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겨레나 경향의 경영진이었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나경원을 아주 가루가 되도록 까댔을 것이다. 친검언론이라고 비난을 듣지 않았는가. 조국 까고, 문재인 무시하고, 추미애 욕했다고 보수진영과 붙어먹는 언론이라고 원래 자신들의 독자층이었을 민주진영으로부터 오만 비난을 듣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아니다. 그냥 자신들이 추구하던 진보적 가치를 위한 것이었다. 이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 잘못이 있으니 비판한 것이다. 그러니 보라. 자기들이 어떻게 유사한 사안에 대해 다른 정파의 인물들 역시 가리지 않고 비판하고 있는지. 알리바이다. 그런데 어떤가?

 

한겨레와 경향, 아니 자칭 진보 전체가 국민을 개돼지 이하로 여기는 것이야 아주 오래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모를 수 없다. 타인의 대학을 가지고 조롱하고, 가난을 가지고 집단으로 비웃는 놈들이 바로 자칭 진보들이라는 것이다. 서민이 공부 운운하며 대통령을 조롱했을 때 그래서 그다지 새삼스럽단 생각도 들지 않았었다. 자기들 만큼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자신들처럼 교양있고 품위있는 환경에서 제대로 배우며 자란 것도 아니다. 더욱 자기들처럼 유명하지도 않고 사회적으로 영향력도 없다. 진중권도 무시당하는 동네라니까. 서울대면서 하필 미학과라고 한 번 무시당하고, 진보진영에서 활동가로서 이렇다 할 내세울 것이 없다는 사실로 무시당한다. 너같은 놈이 뭘 알고 뭘 하겠는가. 진짜 대놓고 무시하더라. 듣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다. 내가 때로 진중권을 동정하게 되는 이유다. 진보진영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래서다. 누구를 비판할 것인가는 자신들이 정한다. 어떤 기준으로 비판할 것인가도 자기들이 정하는 것이다. 거기다 대고 뭐라 한 마디 하는 자체가 감히 '무엄'한 것이다. 더구나 기자다. 고작 신문사 편집국장 나부랭이가 아예 집권여당의 원내대표에게 협박까지 하지 않는가. 일개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쉴 새 없이 전화를 걸며 아주 신경질까지 부린다. 장관도 우습다. 대통령인들 아닐까. 그러니까 뭐든 내 마음대로 하겠다. 늬들 뭐라든 신경도 쓰지 않겠다. 그러므로 나경원은 거른다. 국민의힘 인사들도 모두 거른다. 자기들은 오로지 한 놈 만 팬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만을 집요하게 아주 작은 꼬투리라도 잡아서 공격해서 마침내 거꾸러뜨릴 것이다.

 

오죽하면 지난 광복절 집회로 인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개천절과 한글날 광화문 광장을 막았다고 지랄하는 중이란 것이다. 지난 2월 한겨레와 경향 등 자칭 진보언론들의 기사를 돌아보자. 신나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어 사람들이 죽어나가니까 오히려 신나서 떠들어대고 있었다. 이제 민주당은 망했다. 문재인 정권은 끝났다. 그래서 심상정도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입에 올렸던 것 아니던가.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그래서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국민들은 절망속에 신음하고, 그래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이 타격받는 상황을. 그러니까 보수진영에서 원하는대로 광장을 열어 코로나19를 더욱 확산시킬 계기를 만들라.

 

타이밍이 늦었는데 검찰로부터 받은 그대로 확실하지도 않은 옵티머스와 라임을 권력형 게이트로 아예 확정짓는 듯한 내용까지 내보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SBS 이름만 나왔다고 SBS만 있는 게 아니란 것이다. 조국 때는 안 그랬는가? 그래서 혹시라도 사람들이 눈치챌까 알리바이를 위해서라도 나경원도 조국과 같은 기준으로 비판했으면 어땠을까? 가오가 떨어지지 않는가? 저따위 개돼지들 보라고 감히 국민의당 소속의 전국회의원인 나경원을 정면으로 비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겨레가 박덕흠 관련 기사를 낸 것도 윤석열이 시켜서 그런 것이라 말하는 것이다. 한겨레가 진짜 정의감으로 그같은 사실들을 직접 취재해서 보도했다면 어째서 나경원에 대해서는 아닌 것인가. 

 

사람들이 뭐라 하든 자기들은 조국만 욕하겠다. 조국만 까겠다. 정의연만 욕하고 추미애만 비난하고 강경화만 트집잡겠다. 물론 윤석열이 시키면 가끔 박덕흠 정도는 까발릴 수도 있다. 나경원에 대한 보도를 보면 그래서 어이없어 웃음만 나온다. 원래 그런 놈들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이렇게까지 노골적일 수 있을까. 반에 반만, 아니 10분의 1, 100분의 1만 비판하는 기사를 냈어도, 강도도 딱 그 정도만 내 주었어도 이렇게 의심하는 일은 없을 텐데. 물론 처음부터 확신을 가지기는 했다. 그래서 똥걸레다. 견향인 것이고.

 

참여정부 시절 내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머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본능처럼 몸에 배고 말았다. 가장 위험한 놈들이 정의로운 놈들이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자기만 정의로운 놈들이다. 다른 말로 확신범이라 부른다. 조선일보보다 더 나쁘다는 이유다. 조선일보는 자기들의 이해가 걸려 있으니 그런다지만 한겨레와 경향은 어째서 그런 선택을 번번히 하는 것일까? 아주 질낮은 농담일 것이라 생각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죽고 한겨레 편집국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아니길 바라지만. 경향이야 뭐 평소에도 죽을 사람 죽었다고 당당히 말하는 놈들이라. 너무 뻔하다.

언론에 대한 기대야 오래전에 접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한다. 오히려 정도가 더 심한 사안임에도 나경원 하는 소리 다 받아쓰며 변명까지 대신해주는 모습을 보면 저놈들이 주장하던 공정과 정의라는 게 대체 뭐였을가? 역시나 나경원에 대해서는 전혀 분노하지 않는 자칭 청년들이며 지식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에 다시 없을 악인이고 부패한 인물로 조국 전장관은 몰아가더니 나경원은 뭐라? 모성애? 

 

이러니 조국사태야 말로 한국 사회의 바닥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진짜 바닥이지 않은가. 저들의 공정과 정의와 합리라는 것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안진걸 소장이 아주 큰 일을 했다. 입시와 관련해서 유사하면서도 명백한 불법이었던 나경원과 불법이라고는 사실상 없었던 정경심에 대한 검찰과 언론과 지식인과 청년들의 다른 태도를 보며 깨닫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저것들은 그냥 쓰레기다. 버러지다. 폐기물이다.

 

그 정의롭다던 한겨레 경향마저 지금은 철저히 침묵하고 있는 중이다. KBS도 결국 사회부장의 압력이었는데 나경원 캐다가 접고서는 열심히 나경원 떠드는 소리만 받아서 같이 떠들고 있는 중이다. 나경원 취재하던 그 기자가 사회부 소속이었다던가? 바로 김경록PB 인터뷰 왜곡하고도 잘했다 큰소리치던 그 인간이 부장으로 있는 곳이다. 문재인 정권 무너뜨려 파업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는 그 인간이기도 하고.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좋은 기자는 다 죽었다. 죽은 기자만이 좋은 기자다. 망한 언론사만이 좋은 언론사다. 언론은 쓰레기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평생을 믿어 온 신념을 바꿔 버렸다. 언론의 자유? 후쿠시마에나 던져 버리라. 기자에게 인권이란 없다. 그럴 자격조차 없다. 진보? 세상에 진보가 어디있게? 새삼 분노하는 것도 내가 아직 미숙한 증거다. 분노할 거리도 안된다. 원래 그런 것들인 것을.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사실 지식인에게 있어 어용이란 궁극적 목표이자 이상일 것이다. 정확히 어용이라기보다는 권력 자체가 되기를 대부분 바랄 것이다. 그래야지만 평소 자기가 생각하고 주장하던 것들을 실제 현실에서 구현해 볼 수 있을 테니까. 그냥 주장만 하고 말 것이면 뭣하러 그 노력을 들여가며 배우고 궁리하고 논쟁까지 하겠는가.

 

권력에 초연한 듯 보였지만 그럼에도 진중권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얼마나 열심히 정치권 주위를 얼씬거리고 있었는가는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슨 자리라도 맡기겠다 하면 좋아라 달려가서 덜컥 맡는 것이 일상이었다. 다만 어기까지였다. 진중권이 진보정당과 감정이 틀어진 이유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게 서울대 미학과는 서울대에서도 듣보잡이거든. 그래도 진보쪽에서 한 자리 하려면 서울대에서도 함부를 따져보지 않으면 안된다. 아니면 현장에서 활동가로써 쌓아 온 실적이 있었거나. 즉 학벌도 안되고, 그렇다고 실적도 경력도 없고, 그걸 누가 써주겠는가.

 

그래서 항상 진보정당 주위를 맴돌기만 했었다. 자기는 권력에 관심이 없다. 정치는 생각이 없다. 당직이며 공천이며 줘도 안 받는다. 그런데 줘 본 적이 없거든. 무슨 비대위 비슷한 거 하면 한 자리 챙겨주기는 하는데 정작 실제 뭔가를 할 만한 자리는 아예 제안조차 가 본 적이 없었다. 요즘 진중권이 신나 있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 까닭이다. 생전 처음이다. 이렇게까지 자기가 주목받고 인정받고 대우받는 시절은. 심지어 거대양당 가운데 한 정당에서 자신을 직접 거론하며 당을 이끄는 비대위장까지 자기와 직접 만나고 있지 않은가. 여기라면 조금 다를까.

 

전부터 느끼기는 했다. 원래 진중권은 욕을 해도 아주 찰지게 욕한다. 조롱하고 비아냥거려도 아주 자연스럽게 매끄럽게 하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논객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난들을 보면 일부러 만들어 비난한다는 느낌을 어쩔 수 없이 받게 된다. 이렇게해야 사람들이 다시 자기를 주목해주고 인정해주고 대우해주지 않을까. 딱 지금 정의당이 보이는 행보 그대로다.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쓴 글을 받아써줄 누군가를.

 

요즘 기분이 많이 좋을 것이다. 어쩌면 아주 잘만 하면 국민의힘에서도 한 자리 맡게 될 지 모른다. 무언가 자기가 주장하는 것들이 실제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게 될 지 모른다. 나라도 신나겠다. 지식인으로서 그런 위치에 오른다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이던가. 더 이상 들어가면 인신공격이 되므로 여기서 커트.

 

역사상 많았다. 한 자리 얻기 위해 의리도 인정도 신념도 도의도 다 버리고 실리를 쫓아가던 이들이. 삼국지에서도 그래서 서로 목숨걸고 싸웠던 이들이 처삼촌이고 조카이고 뭐 어쩌고저쩌고 친척관계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기회가 있으면 잡아야지. 진심을 알고 나니 욕하기가 그렇다. 그 길이 그 쪽에 있다면야. 버려지지만 마라. 응원해 본다.

정권이 부패했다는 것은 정권의 권력이 부정하게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우연히 친구 부인과 눈맞아서 바람이 났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 권력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그냥 눈살찌푸려지는 부도덕한 사생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개인이 부도덕한 것이지 정권이 부도덕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선진국들에서도 아무리 권력자라도 개인의 사생활과 공적인 영역은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같은 부정하고 부당한 행위를 하는데 있어 정권의 구성원으로서 주어진 권력을 부정하게 부당하게 사용했던 것인가. 자신의 권력을 수단삼아 부정하고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 했던 것인가. 이를테면 펀드에 투자하고는 자기가 투자한 펀드가 수익을 내도록 관계부처에 압력을 행사했는가. 혹은 관계공무원에게 청탁을 넣었었는가. 그도 아니면 자기가 직접 편의를 봐주었는가. 그도 아니고 단지 사기로 결론이 난 펀드에 수익자로 가입해 있었다. 뭘 어쩌라고?

 

하물며 아직 공직에 나가기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대부분 사인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문제가 되더라도 작게 문책받고 끝날 정도의 사안이다. 사실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어도 이미 법적인 처벌도 다 끝났다면 더이상 문제삼아서 안되는 것이다. 법적인 처벌이라는 게 그런 의미다. 그래서 보호감호란 제도가 문제가 되었던 것이었고. 처벌을 받고 나서 크게 반성하여 오히려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면 과거의 죄를 근거로 그를 비난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아무튼 권력이 주어지기도 전에 권력과 상관없이 벌어진 일들에 대해 부정과 비리의 굴레를 씌우는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모씨의 사생활에 대해 사람들이 이미 알면서도 크게 거론하지 않았던 이유였다. 말 그대로 사생활이었으니까. 평소 하는 짓거리가 어떻든 개인의 사생활은 별개의 영역일 테니까. 그게 바로 공사의 구분이라는 것이다. 서로 정치적으로 죽어라 싸우는 사이더라도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는 영역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제와서 그 사생활 문제를 들추기 시작했는가. 지금 그 모씨가 공사를 가리지 않고 타인을 음해하고 비난하는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직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저지른 행위들에 대해서는 모성애, 아직 그저 일개 대학교수에 불과하던 시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무슨 엄마찬스네 공정성이네 무려 수백만 건의 기사가 쏟아진다.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 것인가? 안다. 나경원은 그래도 된다. 그러나 조국은 그래서는 안된다. 누가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정당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가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나경원이 그러는 건 권리고 조국이 그러는 건 월권이다.

 

정권이 부패했는가? 그래서 어디서 어떤 권력이 그렇게 부정하게 부당하게 쓰였다는 것인가. 사기펀드에 수익자로 이름이 올라갔다? 그래서 원금 돌려받지 못하면 그냥 똑같은 사기피해자인 것이다. 사기꾼의 말만 믿고는 돈을 받았다 기사를 냈다가 이번에는 사기꾼의 말이니까 믿을 수 없다며 폭로에는 귀를 닫는다. 모씨에 대해서는 그냥 원래 자칭 진보란 그런 놈들이란 말로 가름하려 한다. 별 병신같은 프레임이다. 의도가 많이 성공한 것 같기는 하다.

이건 사실 지능의 문제다. 누군가 부산항에 배가 들어오면 갚겠다고 돈을 빌려갔다. 돈을 빌려준 자체가 인천항에 들어올 배가 있다고 인정하고 믿고 있었다는 뜻이다. 다른 누군가가 묻는다.

 

"그 배는 지금 어디 있죠?"

"지금 부산항까지 사흘 거리에 있다네요."

 

그래서 그 배는 반드시 그 곳에 존재하는 것일까? 배가 그곳에 실제 있다면 돈은 채무와 채권이 되는 것이고, 배가 없다면 사기가 된다. 더구나 결국 사기인 것이 밝혀졌을 경우 배가 어디 있다던 피해자의 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SBS가 김한석씨의 주장을 보도한 자체가 전혀 아무 의미도 없는, 조금만 보도의 매커니즘을 알아도 바로 악의라 느낄 수밖에 없는 행위라는 이유다. 그러면 사실취재를 해야지. 김한석이 이러이러한 말을 펀드사로부터 들었다는데 과연 사실인가. 피해자가 어떤 식으로 속아서 당했는지 모르는데 그 주장을 그대로 다 믿고 보도하나? 바보야?

 

자기가 정부관계자나 정권의 실세를 직접 보고서 그리 주장한 것이 아니었다. 실제 펀드에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하고서 그리 전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그렇다더라. 높은 사람 팔고 사기치는 건 사기의 기본 가운데 기본이다. 사진 한 장 찍고서 - 아니 아예 그 사진까지 조작해서 내가 이런 사람과 안다고 구라를 친다. 그런데 그걸 변명이라고 하고 있다.

 

이목희가 참 좋은 말을 했다. SBS는 좀 탄압당해도 된다. 그렇지 않은 언론이 몇이나 되겠냐만. 딱 10년만 언론 특정으로 언론이 그토록 좋아하는 박정희처럼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명박근혜처럼만 해도 된다. 버러지들.

비유하자면 인근에서 마약이 갑자기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나를 붙잡아놓고는 마약제조범으로 몰아가는 상황과 비슷한 것이다. 학교 다닐 때 화학 배웠지? 실험도구들 대충 쓸 줄 알지? 인터넷으로 화학과 관련한 사이트를 많이 검색했네? 그러니까 너 유죄! 그래서 내가 항변하지. 그래도 난 마약 만드는 법 같은 거 몰라요. 그러자 검사가 자신있게 나선다.

 

"봐라, 이거랑 이거랑 이거랑 이렇게 해서 이렇게 섞으면 마약이 만들어지지 않느냐? 만들 수 있지? 그러니까 너 유죄!"

 

개소리인 것 다 알겠지? 그러니까 거기에 쓰인 재료들을 내가 어떻게 준비했느냐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서 어떤 경로를 통해서 그런 재료들을 확보했고 남은 것이 있으면 지금 어디에 있는가? 도대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약을 만들었다는 것이며 그에 대한 확실한 단서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상관없다. 검사가 무려 법정에서 마약합성을 시연했다. 그러니까 얼마든지 마약을 만들 수 있으므로 나는 유죄. 이딴 게 언론이란 것들이에요.

 

다른 것 다 떠나서 MS워드를 쓸 줄 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것이다. 그냥 MS워드로 텍스트입력과 수정이나 하는 정도로도 MS워드를 쓸 줄 안다고 말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아니 엑셀 가지고 별 짓을 다하던 직장 여직원이 정작 내가 아는 것을 몰라서 신기해 한 기억마저 있었을 정도다. 당연히 그 밖의 기능들에 대해서는 내가 그 여직원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내가 엑셀을 못 쓰느냐. 그냥 기본적인 것 정도는 아직 가능하다니까. 무엇보다 누가 문서편집하면서 이미지파일까지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해서 편집해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그림판만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고보니 파일 잘라서 붙이는 거라면 그림판이 MS워드보다 훨씬 더 나을 것이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 여직원의 경우처럼 MS워드 가지고 별 짓을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되었다는 뜻인가.

 

사실 거기서부터가 문제다. MS워드에 그런 기능이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걸 쓸 줄 아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당연히 화학물질과 화학물질을 합치면 화학반응이 일어날 테고 마약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화학물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아는 것과 전혀 별개인 것이다. 무엇보다 MS워드로 한 작업 이전과 이후에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한 작업들이 또 추가되어야 한다. 한글이야 그런데도 전혀 아예 다루지 못한다 했었고, 그 밖에 가능성 있는 프로그램들은 아예 컴퓨터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컴퓨터가 동양대에서 쓰이던 시점에 정경심 교수는 서울에 있었다. 그런데 다 무시하고 시연에 성공했다더라. 30초 걸렸다더라.

 

아쉬운 건 저 가운데 대부분은 윤석열을 위해 총대를 맬 만한 급이 못된다는 것이다. 역시 후보는 JTBC와 MBC 둘 중 하나일 듯하다. 추미애 장관 아파트에서 뻗치기 하는 것 얼굴 찍어 공개했다고 그 생난리를 치던 언론들이 검찰총장 인터뷰하겠다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 언론사 기자들이 송치된 사실에는 철저히 침묵한다. 기자협회장이 한겨레 출신이었지. 이번에 덕분에 바닥을 보게 된 언론이 많이 있다. 좀 되는 것 가지고 몰아가야지. 너무하잖은가?

 

검사가 MS워드로 어디까지 할 수 있다와 실제 당사자가 그것을 그대로 할 수 있다는 별개란 것이다. 걸리는 시간도 제각각이다. 검사가 재판정에서 마약 합성했다고 내가 진짜 마약제조범이냐는 것이다. 버러지 새끼들은 진짜 반성이라는 게 없다. 역시 기자는 탄압밖에 답이 없다. 좋은 언론은 죽은 언론 뿐이다. 유일한 진리다.

유방이 한신에게 물었다. 나는 얼마의 병사를 거느릴 수 있는가. 한신이 대답했다. 10만이면 충분합니다. 다시 유방이 물었다. 그러면 그대는 얼마의 병사를 거느릴 수 있는가. 역시 한신이 대답했다. 많을수록 좋습니다. 다다익선의 고사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첫번째 북벌을 시작했을 때 위연이 의견을 냈다. 내게 5천의 병사만 주면 자오곡을 통해 장안을 바로 급습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5천이었을까? 그리 자오곡으로 가로지르는 것이 빠르고 기습의 효과도 크다면 그냥 촉군 전체가 자오곡을 통해 장안으로 들이치면 되는 것이다. 

 

역사상 소수의 병력으로 신출귀몰하며 종횡무진 수많은 전공을 쌓아 온 영웅이 정작 대군을 이끌고 야전에 나서서는 어이없이 패하고 마는 경우가 역사에는 매우 흔하다. 당연하다. 소수의 병력을 이끌고 유격전을 벌이는 것과 대군을 이끌고 야전을 치르는 것은 비슷해 보여도 성격이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병력이 적으면 그만큼 지휘에 따른 부담도 적다. 보급이야 민가 몇 개만 약탈해도 먹을 것 정도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고,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 주둔지나 기동로에 따른 제약도 그리 크지 않다. 심지어 지형을 이용해서 아예 적의 눈에 띄지 않도록 병력을 감추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지휘관의 역량에 따라 적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취약한 지점으로 직접 기동하여 공격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반대로 병력이 많으면 그만큼 보급이며, 주둔이며, 기동에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르고, 무엇보다 적에게 훤히 노출될 것을 감안하고 작전을 펴지 않으면 안된다. 난이도가 다른 것이다. 그저 얼굴도 이름도 성격까지 다 아는 몇몇이서 대군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은밀한 경로를 이용해서 적의 약점을 급습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과 단지 숫자에 지나지 않는 수많은 대군을 이끌고 뻔히 예상할 수 있는 경루 가운데 선택하여 적의 의도 아래에서 야전을 치르고 승리를 거두는 것이 절대 같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둘 중 더 어렵고 더 힘든 것이 바로 후자일 것이다. 소수의 병력으로 유격전을 치르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바로 대군을 이끌고 회전을 하는 것이다.

 

바로 이재명과 이낙연의 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은 혼자다. 경기도 도정의 수장은 도지사의 자리에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중앙정치에 경기도의 자원을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중앙정치에서 이재명이 무슨 꼴을 당하든 경기도가 직접 영향을 받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냥 별개다. 경기도정은 도정, 중앙정치는 정치, 대선후보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여전히 경기도지사로 있을 것이고, 대선후보경선에서 승리하면 더이상 경기도지사가 아니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혼자서 싸워야 한다. 배경이 되어 줄만한 세력도 없지만 그런 만큼 책임져야 하는 대상도 없다. 그러니까 마음껏 말로 떠들어도 된다. 더구나 자기 혼자 떠든다고 실제 이루어질 것도 아니기에 더욱 결과에 대한 부담 없이 자기 옳은 소리만 한다고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낙연은 아니다.

 

이낙연은 어쨌거나 현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였다. 이낙연의 행보는 당연히 현정부의 입장과도 이어지게 된다. 더구나 당대표다. 이낙연의 말 한 마디는 이낙연 개인의 주장이 아닌 당 전체의 입장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리고 무려 180석에 가까운 거대여당의 대표로써 무심코 내뱉은 말 한 마디가 실제 현실의 정책으로까지 - 혹은 그럴 수 있다는 예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말도 행동도 그만큼 조심스러워야 한다. 대신 조심스러운 만큼 고심끝에 내뱉은 말 한 마디 선택한 행동 하나는 큰 파급력을 가지게 된다. 그에 어울리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 과연 거대여당의 대표로써 전직 국무총리로써 얼마나 자신의 책임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있는가. 

 

그래서 이재명과 이낙연의 역할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재명은 밖에서 이런저런 주장들을 자유롭게 펼침으로써 장차 국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아젠다를 만들고, 이낙연은 원내에서 압도적인 다수의 의석을 가지고 야당과 언론과 기득권들의 저항을 누르고 현실적인 개혁을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이재명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실질은 없지만 명분을 위한 유격적인 것이고, 이낙연은 명분보다는 실질을 이루기 위한 야전이고 회전인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의 발걸음은 빨라야 하고, 이낙연의 발걸음은 무거워야 한다. 이재명의 말과 행동은 가벼울수록 좋지만 이낙연의 말과 행동은 답답할 정도로 느린 것이 더 최선이다. 오히려 책임이 있는 위치에서는 인내가 곧 실력이고 용기고 의지가 되는 때가 있다. 다만 그렇다고 너무 느리고 무거우면 때를 잃게 된다.

 

그래서 한 편으로 이재명이 조심해야 하는 것은 그 빠르고 가벼운 행보 가운데 덜컥 누군가에게 발목을 잡히는 상황일 것이다. 밑을 보지 못한다. 아니 봐서는 안된다. 그러면 느려진다. 무거워진다. 이재명이 이낙연처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기보다 실익이 없다. 자유로운 위치를 마음껏 이용하며 즐겨야 한다. 이낙연은 그래서 반대로 너무 신중한 나머지 때를 놓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성급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신중해서도 안된다. 이번 공수처설치가 차기 대선주자로서 이낙연에게 매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는 이유인 것이다. 바로 대군이 나서야 할 상황이다. 170석이 넘는 거대여당을 이끌고 과연 어떻게 공수처설치라는 정부와 당의 개혁과제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

 

자잘한 논쟁에 굳이 휘말릴 필요가 없다. 성급하게 자기 입장을 밝힐 필요도 없다. 그런 건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 있는 이재명에게 맡기면 된다. 이낙연은 큰 싸움만 하면 된다. 굵고 큰 싸움만 전담해 맡으면 된다. 그러라고 있는 당대표다. 더구나 어느때보다 차기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당대표인 것이다. 역대 어느 당대표도 이렇게 대권을 예정해두고 있지 못했다. 실수만 하지 않아도 현정부의 성공은 고스란히 정권의 재창출로 이어진다. 그 중심에 이낙연 자신이 있다. 그 위치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굳이 조언할 필요 없이 이낙연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대처하고 있는 듯하다. 무겁지만 둔하지 않고, 신중하지만 느리지 않다. 따박따박 차근차근 문재인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어느새 돌아보면 있어야 할 그 자리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서 있다.

 

어느때보다 행복한 시절이란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둘 다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의 가치를 대변하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라는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었는 민주당 정권은 계속 이어진다. 더구나 각자 자신의 위치에 맞은 역할을 알아서 잘 찾아서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누가 더 잘났고 못하고보다는 그냥 서로 놓인 위치와 처지가 다른 것이다. 다만 과연 이재명이 유격전을 마치고 중앙무대에서 이낙연과 격돌했을 때 정규전에서도 얼마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미지수다. 빠르고 날카로운데 단단함은 부족하다.

 

우열을 따질 때가 아니란 것이다. 이재명에게는 이재명의 장점이 있고 이낙연에게는 이낙연의 강점이 있다. 그 모든 것이 지금 민주당의 자산이란 것이다. 차기 대권을 약속하는 무기다. 기뻐해야 한다. 당연히 즐기는 중이다. 100년만 가자.

작년 10월이었나? 처음 알릴레오에서 유시민 이사장이 KBS의 김경록PB 인터뷰왜곡과 검찰과의 유착의혹을 터뜨렸을 때 바로 타이밍 좋게 한겨레에서 윤석열은 윤중천과 엮는 오보를 내면서 뉴스를 묻어 버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한겨레의 오보로 떠들썩한 사이 검찰은 김경록PB를 다시 소환하고 변호사를 통해 인터뷰 녹취까지 확보해서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었다. 당연히 당시 정부의 사주를 받고 친정부언론인 한겨레가 검찰총장을 음해하려 한다는 여론까지 만들어냈던 한겨레의 하어영은 검찰총장의 고발까지 받은 것에 비해 수사 한 번 받은 적 없이 지금도 잘 기자질하는 중이다.

 

올 3월 말에도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지며 한창 검찰수사를 하네마네 하고 있던 당시 KBS도 결정적인 오보를 냄으로써 프레임전환에 성공한 바 있었다. 이동재가 친여성향의 사기꾼 제보자X가 파놓은 함정에 걸린 것이란 보수진영의 프레임에 더해서 친정부적인 KBS가 한동훈을 음해하려 오보를 냈다는 사실을 추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한동훈과 나아가 윤석열을 노리고 여권에서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조작하여 몰아간 사건이라는 확실한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당연히 당시 오보를 낸 결과 한동훈에게 민사소송까지 당했던 기자와 앵커는 아직 기본적인 송사조차 않고 있는 상태다. 닮지 않았는가. 마치 대중의 의심을 불식시키려는 듯 윤석열이나 한동훈이나 오보를 낸 당사자를 고발하고 고소했지만 정작 아무일 없이 멀쩡하게 기자질하고 앵커질도 하고 있는 중이다. 우연이겠는가.

 

그래서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누구일까? 그래도 한겨레급은 되어야 오보를 냈을 때 파급력도 생긴다. 서울신문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의심스럽긴 하지만 - 답지 않게 기사를 너무 열심히 쏟아내고 있다. 이놈들도 한국일보랑 비슷한 급이었을 텐데 - 그렇다고 오보를 내서 프레임을 바꾸기에는 그 영향력이 너무 미미하다. 그래서 경향도 의심하지 않는다. 경향이 친검찰언론이라는 것이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검찰이 느닷없이 검찰에 불리한 보도를 한다면 그 의도부터 의심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일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향일보의 급이 서울신문의 그것보다 그리 높은 것도 아니다. 거기서 거기인 고만고만한 수준인데 경향일보가 그 역할을 맡기에는 그 존재가 너무 미미하다. 조중동국문세야 당연히 경향일보와 같은 이유로 아닐 것이고, 한경매경 역시 조중동이나 다르지 않다. 뉴스원, 뉴시스, 노컷뉴스는 일단 경향일보부터 이기고 올라와야 한다. SBS는 입장문에도 이름이 올라 있는 언론인데?

 

그렇게 하나씩 짚고 나니 남는 이름이 딱 둘이다. 정확히 넷이다. 한겨레와 KBS가 한 번 더 그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이번에는 한겨레와 KBS가 동시에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될 수도 있다. 한겨레와 KBS에 기자가 얼마나 많게. 가장 의심되는 것은 한겨레의 김완, 그리고 KBS는 역시 '댓읽기' 출신들일 가능성이 높다. 저번에도 정연욱이 총대를 매고 한동훈 구하기에 나섰었다. 만일 이 둘이 아니라면 결국 남는 것은 아직 손석희의 그림자가 남아 있는 JTBC와 그동안 검찰과 적대해 왔던 MBC가 아닐까. 이 가운데 가장 파급력이 큰 것은 검찰을 정면으로 겨누며 비판하는 보도를 해왔던 MBC일 것이고, 아직 JTBC의 실체를 모르는 대중들이라면 그쪽의 보도가 더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보니 JTBC답지 않게 검찰에 불리한 보도를 참 열심히 내보내고 있는 중이다. 너무 열심히 내는 것이 오히려 더 의심스럽기조차 하다. 차라리 MBC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보도가 상당히 조심스럽던데.

 

지금으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JTBC, 한겨레, KBS다. MBC가 나선다면 그때는 윤석열의 능력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 가끔 정신나간 짓거리를 하는 것으로 봐서 MBC도 완전히 마음놓을 수 없기는 하지만. 아무튼 과연 어디이고 누구일지 그래서 궁금해지는 것이다. 누가 윤석열 총장을 위해 마지막으로 총대를 맬 것인가. 그리고 이번에도 또 고소하네 고발하네 하며 자기들끼리 생쇼를 하게 될 것인지. 윤석열의 마지막 위기다. 아니 기득권 검찰의 마지막 위기인 것이다. 반드시 구해야 한다. 진짜는 마지막에 나타난다. 기대하는 바이기도 하다. 과연 누굴까? 어떤 내용일까? 흥미롭다.

참 오래 기다렸다. 기다리다 지쳐 아예 왜 아직 윤석열을 내치지 않았느냐며 지랄하는 지지자마저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문제가 명확한데, 그로 인해 여권의 피해가 이토록 심각한데, 차라리 윤석열을 일찌감치 내쳤으면 잠시 욕먹고 말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그건 그쪽 입장이고. 지지자들 보기에나 윤석열에게 문제가 많았지 일반적으로 그렇게 검찰총장 자리에서 내쫓길 만큼 크게 잘못이 드러나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오히려 현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여러 수사를 진행하며 자신을 향한 공격은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까지 완벽하게 마련해 둔 터였다. 자칫 윤석열을 잘못 공격할 경우 오히려 역풍은 역풍대로 맞고 윤석열의 체급만 키워줄 우려가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면 좀 나을 것인가. 차라리 윤석열처럼 노골적인 쪽이 상대하기도 편하다. 문무일은 그런 점에서 윤석열보다 더 성가신 상대였다.

 

그런 이유로 작년 조국사태 이후 1년 넘게 문재인 대통령이나 추미애 장관이나 민주당 국회의원들 역시 오랜동안 인내하며 윤석열이 하는 꼬라지를 인내하며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알고 있었다. 누구 말마따나 자기 금융계좌 털릴 걱정 없이 살아온 검찰놈들이 자기관리에 그렇게 철저했을 리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점에서 윤석열은 이미 청문회 당시부터 많은 문제들이 불거져나오며 털어먹기 딱 좋은 상태였었다. 아마도 아내 김건희나 장모의 증권조작이며 사문서위조를 통한 사기혐의가 그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큰 것이 걸리고 만 것이다. 현직 검찰총장이 직접 개입해서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낸 금융사건의 당사자들과 거래하여 정부와 여당을 음해하기 위한 정치공작을 꾸미고 있었다. 과연 일반적인 국민정서에서 그런 상황까지도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이야 말로 윤석열과 그 측근을 탈탈 털어서 바닥까지 보여주기 좋은 상황인 것이다.

 

바로 이 순간을 기다려 온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최대한 명분을 축적해서 무엇을 어떻게 하든 정부와 여당에 책임이 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그래서 검언유착 당시 무려 KBS까지 나서서 의도적으로 오보를 내고 사과까지 하는 생쇼를 벌였던 것이었다. 그 이후 검언유착은 여권에서 조작한 프레임이라 믿는 사람이 적잖이 생겨나고 말았다. 다시는 그런 장난질 못치도록 철저하게 기회를 노려서 한 번에 윤석열 뿐만 아니라 검찰 전체를 잡겠다. 공수처를 설치하고 검찰을 감시할 족쇄를 만들어 놓고야 말겠다. 인내하는 자가 가장 지혜로운 자다. 인내할 줄 아는 자가 가장 용기있는 자다. 그 말을 그대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문재인 대통령이랄까. 아내도 장모도 아닌 자기가 직접 개입한 일로 이렇게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마는 상황이라니. 그런데도 여전히 검찰총장으로서 자리와 명예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너무나 큰 것이다. 아무리 그동안 검찰총장들이 권력과 붙어먹으며 정치질을 일상으로 해왔다고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다. 심지어 과거 정부의 적폐라 할 수 있는 우병우 사단과 연계하여 지금의 상황을 꾸미고 있었다. 윤석열이 지금의 신뢰와 명성을 얻게 된 것도 바로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부터였었다. 그런데 그 적폐와 검찰이라는 고리로 연결되어 이런 정치공작까지 뒤에서 꾸미고 있었다. 한명숙 전총리며 유시민 이사장의 경우까지 연결되며 그동안 윤석열이 진행해 온 정부와 여권을 향한 수사마저 의심받고 부정당할 상황인 것이다. 과연 지금의 위기를 윤석열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이다. 그래서 주의해 봐야 한다. 한겨레 다음에 KBS, 이제는 또 누가 윤석열을 구하기 위해 오보라는 멍에를 쓸 것인가. JTBC? MBC? 하던 짓밖에는 못하는 놈들이다. 늘 하던 짓거리나 반복하는 것들이다. 그냥 어이가 없다.

김봉현씨가 굳이 서울신문에 자필입장문을 넘긴 이유는 간단하다. 얘들 말고 딱히 넘길만한 놈이 없다.

 

조중동이야 말할 것도 없고, 한경매경은 원래 더한 놈들이었고, 국문세도 다르지 않다. 그러면 진보언론이 있지 않은가. 경향? 전국민이 다아는 검찰 따까리다. 자필입장문 넘기면 먼저 윤석열에게 보고부터 할 놈들이다. 한겨레는? 작년 익성이 코링크PE 실소유주라고 단독 내놓고는 다른 언론이 받지 않으니 슬그머니 덮는 것 보지 않았는가. 절대 민주당 정부에 유리한 보도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겨레의 신념인데다 다른 언론의 눈치를 너무 봐서 최순실 보도까지도 조선일보가 받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쏟아낸 바 있었다. 취재하지 않은 게 아니라 다른 언론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보도태도가 달라지는 것이 바로 한겨레다. 아마 한겨레였다면 다른 언론이 어떻게 라임에 대해 보도하는가 눈치보느라 그냥 묻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방송국에 넘기기에는 SBS는 그냥 공중파의 조중동이고, JTBC는 이미 손석희가 있을 때부터 검찰의 밑닦개에 지나지 않았었다. KBS는 김경록PB나 검언유착 보도에서 볼 수 있듯 검찰을 위해서는 인터뷰왜곡도 자가발적 오보도 서슴지 않는 검찰의 철저한 충견이다. 한 마디로 개새끼들이란 것이다. MBC 하나 남는데 MBC는 그동안 검찰과 척지면서 다른 모든 언론으로부터 외면받는 중이다. 뉴스공장과 상황이 비슷하다. MBC에서 단독으로 나가면 핑계삼아 어느 언론도 받아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신문이라면? 적당히 다른 언론에 묻어가면서도 단독이라면 똥이라도 삼킬 적당히 속물이라는 점이 이번에 크게 작용했다. 특종이라면 청산가리도 삼키는 진짜 삼류찌라시라는 점 때문에 제대로 원문 그대로 공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역시 사기도 아무나 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나 할까. 언론현실을 너무나 정확히 꿰뚫고 있다. 과연 누구에게 넘겨야 제대로 공론화가 될 수 있을지 적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진보언론이라고 믿어서는 안된다. 공중파라고 마냥 믿고 넘겨서는 안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서울신문이라는 게 현실의 우울함을 보여주고 있을 것이다. 아다시피 서울신문도 한겨레와 막상막하로 쓰레기 언론이거든. 다만 한겨레의 쓰레기스러움이 신념에 의한 것이라면 서울신문의 쓰레기스러움은 욕망에 의한 것이다. 차라리 욕망이 신념보다 나을 수 있다는 이유다. 신념에 의한 악당보다는 욕망에 충실한 악당 쪽이 훨씬 이용해 먹기도 좋다. 그렇다고 아예 주류에서 벗어나면 MBC나 뉴스공장이나 묻히기 딱 좋다. 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은 지금으로서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사기를 치고 싶어도 못친다. 뭐 아는 게 있어야지. 머리도 좋고 아는 게 많아야 사기도 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확실해졌다. 저놈들은 전직 대통령을 죽인 걸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이 저토록 악착같이 검찰과 붙어먹으려 하는 이유일 것이다. KBS가 검찰과의 유착을 차라리 오보의 멍에를 쓰더라도 지키려는 이유일 터이고. 자기들이 전직 대통령을 죽였다. 확실히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한겨레 편집국에서 환호성이 들렸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 모양이다. 저리 당당히 떠들고 다니고 있었구나.

 

언론의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도 쓸만한 언론이 하나 있었다. 쓰레기라서 쓸만한 언론이. 웃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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