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는 당연히 조국 전장관부터 시작해서 청와대의 부정과 비리를 파헤쳐서 정권을 무너뜨리고 바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만한 자신감이 있었다. 언론이 자기들 손안에 있다. 과거에도 그런 방식으로 노무현을 죽이고 한명숙을 감옥에 보내고 그러면서 검찰의 범죄는 철저히 감출 수 있었다.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만든다. 삶과 죽음까지 좌지우지한다. 그런데 어쩌나? 언론이 뭔 소리를 하든 믿지 않는 국민이 40%를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수사를 통해 무언가 결과라 할 만한 것을 내놓았는가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음은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악랄하게 집요하게 수사하는 것에 열받은 정권이나 여당에서 자신을 해임하는 것이었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대가로 해임이라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다. 불의하고 부정한 권력의 희생양이 되었다. 보수층이야 당연히 자신들과 반대편에 있는 - 그보다는 아예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민주당 정권을 공격하는 자체만으로도 윤석열을 지지하게 될 테지만 중도층까지 끌어오려면 그런 서사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불의한 권력과 맞서는 정의로운 검사와 그 권력에 의해 희생된 희생양의 이미지는 중도층에게도 동정심과 더불어 그를 내친 정권에 대한 분노까지 불러일으키며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쉽게 만든다. 윤석열을 내쫓은 자체만으로 정권은 치부를 감추려는 불의한 정권이 된다. 당사자인 윤석열을 통해 그런 정권을 타도해야만 한다.

 

중요한 것은 윤석열이 스스로 먼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이나 지향을 드러내기 전에 이 모든 것이 이루어졌어야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동안 검찰이 조국 전장관이나 정부를 상대로 벌였던 수사들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어야 한다. 최소한 지금과 같은 지리멸렬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기 전에 행동에 들어갔어야 했다. 분명 법원은 검찰의 입장까지 고려해서 유죄판결을 내리게 될 테지만 그럼에도 형량이 집행유예 이하, 아니 구속기간으로 퉁치는 정도의 징역형으로는 그동안 검찰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결과로써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아무리 유죄판결이 나오더라도 표창장 하나로는 오히려 법원이 욕먹기 딱 좋은 것이다. 그럼에도 그거라도 없으면 지금 검찰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언론이 검찰에 유리한 정보만 필사적으로 받아서 한 목소리로 떠들어대는 것 아니던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어야만 자기들도 살 길이 열린다. 그러나 어쩌는가. 그래봐야 나온 게 이 따위인 것을. 이런 결과 보자고 1년 넘게 그토록 검찰과 언론은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것인가.

 

그렇게 조국 전장관에 대한 수사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추미애 장관에 대한 공격도 흐지부지, 거기에 더해 자기에 대한 불리한 이슈들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가운데 정부도 아닌 여당의 공격을 받으며 정치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었다. 야당 소속이다. 보수야당 소속 대선후보다. 참고로 국민의힘 소속 대선후보로 나서려는 윤석열은 지금 정의당, 경향일보, 한겨레, 홍세화 무리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좌우합작 그 자체라 할 만하다. 아무튼 그렇게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방향을 드러냈을 경우 과연 유권자들의 - 보수가 아닌 중도층의 선택은 어떠할 것인가. 차라리 추미애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던 당시 때려치고 나왔다면 이미지는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그래봐야 바로 윤석열 자신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결국 모든 건 끝나고 만다.

 

아마 윤석열에게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소수의 특수부에게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그의 리더십 자체였을 것이다. 소수의 측근들에게는 그야말로 절대적인 충성을 받지만 그 밖의 다른 검찰들로부터는 아예 적으로까지 인식된다. 같은 검찰인데 검찰 내 인사들을 온전히 믿지 못한다. 믿었다면 이미 추미애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순간 바로 총장직을 때려치고 다른 검사들에게 뒤를 맡기고 물러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나마 차선책인데 그것을 하지 못했었다. 그런 놈이 대통령감이라니. 한겨레랑 경향, 정의당은 대가리를 너구리에 쳐박아 익혀야 하는 게 아닌가.

 

아무튼 그로 인해 중도층까지 소구할 수 있었을 정의로운 검찰 윤석열은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이 주저앉는 보수진영에 처음부터 갇히게 된 것이다. 윤석열 지지율 15%라고 온통 언론이 도배를 해 놨더만 위에 두 사람이 모두 그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감추려 하는 것이다. 둘 다 지금 지지율 그대로 나와도 윤석열을 이기고, 경선을 통해 지지율이 하나로 모이면 야권이 모두 모여 덤벼도 어림도 없다. 그런데 지금 15%가 미니멈일까? 맥시멈일까? 진짜는 이제부터다. 과연 윤석열이 지금의 지지율이나마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전부터 자칭 진보놈들 대가리가 우동사리인 건 알았지만 갈수록 가관이라는 이유인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윤석열이 뭔가? 심상정 하는 말이나 박원석 하는 짓거리 보니 그 속내는 뻔하다. 홍세화가 자칫 검찰에 불리할 수 있는 기사에 분노하던 것을 봐서도 너무 명확하다. 지금 류호정에 대해 쏟아지는 심지어 보수언론의 호의적 보도가 거저일 것인가. 그럼에도 차기 대통령은 윤석열 말고는 없다. 윤석열이 절대 진보정당의 후보로 출마하지는 않을 것을 알면서도 저들은 저리 일편단심이다. 그래서 진보정당은 여전히 동아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버러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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