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정말 다급하고 위험한 상황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할까 고민할 시간조차 아쉬운 것이다. 당장 눈앞에서 환자가 죽어가는데 병원이 아니고 도구가 부족한 것만 탓하고 있을 것인가? 피를 흘리면 지혈부터 해야 하고 호흡이 멈췄다면 강제로라도 다시 숨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면 커터로 기도를 절개할 수도 있고, 아무 천이든 빌려다 상처부터 압박해야 할 수도 있다. 위생이 어떻고 감염이 어떻고 하는 것은 일단 사람이 살고 난 다음에 따질 일이다. 그같은 처치가 적절했는가의 여부는 응급처치를 마치고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 다음에 따져도 되는 것이다. 그것이 응급상황이다.


극단적으로 북한과 전쟁이 벌어진 상황을 가정해보자. 전방에서 국군이 치열하게 북한군과 교전중이며 이따금씩 포탄이며 전투기가 떨구는 폭탄이 일상공간까지 침범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야당이 정부의 인사며 전략들을 비판하기 시작한다. 참모총장의 인사가 부적절하다. 26사단의 사단장의 처가에 비리가 있다. 동두천에서의 방어전술은 부적절했다. 철원에서의 반격작전은 너무 성급했다. 그러니까 야당의 비판을 정부가 받아들여야지만 국회에서 협력해 주겠다. 그토록 당쟁의 폐해가 심했던 조선에서조차 임진년과 병자년에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놓이자 당쟁을 자제하고 당장의 전란을 극복하기 위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경신대기근 당시도 최소한 눈앞의 기근을 극복하는데만 모든 조정이 하나가 되어 대처하고 있었다. 그것이 진짜 위기라는 것이다. 분열하면 죽는다. 잠시라도 지체하면 늦는다. 그러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실천에 옮기고 생각은 나중에 하자.


참 말들이 많다. 이래야 한다. 저래서는 안된다. 정부가 뭐라도 하려 하면 그것은 틀렸다.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서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면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는 것은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자신들의 제안이 더 타당함을 증명하고 채택되도록 할 것인가. 무엇보다 어떻게든 아쉽고 부족한 대책이라도 실제 현실에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 아닌가. 수단의 옳고 그름이 아닌, 효율성이나 적합성이 아닌 어찌되었든 정부가 채택한 방법이 현실에서 실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 아닌가. 진정 북한의 핵문제가 심각하다면. 북한의 핵보유로 인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 9.11테러 당시 미국에서 야당이던 민주당이 보인 모습들을 떠올려 보라. 


한 마디로 아직은 살 만하니 잡생각들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한 숨 돌릴 수 있게 되니까 이순신의 고마움보다는 그로 인해 위협받을 왕권에 대한 걱정이 앞섰던 선조처럼.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위기를 위기라 생각하지 않으니 자기 주장만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기는 것이다. 정부를 꺾고 누른 뒤 정국을 자신들 마음대로 주도하게 된 다음에 해결해도 된다는 여유가 한가하게 저마다 다른 주장을 앞세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심지어 어느 언론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미사일 발사 및 폭격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까워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정말 위급한 상황이면 미사일 몇 발과 폭탄 몇 발 떨구는 비용이 아까워 그런 비판기사를 낼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진짜 안보불감증에 빠진 것은 과연 누구인가? 전쟁은 절대 안된다는 말이 부적절하다.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말은 너무 유약하게 들린다. 그래서 전쟁이 나면? 속시원하게 북한을 폭격하고 나면 그 뒷감당은 누가 하겠는가? 군사행동이라는 옵션을 배제했을 때 정부에게 가능한 선택지란 무엇이 남아 있을까? 비굴할 정도로 미국의 비위를 맞추며, 일본과의 문제도 뒷전으로 미루고, 잠시도 쉬지 않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군가는 발로 뛰고 누군가는 평가하고 비판만 하고 있다. 누가 더 심각하고 다급한가. 한가한 사람은 좋다. 인생이 즐겁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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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캐스팅보트라는 말 자체는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에 더 가까운 의미를 갖는다. 캐스팅보트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캐스팅보트로 무엇을 아느냐, 궁극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수에서도 힘에서도 다른 주류정당들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 힘의 균형점에서 나름의 역할을 함으로써 최대한 정치적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 마디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남들 하는 것을 따라가며 그 가부만 결정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과연 누구에 의지에 의해 시작되고 추진된 것이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처음 발제한 의원들과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 가운데 누구에게 대중의 관심이 쏠리겠는가? 더구나 국회표결의 경우는 그나마 발제자보다 표결에 참여한 국회의원의 수가 더 많다. 그들의 역할이 더 결정적일 수 있다. 그런데 캐스팅보트의 경우는 정작 자신들이 손을 들어준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에 비해 오히려 소수인 경우가 더 많다. 다수인 주류정당이 제안하고 추진하고 그리고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표가 나지만 찬성은 그다지 표가 나지 않는다. 주역은 처음 그 정책이나 법안을 추진했던 주류정당에게 있다. 캐스팅보트는 단지 그런 주류정당을 좌절시킨 반대표로써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지난번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었을 때는 그토록 안철수와 국민의당에 대한 분노와 비판이 쏟아지더지만 정작 이번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되었을 때는 안철수와 국민의당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증거인 것이다. 안철수가 추전한 인사가 아니었다. 국민의당이 적극 지지하던 인사도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천하고 민주당이 동의해서 찬성을 이끌어내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인사였다. 민주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와 중진들이 어떤 식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고자 야당을 만나고 야당의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있었는가 언론환경이 편향되어 있어도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다. 더구나 지난번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부결로 인해 역풍이 심했기에 어쩔 수 없이 국민의당이 대세를 쫓았다는 인상마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면 그 공이 누구에게 돌아가겠는가?


캐스팅보트라는 어찌보면 꽃놀이패처럼 보이는 위치가 가지는 딜레마다. 정작 가져갈 공은 없는데 책임만 엄청나게 무거워진다. 반대상황이라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 지지자 입장에서 반드시 김명수 대법원장도 김이수 헌법재판관처럼 낙마시켜야 했는데 국민의당이 찬성하면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고 말았다. 그나마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국민의당에 그다지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처음부터 국민의당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낙마 때는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기대가 있었기에 반응이 그처럼 폭발하듯 일어났던 것이기도 했었다. 어차피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나온 아류정당이다.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낙마로 인해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는데 또다시 김명수 대법원장까지 낙마시킬 수 있을까? 기대는 했겠지만 그리 크지는 않았다. 더구나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낙마했을 때도 정작 그 이익을 가져간 것은 자유한국당 뿐이었다. 바른정당도 아니었다. 누가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반대를 주도했는가. 누가 정면에서 적극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과 맞싸우고 있는 중인가.


그 사실을 정작 당대표인 안철수만 모르고 있다. 아마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저 순간의 승리에 도취된다. 모든 것을 가진 양 의기양양해진다. 하지만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 40석 정당이 299석 몫을 다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고 실제 그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당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려면 자신들보다 더 덩치도 크고 힘도 센 다른 정당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먼저 승자인 양 주인공인 양 오만을 떨고서 자신들보다 현실적으로 우위에 있는 다른 정당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 모습을 국민에 보여야 한다. 하는 것은 없으면서 반대만 한다. 할 수 있는 것이란 없이 결국 대세에 휩쓸려 찬성표를 던지고 만다. 중간자의 비애다. 누구의 편도 될 수 없지만 모두의 적은 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이 민주당과 극한대치중이라 망정이지 두 정당이 조금만 사이가 좋았어도 아예 존재가 지워질 수 있다.


한심한 것이다. 처음부터 캐스팅보터를 선언하지 않았다면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낙마에 대해 그 모든 책임을 자유한국당이 아닌 국민의당이 뒤집어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가장 많은 반대표를 던진 것은 어디까지나 자유한국당이었다. 처음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것도 다름아닌 자유한국당이었다. 자유한국당이 승리한 것이었다. 자유한국당에 그 모든 책임까지 지워진다. 작은 승리에 도취된 결과 그 책임까지 모두 국민의당이 대신 지고야 말았다. 자유한국당 지킴이다. 자유한국당이 들었어야 할 모든 욕을 당대표 안철수 때문에 국민의당이 들어야 했고 그 부담을 안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표결에 참석해야 했다. 정작 자신들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캐스팅보트가 오히려 자신들의 선택의 폭을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나 할까? 캐스팅보트가 가지는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저 손에 쥐어진 카드에만 눈이 멀어 오판하고 말았다.


생긴 것은 없이 잃은 것만 잔뜩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기존지지층의 상당수가 민주당과 겹치고 있던 상황이었다. 자유한국당과 겹치던 지지층은 바른정당으로 많이 갔다. 지역기반인 호남에서도 보는 눈이 마뜩지 않다. 대가없이 주어지는 것은 없다. 하나를 얻으면 그만큼 잃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국민의당이나 그를 지지하는, 혹은 부추기는 언론이나 그 사실을 잊었다. 안철수는 말하지 않는다. 손가락이 퇴화하는 것 같다. 인간은 진화만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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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구글번역기로 그냥 돌리면 gas line이 가스관으로 번역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가스관이라는 것이 forming될 수 있는 대상인가 하는 것이다. 솔직히 낯설었다. 가스관이 지어지고 있다는 것들 굳이 form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표현하는가. 더구나 Too bad는 특정한 사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드러낼 때 쓰는 표현으로 적절치 않다. 안됐거나 안타깝거나 아니면 강하게 비꼴 때 쓰는 표현이다. 과연 기자들이 그런 것도 몰랐겠는가.


아주 오래전 나 역시 환빠의 길을 걸었던 적이 있었다. 이른바 재야사학자라는 인간들이 인용한 사서의 문구들이 꽤 그럴싸해 보였으니까. 얼핏 문장들을 번역하면 재야사학자들의 주장을 완벽히 뒷받침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어느 역사커뮤니티에서 토론게시판을 정리하는 일을 하다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 문장들을 직접 번역하면서 환빠짓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너무 터무니없었다. 한문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만 있어도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번역이 오히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정확한 번역인 양 뻔뻔스럽게 인용되고 있었다. 아예 몰랐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오역했거나.


인터넷에서 논쟁을 하면서 논거들을 찾다가 우연히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누군가의 게시물을 보게 된다면 대부분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아마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렇고 너도 그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들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기자들 아닌가. 역사학자라면 최소한 문헌 정도는 제대로 번역해서 자신의 논거로 삼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기사라면 모두가 기정사실이라 여기는 것도 한 번 쯤 의심하고 진실을 밝히고자 직접 발로 뛸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 넘치는 게 사전이다. 인터넷만 잠깐 번역해도 영어의 정확한 표현과 해석에 대한 정부를 채이도록 구할 수 있다. 더구나 나름 엘리트들 아니던가. 지방의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려면 가장 먼저 따져묻는 것이 영어실력이다. 그러니까 과연 기자들이 몰라서 그렇게 터무니없이 오역했고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복사해 날랐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야말로 각 언론사, 그리고 기자들의 무의식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의식은 그나마 좋게 표현한 것이다. 그냥 노골적으로 어차피 무지렁이 국민들다위야 어떻게 번역하든 알아먹지 못할 것이라는 오만이었는지 모르겠다. 설사 국민들이 오역을 눈치채더라도 결국은 자신들이 오역한 사실만이 남을 것이라면 교활함인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거나 아무거라도 문재인 정부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라리 자기가 미친 놈이 되고 다시 없을 모자란 인간이 될지라도 어떻게든 문재인 정부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숭고한 목적이 수단마저 만들어낸다. 정의로운 결론이 그 과정까지 합리화시킨다. 문재인 정부라면 이렇게 해도 된다. 이렇게 해도 전혀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다. 그나마 조금 나은 것이 굳이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문재인 정부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고 말았다.


딱 그만한 언론들이 터무니없는 오역을 하고 그것을 앞다투어 퍼나르고 있었다. 아니 설사 오역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미국 정부에서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에 불만을 가지는 것을 그렇게 무비판적으로 오히려 동조하는 투로 인용하여 보도할만한 사안인가 하는 것이다. 다른 언론은 모르겠지만 북한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던 한겨레마저 그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었다. 오히려 경향일보가 여기에 끼지 않은 것이 흥미롭다. 하긴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은 경향일보 역시 마찬가지다. 그 의도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서 말하지 않았는가. 한겨레는 절대 문재인 정부의 편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굳이 한겨레를 폐간시킬 이유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한겨레를 같은 편이라 믿고 오판하는 경우는 절대 막아야만 한다. 문재인 정부만 흠집낼 수 있으면 북한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수단이며 탈핵시대를 위한 보다 값싼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마저 트럼프의 트위터를 빌어 비웃을 수 있다. 한겨레의 이념은 이미 오래전부터 반문 하나에 맞춰져 있었다. 경향일보는 어쩌면 특유의 무능함으로 기사를 퍼나르는 것마저 늦어서 다행히 망신은 면한 것인지 모르겠다.


참 똑똑하고 많이 배운 사람들인 텐데. 그러니까 내가 신문을 보지 않는다. 헤드라인만 보면 충분하다. 기사를 읽고 있으면 열불터져서 신문이 남아있지 못한다. 자신의 똑똑함을 과신한다. 남들보다 많이 배우고 많이 보고 들었기에 더 많이 알고 더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니 자신들이 어리석은 국민을 가르치고 이끌어야 한다. 자신의 의지이든. 아니면 데스크의 의지이든. 나라망신이다. 한국 언론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된다.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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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지만 지금 야당들이 앞세울 수 있는 아젠다라는 것이 다른 것 없다. 지지율차이가 어지간해야 정책으로 정부와 여당에 차별성을 둘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이 선점하지 못한 곳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정면승부도 노려 볼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의 지지가 과반이 넘어가는데 그걸 어떻게든 꺾어야 자기들에게도 몫이 돌아올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야 3당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 특히 여당의 지지율까지 견인하고 있는 문재인 발목잡기다. 어떻게든 문재인만 잡아 거꾸러뜨리면 자기들에게도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 문재인만 어떻게든 집중공격하다 보면 자신들에게도 다시 기회가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지금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노려 볼 수 있는 가장 크고 확실한 대상이 바로 안보일 것이다. 원래부터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자유한국당에 비해 안보의 의지나 역량에 있어 크게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냥 자유한국당(새누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민정당이든 이름은 상관없이)만 아니면 빨갱이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물며 김대중이라면 30년 빨갱이에 북한에 돈을 퍼줘서 핵무기를 만들게 한 장본인이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그렇게 믿고 있는 전통적 보수당 지지자의 수가 최소 과반에 육박했었다는 것이다. 다시 안보의 이슈만 가져오면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도 원래의 지지율을 회복하면서 정부와 여당과도 한 번 제대로 힘겨루기를 해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아주 영리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상당한 무리를 감수해가면서까지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지난번 사드의 임시배치 역시 국내여론의 반발에도 이미 전정부에서 결정한 사안을 취소하여 미국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 볼 수 있다. 북한에 대화를 제안하면서도 북한이 미사일 쏠 때마다 마주 미사일을 쏘고 폭격훈련을 하는 등 오히려 이전 정부보다도 더 강경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리 야당이 문재인 정부의 안보의지나 역량에 대해 비판을 해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지 고작 6분만에 마주 미사일을 발사하며 효과적인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가릴 수는 없다. 이명박도 박근혜도 이렇게 확실하게 단호하게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에 대응했던 적이 없었다. 이전 정부보다 더 강도높게 북한을 비난하며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려는 시도 역시 아무리 일방적으로 쏠려 있는 언론환경이지만 모두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무엇으로 문재인 정부와 안보를 가지고 정책경쟁이란 것을 해 볼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나온 것이 전술핵무기였다. 딱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국민적 불안과 분노를 자극하기에 적절한 이슈였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으니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 만에 하나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를 대비해서 우리도 보복수단으로써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 핵무기만이 핵무기를 견제할 수 있다. 핵무기만이 핵무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남는다. 핵무기는 전략적 무기라기보다 정치외교적인 무기다. 북한이 저토록 필사적으로 핵무기를 가지려 하는 것도 국제사회에서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가지게 될 정치외교적 효과와 가치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만 가지고 있으면 저 대단한 미국도 자신들과의 협상테이블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하긴 그런 점에서 벌써부터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주도하며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아주 틀린 판단은 아닐 것이다. 최소한 미국이 직접 신경써야만 하는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겠다고 하면 우리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이 그냥 손놓고 보고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당장 중국을 자극하게 된다. 우리나라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일본 역시 바로 반발하고 나설 것이다. 아니면 그것을 기회로 자기들도 핵무기 개발을 시도할지도 모른다. 러시아 또한 자신들과 인접한 나라가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사실이 그다지 달가울 리 없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개발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뒤에서 돕고 있는 것도 더욱 아니다. 단지 지금 미쳐 돌아가는 북한 수뇌부에 대해 중국 자신도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 그다지 마땅치 않다는 사실을 자존심 때문에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중국마저 북한에 대한 강도높은 제재에 동참하면 북한에 대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만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어야 한다. 북한이야 어차피 가진 것이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고 저런 식으로 무작정 버티고 있다 하겠지만 과연 대한민국이라면 어떻겠는가 하는 것이다. 당장 사드배치만으로도 중국과 갈등이 빚어져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했는데 핵무기는 사드와 차원이 다른 문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부담을 한국에 재배치할 전술핵무기를 가진 미국도 함께 나눠져야만 한다. 전술핵무기의 재배치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은 한국정부가 아닌 미국정부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나마 미국이 가진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자는 것이니 이 정도로 끝난다. 자유한국당이 재배치를 요구하는 전술핵무기는 미국에 소유권이 있는 미국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그런데 한국이 실제로 핵무기를 독자개발한다면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난 핵무기가 또 늘어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2차세계대전 이후, 그리고 소련의 해체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재구축된 국제사회에서의 힘의 질서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정부의 입장에서도 보다 엄격하고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반발까지 고려했을 때 그것은 절대 미국 정부가 허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행보인 것이다. 그때 과서도 과연 한국정부가 미국과 전통적인 우방이며 혈맹임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번과 같은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도 제 1야당의 국회의원이라는 것들이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미국에 가서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구걸하고, 그것도 대놓고 거절당하고 돌아왔다. 원래 안되는 것을 알았다. 그냥 립서비스다.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에 위한 블러핑에 가깝다. 더구나 설사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더라도 그것은 한국정부와 협상할 문제다. 일개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결정할 사안이 아닌 것이다. 최소한 미국 국회의원들도 그런 상식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있다. 현재 원내 1야당이며 바로 얼마전까지 여당이었던 정당의 정치인이라고 믿기지 않는 한심한 현실인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만 했으니까.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문재인 정부의 안보의지와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불지펴야 했으니까. 안보는 자유한국당이다. 안보는 역시 민주당보다 자유한국당이다. 그러니까 자유한국당이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이루어낸다.


전략적으로도 전술적으로도 제약된 상황이 가져온 처절한 무리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촉군의 전력으로 위군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니 1만의 병력으로 한 번 자오곡을 노려보겠다. 고구려의 요동방어선을 뚫을 수 없으니 보급도 다 무시하고 30만의 별동대로 평양성을 직접 노려보겠다. 어차피 어떻게 해도 지는 싸움이니까 아르덴 숲에서 한 번 전력을 모아 모험을 걸어보겠다. 하지만 그곳에도 자시들이 기대하는 승리는 없었고 그나마 있던 밑천마저 탈탈 털리고 망하는 결과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자유한국당이 믿는 것은 자신들에 우호적인 - 최소한 문재인과 민주당에 적대적인 국내 언론환경일 것이다. 한겨레와 경향 등 자신들에 적대적이던 진보언론들마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과 관련한 사안이면 무조건 먼저 정부와 여당부터 공격하는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든, 더구나 안철수까지 도와주면, 광화문 앞에서 똥을 싸도 그 책임은 문재인과 민주당에게 돌아간다. 그것을 믿고 지금 저런 헛되고 한심한 짓거리를 마음놓고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었다.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살아날 방법이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무조건 주워 입에 넣고 본다. 어느 자유한국당 정치인도 고백했다. 보수언론이 주장하니 그래도 되는 줄 알고 따랐었다. 판단이 마비되어 있다. 국민의당과 마찬가지로, 아니 오히려 1야당이라는 지위가 더욱 그들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들에 등돌린 보수유권자들을 위해서라도 무언가 확실한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문재인은 강하다. 차라리 통곡의 벽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차마 웃지 못할 코미디였다. 현실이 절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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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 콤포스텔라 2017.09.18 18:13 신고

    문재인이 강하다기보단 보수정권의 업보가 그만큼 크고 깊기 때문^^ 그럼에도 대놓고 미국으로 달려갈 정도로 대한민국 제1야당의 판단럭은 한심하기만 한데 ... 대놓고 좋아할 상황만은 아니니 걱정만 쌓이고 ...

파시즘에 대해서 여러 이해와 정의가 존재하고 있지만 역시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증오'라는 감정일 것이다. 공포와 증오는 시작도 끝도 없다. 예를 들어 공포영화를 보면서 아무것도 없는데 막연히 무서운 감정이 드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아무것도 없는데 무섭다. 정작 아무것도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데 자기의 상상이 스스로 공포를 만들어내고 있다. 증오 역시 마찬가지다. 이유는 없지만 심지어 대상조차 없이 무작정 밉고 싫다.


사실 대부분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 대해 크든 작든 불만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간다. 내 벌이가 시원치 않고, 그래서 나의 일상이 누추하고 비루하고, 그렇기 때문에 나와 내 가족들이 충분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막연히 가지고 있던 불만에 대해 누군가 나서서 이렇게 말하기 시작한다.


"바로 저놈들 때문이다!"


바로 유대인 때문이다. 바로 사회주의자 때문이다. 바로 외국인 때문이다. 바로 흑인들, 아시아인들, 히스패닉들 때문이다. 아랍의 테러리스트들 때문이다. 그러니까 바로 저놈들만 세상에서 지워버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모두 힘을 합쳐 몰아내자.


결론이 있으면 비로소 이유가 만들어진다. 일단 먼저 결론이 내려지면 어떻게든 이유는 그 뒤에 따라붙게 된다. 자신의 사고와 주장과 행동에 대해 스스로 합리화를 시도한다. 누군가 그것을 대신해주면 더욱 좋다. 그래서 대부분 증오는 그 같은 이유를 대신해서 들려주는 특정한 개인에 대한 숭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옳다. 그의 논거와 논리야 말로 아직 사람들의 모르는 진실을 담고 있다. 이를테면 선지자같은 것이다. 모두가 말하고 싶지만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을 대신해서 들려준다. 더불어 그들 우상들은 이같은 부당한 현실을 바꾸는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 이제 우리가 모여서 이 사악한 현실을 바꿔보자.


이 모든 것이 북한 때문이다. 사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다. 북한의 존재만 아니었다면 우리 사회는, 아니 우리의 근현대사는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 나은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면에는 북한을 이용한 사람들이 있었다. 공산당은 나쁘다. 북한은 나쁘다. 그러니 무엇보다 우선해서 공산당을 때려잡고 북한과의 대결에 집중해야만 한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권들마저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는 당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고, 자유를 억압하고 기본권마저 침해하며, 무엇보다 부정한 권력을 부당하게 휘둘러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도 당장 호시탐탐 적화통일만을 노리고 있는 북한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권력을 중심으로 모두가 똘똘 뭉쳐야 한다. 


지금 경제가 안 좋은 것도 모두 노조 때문이다.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고 개인의 주머니가 가벼워진 것도 모두 현실을 모르는 얼치기 진보주의자들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개인의 희생은 당연하다. 아무도 양보하지 않으면 나라경제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해서라도 자신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신들이 지금 물러나면 나라의 경제와 안보는 그 순간 무너지고 만다. 개인들이 지금보다 더 높은 수입과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도 그 같은 절박함과 위기감만이 자신들의 일방적인 논리에 동의하게 만들 것이라는 나름의 냉정한 계산 때문인 것이다. 가난하게 만들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몰아넣음으로써 그 탓을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안철수가 전국을 돌며 하는 짓거리를 보며 안철수라는 인간에 대해 느꼈던 혐오가 더욱 선명한 확신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래서다. 하긴 처음 안철수라는 정치인이 대중 앞에 새로운 정치의 희망으로 등장한 것도 바로 그 '증오'라고 하는 감정 때문이었다. 정치가 싫다. 정치인이 싫다. 자신은 이토록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돌아보지 않고 방치하는 정치와 정치인들이 너무나 밉고 싫다. 그러니까 새로운 인물을 갈구한다. 기성의 정치와 동떨어져 있으면서 기성의 정치가 하지 못한 일들을 한 번에 해결해 줄 메시아를. 내가 처음 문재인에 대해 경계심을 가졌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지금도 사실 많은 문재인 지지자들이 내가 우려한 그대로의 말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님이 다 해주실 거야. 문재인 대통령님만 있으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거야.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님에 반대하는 모두는 인정해서도 용납해서도 안되는 자신들에게 악이고 적이다. 다만 그럼에도 정작 문재인 자신은 단 한 번도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증오를 말한 적이 없다. 일방적으로 책임을 떠넘긴 적도 없다. 한국정치에서 지금까지 유일하다.


아무튼 지난 대선에서 비천한 바닥을 낱낱이 드러낸 뒤임에도 아직까지 많은 언론과 지식인들이 안철수를 추종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직도 자신들이 보기에 한국 정치는 너무 저급하고 저열하다. 너무나 한심해서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정치권 이외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야 한다. 그 희망이 현실정치에 대한 자신들의 혐오와 증오를 정당화하고 사실로 입증해 줄 것이다. 민주당은 바로 어제까지 자신들이 욕하던 기성정당이었다. 문재인은 불과 몇 년 전 자신들이 그토록 가혹하게 비판했던 기성정권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런 정당과 정치인이 너무 잘해서 성공한다는 것은 그 같은 지식인으로서의 자신들의 이해와 판단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 아니 심지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지식인의 오만한 본성인 것이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 비록 그 구성원 다수는 기성의 정치인이더라도 새로운 제 3정당과 제 3의 인물에게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철수가 자신들을, 자신들의 옳음을 밝혀주고 구원해 줄 것이다.


정말 너무 어이가 없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런 식으로 가는 곳마다 '홀대론'이나 떠들어대는 수준이고 주제라니. '홀대론'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지금 내가 어렵고 힘든 것이 모두 저놈들 때문이라는 것 아닌가. 고작 한 줌도 안 되는 땅이다. 한반도도 겨우 남쪽 절반만 차지하고 있을 뿐인 작은 나라다. 그런데 이쪽 저쪽 편을 갈라 서로를 탓하고 서로를 미워하며 서로 싸우도록 만든다. 사실 지역주의 자체는 거의 없는 나라가 없다 할 정도로 인류사회의 보편적 특징 가운데 하나다. 서로 자기가 사는 동네가 잘났고 남이 사는 동네는 뭔가 못하고 문제가 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가면 같은 지역 출신들끼리 모여 공감대를 이루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지 사는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서 서로를 배척하고 차별하는 것까지 일상적이지는 않다. 그냥 막연한 감정일 뿐이고 실제 행동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최소한의 상식이기 때문이다. 사는 지역으로 인해 대상을 단정하고 심지어 실제 행위를 통해 영향을 주기에는 너무 작고 사소한 이유다. 그런데 그래도 원내 제 3당 대표라는 인간이 앞장서서 지역마다 돌며 지역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 돌리도록 부추기고 선동하고 있다. 이런 행동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호남홀대론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보다 호남홀대론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참여정부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과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을 차별하고 홀대해야만 하는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을 미워하고 싫어할만한 타당한 이유부터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다못해 어린 시절 호남출신 선생님한테 매를 맞았거나, 젊은 시절 호남을 여행하다가 바가지라도 썼거나. 그러고보면 박지원이 문재인 자서전의 내용 가운데 문장 하나를 발췌해서 호남홀대론의 근거로 써먹은 것도 그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결국은 영남 사람이기 때문이다. 부산 출신이고 김해 출신이기 때문이다. 영남사람이기 때문에 영남만 우대하고 호남을 차별하고 홀대한 것이었다. 심지어 호남의 정당이던 민주당마저 독차지하고 호남사람들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호남이 하나가 되어 호남을 무시하는 문재인과 그의 민주당을 응징해야만 한다.


하필 호남에서 홀대론을 떠들고 난 다음 안철수가 찾은 곳이 대구경북이었다. 같은 영남으로 묶이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 근현대사에서 대구경북과 부산울상경남이 걸어온 길은 서로 사뭇 달랐다. 그래서 정서적으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의 여러 선거에서도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은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경우도 적지 않았었다. 바로 그 부산출신이 대통령이 되었던 것이었다. 어제까지 함께 보수정당을 지지하던 부산울산경남의 지지가 대구경북이 지지한 후보를 떨어뜨리고 부산출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던 터였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부산출신인 대통령이 대구경북에 복수하려 할 것이다. 대구경북을 차별하고 홀대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문재인 정부와 대적할 수 있게 자신들에 힘을 실어달라. 이제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마저 서로 구분지어 대립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 증오의 구심점을 자신으로 삼도록 유도한다. 누가 참모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저열하고 흉악하다. 그래서 안철수가 정권을 잡으면 홀대받던 호남과 대구경북의 원망은 누구에게로 향하게 될까?


증오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이미 말했었다. 영남출신이 호남을 차별했다. 부산 출신이 대구경북을 차별했다. 그냥 부산출신 문재인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문재인이 나왔고 그를 지지했던 부산과 경남에도 그 책임은 돌아가게 된다. 그러니까 부산출신이라서 그런 것 아니던가. 그래서 부산출신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 아니던가.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과 학살이 공공연하게 저질러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던가. 영국의 식민지배는 끝났지만 영국의 지배 아래 로힝야족이 우대받았던 사실 자체는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스리랑카 등 열강의 침략을 겪었던 많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문제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같은 조선인이 친일파로서 앞잡이역할을 했었다. 자비를 설파하는 불교의 승려가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만큼은 정당하다 말할 수 있는 그 이유가 어디에서 왔겠는가.


그나마 안철수의 지지율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낮아서 다행이라 할 것이다. 지식인들이나 자존심때문에 아직까지 잡고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미 안철수에 대한 모든 기대를 놓아버린지 오래였다. 안철수가 히틀러만큼 논리야 어쨌든 말 잘하고 친화력도 있는 인물이었다면 어땠을까? 그의 주위에 괴벨스같은 탁월한 선동가가 있었다면 또 어떻게 되었을까? 무엇보다 그동안 지역주의가 나쁘다는 사실을 질리도록 주입받아 온 탓에 국민 자신이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홀대론은 이제 너무 식상하다. 안철수가 멍청해서 다행인 걸까? 아니면 그래도 국민들이 그동안의 경험으로 조금은 현명해진 것에 안도감을 느껴야 하는 것일까?


안철수이기 때문에 고작 가십으로 끝났지만 안철수가 아니었어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아주 위험할 뻔했던 행보라 아니할 수 없다. 나라를 둘로 쪼갠다. 다시 셋으로 쪼갠다. 충청도에 가서는 다른 말을 할까? 강원도에 가서는 또 어떤 말을 할까? 자기 머릿속에 있는 것도 오로지 문재인에 대한 증오 뿐이다. 원래 자기 것이어야 했을 자리를 빼앗아 간 누군가에 대한 원망 뿐이다. 그런 인간이 정치리더의 하나로서 지식인과 언론의 추앙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도 다수 언론의 지원까지 등에 업고 있다. 물론 그 다수는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역시 언론의 증오와 혐오였을 것이다.


제대로 비판하는 언론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들조차 지난 총선부터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노골적으로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행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있다. 비판할 가치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비판해서는 안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바보라서 다행이다. 새삼 느끼는 것이다. 똑똑하고 말잘하는 놈들은 위험하다. 안철수라서 그나마 낫다. 안철수라서 정말 다행이다. 신을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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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도끼 하나만 있으면 소든 닭이든 솜씨에 따라 얼마든지 문제없이 잡을 수 있다. 굳이 전기톱까지 필요없다. 괜히 비용도 많이들고 닭처럼 작은 짐승은 잡아봐야 남는 것이 없어질지 모른다. 닭잡을 칼도 하나 없는 사람이라면야 한 번에 소도 잡을 수 있는 도구를 필요로 할 수는 있다.


한반도는 아주 작다. 그나마 그 작은 한반도를 둘로 나누면 더 작아진다. 요즘 전투기들은 거의 기본으로 마하로 날아다닌다. 1초에 340미터이고 1시간이만 1200킬로미터가 넘는다. 거기에 전투기 한 대가 한 번에 몇 톤 씩 폭탄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중거리 미사일만 있어도 북한영토의 끝까지 미사일을 발사해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한 F-15전투기만 40대다. F-16전투기도 13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 지상을 타격할 수 있는 각종 미사일 전력만 천 여 기를 훌쩍 넘기고 있다. 사거리와 탄두에 상당한 제약이 가해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숫적으로 북한 전역을 뒤덮기에 부족함이 없는 규모다. 여기에 각종 야포며 자주포, 로켓발사기까지 포함해 보자. 북한군이 보유한 무기들과 최소 두 세대 이상 차이나는 그야말로 최첨단전력들이다. 그래서 북한과 당장 전쟁을 치르면 우리가 형편없이 북한에 밀리고 말 것인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더이상 군사력으로 대한민국에 대해 우위를 자신할 수 없게 되었다. 우위는 커녕 어느새 역전되어 압도당할 상황이었다. 심지어 당시 한국군에 비해 열세였던 각종 무기와 장비들이 지금도 여전히 현역으로 남아있는 것이 북한군의 형편인 것이다. 그런데 경제적으로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인데 군사력까지 열세라면 어떻게 한국과의 대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체제경쟁에서 패배했다고 그대로 북한을 들어 대한민국에 바칠 것이 아니라면 대한민국과 경쟁할 수 있는 무엇을 가져야만 한다. 그것이 핵무기다. 핵무기를 가져야지만 비로소 대한민국에 대해 군사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으며 최소한 대한민국과 군사적으로 대등해질 수 있게 된다. 나름의 절박함이다. 핵무기라도 없으면 북한은 끝이다. 그렇게 북한에게 있어 대한민국과의 군사적 경쟁을 위해 핵무기는 필수지만 이미 오래전에 대한민국은 핵무기 없이도 북한을 괴멸시킬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유이고 우리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이유다.


그러면 북한이 우리나라에 핵무기를 사용하면 어떻게 하는가? 그래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드도입을 결정했던 것 아니었던가. 킬체인등 북한핵무기를 방어하기 위한 무기체계도 오래전부터 연구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에 하나의 경우 핵무기가 우리의 영토에 떨어졌을 경우를 가정해서 보복수단을 가져야만 한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전술핵재배치 주장이다. 우리도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북한이 두려워서 감히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말한 것이다. 주한미군 없이도 한국군만으로, 더구나 이번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무게에 대한 제약을 풀어주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한국군이 보유한 기본전력만으로도 얼마든지 북한을 원시 이전으로 되돌려놓을 힘을 가지고 있다. 문재인이 말한 재기불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가 그것이다. 상당히 순화해 표현한 것이다. 평양만 집중타격하면 100년 뒤 누군가 평양을 발견해도 나오는 것은 돌가루밖에 없을 것이다. 기왕에 핵무기는 이미 떨어졌는데 피해를 입고 마주 핵무기를 발사하는 것이 이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만일 한국군이 진짜 북한을 괴멸시킬만한 힘을 아직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전술핵무기의 재배치는 의미있을 수 있다. 아직 북한을 힘으로 누를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기에 핵무기라는 비상의 수단을 보유해야만 하는 필연과 절박함이 생긴다. 하지만 벌써 오래전에 한국군의 전력은 북한을 넘어 강대국에 속하는 일본과도 견주어지고 있다. 중국조차도 한국과 군사적인 대결을 벌이려 하면 상당한 피해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이다. 세계수준에서 놀고 있는 한국군에게 고작 북한 하나를 잡자고 외교적인 부담도 작지 않은 핵무기를 도입해야만 하는 것인가? 우리가 핵무기를 가진다고 북한이 사용한 핵무기의 피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이미 충분한 보복수단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각오하고 핵무기를 쓰는 놈들인데 우리가 가진 핵무기가 두려워서 핵무기 사용을 자제할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결국 전술핵을 보복수단으로 보유하는 자체가 북한이 대한민국과 동맹인 미국의 보복까지 각오하고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절대 막아야 할 최악의 상황이며 그럼에도 그런 상황에서 보복할 모든 수단을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다.


사드만 가지고도 저리 난리에 지랄인 중국이다. 핵무기는 사드와는 차원이 다른 무기체계다. 호시탐탐 핵무장을 노리는 일본 역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북한 핵무기 하나 막자고 배치하기에는, 그것도 이미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 것을 전제로 보복수단으로 도입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부담스러운 부분들이 많다. 핵무기가 없다고 북한을 타격하지 못하는 것도 그들을 괴멸시키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얼마의 피해를 입느냐가 문제지 북한을 지도에서 지우는 것은 우리군만으로도 충분하다. 닭잡는데 소잡는칼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이너마이트라도 터뜨리자는 수준이다. 중국이나 일본을 상대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못한다. 저들은 피해를 입겠지만 우리는 지워진다. 냉정한 현실인식이다.


전제부터가 잘못되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써서 우리가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난 다음 우리가 보유한 핵무기란 어떤 의미인가? 그렇게까지 절박한 요구여야 하는 것인가. 냉정해지는 이유다. 나이를 먹은 탓이다. 감정이 참 하찮게 느껴진다. 요즘 더욱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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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하는 말이지만 바보가 되는 쪽이 미친 놈이 되는 것보다 백만 배 정도 낫다. 국회에서 어느 정도 주도권을 가진 상황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다당제 아래에서 120석으로 원내 1당임에도 야당이 단합하면 소수정당으로 전락해버리는 아주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는 중이다. 그나마 국민적인 높은 지지가 청와대와 여당의 뒤를 받쳐주고 있는데 그마저 사라지만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게 되어 버린다.


물론 김정은과 북한 지배층의 미친 짓으로 말미암아 고통받아야 할 북한주민의 처지를 생각하면 그저 딱하기만 하다. 혹시라도 그로 인해 굶주리지는 않을까. 병에 걸려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냉정히 말해서 한 다리 건너 남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불과 수 십 년 전까지 같은 민족으로서 정체성을 지켜왔던 우리의 동포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고려인이나 조선족, 자이니치와 같이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는 남의 국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을 책임질 일차적 책임은 우리 정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정부에 있으며, 우리 정부에게도 역시 자국 국민을 우선적으로 책임져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이다. 북한 주민은 그러고 난 다음에 가능한 범위에서 도움을 주어도 주면 된다. 그래서 도움이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그것은 말한 것처럼 정부로서 당연한 의무이고 책임이어야 한다.


먼저 흔들리고 있는 국민의 지지를 다잡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흔들릴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오로지 지배층의 미친 짓으로 인해 무고하게 고통받아야 하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를 베푸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국민의 감정이 보기에 그것은 북한에 대한민국의 재산과 물자가 흘러가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으로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는데 북한에 국민의 세금 가운데 일부가 어찌되었거나 국제기구를 통해 흘러들어간다는 사실을 다수 국민의 감정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긴 그에 대한 여론조사도 있었다. 압도적이었다. 인도적인 지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60%를 넘었다. 그런데도 그런 국민의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북한에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북핵문제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국민의 지지가 떠나면 여당과 청와대에 미래는 없다.


대통령의 선의는 인정한다. 청와대가 나름 어렵게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우려하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청와대생활을 경험해봤기에 문재인 대통령도 알고 있을 것이다. 개인의 선이 반드시 집단의 선과 일치하지 않으며, 개인의 선의가 반드시 선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박성진만 해도 너무 시간을 끌었다. 너무나 많은, 지지자들마저 고개를 젓게 만드는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었다. 그래도 자진사퇴라는 모양새를 취하도록 배려하고 싶었겠지만 당장 박성진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박성진을 그대로 임명강행하면 여론 가운데 일부는 정부로부터 등돌리게 될 것이다. 당장 여당부터 박성진에 대해 등을 돌리고 있었다. 때로는 잔인하게, 야비할 정도로 냉정하고 교활할 정도로 단호하게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있다. 박성진이 그렇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그렇다. 아무리 문재인 정부가 옳아도 국민적 지지를 잃는 순간 문재인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그런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 자신도 결코 바라지 않을 것이다.


바보가 되는 것은 쉽다. 그러면서도 어렵다. 그래서 가치부전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차라리 미치기가 더 쉽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야만 하고, 그 결과를 뻔히 예상하더라도 모른 척 대세에 자신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대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힘을 받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그때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느냐 없느냐는 얼마나 흐름에 자신을 맞추며 힘을 축적했느냐 달려 있다 보면 된다. 바로 그 기회를 노리기 위해 바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억누르고, 해야만 하는 것들을 숨기며 대중과 웃는 얼굴로 마주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못하면 끝이다. 그러면 역시나 나 또한 문재인 정부를 포기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하고 무력한 정부에게 더이상 기대를 걸기에는 나의 일상부터 너무 고단하고 분주한 때문이다.


냉정해져야 한다. 독해져야 한다. 가혹해질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위치에 지워진 숙명이자 저주다. 더이상 자기 좋은대로 좋은 사람으로만 살아갈 수 없는 형극의 길인 것이다. 매 걸음마다 시린 칼날이 밟히고 지나온 길은 피와 눈물로 얼룩진다. 그만한 각오가 없다면 대통령을 해서는 안된다. 무엇을 우선해야 하고 무엇을 가장 두려워해야 하며 무엇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하는가. 물론 대통령이 더 잘 알고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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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곡일로 2017.09.15 08:04 신고

    민간차원의 지원이면 민간기부금으로 지원하나? 말 장난치는거지~이상황에 대한의국민 누가 기부 하겠나? 세금으로 공적자금으로 국가차원의 지원이겠지......
    정치적이 아니라고?? 북한의 정치적 선택의 결과 발생된 문제를 보완하기위해 지원하는 것인데......즉 북한정치를 돕기위한 것인데...이런것을 정치적 지원이라는 것이고~~~ 무슨 인위적으로 대비할 범위를 넘는 자연재해도 아닌데....
    또 국민들을 농락하는 농락선전을 그만하기 바린다..

현대사회에서 인권이란 가장 우선해서 지켜야 하는 보편적 가치의 하나다. 인간이기에 가지는 권리다. 인간으로 태어난 순간 주어지는 권리다. 그것은 누구도 자의로 침범해서는 안되며 외적인 이유로 침해되어서도 안된다. 심지어 자신조차 자신의 인권을 마음대로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런 인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생명이라고 하는 당위다. 누구도 함부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되며, 쉽게 생명을 포기해서도 안된다. 그러니까 다른 정치외교적 이유로 인해 자신의 생존을 위협당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몇 차례 핵실험까지 감행한 것은 오로지 김정은과 그를 둘러싼 지배층의 결정이었다.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하긴 민주주의 국가라면 동기야 어쨌든 핵무기개발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작되어 살기가 어려워지면 탄핵이든 선거를 통한 심판이든 벌써 오래전에 집권자를 끌어내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낙후된 북한인데 오랜 경제제재로 더 어려운 처지로 내몰린 상황에서도 김정은과 그를 둘러싼 지배층은 여전히 절대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그런데 소수 지배층의 핵개발 의지를 좌절시키겠다고 북한주민들의 삶까지 궁지로 내모는 것은 정당한 판단인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간인까지 수단으로 삼아 폭격하고 학살하는 것이 과연 현대사회에서 용인되는가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처음이 아니었다. 그동안 북한에 대해 강경일변도였던 - 강경이라기보다는 그냥 포기나 방치에 가까웠지만 -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에서도 북한과 대화와 교류가 단절된 상황에서도 인도적인 지원은 계속 이뤄져 오고 있었다. 그냥 북한 정부에 쌀이며 의약품 및 생필품을 가져다 던져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제기구의 감시 아래 그것들이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된다. 그러니까 아무리 북한 지배층의 헛된 야망에 대해 국제사회가 단죄하는 와중이라도 그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고유한 인권, 그 가운데서도 생명권까지 침해당하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이, 생명이 살아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지키고 도와줘야 한다.


하긴 한국사회에서 인권이라는 개념은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아주 최근에서야 대중에게 허락된 것이었다. 그나마 항상 제한적이었고 단서가 붙어 있었다. 인권은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져야 한다. 지켜질 자격이 없는 사람의 인권은 얼마든지 무시되고 침해되어도 상관없다. 당장 인터넷이 그렇다. 오로지 자신들의 정의를 위해 아무렇지 않게 타인의 인권을 유린하고 그것을 심지어 자랑으로 여긴다. 인간이기에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천부의 권리가 아닌 자신들이 자의로 판단해서 자격을 부여하는 시혜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 주민들은 과연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아니 생명으로서 마땅히 지켜져야 할 생존권을 보장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인가. 자신들 개인이 아닌 자신들이 속한 국가의 이름이 그 자격마저 결정한다. 북한주민은 살 자격이 없다. 그들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을 자격이 없다. 이런 걸 흔히 맹목적 증오라 부른다.


국제사회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지원한다고 그냥 달랑 돈과 물건을 주고 북한정부더러 알아서 하라고 맡기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지난 보수정권에서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은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계속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리 북한 정부가 밉더라도 북한주민들까지 그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 당연히 합의된 현대사회의 보편적 정의가 같은 민족이라서가 아닌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써 북한주민들에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겨우 문재인 정부에서 검토중이라는 이유로 다시 색깔론이라니. 역시나 대한민국에 인권은 먼 이야기라고나 할까?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경제제재대로 따로다. 그건 전혀 별개다. 북한의 지배층을 타겟으로 그들의 해외자산을 동결하고 더이상 그들이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차단한다. 결국 고통받는 것은 북한주민도 마찬가지지만 부와 권력의 일방적인 편중이 북한의 지배층을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 항암제가 결국 정상세포도 죽이지만 더 탐욕스러운 암세포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정상세포까지 암세포와 함께 죽도록 방치해야만 하는가. 굳이 통일을 않더라도 바로 국경을 마주한 이웃나라 국민들이다. 당연한 말을 참 어렵게 받아들인다.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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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국민의당이 안되는 것이다. 저런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문제다. 대한민국은 입헌주의 국가다. 모든 법률과 명령과 제도는 헌법이 정의한 정신 위에 존재해야만 한다. 그러니까 국민들이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얼마나 헌법의 정신을 지키고 있고 어긋나 있는가 판단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인 것이다. 이 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이 실제 겪는 현실과 헌법의 정신을 이어준다. 그 헌법재판소장이다. 그런데 그런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하기 위해 가부를 묻는데 지명자의 자질과 성향, 능력이 아닌 임명권자에 대한 감정을 우선시한다. 그게 말이 된다 보는가?


결국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확실한 증거라 할 수 있다. 나라의 중대한 문제보다 문재인에 대한 감정이 우선한다. 헌법재판소장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중대성보다 오로지 대통령 문재인에 대한 반감만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당이 국민의당이었다. 친노친문 싫은 사람 모여라 해서 안철수를 중심으로 뛰쳐나가 만든 정당이 바로 국민의당이었다. 안철수가 당대표가 되고 가장 먼저 했던 일 역시 문재인을 목표로 다시 한 번 호남에서 호남홀대론을 불지피는 것이었다. 새삼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해악인가도 아랑곳않고 그저 문재인과 민주당만 꺾을 수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성향이나 능력과 상관없이 문재인이 하는 일을 훼방놓기 위해 부결시키고 만다. 나라도 국민도 무엇도 없는 그저 반문재인 정당과 정치인의 민낯이다.


하여튼 정치와는 담을 쌓고 살아왔던 탓에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금도조차 모른다. 일본에서는 북한이 미사일발사하고 핵실험하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총리인 아베 신조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대응하려고 한다. 어찌되었거나 지금 총리는 아베다. 모든 판단과 결정은 총리인 아베와 그 정부의 책임 아래 내려질 것이다. 보다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그리고 그렇게 내려진 결론이 바로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정치권과 국민이 모두 하나가 되어 아베에게 힘을 실어준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그럴 수 없다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래도 원내 3위의 의석수를 가진 유력정당의 대표다. 그런데 이 위중한 시기에 자기가 정부의 대사들은 물론 외교부장관까지 교체하겠다 기자들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떠들어댄다? 아무도 하지 않는 짓을 자기는 하고 있으니 새정치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안철수만이 아니다. 어째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지도 문재인정부의 여러 실책들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오를 줄 모르는가. 위기상황이면 어떻게든 야당 또한 정부에 협력해야 한다. 6차핵실험의 결과 북한이 수소폭탄의 개발에 성공했다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어떻게하면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까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북한보다 먼저 대통령부터 공격한다. 어떻게하면 북한핵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대안을 내놓기 전에 오로지 대통령을 공격해서 끌어내릴 궁리만 하고 있다. 국가도 국민도 전혀 안중에 없이 그저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을 끌어내리기 위한 당리당략에만 열심이다. 안철수가 괜히 자유한국당과 함께 노는 것이 아니다. 염치도 도의도 양심도 모르는 그들과 안철수의 정치가 전혀 다르지 않다. 문재인만 끌어내리고 자신이 대통령이 될 수 있으면 나라가 더 위기에 빠지는 것이 더 좋다. 아니라 장담할 수 있는가?


도대체 그런 정당 그런 정치인들에게 어떻게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그런 건 머리가 아닌 본능으로 느끼는 것이다. 저놈들에게는 나라도 국민도, 무엇보다 유권자인 나마저도 전혀 안중에 없다. 최소한 문재인을 지지하는 70%가 넘는 유권자들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아도 나라의 주권자인 유권자들이기에 그들의 눈피를 살치는 척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문재인만 거꾸러뜨리면 된다. 문재인만 거꾸러뜨리면 국민들의 지지는 자신들에게 돌아온다. 그래서 지지가 돌아오면 그때 자신들은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무엇으로 문재인과 다른 자신들만의 대안으로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일까? 문재인을 빼고 단 한 마디라도 해보았으면 싶다.


그냥 자폭이다. 열심히 밧줄을 잡아끄는 동료를 골탕먹이겠다고 절벽에 매달려서 밧줄을 끊으려는 심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자신들이 공당으로서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나라와 국민에 대해 궁리하고 고민하며 대안들을 생각하고 있는가. 어떤 대한민국을, 어떤 대한민국의 미래를 자신들은 그리고 있는가. 그것이 이념이며 지향이라 하는 것일 게다.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다. 문재인이 싫다.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 그래서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고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자칭진보언론들도 있다. 한국정치가 참 저렴해진다. 모멸감마저 느낀다. 이것이 바로 내가 사는 나라의 정치다.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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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나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념적으로 성향이 전혀 달라 동의할 수 없었다는 명분이라도 있다는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두 정당 모두 보수를 표방하고 있다. 두 정당이 지향하는 보수적 가치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자의 성향이 충돌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므로 자신들의 이념과 신념, 양심에 비추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에 동의하지 못하겠다. 실제 그러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 국민의당은 무엇인가?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고 가장 처음 나왔어야 할 말이 바로 이것에 대한 것이었어야 한다. 자신들은 어째서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반대하고 어떤 이유에서 임명에 동의하지 않고 부결에 표를 던졌는가. 심지어 김동철 원내대표와도 말이 다르다. 자기들이 아니라 민주당의 반란표일 것이다. 어떻게 해서는 부결로 인한 국민의당의 정치적 책임을 줄여보려 되도 않는 말까지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당대표라는 사람이 한다는 소리가 자기들 정당에 결정권이 있다는 따위였다니. 그러니까 캐스팅보트를 쥔 제 3정당으로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부결시켰다는 소리다. 국가도 국민도 없고 이념도 신념도 없는 그저 당의 이익만을 위한 결정이었다.


원래 그런 사람인 것을 알았으니 새삼 실망도 없다. 도대체 한경오는 뭔 생각으로 이런 안철수를 대통령후보로 밀었던 것일까? 안희정이 민주당 경선에서 낙마해서? 황교안이 보수정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아서? 유승민이 자유한국당 후보가 아니었어서? 홍준표가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아서? 자기가 뭔 소리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인간이 한때 유력 대선후보였다. 대중의 가벼움도 함께 읽고 만다. 한바탕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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