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자칭 진보정당이 보수정당과 연대할 때는 매우 조용했었다.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과 연대하던 때도 정작 민주노동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크게 불협화음이 나거나 한 적이 거의 없었다. 반면 민주당과 연대 비슷한 걸 할 때는 무척 시끄럽다. 이건 안 된다, 저건 아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작년 패스트트랙 정국을 떠올려보면 된다. 그런데 평화당과 함께 정의평화연대를 만들었을 당시 정의당이 그렇게까지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었는가.

 

심지어 이제는 당대표라는 사람이 고용유연화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김종인이 얼마전 민주당에 고용유연화를 제안했다가 퇴짜맞고 얼마 안 있어 나온 발언이다. 한 마디로 김종인 아쉬워 할 만한 부분을 잘 긁어주는 이슈를 끄집어낸 것이다. 말인 즉 좋다. 동일노동동일임금, 고용보험과 취업교육 등등등... 그런데 그런 간단한 걸 왜 아직 못하고 있는 것일까? 전부 현정부에서도 중점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인데 어째서 아직 다 이루지 못한 것일까? 그리고 어째서 노동자들은 해고당한다고 하면 마치 당장 죽기라도 하는 것처럼 목숨걸고 투쟁해야 하는 것일까? 그런 현실과 상관없이 국민의힘과도 접점이 있으니 우호적으로 대화를 나눠 보겠다. 그러면 문재인 정부는?

 

그래서 재미있다는 것이다. 현정부에서 최저임금을 올릴 때 정의당은 비판하고 있었다. 근로시간을 단축할 때도 마찬가지였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도 항상 날을 세우고 있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과 너무 다르다. 자신들이 기대하는 것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한 번에 다 이룰 것이 아니면 정부의 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다.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보수정당과는 어떻게든 공통점을 찾아서 대화로 풀어가려는 정의당이 민주당에 대해서만큼은 다른 점을 찾아 공격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러니까 하지 말자. 포기하자. 그만두자. 어차피 반대도 저항도 이렇게 거세기만 한데 전부를 얻을 수 없으니 비판만 한다면 아예 하지 말자는 소리다. 아마 당시도 그에 대해 그래서 한 마디 했을 것이다. 저 정도 정책에도 이토록 반대가 심한데 자기들 마음 같지 않다고 비판만 하면 무슨 힘으로 그나마라도 이루겠는가.

 

정의당과 민주당이 같은 정책을 주장한다고 해서 정책에 대한 입장이 같다고 여겨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반드시 다른 점을 찾아낸다. 아쉽고 부족한 점을 찾아내서 비판하며 반대한다. 그리고 보수진영의 반대에 밀려 결국 후퇴하거나 좌초되면 그것을 가지고 또 공격의 빌미로 삼는다. 보수정당과 연대할 때는 절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보수정당이 집권했을 때는 점진적이며 제한적인 개혁을 주장하다가 민주당이 집권하면 아예 혁명수준을 요구한다. 그리고 안되면 그를 빌미로 다시 보수정당과 연대하여 자신들의 뜻을 거스르는 민주당을 심판하려 한다. 정의당 뿐만 아니라 자칭 진보언론 진보지식인들이 한결같이 보여 온 모습이다. 과연 누가 노무현 정부 당시 그나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책들을 좌절시켰는가. 그래서 노무현 정부를 무너뜨린 대가로 자칭 진보는 무엇을 이룰 수 있었는가. 그럼에도 민주당을 더 비판하고 반대하지 않아서 자신들의 진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민주당과 적대해야만 자신들의 진보는 이루어진다.

 

바로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다. 국민의힘과는 어떻게든 공통점을 찾아 연대하려 하는 한 편, 민주당과는 어떻게든 차별점을 찾아 공격하는데 앞장선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진보의 이념을 이루어 줄 수 있는 것은 항상 보수정당이었고, 민주당은 단지 그 방해물에 지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악법만 늘었음에도 국민의힘과는 그래도 공통점이 있고, 자신들이 비판했던 수많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책들 만큼 민주당과는 차이점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정당과는 연대하고 민주당과는 적대한다. 작년 패스트트랙 정국에 대해 아직도 의심하게 되는 이유다. 저렇게 쉴 새 없이 떽떽거리기는 해도 정의당이 저럴 놈들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믿고서 시간끌기에 나섰던 것은 아닐까. 정의당이 윤석열과 소통하고 있었다는 것은 하필 공교로운 시기 심상정의 입에서 탄핵 발언이 나온 것에서도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과연 심상정의 탄핵 발언이 그냥 우연히 실수로 나온 말이었을까?

 

결국 이유는 한 가지인 것이다. 내가 그동안 반복해서 주장해 온 그것이다. 보수정당은 인정의 대상이고, 민주당은 시험의 대상이다. 진보는 보수정당으로부터 인정받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고, 민주당은 오히려 자칭 진보로보터 시험받고 인정받아야 비로소 자격이 생긴다. 자기가 뭐 대단한 엘리트라도 되는 양 생각하는 자칭 진보의 입장에서 그래도 자기들과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은 엘리트집단인 정통 지배세력 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야 그때나 지금이다 듣보잡들 아닌가. 보수정당 정치인을 욕해도 민주당 정치인들처럼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는다. 보수정당 정치인을 비판하기는 해도 민주당 정치인들처럼 아예 노골적으로 모욕하는 경우도 드물다.

 

요즘 일때문에 바빠서 늦게서야 들었다. 하루 11시간의 노동이면 자는 시간 빼고 뉴스 챙겨보기도 쉽지 않다. 역시나 정의당이 정의당했구나. 나는 아직도 진중권이며 서민, 김경율 등이 진보에서 완전히 전향했다 여기지 않는 편이다. 가만 살펴보라. 진중권과 정의당과 한겨레의 최근 행보를 보면 어떤 차이점이라 할 만한 것이 있기는 한가. 조선일보를 받아 김봉현 의심하며 여전히 정부의 연루를 주장하고 싶어 하는 게 한겨레다. 그래서 자칭인 것이다. 진보가 아니라.

 

아무튼  참여정부 시절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당연히 한나라당 정책보다야 참여정부 정책이 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이었었다. 하지만 당시 민주노동당이 선택한 것은 한나라당과 손잡고 참여정부의 정책들을 좌절시키는 것이었다. 다른 정당인가 싶었다. 작년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그리 떽떽거리며 온갖 불만을 쏟아내던 모습을 보면서. 그러나 김종은 만난 자리에서 신임 당대표가 보인 모습은 역시 예전 그대로였구나. 자칭 진보가 어디 가지 않는다. 늘 그랬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고보니 이명박근혜 때는 이런 경우가 없었다. 아무리 정책에 반대하고 부정과 비리들을 비판한다고 설마 당시 대통령이나 여당에 대해 집권의 자격 자체를 따져묻는 경우는 전혀라 해도 좋을 정도로 없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 되었는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닌가. 그럴 자격도 없는데 집권세력이 되고 여당이 된 것은 아닌가. 박근혜의 국정농단이 국민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도 그래서였다. 그래도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인 줄 알았는데 웬 듣보잡 아줌마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대통령이 대통령이 아니었다.

 

작년 조국 사태를 떠올려 보라. 정의연사태나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 등도 한 번 가만히 처음부터 되짚어 보라. 너무 닮아 있었다. 2016년 광화문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의 열기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2016년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을 지지하며 직접 참여하기도 했던 상당수 사람들이 바로 그때를 기점으로 돌연 태도를 바꾸어 현정부와 여당을 비난하기 시작했었다. 김어준이나 김용민, 이동형 등과 해석을 달리하는 이유다. 하필 시점이 너무 공교로운 것이다. 그냥 현정부에서 기대와 달리 한 자리 못한 게 그리 서운해서 그러는 것이라면 굳이 그때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그때를 기점으로 태도와 입장을 정하고 있었다. 왜?

 

요즘 내가 신입 소리를 듣는 중이다. 신입이다 보니 모르는 게 너무 많이 사고나 실수가 잦아 야단도 많이 맞고 있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다. 물론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그런다는 것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 그런 회사들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신고식이란 걸 한다. 하긴 회사만이 나이다. 대학교에서도 신고식이란 게 있었다. 네 놈이 여기서 얼마나 잘 버티는지 보겠다. 네놈이 얼마나 이곳과 어울리는 놈인가 한 번 확인해 보겠다. 그리고 그와 가장 비슷한 것 가운데 시집살이라는 것이 있었다. 네 년이 얼마나 이 집에서 잘 버티는지 한 번 시험해 보겠다. 과연 이 집안의 며느리로서 필요한 자격을 갖췄는지 확인해 보겠다. 그래서 하여튼 별 시시콜콜한 꼬투리를 잡아서 아주 잡아댄다. 그래서 시험에 통과하면 며느리로 인정받는 것이고, 아니면 죽든 제 발로 나가든 상관할 바 없는 것이다. 어떤가? 매우 닮아 있지 않은가? 고작 표창장이고 고작 휴가연장이다. 고작 집을 샀고 자식 유학보낸 것이다. 그래야만 하는 분명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부터 내가 해 온 이야기들의 또다른 변주인 셈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보수정당은 한결같이 이 나라의 집권당으로 존재해 왔었다. 이승만부터 박근혜까지 이번까지 단 세 번을 제외한 역대 모든 대통령들이 보수정당 소속으로 정권을 잡고 있었다. 오히려 집권에 실패한 세 번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너무나 당연하게 보수정당은 대한민국의 여당이었고, 보수정당 출신이 대통령의 자리에 앉는 것이 정상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거꾸로 원래 정당한 집권세력이 있는데 그를 대신하여 정권을 잡은 또다른 세력이 있다면 그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게 될 것인가. 김대중은 그나마 박정희 시절부터 민주화를 위해 목숨걸고 투쟁해 온 역사가 있으니 예외로 인정해 줄 만하다. 그래도 보수정당의 대통령이었던 김영삼과 동급으로 여겨지는 인물 아니던가. 마뜩지는 않아도 김대중 정도의 거물이라면 딱히 부정할 이유까지는 없다. 그런데 어디 부산에서 굴러먹다 온 하나는 고졸에 하나는 경희대 출신 듣보잡 인권변호사라면 어떨까? 그들을 따르는 인물들로 이루어진 정당이라면? 그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말하자면 검증과정인 것이다. 당연히 더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으니 대통령이 되었을 테지만 과연 대통령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그를 따르는 집권세력들은 과연 대통령 만큼이나 정당하게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질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그래서 탄핵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정권교체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다. 심지어 문재인이 대통령 되었다고 박근혜 동정론까지 나온다. 자칭 진보란 언론사의 기자들이 직접 자기 입으로 이명박근혜가 더 나았다고 토로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청와대는 악의 소굴이다. 민주당은 절대 집권당이 되어서는 안되는 부정하고 비정상적인 집단이다. 그리고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 준 유권자들에게까지 책임을 묻는다. 너희들이 어리석었기에 저런 자격없는 자들이 정권을 잡고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유인 즉, 도덕적으로 한 점 흠결없이 깨끗해야 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얼룩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표창장을 위조했고, 심지어 추미애 장관의 경우는 그런 의혹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자격을 의심받는다. 장관으로서의 자격을 넘어 과연 현정부에게 집권자로서 자격이 있다고 여겨도 좋은 것인가.

 

이해찬이 20년 집권을 말한 진짜 이유일 것이다. 그러고보니 이에 대해서도 한 번 쓴 적이 있는 것 같다. 주류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세력이 되어야 한다. 최소한 보수정당과 동등한 존재로 여겨질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가 아니라 구성원들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한 것이다. 지지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아니라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하나는 그냥 의혹이고 하나는 명백한 사실임에도 서울대생들은 나경원에 대해서는 지금 단 한 마디 비판조차 않고 있는 중이다. 교수 가운데 여럿이 법인카드를 유흥비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고려대생들이 분노하는 대상은 오로지 한 사람 장하성 주중대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자칭 진보와 자칭 보수의 일갈에 그 답이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자격이 없다. 우리가 철저하게 시험해 봤지만 너희들에게는 집권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사실만 드러났다. 그러니 탄핵하고 다른 정당한 자격을 갖춘 주체로 정권을 바꿔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한겨레와 경향이 노골적으로 보수정당을 위한 선거운동까지 발벗고 나서게 된 이유인 것이다. 정의당이 차라리 입안의 혀처럼 국민의힘이 당당히 앞장서서 떠들지 못한 이야기들을 대신해서 떠들기 시작한 이유인 것이다. 류호정이 기자출입증으로 국회를 드나들던 삼성 임원을 찾아낸 것도 그에 비하면 사소한 보상에 지나지 않는다. 덕분에 공영방송인 KBS는 온갖 악의적인 보도로 정부와 여당에 상처를 입히는 한 편 류호정을 자기네 방송에 적극 출연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인 것이기도 하다. 윤석열이야 말로 시험관이다. 윤석열이 있었기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검증할 수 있었고 이제 불합격 통지서를 받아들 수 있었다. 윤석열 없이 어찌 현정부의 자격을 논하겠는가.

 

한 때 진보를 자처하며 같은 편으로 여겼던 이들이 돌아선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어째서 저들은 현정부의 집권 자체를 부정하며 정권교체를 입에 올리고 심지어 이명박근혜를 동정하며 아쉬워하는 것인가. 어째서 박근혜의 국정농단보다, 이명박 정부의 부정과 비리보다 표창장과 휴가연장을 더 중대한 범죄로 여기는 것인가. 자격이 되니까. 자격이 없으니까. 그래도 되는 신분이라면 그래도 된다. 현직 국회의원이다 보니 대리게임도 그럴 수 있는 일이 되었던 것처럼. 그러자고 권력을 가지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별 사소한 이유 가지고 집권해서는 안되는 놈들이 집권했다, 자격없는 놈들이니 당장 탄핵해서 내쫓아야 한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떠드는 소리들을 가만 듣고 있으려니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동안 내가 주장해 온 바와도 상당부분 부합한다. 그러니까 답은 뭐다? 누가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인지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군사독재 시절의 기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저 머저리들에게.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자신의 경험과 기억만이 전부라 여기는 저 얼간이들에게. 그럼으로써 앞으로 다시는 조국 전장관과 같은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시대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재집권이다. 정권재창출이다. 이낙연이네 이재명이네 서로 멱살잡고 싸우는 것도 그래서 내 눈에는 사치로 보인다. 정권을 잃으면 다시 한 번 민주당은 집권의 자격이 없는 집단으로 낙인찍히고 마는 것이다. 그것을 극복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할 지 알 수 없다. 기회가 되었을 때 잡아야 한다. 민주당 정권의 연장이야 말로 선이고 정의다. 그런 절박함으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 수 십 년 지배의 시간을 자산으로 대한민국의 주류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보수정당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반드시 재집권해야 한다. 새삼 머릿속을 스친 깨달음이다. 승리에 목마르다.

요즘도 버뮤다 삼각지대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한때 꽤 유명했었다. 신비한 실종과 사고가 빈번한 곳이라고. 그래서 많은 SF나 판타지에서 외계인이나 초고대문명, 혹은 이세계로 이동하는 통로가 있으면 거의 여기로 설정되고는 했었다. 알 수 없는 존재나 작용이 이 지역을 오가는 배나 비행기 등을 일부러 공격하거나 빨아들이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다른 지역도 대충 삼각형 그려놓고 그 안에서 일어난 사고들을 찾아봤더니 버뮤다 삼각지대와 다르지 않더라.

 

원래 미신이라는 게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시합 도중 속옷을 갈아입었더니 졌더라. 그래서 시합과 속옷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돼지꿈을 꾸었더니 복권에 당첨되었더라. 역시 인과관계가 없다. 조상묘를 바꿔 썼더니 벼슬이 높아졌다더라. 이름을 바꿨더니 좋은 취직자리가 생겼다더라.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마따나, 기모란 교수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 하루에만도 수 백 명의 사람이 여러 이유로 죽어나가는데 죽은 시기가 공교롭게 비슷하다고 백신이 원인이라 말할 수 있는가.

 

우리 외할아버지가 주무시다 돌아가셨다. 전날 저녁까지 멀쩡하다가 다음날 아침에 깨어 보니 이미 돌아가신 뒤셨다. 친할머니 역시 밭일을 하다 말고 피곤하다고 돌아오셔서는 그냥 누워서 주무시듯 세상을 떠나셨다. 사람의 목숨이란 게 그런 것이다. 언제 어느때 어떻게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 심장이나 뇌 쪽에 아주 작은 이상만 있어도 그로 인해 바로 숨이 끊어지거나 위독한 상태가 되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당장 최근 유명을 달리한 택배기사 분들도 워낙 택배기사들 고생하는 걸 아니까 과로사라 부르는 것이지 앞뒤맥락 다 빼고 보면 역시나 어제까지 멀쩡히 배달 잘 하다가 오늘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라도 직전에 백신이라도 맞았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20대 건장한 청년마저 일마치고 돌아와서 목욕하던 도중 세상을 떠나는 일도 일어나고 하는 것이다. 매시간 매분 건강상태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아무 조짐 없이 예고 없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았다고 그 원인을 바로 특정할 수 있는 것인가. 오죽하면 돌연사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있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일없이 쓰러져서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그만큼 현실에서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쓰러지기 직전 밥을 먹었으면 밥이 문제이고, 친구와 전화를 했으면 전화가 문제며, 숨을 쉬었더니 숨쉰 게 원인이 되어 세상을 떠난 것인가. 그러니까 언론에서도 '백신 접종 후'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비겁하다. 백신이 원인이라고 밝혀진 것도 아닌데 백신을 앞에 붙임으로써 백신이 원인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원인은 하나다. 대한민국을 코로나로부터 지켜내고 있는 질병관리청을 무력화시키자.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노골적으로 그 의도가 드러난 바 있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정은경 청장을 집중해서 공격하고 있었다. 올 초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이래로 거의 한결같았었다. 어떻게든 가짜뉴스를 만들어내어 당국의 방역을 훼방놓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려야 한다. 더 많은 확진자들을 내어 국민의 건강을 위험으로 내몰므로써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현정부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권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어제 국정감사에 대한 보도에서 알 수 있듯 언론에게 현정부는 악 그 자체다. 윤석열을 추종하는 이유도 현정부의 악을 응징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없이 어떻게 청와대가 저지르는 부정과 범죄들을 찾아내고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인가. 한겨레 기자가 직접 방송에 나와서 했던 말이다. 도대체 저들은 어떻게 청와대으 부정과 범죄들에 대해 저토록 확신을 가지는 것일까.

 

그러나 청와대는 악이기에 그 악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한겨레든 정의당이든 차마 국민의힘이 강조해서 말하지 못하는 광화문집회에 대해 허용해야 한다 강하게 주장하고 나서는 것이다. 코로나19를 더 확산시켜야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감염되고 수 만의 사람이 죽어나가도 그는 대의를 위한 숭고한 희생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점을 찍는다. 선을 잇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난 사건사고가 매우 빈번하며 신비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지금 독감 백신 논란은 언론이 만들어낸 방역당국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버뮤다 삼각지대인 것이다.

 

반드시 죽어야 할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다.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죽는 것도 아니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일 것인데. 더구나 노인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아무일 없이 일상을 보내다가도 조용히 잠들 듯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죽음을 부러워하며 자기도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라기도 하는 것이다. 기왕에 죽을 것이면 아프지 않게 오래 앓지 않으며 한순간에 잠들 듯 세상을 떠났으면 좋겠다. 

 

더불어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란 게 있다. 약효가 좋은 만큼 더욱 그 부작용도 큰 경우가 많다. 그러면 어째서 그런 부작용이 있는데 그 약품을 사용하는 것인가. 그런 위험을 감수할만큼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1300만명의 접종자 가운데 몇 명이나 백신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률로 따지면 0 다음에 0을 다시 몇 개나 붙여야 하는 가능성인 것이다. 이렇게 한꺼번에 다수의 사람이 백신을 접종한 경우도 드물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불과 얼마전까지 상온에 노출되었던 백신 가지고 지랄을 하더니만 결국 아무일 없는 것으로 밝혀지니 아무거라도 트집거리를 찾아서 기사를 쏟아낸다. 저놈들은 지금 한국이 유럽이나 미국처럼 코로나19로 패닉에 빠지지 않은 게 불만인 것이다. 그러니까 뭐라도 꺼리를 찾아서 질병관리청을 공격해야 한다. 냉정하게 이성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을 감정과 본능으로 선동하려 한다. 언론은 개혁이 아닌 박멸의 대상이라는 이유다. 좋은 기자는 다 죽었다.

진짜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자칭 진보란 놈들 대가리속이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때문이다. 조국 전장관의 자녀 표창장이나 추미애 장관의 아들 휴가를 가지고는 세상에 다시 없을 죄악인 양 지랄을 떨더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여러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윤석열 밑 핥아준다고 아주 열심이다. 어째 한겨레 기자놈들 말할 때마다 똥냄새가 진동을 하더니 그게 다 윤석열 똥냄새였던 모양이다.

 

조국 전장관 사모펀드 유죄 나와봐야 100억도 안 되는 돈이다. 표창장이라는 것도 그냥 봉사 열심히 했다고 받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조국 전장관이 그럴 줄 몰랐네 어쨌네. 최악의 위선자라며 우병우와 비교하는 기사까지 썼던 놈들이 바로 한겨레다. 아 똥걸레다. 윤석열 밑 닦아준다고 한겨레라는 정체성 전체를 갈아넣었으니 똥걸레일 밖에. 윤석열이 관여한 비위나 부정, 혹은 의혹만 해도 단위가 얼마인가? 그런데도 소신? 정치?

 

자칭 진보가 왜 저러는가는 질리도록 분석해 놓은 글들이 있으니 참고해 보기를. 공산주의가 노동자 농민을 위한다면서 정작 소수의 엘리트에 의한 독재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무지하고 어리석은 무지렁이 대중들로는 진정한 무산자의 사회를 건설할 수 없을 것이기에 일찌기 깨우친 자신들이 그들 대중을 가르치고 이끄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 그런 무지렁이 국민들이 선택한 권력이란 용납할 수 없는 최악의 존재인 것이고.

 

별별 의혹들 가지고도 확정된 사실인 양 기사를 써대던 놈들이 윤석열에 대해서만큼은 예외인 이유인 것이다. 서울대다. 사법고시도 합격했다. 현직 검사로서 국정농단 수사를 주도했으며 검찰총장이 된 뒤로는 부정한 권력과 맞서 싸우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저 저주스러운 민주당 정권의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 그만한 위치에 있으면 그 정도 비위 정도는 애교로 여겨도 좋은 것이다. 한 마디로 조국이어 문제고 추미애라 문제였지 윤석열이면 괜찮다는 뜻.

 

그런데도 아직도 한겨레를 같은 진보라고, 그런 놈들 하는 진보라면 내가 진보를 거부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보수다. 저 새끼들이랑 엮이기 너무 싫다. 아침부터 괜한 헛웃음부터 흘리고 만다. 이런 게 한겨레다. 자칭 진보고. 진중권과 한겨레의 차이는 무엇일까? 서민과 정의당의 차이는? 윤석열을 변호하려 추미애를 공격한 정의당 박원석의 발언이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것이다. 원래 저런 새끼들이었다. 이제라도 알게 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다.

한때 프랑스 국왕이 파리에 갇혀 지낸 적이 있었다. 왕이 되기 위해 여기저기 영지도 떼주고 하다 보니 정작 남은 영지라는 게 프랑스 국왕에게 속한 파리 정도만 남았던 때문이었다. 중세유럽의 봉건제도에서 왕이 신하인 영주들을 방문하는 것조차 철저히 봉건계약 아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왕이 영지를 내리고 영주로 임명한 대가로 영주는 어떤 식으로 왕에게 충성해야 하는가. 왕이 전쟁을 하기 위해 영주들에게 병력을 요구할 때도, 왕이 영지를 방문하여 영주를 만날 때도 영주가 어떻게 왕의 요구에 응해야 하는가 하는 내용들이 세세하게 계약에 명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딱 여기까지가 영지의 대가로 영주가 왕에게 바쳐야 할 충성의 내용들이며 그 이상 다른 것들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의무에 없는 국왕의 방문에 대해서는, 아니 아예 국왕이 영지를 지나가는 것마저 왕은 자신의 권리로써 막을 수 있었다.

 

바로 봉건사회가 가지는 특징인 것이다. 아직 중앙집권이 강화되기 전 국왕의 힘이 영주들을 압도하지 못했을 때 정작 왕의 신하인 영주들은 정해진 의무만 다하면 나머지는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 있었다. 심지어 영주들에게 중요한 돈줄이던 도시들에서는 시민들이 영주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고 자치권을 사는 경우마저 있었다. 영주는 그냥 도시의 주인일 뿐 자치를 허락받은 이상 도시의 모든 것은 도시의 유력자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같은 계약의 결과로 영주가 자신의 영지인 도시 안에서 출입을 제한받는 경우마저 있었다. 그래도 되었던 이유는 충성이 아닌 세금을 대가로 그러도록 영주 자신이 허락했기 때문이었다.

 

세키가하라 당시 동군의 편에서 참전했던 시마즈 요시히로에 대해 시마즈가에 책임을 물을 수 없었던 이유도 시마즈 요시히로가 시마즈가의 병력이 아닌 자신이 개인적으로 거느린 병사들만으로 참전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세키가하라 자체가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권력의 공백이 생기자 가신들이 이시다 미쓰나리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편으로 서로 나뉘어 내전을 벌인 것이었다. 명목상 당시까지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쿠가와에 충성을 맹새한 가신의 입장이었었다. 조정의 신하가 아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 개인에게 복종을 약속한 영주들이었던 것이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도 그렇게 오다 노부나가 사후 분열된 가신들을 힘으로 제압하여 오다 노부나가가 이룬 패권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던 것이었다. 당연히 도쿠가와 이에야스나 토요토미 히데요시처럼 자신이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으면 힘으로 영주들을 통제할 수 있었지만 아니라면 영주들이 날뛰는 꼬라지를 그냥 보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살아있을 때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얼마나 죽이고 싶어했을까.

 

검찰총장으로 임명했으니 검찰은 네가 마음대로 해라. 몇 가지 시키는 일만 하면 검찰총장으로서 뭘 어떻게 하든 아무 신경도 쓰지 않겠다.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이 그랬었다. 명분없이 권력을 쥐다 보니 각 핵심기관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약속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래서 군사독재정권 시절 정부 부처들은 어느때보다 부정부패가 심했었다. 뒷돈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할 정도로 위나 아래나 아예 대놓고 돈 받아먹던 시절이었었다. 괜히 건드렸다가 검찰이나 경찰이나 행정부나 반발이라도 하게 되면 권력에 균열이 생기게 될 테니까. 그러나 민주정부 아닌가. 국민에 의해 선출되어 권력을 위임받은 정당한 정부인 것이다. 그래서 김영삼 이래 그런 부정과 비리가 많이 사라진 것이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돈 받아 쳐먹는 부패한 공무원이 아닌 바로 국민이다.

 

진짜 봉건시대에 사는 모양이다. 진모씨나, 진보 혹은 보수를 자처하는 대부분 지식인들이나, 언론이나, 그리고 심지어 검찰총장까지. 중앙집권이 봉건제와 다른 하나는 루이14세가 말한 대로 공작이든 백작이든 판서든 정승이든 왕 마음대로라는 것이다. 지역에 땅이 얼마가 있고, 몇 대 째 영향력을 행사해 왔든 왕명 하나면 다 끝나는 것이다. 왕이 임명했으면 천한 노비 출신이라도 대대로 명문인 지역유지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이고, 왕이 명령을 내리면 학자로서 이름높은 명사라도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서부터가 문민통제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런 절대적인 왕권이 국민주권으로 바뀌면서 국민에 의해 모든 공직이 임명되고 국민이 위임한 바에 따라 권한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장관을 반드시 군인출신으로 임명해야 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 문민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나라라면 민간인 출신의 장관과 대통령, 국회의원들에 의해 국민의 요구에 최대한 부응하는 방향으로 모든 정책이 결정된다. 검찰은 다를까? 반드시 검찰 출신이 장관이 되고, 검찰총장이 장관을 넘어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가. 검찰 조직 내에서 승진한 검찰총장이고,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다. 누가 더 높은가?

 

그러니까 주권자인 국민을 존중한다면 국민을 대상으로 언론플레이하기 전에 국민이 선출한 권력인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장관부터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장관의 신분과 지위와 권한은 모두 국민의 주권이 인정한 바인 것이다. 시험 잘봐서 검사가 되었다고 검사 내부에서 승진하여 올라간 검찰총장과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국민의 주권으로 인정한 장관의 지휘를 검찰총장은 따라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니까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라면 재경부도 그냥 하자는대로 내버려둘까? 경찰은 어떨까? 군은? 군도 쿠데타를 일으키든 말든 하자는대로 지켜만 볼까? 검찰 역시 문민통제의 대상인 것이다. 그리고 통제의 주체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선출된 권력이어야 하는 것이다. 대신 선출된 권력은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행동에 따른 심판을 받게 된다. 그래서 잘했는가? 못했는가?

 

검찰의 독립성이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해도 되는 독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언제부터 진보의 이념이 검찰국가가 되는 것이었는지 그래서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째서 자칭 진보들이 한결같이 나서서 윤석열 검찰의 폭주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것인가. 군인만 아니면 된다. 정확히 그동안 자칭 진보진영에서 민주화세대를 끊임없이 부정해 온 이유와 맥락이 닿아 있을 것이다. 군사독재의 반댓말을 혹시나 엘리트독재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좋은 대학 나오고 그동안 활동과 실적으로 그 실력을 입증한 이상 실력있는 이들에 의한 이상사회야 말로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동안 경험한 자칭진보들의 태도들로 봤을 때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란 것이 더 어이없을 뿐이다. 어차피 신포도일 뿐이니 선출된 권력보다 실력을 인정받은 엘리트권력이 가치가 있다. 재미있는 생각이기는 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32%, 열린민주당 지지율 9%, 대충 더하면 41% 이상. 리얼미터 기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지율 합하니까 35%이상. 그리고 무당층은 13%. 어라? 무당층 다 가져가도 국민의힘이 안되네?

 

지지율 40%라니까 우습게 보는데 무당층이 그냥 어느 한 쪽으로 확 쏠리고 하는 경우는 그다지 없다. 대개는 일정하게 나뉘는 경우가 많은데, 아예 무당층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파가 나뉜 경우가 아니면 어지간해서 지지율에서 역전하기가 매우 힘들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결론은 열린민주당을 빼고 계산하니 저따위 헛소리가 나온다는 것. 실수라기보다 의도다. 여당의 지지율을 어떻게든 낮게 나오도록 몰아서 말 그대로 무당층이 민주당의 승리에 대한 기대를 가지지 못하게 하려는 것. 이기는 편에 서고 싶은 것이 또 무당층의 속성이기도 하니까.

 

민주당의 지지율은 열린민주당과 함께 계산할 필요가 있다. 평소 때는 최강욱을 민주당 소속인 것처럼 기사를 쓰다가 꼳 이런 때는 상관없는 남인 양 분리하기 일쑤다. 

 

결론은 금태섭 잘 나갔다. 원래 민주당과 맞지 않는 인물이었다. 조응천과 다르다. 의견이 달라도 자기가 속한 정당이기에 최대한 당론을 존중하며 따르려는 태도가 있다. 박용진을 그렇게 욕해도 금태섭과는 평가가 다른 이유기도 하고.

 

무엇보다 현직도 아닌 금태섭 나부랭이가 나간다고 움직일 중도층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 그만한 인망이 있는 인물도 아니다. 뭘 했는데? 민주당 욕하는 것 말고 한 게 있는가?

 

원래 민주당이 좋아서 들어온 게 아니라, 안철수 따라 들어와서 김종인의 은혜로 배지 단 인물이란 것이다. 성향도 저쪽에 더 가깝다. 서로 제 갈 길을 찾아가는 것도 지혜라 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선택이다. 지지한다.

한 마디로 다른 가능성도 있는데 왜 그것까지 살피지 않았느냐? 다른 계산법도 있었는데 그 계산법을 사용하지 않았느냐? 왜 늬들 멋대로 다르게 판단했는가?

 

그래서 고발도 없었던 것이다.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는 담당자의 재량이다. 난 또 뭔 내용인가 했었네. 대충 내용을 보니 자기 재량으로 결정한 건 좋은데 다른 방법도 있지 않았는가는 의문제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르게 판단할 수 있었는데 한 가지로만 판단했다. 그런데 그 여러 가능성 가운데 선택하는 게 바로 재량이라는 것이다.

 

경제성이라는 게 그래서 난해한 것이다. 그래서 아마 감사원도 그 경제성을 파고 든 것일 테고. 어떤 기준으로 어떤 조건에서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전혀 상이하게 나올 수 있다. 그걸 알기에 산자부도 곤란해했던 것이겠지.

 

내용을 보니 별 것 아닌데 문제삼으려는 놈들에게는 별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다. 그런 결정을 내렸는데 왜 다른 대안을 살피지 않았는가. 굳이 그렇게까지 안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라고 산자부가 있는 건데? 웃기는 것들이다.

벌써 한 20년은 된 것 같다. 당시 자료에서도 이미 전세계에 존재하는 현물가치보다 화폐가치가 세 배는 더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뭔 말이냐면 지금 세계에서 유통되는 돈을 다 모아서 세계를 사면 그 두 배 만큼의 돈이 남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그 넘쳐나는 돈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아니 그래서 남아도는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래서 2008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시작된 것이었다. 돈은 넘쳐나는데 정작 그 돈을 투자할만한 곳이 없다 보니 아무데나 그냥 돈 꼬라박다 일어난 사단인 것이다. 그나마 당시까지는 미국 혼자서 돈을 풀었지 지금은 중국도 같이 돈을 풀고 있는 중이다. 거의 미친 듯 사방에 돈을 뿌리며 세계의 현물가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 과정에서 세계의 부동산 가격도 미친 듯 오르고 있는 것이고.

 

부동산은 거의 금 수준의 안정자산으로 여겨진다. 부동산을 들고 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딘가 감추고 배째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은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더구나 인구가 느는 만큼 부동산의 수요도 계속 늘게 될 것이기에 가치는 항구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자본이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기는 대상이다. 한 편으로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기도 한결 용이해진다. 돈은 넘쳐나고 투자할 곳은 마땅치 않고 여기저기 돈을 뿌려대는 놈들이 생겨나고, 그러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정확히 현정부가 들어서서 부동산 가격이 지금 수준으로 오른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나마 현정부가 여러 정책들로 억제하고 있으니 이나마 오른 것으로 끝난 것이라 보는 것이 옳다. 다른 나라 사정을 보라. 지금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폭등은 일상이 되어 있는 상태다.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일은 그래서 의외로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지금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를 푼다면 집값이 내려갈까? 재개발만 허락해주면 집값이 내려갈 것을 확신하는가? 재개발을 왜 하는가? 돈 벌려고 하는 것이다. 집값 올려서 돈 벌어보겠다고 재개발에 돈 꼬라박는 것이다. 살 집도 아닌데 그저 재개발만 바라보고 집을 산 사람들에게 재개발만 하게 해주면 집값 내려주겠냐 한 번 물어보라. 올리면 올렸지 절대 내리지 않는다. 언론이 하는 대표적인 거짓말이다.

 

사실 집값을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다. 정부가 가진 땅마다 모두 임대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임대아파트만 수 십만 세대를 지어 싼 값에 공급하는 것이다. 역시 언론이 가장 앞장서서 반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주장이 모순된다는 것이고. 임대아파트를 싼 값에 공급할 수 있게 되면 당연히 임대아파트를 기준으로 주변의 아파트가격도 내려가게 된다. 그래서 한 편으로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이기도 하다. 동네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임대아파트가 싼 값에 나왔으니 주변 아파트와 가격비교를 당연히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아예 공평하게 모든 지역에 골고루 아주 값싸게 임대아파트를 지을 수 있으면 어떻게 될까?

 

집값을 잡으려면 언론들이 먼저 앞장서서 주장해야 하는 정책인 것이다. 집도 없는 자칭 청년세대가 강력하게 지지해야 하는 정책인 것이다. 웃기는 게 집 없는 자칭 청년들이 임대아파트는 재산권 침해라고 끔찍하게 싫어한다. 임대아파트 강제로 짓게하는 것도 거부감을 갖는다. 돈 있는 사람 돈 벌게 해 주라. 도대체 무슨 정의이고 공정인 것일까. 집값을 잡으려면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그 공급은 이미 집가진 사람들의 이익을 늘려주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도 여러 채 가진 사람들을. 부동산 정책일까? 아니면 돈 퍼주는 정책일까?

 

아무튼 처음부터 전제가 잘못된 문제였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왜 오르는가였다. 정확히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문제였었다. 그러면 현정부가 아니었으면 부동산가격은 안 올랐을까? 그래서 언론이 무당이라는 것이다. 지금 세계경제의 구조를 보면, 한국경제의 구조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걸 누구나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는 이유는 하나다. 결국 다주택자들 돈 좀 벌게 해달라. 그것이 공정이고 정의다.

 

김현미가 멍청해서 조금 삽질을 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아파트 가격이 어떻게든 추가적인 상승은 억제되고 있는 것이라 보는 것이 옳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도 돈은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나오는 말이 규제지역을 피해 투기하는 놈들 이야기 아니던가. 그만큼 돈이 많으니까.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근본적인 이유다.

평화주의자들이 자위를 위한 무장까지 항상 경계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결국 거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모든 전쟁의 시작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지금 싸우면 내가 이길 수 있다. 지금 싸우지 않으면 오히려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그러니까 싸우자. 그저 조금만 인내하면 되는데. 조금 더 손해보고 조금 더 양보하면 아무 일 없을 텐데. 그런데 손에 들린 총과 칼이 그러지 못하게 부추긴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전쟁은 결국 누군가의 오판으로 끝나고 만다.

 

이를테면 2차세계대전 장시 일본의 선택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조선? 어, 먹히네? 만주? 이것도 먹히네? 중국? 완전 좆밥이네. 그런데 미국이 더이상 전쟁을 하지 말란다. 저 새끼들도 한 번 손 봐줄까? 왜? 자기들에게는 항공모함도 있고, 전함도 있고, 전투기도 있고, 무엇보다 무적의 황군이 있었으니까. 미국같은 오합지졸들은 자기들이 한 번 힘을 보여주면 알아서 협상하려 나올 것이다. 그래서 감행한 것이 진주만 공습이었다. 그래도 협상을 않으려 하니 다시 미국에 타격을 주고자 했던 결과가 미드웨이 해전이었고. 결과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다.

 

윤석열의 패착은 조국에 대한 불확실한 첩보들을 근거로 너무 확신을 가지고 수사를 시작했다는 데에 있었다. 이 정도면 조국도 잡고 잘하면 정권까지 무너뜨릴 수 있겠다. 조국 하나만 목표로 삼았으면 될 것을 지나친 자신감이 처음부터 정권 전체를 목표로 계획을 세우게 만들었다. 아마 작년 김어준이 그토록 윤석열을 옹호하려 들었던 것은 그런 선택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는가 나름 이해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병신이라도 검찰총장씩이나 되어서 그런 무모한 결정을 했을 것인가. 그런데 실제 그랬다. 이건 분명 권력형 비리다. 조국 뿐만 아니라 정권까지 날릴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그래서 시작했는데 나온 게 뭔가? 괜히 정부와 여당에 검찰은 적이라는 인식만 심어주었지.

 

혹시라도 총선 직전 검찰 내부에 1월에 이미 인사조치된 윤석열의 측근들이 죄다 포진하고 있었을 경우를 떠올려 보라. 조국과 관련한 불확실한 의혹들이 작년 조국사태처럼 모든 언론들에 의해 총성을 바로 앞두고 한꺼번에 터져나온다. 나까지 흔들렸었는데. 이렇게까지 떠드는데 진짜 뭔가 있는 것 아닌가. 빠져나오는데 거의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검찰과 언론이 유착하는 매커니즘만 들통나고 말았다는 것이다. 혹시나 싶다가도 설마하며 넘어갔던 그 유착의 고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더불어 검찰이 어떤 식으로 보수권과 소통하고 있는가 그 방식과 통로 역시 들통나게 되었다. 아, 검찰은 이런 식으로 민주진영 인사들을 작업하는구나. 몰라서 당했지 알면서도 또 당할까. 그리고 1년 지금 검찰과 언론과 야당에는 무엇이 남았는가.

 

정보는 검찰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기업까지 포함하면 검찰의 정보력은 전체 가운데 높게 쳐 줘 봐야 다섯 번 째나 될까 의문이다. 검찰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막나가는 조직이 아니었던 이유다. 일단 경찰이 있고, 국정원도 있고, 기무사도 있다. 여기에 사기업으로 삼성은 이 모든 조직의 노후를 책임지는 곳이다. 굳이 정권 차원에서 지시하지 않더라도 정보는 항상 권력을 쫓아 이동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더구나 검찰에 앙심을 품은 이들이 또 여기저기 얼마나 많게? 그렇다고 검찰이 하나인가? 역시 윤석열이 저지른 또 하나의 패착이다. 자기 측근들만 너무 챙긴 나머지 자기가 속한 특수부 이외에는 모두 적으로 돌리고 말았다. 아무리 그래도 검찰 요직 가운데 특수통 말고 부처 검사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는게 말이 되는가. 추미애가 일방적으로 윤석열에게 불리한 인사를 했어도 검찰이 조용했던 이유였다. 이제야 제 자리를 찾아간다. 윤석열도 결국 자기들 편은 아니다. 윤석열이 다시 힘을 얻으면 예전으로 돌아가게 되고 마는 것이다.

 

결론은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모르고 임명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어째서 윤석열이었는가? 첫째는 지난 정권에서의 적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가 매우 높았다는 것이었다. 윤석열이라면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에는 반드시 검찰총장이 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이들이 심지어 여당 지지자 가운데서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둘째 그러면서도 한계가 명확했다.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가는 문무일과 달리 이 정도면 얼마든지 나중에라도 정부와 여당에서 컨트롤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어차피 검찰이란 다 거기서 거기다. 누가 검찰총장이 되든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면 차라리 약점 많고 만일의 경우 통제가능한 인물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도 설마 이렇게 미친 놈일 것이란 생각까지는 못했을 것이다. 합리적으로 아무리 아직 임기도 절반 넘게 남은 정부를 상대로 벌써부터 칼을 꺼내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 말이 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기껏 검사장이나 할 만한 인물에게 너무 큰 힘을 쥐어 준 것이 원인일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의 분석이 맞다. 검찰총장은 검찰총장 나름의 정권을 상대하는 방식이 있었을 텐데, 그런 식으로 조국을 타겟으로 사냥을 벌이는 것은 한동훈 정도에서 했어야 할 일이지 검찰총장까지 직접 나서야 할 사안이 아니었다. 검찰이 가진 모든 힘을 드러내가며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국 전장관이 너무나 잘 버텨주었고, 정권의 지지율 역시 일정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으며 견고하게 유지되었기에 어쩔 수 없이 바닥까지 끄집어내어 승부수를 걸어야 했던 것이었다. 이를테면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습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다시 미드웨이에서 한 방 크게 벌여 보려다가 오히려 괴멸되고 말았던 것이 이번 라임 옵티머스 수사조작 게이트인 것이고.

 

다 털렸다. 다 끄집어내져 버렸다. 윤석열이란 어떤 인물인지. 윤석열 자신과 주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윤석열 혼자만 털렸으면 모르겠는데 검찰조직의 그동안의 관행과 악폐들이 모두 까발려져 버리고 말았다. 바로 언론이 그동안 검찰과 합심하여 묻어 온 것들이었다. 라임 옵티머스 사건에 대해서 검찰은 비판하면서 언론은 쏙 빼 놓는 경향이나 한겨레가 그래서 얼마나 역겨운 것인지. 정의당도 모르긴 몰라도 상당히 연루되어 있었을 것이다. 아닐 리 없다. 아무것도 없이 심상정이 감히 지난 2월 공개적으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렸겠는가. 대통령 탄핵은 윤석열의 목표였었다. 그래서 지금 윤석열은 물론 과거의 적폐 검사들에게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가.

 

확실히 아무리 봐도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꼬라지가 딱 지금 윤석열의 꼬라지다. 덕분에 지금 국민의힘도 정부의 약점을 헤집으며 집요하게 파들어가는 검찰만 믿고 있다 지금 저 모양이 되어 있지 않은가. 검찰만 아니었어도 국민의힘 역시 자신들의 이념과 정책으로 정당하게 정부와 여당과 경쟁하려 했었을 것이다. 총선 전까지만 해도 그럴만한 충분한 역량이 아직 국민의힘에는 남아 있었다. 그런데 윤석열 하나만 바라보고 정치공세만 일삼다가 역시 바닥만 드러내 보이고 말았다. 그러게 차라리 총선 앞두고, 아니면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임기가 끝날 때 쯤 레임덕을 노려서 일을 벌였으면 어땠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적의 인사였다는 것이다. 검찰 중에도 이런 멍청한 - 그런데 보면 윤석열 혼자만의 판단이 아니라 측근들의 조언까지 종합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법공부하다가 뇌가 멈춰버린 모양이다.

 

철저히 우위에서 약자를 상대로 윽박지르며 수사하는데만 익숙하다. 역시나 중앙에서 벗어나 주변을 전전하다 겨우 복귀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항상 강자를 상대로 눈치를 살피며 그 약점을 찾는 그 치밀함과 정교함을 배우지 못했다. 숙일 때는 숙이고, 굽힐 때는 굽히고, 넘어갈 때는 넘어가 주고, 약해질 때는 약해지는, 선배 검찰들이 보인 그 교묘한 수단들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깨닫지 못했었다. 그래서 다행이란 것이다. 적이 멍청할 때 아군은 몇 배의 힘을 얻게 된다. 설마 이렇게까지 한 순간에 모든 것이 까발려질 것이라고는. 라임 옵티머스 역시 윤석열 자신과 가족과 연루된 사건이었다. 오히려 역공으로 더 큰 위기로 내몰린다.

 

그래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것이다. 조금만 더 머리가 있는 인물이었다면. 그래서 조금 더 세심하게 주의깊게 때를 기다릴 줄 알았다면. 그래서 여전히 지지자들조차 그를 자신들의 편이라 여기고 있었더라면. 그러나 바로 본색을 드러냈고, 자신들과 연결된 주위까지 모두 드러내 보이고 말았다. 그러고도 비교도 할 수 없이 거대하고 강력한 정부의 숨통을 끊지 못한 순간 결과는 예정된 것이었다. 이미 울산시장선거를 끄집어낸 순간부터 실패는 예정된 것이었다. 그런 윤석열에게 모든 걸 걸었던 언론과 정치권의 무지에 찬사를 보낼 밖에.

 

그야말로 한순간이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양 한 번에 모든 걸 쏟아내고 있었다. 그러고도 전부가 아니라는 인상이다. 추미애 장관마저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수사지휘를 하고 있었다. 싸움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새삼 문재인 대통령이 무서워지는 이유다. 원래 그러려고 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정석이기 때문이다. 묘수는 정수로 받는다. 바로 몇 달 전에도 내가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해서 했던 말인 듯하다. 싸움은 끝났다. 이기고 나니 말만 많아진다. 기분만 좋다.

손석희 버러지 새끼도 그렇지만 어찌된 것인지 언론이며 지식인 사회에는 민주당에게는 얼마든지 그래도 된다는 의식이 아예 깊이 뿌리내린 모양이다. 단지 민주당 정부 공직자의 부인에 불과한데도 자연인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것마저 부적절하다고 비판한다. 그냥 때리는대로 맞아라. 칼로 찌르면 그마저도 막거나 피하지 말고 맞고서 피흘리고 죽어라. 얼마나 멋지게 훌륭하게 죽는가로 네 가치를 판단하겠다. 내가 손석희를 사람취급하지 않게 된 이유다.

 

상식적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들인 것이다. 그것도 공영방송이 수사중인 참고인의 인터뷰를 왜곡해서 내보내고, 언론사가 검찰과 유착해서 특정인을 음해하고, 아예 검찰 자신이 금융사기꾼과 결탁해서 정부를 상대로 음모를 꾸민다. 나라가 뒤집힐 일이다. 실제 뒤집히고 있다. 그런데 그토록 공정과 정의를 앞세우던 특히 자칭 진보언론과 자칭 진보지식인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가. 조국 전장관은 헤아릴 수 없이 기사를 쏟아내며 인신공격성 비판까지 서슴지 않던 이들이 나경원에 대해서는 뜨뜻미지근 있는지도 모르게 기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된다. 민주당은 그래도 된다. 그래서 임미리도 그따위 선거법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칼럼을 경향일보에 기고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경향일보도 기꺼이 그것을 받아서 지면에 싣고 있었다. 이명박근혜였으면 감히 심상정이 탄핵을 입에 올릴 수 있었을까?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비위에는 철저히 입닫고서 민주당의 사소한 잘못을 들추는데만 혈안이다. 잘못이 없으면 인신공격이라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보경은 그들과 같은 무리라는 것이다. 한동훈에 대해 오보냈으면 바로 사과하지만 조국이나 정의연에 대해 오보낸 것이면 사과할 필요가 없다. 오보도 늬들이 감당할 몫이다.

 

똑같이 기자를 고발했는데 어째서 민주당만 언론탄압인가. 아예 취재도 못하게 기자를 내쫓았을 때도 언론은 홍준표에 대해 철저히 침묵하고 있었다. 추미애 장관은 단지 기자의 사진을 찍어 올렸을 뿐이지만 윤석열은 기자를 아예 검찰에 송치했다. 하어영이 윤석열에게 고발당하고, KBS 기자들이 한동훈에게 고소당할 때는 왜 침묵했을까? 그래도 되니까. 민주당은 뭔 오보를 내든, 어떤 모욕적인 표현을 쓰든, 악의적인 왜곡을 하든 다 괜찮다. 어떤 부정한 수단으로 음해하고 모욕해도 그 대상이 민주당이면 정당하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당을 욕할 때만 해당한다. 표현의 자유도 민주당을 모함할 때만 적용된다. 국민의힘은 어딜 감히. 그들의 적나라한 의식세계인 것이다. 민주당은 그래도 되지만 국민의힘은 감히 그래서는 안된다. 조국 전장관과 나경원에 대한 보도에서도 그런 태도의 차이는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지지자들이 뭉치는 것이다. 저것들은 그냥 적이거든. 공존의 대상이 아니다. 타도의 대상이다. 그 사실을 이해못하는 병신들도 있는 모양이다만.

 

한겨레 꼴이 우습게 됐다. 이철희까지 끌어들여 옵티머스 라임이 권력형 게이트로 몰아가려고 판 다 짜놨는데 하필 김봉현이 그날 터뜨리는 바람에. 남들처럼 물타기도 못하고, 그렇다고 숟가락도 얹지 못하고. 엄한 나경원만 붙잡고 철지난 비판을 영혼없이 써갈기는 중이다. 급이 안되니까. 그러니까 민주당이 더 싫다. 민주당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대우받으며 역할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젊은 기자들이 작년 지랄한 이유일까. 그냥 한심하다. 버러지새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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