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모른다. 언젠가 내가 연쇄살인범과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지. 우연히 일관계로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었는지. 문제는 과연 그때도 그는 연쇄살인범이었고 내가 그와 만난 행위 자체가 범죄와 연관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현재 밝혀진 바로 드루킹이 매크로프로그램을 구입해서 댓글작업에 사용한 것은 올 1월 이후부터였다. 지난 대선기간은 야당이 주장하니 수사하고 있을 뿐 간접적인 정황이나 증거조차 희미하게나마 드러난 것이 전혀 없는 상태다. 그런데 매크로를 사용하기 전 만났고 인사를 나눴고 서로 소개한 것이 도대체 뭐가 문제인 것일까. 이후 이들 인사들이 드루킹 일당의 범죄와 직접 연루되었거나 관여되어 있다는 또다른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니다. 주장만 있을 뿐인데 그 주장을 그대로 읊고 있다.


권력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손석희 사장의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을 믿는 편이다. 그러니까 권력은 언제든 엄격하게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비판이 얼마나 적확하고 정당한가 하는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의혹이 있는데 그것이 진짜 의혹으로서 가치가 있는 의혹인가. 그렇게 중대하게 보도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안인가. 의혹이 있다는 그 자체로 뉴스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 이면의 진실에 대해서까지 파헤칠 수 없다면 언론보도는 신중해야 한다.


언론이 권력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권력이라는 생각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뉴스룸이라 할지라도 예외가 아니다. MBC는 물론 한경오 등 진보언론들이 빠져있는 특권의식이다. 자기들은 언론이다. 그러나 권력이 아니다.


결국 보수언론이 만들어놓은 판 위에서 나머지 언론들이 놀아나는 모양새인 것이다. 진실을 파헤칠 능력도 안되고 의지도 부족하고 그냥 당장 화제가 될 뉴스를 쫓는데 급급하다. 한심한 짓거리다. 어이없다.

며칠전 북한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강경한 메시지를 보낸 바 있었다. 미국은 바로 반응을 보였고 한국과는 아직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미국이야 말로도 때울 수 있을 정도였지만 한국정부를 향한 요구는 민주정부로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심지어 미국에 대한 요구는 자국에 보도도 되지 않았지만 한국정부에 대해서는 자국의 지면을 통해서까지 날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국정부는 속수무책으로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핫라인도 있는데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문득 상상해본다. 과연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러고보면 미국에 대해 요구한 것도 한 가지였다. 그동안 자신들이 보인 성의 만큼 행동을 보여달라. 한국정부에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기들이 그동안 비핵화를 위해 보인 성의 만큼 무언가 행동으로 진심을 보이기를 바란다. 무엇인가. 결국 일방적으로 북한만 양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자국내 여론에 대한 달래기다. 이를테면 계약하기 전에 요구하는 선입금같은 것이다. 당장 얼마라도 들어와야 원고를 쓰든 자재를 구입하든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 누구를 통해서? 미국이 들어줄 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북한이 더 잘 안다.


말하자면 한미정상회담을 겨냥한 꼼수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미국정부로 하여금 한국정부를 통해 자기들을 위한 선물을 들려 보내라는 요구인 셈이다. 어떤 것이 되었든 자국내 반발을 누를 수 있는, 더구나 김정은 자신의 위신을 세울 수 있는 보상이면 된다. 직접적으로 제재를 풀지 않으면서도, 한국정부를 통해서 미국이 허용할 수 있는 보상이란 무엇이 있을까? 실질적으로 북한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김정은을 위해서도 체면을 세워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할 텐데, 솔직히 나로서는 잘 감이 잡히지 않는다. 워낙 국제관계라는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터라.


물밑에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을 것이다. 원래 남북미 삼국의 외교는 정보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행정부가 아니다. 각국의 국가원수가 정보라인을 통해 직접 소통하고 있는 중이다. 통일부가 아무것도 못하고 손놓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일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면 과연 국정원과 미국 CIA와 북한 통일전선부 사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중일까. 결국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서 판단할 일이다. 문재인 정부도 정상회담이 끝나면 북한과의 핫라인을 가동할 것이라 말한 바 있었다. 핫라인을 통할 정도면 이미 물밑에서 이야기는 끝난 상황이다.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북한 당국자가 바로 동남아시아로 떠난 것이 북한 보도를 통해 확인된 터다. 북한도 판을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트럼프 역시 지금와서 판을 깨기에는 걸린 것이 너무 많다. 중요한 것은 그 중간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동안 북미대화를 이끌어 온 것도 중간에서 한국이 중개자 역할을 충실히 해왔기 때문이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아마 중국과도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중국을 거쳐서, 한국을 거쳐서, 미국을 통해서, 그리고 북한을 위해서. 그리고 바로 북미정상회담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문재인 정부를 믿는 까닭이다. 낙관한다.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 웃음도 나오지 않았었다. 이 무슨 지랄들인가. 대상만 남성일 뿐이다. 성이 무엇이든 타인의 알몸을 몰래 촬영해서 멋대로 인터넷등에 유포한 자체는 여성들이 겪는 몰카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심지어 그렇게 유포된 사진에 달린 댓글들은 아예 인격살인 수준이었다. 당연히 잡아야 했고 처벌해야만 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그런데 가만 하는 소리 들어보니 아주 이해못할 것도 아니더라. 나름 주워들은 게 있기는 하다. 경찰이 성범죄 신고를 했을 때 얼마나 미적거리는지. 그나마 스토킹이나 몰카 등에 대해서 얼마나 소극적으로 나서는지. 뻔히 자기 알몸이며 남들에게 보일 수 없는 은밀한 사진들이 인터넷 등에 유포되는데 정작 범인이 뻔한 상황에서조차 제대로 수사마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에 비하면 이번 사건은 얼마나 범인의 체포까지 신속하게 이루어졌는가.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적극성 또한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여성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남성이기에 더욱 쉽게 대중에 노출될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사실 남성의 알몸을 커뮤니티에 공개적으로 올리는 자체가 거의 드문 경우이기는 하다. 대중적인 커뮤니티에서도 여성을 몰카한 사진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기는 하지만 대개는 그런 식으로 노골적인 사진보다는 보다 은밀한 상상을 자극하는 종류의 사진이 더 많을 정도다.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그런 사진들은 아예 상업적으로 거래되거나 아니면 은밀히 알음알음으로 개인에 의해 유포되지 이런 식으로 공공연히 공개된 커뮤니티에 올라오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여성과 남성의 노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다른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이 가슴이라도 노출하면 난리가 난다. 여성의 겨드랑이며 엉밑살이며 은밀한 부위에 대한 페티쉬 역시 상당히 광범위하다. 그에 비하면 대부분 남성사진은 아예 성기를 제외한 전신을 그대로 노출한 경우가 적지 않다. 남성을 몰카한 사진으로 관심을 끌려면 최소한 그 대상이 박보검 정도는 되거나 아니면 이번처럼 노골적인 노출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그것은 곧 바로 법으로 단죄해야 하는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 간접적인 노출과 비교할 수 없는 사회적 공분을 불러오는 사건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 여성들의 몰카사진이나 영상은 은밀하게 감춰져 있는 반면 이번 남성모델에 대한 몰카는 공공연히 유포되었다. 그 대처와 처벌이 다른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한 마디로 경찰이 무능을 넘어 얼마나 이같은 사건에 무심했고 무성의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그동안도 여러 성범죄에서 경찰의 무심하고 무책임한 행동들이 오히려 피해자들에 더 큰 상처를 남기곤 했었다는 것이다. 성범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대한민국 사회 일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남성이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닌 여성이 스스로 자신의 정조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그런 연장에서 그나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지면 그제서야 비로소 자랑하는 수사력을 모아 바로 범인을 잡아 미디어 앞에 노출시킨다. 그러니까 평소에도 그렇게 해달라는 것이다. 홍대몰카사건의 피의자를 처벌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여성들에 대한 몰카사건에도 이렇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달라.


이만한 사건에서만 그나마 능력을 드러낸다. 아예 무능한 게 아니다. 그래서 더 열받는다. 비유하자면 똑같이 돈을 도둑맞았는데 내 돈은 언제 찾아줄지 기약도 없으면서 옆집 돈만 바로 범인까지 잡아서 모두 되찾아 돌려준 것과 같은 상황인 것이다. 왜 내 돈만? 어째서 내 돈을 훔쳐간 도둑놈은? 그런 점에서 어쩌면 화가 날 만도 하다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오죽했으면.


문제는 따라서 경찰이다. 남녀를 차별한 게 아니다. 사회적 이슈의 여부를 차별한 것이다. 대중의 관심 정도를 차별한 것이다. 남성에 대한 몰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겠지만 오히려 그런 것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아예 사회적으로 관심 자체가 없었다. 경찰의 비루함이 오히려 남성과 여성의 성대결만 부추긴다. 정작 더 나쁜 놈은 따로 있는데도. 누가 선동했는지 진짜 바보거나 아니면 악랄하거나. 씁쓸하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북한과 관련해서는 오로지 청와대의 태도만 지켜보면 된다. 청와대가 지금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대처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북한 핵문제다. 한반도의 평화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핵문제를 처리하는 것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현재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의 지지율까지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진짜 우리 정부에 실망이나 혹은 배신감을 느껴서 돌아선 것이라면 청와대가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바로 이틀뒤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체제보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안전을 천명한 바 있었다.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대통령 사이에 의미있는 성명이 발표되면 북한 입장에서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이미 진행중인 훈련을 취소할 수도 없고, 민간인인 태영호를 체포해서 구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물며 야당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아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북한이 모르지 않는다. 북한이 진정 바라는 것은 문재인이 직접 트럼프와 만난 자리에서 무언가 자신들을 위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달라는 것인지 모른다. 이를테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경제제재와 별개의 북한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이 그를 통해 공식적으로 남한정부에 의해 이루어질 것임을 발표하는 것이다. 대북특사가 파견되어 대통령의 의지로 유감을 표명하는 것도 고려할만한 카드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찌되었거나 그래봐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핫라인 한 번으로 해결될 정도의 사안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말과 행동만 보여주면 바로 풀릴 상황이라는 것이다. 기호지세라는 것이 있다. 이미 호랑이의 등뒤에 올라탄 상황이라는 것이다. 내리면 죽는다. 떨어져도 죽는다. 트럼프와 문재인, 김정은 모두 같은 상황이다. 물론 트럼프는 여차하면 북폭이라는 또다른 선택지가 아직 남아있기는 하다. 그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선택지는 모두에게 제한되어 있다. 서로 뻔히 패를 까보인 상황에서 누가 먼저 죽을 것이냐의 싸움인 것이다. 누가 하나 먼저 죽지 않으면 모두가 죽는다. 그러나 김정은 자신은 지금 죽고 싶지 않다.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죽어달라. 또 기꺼이 죽어줄 수 있는 것이 문재인이기도 하다.


협상타결이 거의 가까워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저런 식으로 생떼쓰는 것도 불가능하다. 언제 협상이 깨질지 모르는데 저런 식으로 무리하게 던지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거의 타결에 가까워진 협상이 이번에는 북한에게 인질이 되고 있다. 눈앞에 타결이 어른거리는데 트럼프든 문재인이든 그것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래도 역시 한계는 있다. 화룡점정이다. 마지막 점을 찍는 행위다. 지금껏 그것을 위해 문재인은 철저히 트럼프와 미국의 비위를 맞추며 자신을 낮추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실리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경협을 통해 경제성장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 번 쯤 뻔히 알면서도 져준다고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청와대가 조용하다. 아주 냉정하고 침착하다. 심지어 통일부조차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를 참관할 한국 기자단 명단을 받지 않았음에도 당황하는 조금도 당황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급한 기색도 없다. 알아서 다 해결되겠거니. 남북간 대화라인이 모두 끊어진 것은 아니다. 진짜는 국정원과 통일전선부 사이의 정보라인이다. 결국은 내일모레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걱정하지 않는다. 다름아닌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다. 문제없다.

나는 전두환씨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한 200년, 가능하다면 최신 의학기술을 총동원해서 그 이상도 살 수 있게 해주었으면 바란다.


단, 전제는 뇌졸중으로 아예 운신도 못하는 상황이어야 한다.


마누라랑 같이 병실에 누워 자식 손자 다 먼저 떠나보내고 간병인의 손에 기대어 대소변을 처리하며 그렇게 평생을 보냈으면 바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민주주의 교육을 위한 관광자원으로 모두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때로 어떤 사람에게는 죽음도 사치다.


어떤 경우에는 죽음조차 지은 죄를 모두 대신하지 못한다.


치매란다. 개새끼. 지가 한 짓거리도 이제 아예 머릿속에서 지우기 시작했다.


오래 살아라. 멀쩡한 정신으로. 그에 대한 모든 분노와 증오와 원망을 한 몸에 받으면서.


개한테 미안. 욕하려 해도 비유하는 대상에 대한 비하가 되니 욕도 제대로 못하겠다. 쓰레기에게조차 미안하다.


어쨌든 오래 살아야 한다. 죽음은 사치다.

그냥 묻겠다. 언제 협상이라는 것을 하는가. 어느 경우 굳이 계약서까지 쓰려 하는가. 상대를 믿어서? 상대가 절대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리 어렵게 협상을 하고, 그리 길고 복잡한 계약서까지 쓰게 되는 것일까?


사실 상대가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으면 그냥 말로만 약속해도 충분하다. 아니면 어차피 약속을 어겨도 직접적인 큰 손해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그러거나 말거나 말로만 약속하고 끝내도 상관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니까. 약속을 지킬지 아닐지 확신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도록 조건을 달고 그것을 문서로서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물론 그러고도 약속을 어기는 놈들은 쌔고 쌨다.


굳이 누군가와 협상을 하고 계약을 하는 것은 상대를 신뢰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그만큼 필요해서인 것이다. 상대를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져오기 위해 굳이 조건을 내걸어 협상하고 그것을 구체화하여 계약서를 쓰는 것이다. 북한이 그렇게 믿을만한 상대라면 굳이 남북회담이니 북미회담이니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필요가 무에 있겠는가.


"우리 비핵화하겠다."

"그러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


하지만 어차피 말만으로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괜히 자기에게 이익이 없다 생각하면 계약서까지 써놓고도 파기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그래서 적당히 어르고 달래고 당근도 쥐어주고 칼로 협박도 해가면서 상대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든다. 약속을 어길 경우에 대한 단서까지 모두 단서로 달아놓는다. 도대체가 북한이 그리 미더우면 북한이 핵무기를 갖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말이다. 미국이 핵무기를 가졌다고 정작 우방인 우리에게 크게 구애될 이유가 없는 것과 같다.


적당히 주고 받고, 적당히 어르고 달래고, 적당히 밀었다가 당겼다가, 일희일비하는 놈들은 그래서 장사같은 것 못한다. 큰 거래는 더 못한다. 그래서 후흑이라고 한다. 얼굴가죽은 두껍게, 속은 더 검게. 속내를 다 드러내 보이는 순진한 착한 놈이 오히려 더 계약에서는 재앙인 것이다.


그리 비핵화를 노래부르더니 그 앞에서는 북한을 믿을 수 없다, 비핵화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러니까 비핵화가 누구를 위한 비핵화인가 하는 것이다. 남북평화가 누구를 위한 평화인가 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화해이고 경협인가.


벌써부터 주식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장차 남북교류가 본격화될 이후에 대한 기대로 들떠서 분주한 사람들까지 있다. 하다못해 동네 구멍가게도 감정만으로는 장사같은 것 못한다. 혼자만 멍청하면 좋을텐데 모두를 재앙으로 몰고간다.


성급하면 진다. 솔직하면 망한다. 물러나는 것도 단순히 후퇴하는 것이 아니다. 모르면 멍청한 것이고, 알면서 그러는 것이면 사악한 것이다. 저런 것들이 지금껏 이 사회의 주류로 있었다. 진짜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아직 망하지 않았다. 저력이다.

아주 오래전 서프라이즈에서 놀던 당시 재미있는 논쟁이 붙었었다. 이른바 직업여성들을 비하한 글을 쓴 특정인에 대해 누군가 비난하면서 불거진 것이었는데, 요약하자면 한 마디로,


"비판은 그럴 수 있지만 말이 너무 지나치다."


물론 거친 말로 비난한 그 사람은 결국 서프라이즈를 떠나야 했었다.


내가 이른바 진보적인 인사들과 어울리기를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많이 배우고, 그런 만큼 말도 정중하고 현란하다. 그에 비하면 보다시피 나는 말이 졸렬하고 경박한 편이다. 가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표현들을 문제삼을 때가 있다. 절제하지 못하고 정제되지 못한 불학무식이 그대로 드러난 표현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씨발, 그러면 니들끼리 니들 언어로 떠들던가.


원래 나고 자란 환경이 그렇다. 아저씨들은 대낮부터 술에 취해 동네 아무 평상에나 널브러져 있고, 아주머니들은 단 돈 몇 천 원 때문에도 거리에서 알몸이 되어 머리끄댕이를 붙잡고 싸워야 했다. 그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보고 듣고 배우는 것들이야 너무 뻔하다. 대학에 가서야 - 아니 고등학교에 들어가서야 내가 쓰는 말들이 거칠고 천박한가를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가장 예민한 시절 보고 듣고 배운 것이 그런 것들인데. 예전에는 굳이 그런 것들을 감추려 애쓰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예 대놓고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만큼 그런 것 문제삼는 인간들 꼴보기 싫었던 것도 있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녹취록을 들으며 남들과 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인격의 문제라기보다는 환경의 문제다. 어려서부터 학교도 못하고 공장에서 어른들 사이에 섞여 일해야 했었다. 그런데 그 어른들이라고 단정하고 점잖은 언어를 쓰던 어른들은 아니었을 터다. 당장 노가다 몇 번 나가보면 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감정이 격해지거나 하면 그때 배운 표현들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마치 내가 일상에서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욕설들과 같다. 어떤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한창 말을 배우던 시기 그렇게 말하도록 직접 주위로부터 보고 들으며 익숙해진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녹취록이란 그저 당시 이후보가 무척이나 감정이 격해져 있었구나.


그래서 더욱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거리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해도 그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살아온 환경과 배경이 이만큼이나 다르구나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차라리 그들은 남경필과 더 가깝다. 굳이 상스러운 표현을 쓸 필요도 없고, 굳이 거칠게 욕설을 내뱉을 필요도 없다. 그런 것을 굳이 보고 듣고 배울 일도 없었다. 햇빛도 안드는 좁고 축축한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은 골방이며, 전깃세 아끼겠다고 불도 켜지 않아 한낮에도 책을 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아이들의 사정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냥 욕설을 한 자체가 중요하다. 그런 차마 글로 옮기지 못할 표현을 쓴 자체가 문제다. 그로부터 그 뒤에 숨은 일상어를 읽어내지 못한다. 나는 그것을 읽는다.


그만큼 한국사회가 발전한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많이 성장한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는 그런 곳이 많이 남아 있지만 최소한 그들이 더이상 인터넷 등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일은 없을 것이다. 많이 배우고, 가진 것도 제법 되고,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지위에 있다. 내가 볼 때는 말만 정중했지 타인을 쉽게 비하하고 부정하고 무시하는 그 사람의 글이 더 문제였지만, 그러나 당시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보다는 비난에 쓰인 표현이 더 문제였다. 항상 어디가나 느끼는 것이다. 참 말로도 서로 섞이기가 무척 어렵다.


사실 영국만 해도 계급어가 명확하다. 미국 역시 같은 영어라도 흑인이 쓰는 영어와 남부 백인이 쓰는 영어가 전혀 다르다. 언어란 것이 시간과 공간에 의해서만 분리되는 것이 아니다. 역사와 물리적 공간에 의해서만 언어가 서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조선시대에도 왕과 일반 백성과 천민인 백정이 쓰던 언어가 달랐다. 아예 영국에서는 유한계급을 위한 영어를 따로 만들어 보급하기도 했었다. 한국 표준어를 정의하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이라는 말도 그 영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니 그 자체가 교양이 있고 없고에 따라 쓰는 언어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면 몇 년 전 박재범과 관련한 오역논란도 박재범이 살아온 환경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었다. 허세어린 거친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며 자라온 배경을 무시한 채 단어만으로 그의 말들을 멋대로 번역하고 그를 근거로 문제삼고 있었다. 


결국은 같은 과라는 것이다. 그래봐야 이재명은 스스로 노력해서 변호사도 되었고 성남시장으로 나름대로 성과를 낸 끝에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고 있으니 나와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하지만 성장배경이 비슷하다. 가끔 튀어나오는 언어들이 같은 환경 아래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것이 계급이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해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르더라도 결코 바뀔 수 없는 출신에 대한 것이다. 그것을 그리 싫어하지 않는다.


실드라면 실드고 변명이라면 변명이다. 어머니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 그를 이해하게 된다. 내가 하는 말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아니면 단지 이재명을 편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그런 표현들을 써서는 안된다는 엄격하고 엄숙한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바로 그것이 차이라는 것이다. 다름이라는 것이고, 이 사회에 존재하는 구분이고 서로의 계급이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표현들을 일상으로 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사회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그런 사람이 어느새 주류사회에서 그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까지.


최소한 내가 이재명을 아무리 싫어하더라도 문제가 된 녹취록 때문에 싫어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말이다. 오히려 이재명의 욕설과 막말은 나와의 공감대이기도 하다. 그와 나는 출신이 같다. 계급이 같다. 정치적으로도 같은가는 차치하더라도. 나 또한 그리 비루하고 천박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2008년 BBK특검을 떠올려 보면 된다. 역대 가장 큰 표차로 당선된 대통령이었다. 야당은 지리멸렬해 있었고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높았다. 그런데 특검을 한다고 이제 막 시작인 살아있는 권력을 대놓고 수사할 수 있는 간 큰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야당과 가까우면 자기 신념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도 아닌 입장이라면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나름대로 민주당이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며 실질적으로 양보를 이끌어낸 협상안이었다고 생각한다. 야당이 멋대로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대한변협에서 먼저 3인의 후보를 추천토록 한다. 그러니까 지지율이 70%가 넘어가는, 뿐만 아니라 북미회담에 있어 수많은 큰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어 지지율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 않을 대통령을 흠집내기 위해 이제 지지율이 20%도 안되는 야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야당이 드루킹 하나로 저리 난리인 것도 사실상 손에 쥐어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인데 그런 야당을 위해 70%에 이르는 지지율의 대통령과 척져야 한다? 특검의 수사결과가 어떻든 대통령의 당선을 취소할수도 강제로 물러나게 할 수도 없다. 간단한 산수인 것이다.


수사대상도 명확하다. 드루킹을 비롯한 드러난 사실에 대해서 일차적으로 수사하고 그 과정에서 또다른 혐의가 발견되면 그때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으면 더이상 수사범위도 넓힐 수 없다. 앞서의 전제와 맞물리면 그냥 드루킹 하나 붙잡고 마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더이상 드루킹 특검으로 물고 늘어져봐야 얻을 것이 거의 없음을 아는 탓에 야당도 적당한 선에서 명분만 얻고 물러난 것이다. 괜히 김동철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자유한국당 의총이 길어졌던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럼에도 변협이 정신줄을 놓는 경우가 생기면 아주 불안요인이 없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얼마든지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큰 이슈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뭐라도 대단한 것이 나온다 할지라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을 텐데 사실상 나올 것도 없는 상황에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지지자들의 조급증이고 불안이다. 지지자들이 먼저 동요해서 여당을 공격하고 정부를 놓아 버리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심지어 이번 특검법안을 받도록 여당에 요구했을 청와대와 대통령에 대한 비토마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한 자신이 있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경제이슈까지 모두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드루킹은 그에 비하면 실체도 없는 아주 미미한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의 현안을 챙길 수 있는 추경이다. 가끔은 정부와 여당을 있는 그대로 믿고 지켜봐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대통령과 정부는 돌도 안지난 아이가 아니고 지지자는 아이를 돌보는 보모가 아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어떻게 세부적으로 다듬도 운용하느냐에 따라 절대적으로 정부에 더 유리할 수 있는 내용이다. 현실의 조건이 그렇다. 누가 특검이 되든 썩었으면 썩은대로 올곧으면 올곧은대로 있는 그대로 있는 사실만 수사할 수밖에 없다. 언론도 특검의 수사내용 이상은 넘어설 수 없다. 결론은 누구에게 힘이 있고 이익이 있고 손해가 있는가는 현실의 계산인 것이다. 누가 이기고 끝내 누가 질 것인가.


국회가 정상화되었다. 여당의 양보로 인해 국회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추경도 통과되고, 권성동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처리될 테고, 여러 민생법안들도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처리될 터다. 남은 것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다시 국회로 되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던 여당의 모습이다. 야당의 투쟁보다 여당이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남게 된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지지자의 역할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없다.

지난 2004년 총선부터 2012년 총선까지 단 한 번도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디 가서도 민주당 지지자라 말하지도 않았다. 당연한 것 아닌가.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면서 민주당 지지자라 말하는 것이 가당한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겠다는 것은 그 정당과 정치인에게 정치적인 힘을 부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권자로서 나의 지지를 받아서 국회든 어디든 가서 한 번 열심히 해보라. 하물며 그 반대편에 선 정당을 찍겠다면서 나는 어느 정당의 지지자다? 언제 지지라는 의미가 그렇게 바뀌었는가?


항상 말하는 거지만 내가 그래서 노빠라면 이를 가는 것이다. 이제는 문빠로 그 대상이 바뀌었다. 이놈들은 세상에 노무현과 문재인 밖에 없다. 정당도 없고 정파도 없고 이념도 없고 지향도 정책도 없다. 아마 그럴 리 없겠지만 문재인이 나라 들어 팔아넘기겠다 해도 문재인이 그러는 것이니 옳다고 할 놈들이다. 그러니까 국정농단에 부역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도 문재인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투표하겠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문재인을 위해서라면 문재인이 대표로 있었고 현재도 소속되어 있는 여당인 민주당에 피해가 가더라도 전혀 아랑곳 않는다. 일단 이재명이 문재인의 적이라는 판단이 서자 누가 봐도 명백한 친문인 표창원마저도 아예 모여서 난도질해댄다. 그래서 민주당의 뒷받침 없이 문재인 혼자 정치해서 참 잘도 성공하겠다.


벌써 여러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총선 전까지 정부의 국정동력을 결정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승리하는가에 따라 그만큼 더 강한 동력으로 정부의 개혁과제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지방선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서울시장, 그리고 다음이 경기도지사다. 경남도지사는 그동안 자유한국당의 아성이던 경남도가 다시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오는가 하는 이슈로 크게 불거진 것이지 이전까지 지방선거에서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었다. 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패한다. 그것도 다름아닌 문재인 지지자들로 인해 패배하고 말았다. 그것이 가져올 후폭풍은 생각지 않는 것인가. 아, 미안하다. 그냥 대통령이 탈당해서 무소속이 되더라도 문재인 혼자면 다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같은 당 후보라서 지지발언을 한 친문 정치인들마저 모두 쳐내고 문재인 한 사람만 남긴다. 이 뭐하자는 짓들인지.


더 웃기는 것은 정작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면서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가정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처럼만 계속 해나가면 결국 임기말에도 상당한 지지를 받는 정부로 남을 것이다. 그런데도 과연 여당인 민주당 안에서 문재인 정부에 칼을 꽂는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 당장 2년 뒤로 다가온 총선마저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치르게 될 텐데 대통령과 정부와 각을 세운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그 계승자로서 그 유산을 물려받아 안전하게 다음 정권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권이 가까울수록 더욱 문재인 정부를 도우며 그 관계를 앞세워야 더 유리하게 다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했을 때의 안정적인 시나리오다. 문빠들도 아니고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경험하고도 이전 정부와 등지고 다음 대선에 도전한다는 것이 가능한 상상이기는 한 것인가 묻는 것이다.


2007년 대선이 참혹했던 이유는 정작 여당의 후보이던 정동영이 여당이 남긴 어떤 유산도 물려받지 못한 채 혼자서 개인기로 선거를 치르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10년을 깡그리 이명박이 주장한대로 잃어버린 10년으로 지워버린 채 아무것도 없이 그저 이명박의 도덕적 흠결에만 매달려 선거를 치르고 있었다.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못했어도 여당은 여당이다. 아무리 잘한 것 없어도 그래도 정권을 잡은 이상 무어라도 해놓은 것이 있을 테니 여당인 것이다. 여당은 바로 그것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홍준표가 그나마 정동영보다 나았던 것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탄핵되어 감옥에 갇힌 대통령이지만 그래도 여당으로서 자신들이 해 온 일들을 모두 부정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억지에 가까운 말들로 옹호하기까지 했었다. 그 결과가 그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그래도 20%넘는 지지율로 2위의 득표를 얻은 것이었다. 세상엔 문빠같은 모지리들만 사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이재명이 경기도지사를 발판으로 대선에 나서려 해도 결국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다른 경쟁자들을 경선에서 물리치고 후보로 선출되어야 한다. 그래도 정동영을 제외하고 과거 민주당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을 때도 경선만큼은 당원과 지지자와 유권자의 이름으로 치러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재명이 후보로 선출되었다면 그만큼 경기도지사로서 도정을 잘했다는 뜻이 된다. 여기서 또 웃기는 것이다. 그 정도로 도정을 잘할 후보라면 당연히 여당인 민주당에도 대통령인 문재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경기도지사로서 훌륭히 자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그가 속한 정당과 정당이 이룬 정부에 기여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심지어 문빠들이 주장하는 이재명 자신의 인간적 인격적 결함에도 그런 성과를 이뤘다면 마땅히 칭찬해야 할 일이다. 도정도 못할 것이라면서 대선후보는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대선후보가 그렇게 우스운가. 2012년에도 당내에서 비주류였던 문재인이 압도적으로 대통령후보에 선출된 바 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선동을 하는 것인지. 바로 그놈이 뽀띠다. 드루킹이다. 미키루크고 서영석이다. 그런 새끼들이 노무현 정부를 망치는데 일조했었다.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문재인 정부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화해와 경헙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남경필인가. 남북경협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곳이 경의선이 지나는 파주이고 경기도일 텐데 그곳을 자유한국당 소속의 남경필에 넘기려는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서? 민주당을 위해서? 그리고 문재인 지지자고 민주당 지지자라? 하긴 전부터도 노빠지만 차라리 한나라당 지지가 더 어울리는 놈들이 많기는 했었다. 말하는 건 딱 한나라당인데 지지만 노무현을 지지한 놈들도 수두룩했었다. 그냥 문재인을 지지할 뿐인 자유한국당 지지자다. 설사 남경필이 문재인 정부의 경협사업에 협력하더라도 그 공을 자유한국당의 남경필과 나눠가지기를 기대한다.


차라리 박사모가 더 솔직할지 모르겠다. 아예 자유한국당이 자기들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뛰쳐나와 대한애국당을 만든다. 박근혜를 위한다고 조원진을 앞세워 따로 당을 차리고서는 자유한국당마저 적대한다. 물론 그런 행동들이 얼마나 자기들이 지지하는 박근혜를 위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차라리 당을 쪼개서 나가자 하던가. 여당더러 문재인을 도우라면서 정작 자기들은 여당과 상관없다. 여당에 해가 되는 행위라도 전혀 아랑곳않는다. 그런데 한 편으로 자기들은 민주당 지지자다.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다. 개들에 미안. 바뀌지 않았다. 저놈들은 평생 못 고친다.

굳이 깊이 고민할 필요도 없는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면 누구에게 더 좋은가. 거꾸로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다면 누구에게 더 좋을 것인가. 그래서 당이 중요하다. 현정부의 성공을 계승하는 것은 여당일 것이고, 현정부의 실패를 기회삼는 것은 야당일 것이다. 당연히 여당이라면 현정부의 성공을 어떻게든 도울 수 있기를 바랄 것이고, 야당이라면 현정부가 실패하도록 기회를 노리려 할 것이다. 상수다. 아무리 당내에서 서로 적대하며 싸우더라도 정부의 실패는 곧 여당의 실패로 이어진다.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여당이 실패해야 야당에게도 기회가 돌아간다.


남경필도 괜찮겠다는 사람마저 있다. 이재명이 너무 싫어서 심지어 다른 정당의 후보인 남경필에 투표하겠다는 사람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다른 곳도 아닌 경기도다. 문재인 정부의 구상대로 남북경협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강원도와 더불어 가장 중심에 서게 될 지역이 바로 경기도일 것이다. 물론 대놓고 훼방은 놓지 않겠지만 보이지 않게 발목잡고 훼방놓는 것이야 지자체 차원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그것은 곧 야당에 기회가 된다. 그런 기회를 만든 자기당 도지사에 대한 당원이나 지지자의 생각은 어떨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이재명을 떨어뜨려야 한다. 이재명을 떨어뜨려야 하니 차라리 남경필을 당선시키는 것이 낫다. 심지어 자기당 후보를 위해 나섰다는 이유만으로 당대표와 소속 국회의원마저 비난하고 있다. 아니 같은 민주당 소속인데 자기당 후보를 위해 나서는 것이 그렇게 비난받을 일인가.


저러고서도 스스로는 문재인 지지자라 말한다. 문재인을 지지해서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리겠다. 문재인을 지지해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당선시키겠다. 문재인을 지지해서 문재인도 속해 있든 민주당 대표 추미애마저 몰아내야겠다. 문재인이 영입한 표창원마저 이재명을 위해 한 마디 했으니 아예 찍어눌러야겠다. 문재인이 대통령이다. 지지자가 대통령인 것이 아니다. 당원이 주인이라고 당을 마음대로 해도 좋은 것도 아니다. 문재인 한 사람 대통령이 되었다고 지지자들이 마치 뭐라도 된 양 당의 위에서 놀려 한다. 민주당이 문재인 지지자만을 위한 정당인가. 오로지 문재인만을 지지하지 않는 다른 지지자들은 민주당에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인가. 그러면 차라리 분당을 하라. 문재인을 위해서 정작 문재인이 소속된 여당 민주당에 해당행위를 하겠다.


이재명 개인이 가진 흠결이나 약점은 자신이 책임지고 안고 갈 문제인 것이다. 그것을 경선과정에서 거르지 못한 당원과 지지자들이 당과 함께 안고 가야 할 사안인 것이다. 당원과 지지자가 당과 별개가 아니다. 그렇게 문제가 심각했으면 지난 경선과정에서 보다 널리 알려서 이재명을 떨어뜨렸어야 했다. 그때는 무얼하고 이제와서 이미 결정된 이재명을 사퇴시키라 마라 지방선거 후보에 대해서까지 관여하려 하는가. 갑질이 다른 게 갑질이 아니다. 손님은 왕이라고 당원이 진짜 주인이라 생각한다. 한 줌도 안되는 자기들이 주인이라 생각한다. 당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 그들이 과연 진짜 민주당의 주인인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당이 결정한 후보이니 결과야 어떻게 나오는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것이 진짜 민주당의 주인된 자세인가.


이래서 안철수가 그리 바람을 일으켰던 것이다. 한 방에 바꿔야 했으니까. 중간과정 없이 한 번에 모든 것을 뒤집어 엎어야 했으니까. 수십년에 이르는 민주당의 역사가 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정파와 계파가 민주당 안에서 생겨났다. 다양한 사람들이 민주당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들기도 했었다. 만일 그들 가운데 진짜 틀렸고 문제가 된다 여겨지는 이들이 있으면 정당한 경쟁과정을 통해 도태시키면 되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그런 과정이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원중심의 상향식 공천은 공천과정에서도 나눠먹기가 아닌 당원에 의한 옥석구분이 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렇다면 그런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경쟁하고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감시하고 비판하면서 승복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지난 경기도지사 후보경선에서 어떤 부정이 자격이 안되는 이재명을 후보로까지 만들고 있었는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여당인 민주당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그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유한국당의 남경필이라도 상관없다. 지금도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남북평화무드를 부정하는 정당의 후보가 차라리 문재인 정부를 위해서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니까 말하는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한다 말하지 말거나, 아니면 아예 당을 따로 차려 나가거나. 그나마 이재명은 민주당에 당적을 가지고 있는 이상 다음 대권을 노리려 해도 현정부의 성공을 도울 수밖에 없다. 아니면 당원과 지지자들이 심판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남경필도 그럴 수 있는가. 남경필의 정치생명을 결정하는 것은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가 아닌 자유한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이다. 그런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이재명 개인에 대한 증오로 판단력을 잃고 있다.


중요한 시기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곳이 바로 경기도일 터다. 경의선이 이어진다. 파주에 남북경협을 위한 대규모 공단이 들어선다. 남북경제교류의 핵심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그런 지역의 장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보다 원활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차기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인가. 그래서 산수다. 이재명에 대한 감정은 다음 기회에 또다시 경선할 일이 있으면 그때 지지자의 이름으로 심판하면 되는 것이다. 경선은 끝났고 후보는 선출되었다. 당대표가 자기당의 후보조차 지지하지 못한다. 꼴같잖은 것이다.




아, 이렇게 써놓으니 그리 시비거는 인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아니면 아예 듣보잡 블로그라 무시하고 지나치거나.


"너 손가혁이지!"


니미럴. 그래서 내가 노빠 문빠들 싫어하는 것이다. 자기들 말고는 모두가 적이다. 자기들 말고는 노무현을 지지해서도 안되고 문재인을 지지해서도 안된다. 자기들만 진짜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다. 하긴 그러니 빠라 불리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어떻게 해도 문재인의 대통령 임기는 앞으로 4년 뒤면 끝난다. 개인이 아닌 정당을 본다. 이념과 지향, 정책을 본다. 무엇보다 정당정치의 원리와 원칙을 생각한다. 상식이란 것이다.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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