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 들어서 달라진 것이 몇 가지 있다. 하나는 아무리 상대정파에 마음에 안드는 정치인이 있어도 그 가족까지 건드리는 경우는 거의라 해도 좋을 정도로 드물었다. 과거 유력 정치인들의 가족에 대해 한 번 기억을 떠올려보라. 결혼은 했는지, 자식은 몇이나 있는지, 자식이 있으면 직업은 무엇인지 거의 대부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당연히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으니까. 국정농단의 당사자로 알려진 우병우, 조윤선, 김기춘 등에 대해서도 수많은 관련보도들이 쏟아졌음에도 가족까지 언급한 경우는 없다시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어떤가? 대통령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민정수석이며 장관이며 국회의원까지 가족이 어디서 어떻게 군생활했는지 낱낱이 까발려지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인턴증명서며 봉사표창장까지 분 단위로 그 진위여부를 따지고 있는 중이다. 윤석열 자신이 말했다. 그딴 식으면 누가 공직자 하려 하겠는가?

 

죽은 사람에 대해서도 최소한 애도기간 동안에는 아무리 적대하는 사이라도 가는 길 만큼은 온전히 떠날 수 있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것이 그동안의 상례였었다. 그래도 슬퍼하는 이들은 온전히 마음놓고 슬퍼할 수 있도록 공격을 가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뜻이다. 어제까지 온갖 쌍욕을 쳐박으며 비난하던 대상이라도 오늘 세상을 떠났으면 최대한 좋은 이야기들을 해주며 죽은 이를 추모해주는 것이 일반의 상식과 인정에도 부합한다. 그런데 과연 어떠했는가? 박원순 시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식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가? 발인날에는 어땠을까? 바로 그 순간에조차 죽은 이를 추모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마저 불편한 발언을 하도록 강요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추모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인간으로서 과연 가능한 일인가?

 

더 웃기는 것은 원래 적대하던 자칭보수들만 주도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그토록 인권을 앞세우던 자칭 진보들마저도 - 아니 오히려 자칭 진보가 더 앞장서는 경우마저 있었다.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모욕하는데 오히려 더 앞장섰던 것이 바로 정의당 나부랭이들과 같은 자칭 진보들이었다. 한겨레 경향 같은 자칭 진보언론들이었고, 진중권 서민 같은 자칭 진보 지식인들이었다. 더이상 정치에 인정도 도의도 없다. 상식도 예의도 없다. 적은 적이고 적은 인간도 아니다. 그래서 정경심 교수가 시민으로서 부당한 수사에 대해 저항권을 행사하겠다니 손석희 버러지 새끼가 욕하고 나섰던 것 아닌가. 박진성 시인도 그래서 손석희 똥덩어리에게는 인간이 아니었고, 그러므로 정경심 교수도 인간이어서는 안되었다.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제 서로는 인간도 아니고 존중의 대상도 아니니 한 번 끝까지 가보자.

 

내가 류호정이라는 정치인 이전에 인간을 혐오하는 이유다. 먼저 인간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내비친 때문이다. 장혜영과 같은 인간은 아예 민주화세대 전체를 부정하고 나서기까지 했었다. 저들에게 민주화세대와 그들이 주도하는 민주당은 적이다. 존중할 이유도 예의를 갖출 가치도 없는 그냥 인간 이외의 존재일 뿐이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저들의 태도에서 그것을 느겼다. 그리고 조국 전장관의 가족 신상털기에 대한 이후 논평에서도 다시 한 번 그 사실을 확인했다. 과연 류호정과 장혜영의 주변과 가족들을 털면 무엇이 나올까? 예전 같았으면 반대했을 테지만 지금은 한 번 당해보라 싶어진다. 저들에게 내가 같은 인간이 아니면 내게도 저들은 같은 인간이 아니다. 자칭 보수들도 마찬가지다. 뒈지던가 말던다. 병신 되던가 말던가. 병신이란 말 그냥 쓴다. 저놈들은 인간이 아니니까. 그런 상황이란 것이다. 지금 상황은.

 

어떤 놈들은 공존을 말한다. 어떤 놈들은 또 여기에 화합을 주장한다. 동류에 대해서나 공존이 있고 화합이 있다. 적으로 여기고 있다. 적 이전에 인간으로조차 여기지 않고 있다. 공존할 수 있는가. 화합할 수 있는가. 정신차리라는 이야기다. KBS 욕하는 것도 그만둔 이유다. 댓읽기며 저리톡이며 모두 구독에서 해제했다. TV도 없고 라디오도 듣지 않으니 이제 KBS는 내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한겨레를 욕하는 것은 미련이 남았기 때문인 것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금의 비틀린 상황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100년 집권하면 된다. 감히 민주당과 지지자들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 그 첫걸음은 역시 공수처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다. 그리고 정의당의 해체다. 한겨레와 경향이 문닫도록 만드는 것이다. 적이라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아무튼 덕분에 이제 자칭 진보든 자칭 보수든 누가 뒈지더라도 기꺼이 잘 뒈졌다 욕해 줄 수 있게 되었다. 안희정은 다른 사람도 아닌 친어머니가 돌아갔는데도 장례식장 찾았다고 그리 욕해댔으니 가족까지도 같이 욕해주는데 전혀 거리낌이 사라졌다. 내가 직접 할 생각까지는 없지만 누군가 가족에 대해 신상을 털어 욕하면 같이 욕해 줄 수도 있다. 저들이 그래도 된다면 나도 그래도 된다. 그 좋아하는 상호주의다. 지금 저들이 저지르고 있는 짓거리인 것이다. 정치에 도의도 예의도 상식도 인정도 사라졌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바로 저들이. 그래서 한 편으로 속이 시원하기도 하다. 저들이 그랬으니 나도 그래도 된다. 내가 이래봬도 욕 하나는 진짜 기깔나게 한다. 글로 하는 욕은 말로 하는 것보다 더 잘한다. 뒈지기만 해라. 제발 누가 좀 뒈져 주라. 개씨발좆같은 새끼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