 모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런 말들이 심각하게 다가올지 모르겠는데 누가 오든 똑같다. 민주당 정치인이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련이라 보면 된다. 주호영이 더 전세금을 많이 올려 받았는데도 한겨레까지 나서서 주호영은 괜찮다며 박주민만 욕하던 것을 보라. 정의연 사정을 모르던 것도 아니었으면서 정의당과 한겨레가 앞장서서 윤미향을 물어뜯었었다. 이제는 그런 외부의 공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병신들도 모두 떨궈 냈으니 더 신경쓸 일도 없는 것이다.
한 마디로 가치없는 헛소리들이란 것이다. 늘 써 오던 레파토리를 다시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어째서 김문수에 대해서는 확장성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이재명만 이야기하는가? 비호감도가 무려 80%를 넘어가는 이준석은 가만 놔두면서 이재명의 편향성만을 이야기하는가? 그래서 윤석열은 확장성있는 중도적이고 상식적인 후보라서 지지했던 것인가? 그래서 그 말이 바로 정답인 것이다. 윤석열따위 찍은 놈들이 하는 주장따위 무슨 설득력이 있을까? 병신은 병신일 뿐. 버러지는 버러지인 것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너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