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보면 김경수 지사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정부를 향한 검찰의 수사란 이명박근혜 정부의 과오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조국은 우병우, 정경심은 최순실, 울산시장선거는 박근혜의 선거개입, 그러면 이번에 감사원과 함께 진행 중인 월성원전 조기폐쇄에 대한 수사는 어떨까?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니 내세운 논리가 4대강이다. 4대강도 정부정책이었는데 수사의 대상이 되었던 것처럼 원전 조기폐쇄도 마찬가지다. 그걸 한겨레가 물었다.

 

명백한 불법이 있어서가 아니다. 불법의 정황이 드러나서도 아니다. 불법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불법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민간기관이나 개인을 그런 식으로 수사하면 사찰이 된다. 전횡이 되고 권한남용이 된다. 그 자체로 불법이다. 그런데 한겨레는 그런 검찰의 주장을 받아서 검찰의 수사를 정당화하는 기사를 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뭘 어쩌자고? 노후화된 원전을, 그것도 안전상의 문제로 몇 번이나 가동중단되었던 원전을, 조기폐쇄하지 말고 끝까지 운영하고 있었어야 한다는 것일까. 더 웃기는 건 불과 얼마전까지 탈원전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주장해 온 언론이 한겨레였다는 것이다. 탈원전은 지지하지만 현정부의 탈원전은 불법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있다. 지식인그룹이 있다. 그 가운데 저번 감사원의 원전 조기폐쇄 감사 과정에서 심각한 강압과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었다. 그쪽과도 연결이 안 되는 모양이다. 그쪽에서 더이상 한겨레를 신뢰하지 않고 기사거리를 주지 않고 있거나, 현정부에 유리할 것 같으니 한겨레가 아예 귀닫고 듣지 않고 있거나. 결론은? 한겨레는 현정부에 불리한 주장만 평소 주장이나 신념과 상관없이 듣겠다. 탈원전은 주장하지만 현정부는 반대한다.

 

아침부터 기분도 그래서 무슨 욕을 할까 유튜브 채널 가봤더니 가관도 아니다. 하긴 이제 한겨레에 기대하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종이신문으로 돌아가는 길을 불사른 이유가 있었다. 작년 조국사태 당시 너무 노골적으로 속내를 내비치고 있었다. 대놓고 조국을 죽이겠다는 기사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경우를 떠올리게 만들고 있었다. 저 새끼들 아직도 저러고 있나? 어차피 화해는 불가능하다. 검찰총장도 아닌데 저놈들이 무릎꿇을 놈들도 아니고. 개새끼들이다.

회사에서 회의가 열렸다. 사장이 말한다.

 

"모두의 의견을 듣고자 하니 거침없이 솔직하게 말씀들 해 주세요."

 

그러자 사장의 동생이 바로 먼저 손을 든다.

 

"의견 있습니다."

"넌 동생이라 안돼!"

 

이때 사람들은 사장의 행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친혈육을 배제하는 멸사봉공의 자세를 높이 여길까? 아니면 친혈육의 의견조차 듣지 않는 편협함에 비웃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중용이란 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가족, 친구, 동료 등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모두의 의견을 듣겠다 했으면 가족의 의견 역시 빼놓지 않고 들어야 하는 것이다. 혹시 모르지 않은가. 가까운 가족의 입에서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할 놀라운 발상이 나오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물며 피가 이어져서 당원이고, 고향이 같아서 지지자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당원이란 오히려 계약관계에 더 가깝다. 당이 먼저 우리는 이러이러한 정치를 하려 하니 유권자 여러분 지지해 주세요 요청하면 유권자 가운데 동의하는 이들이 나서서 투표도 하고 당원으로 가입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는 당에 대한 청구권이 생기게 된다. 내가 투표해서 선거에서 이겼으니 이제 약속한대로 자신들을 위한 정치를 해 달라. 공천받고 선거 출마할 때는 민주당 소속인데 당선만 되면 나는 민주당과 상관없는 중도의 정치인이고 보수까지 아우르는 인물이다. 뭔 개소리일까?

 

같은 당이라고 배제하고, 자신들을 지지하고 표까지 주었던 당원이고 지지자이기에 무시하고, 오히려 자기 당원과 지지자들을 적대하는 이들을 위해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려 한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행동까지 그들을 위해 서슴지 않는다. 과연 그런 정치인은 모두를 위한 정치인일까, 아니면 특정한 누군가를 배제하려는 정치인인 것일까?

 

그래서 전부터 이야기해 온 것이다. 희한하게 한국에서 대학 좋은 데 나온 놈들은 민주당만 항상 예외로 여기는 말과 행동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고는 한다. 민주당은 배제해도 된다. 민주당은 무시해도 된다. 민주당은 모욕해도 조롱해도 상관없다. 심지어 민주당 지지자는 국민도 아니다. 민주당 당원은 시민도 아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란 민주당을 배제하는 것이다. 시민의 정치란 민주당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큰 인물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은 틀렸고 민주당이 아닌 곳에 답이 있다. 오죽하면 KBS 기레기새끼들이 모여서 만드는 유튜브채널인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에서도 강병수인가 하는 기자놈이 의대정원확대에 대해 "반드시 정부의 정책에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정확하게 비판해야 한다."며 입에 게거품까지 물었겠는가. 그 발언이 왜 문제인지 의식하는 인간 또한 그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민주당 정부가 하겠다면 그서은 틀린 것이다.

 

그러니까 민주당의 당론을 부정하고, 당원과 지지자들의 요구에 반대하고, 오히려 당과 반대편에서 당을 적대하는 이들과 손잡으면 중용이 되고, 중도가 되고, 관용이 되고, 국민과 국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당원과 지지자 늬들 새끼들은 표주는 버러지들일 뿐 사람새끼들도 아니란 당연한 선언이기도 한 셈이다.

 

누구 얘기? 박용진이 김한길 밑에 있었다. 김한길을 민주당 지지자들이 괜히 싫어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김한길에게 배웠다기에는 원래 자칭 진보들 대가리가 그렇게 생겨 먹었거든. 김한길 밑에 있다가 김종인에게 이끌려 배지를 달았다. 과연 김종인과 국민의힘, 그리고 조선일보를 대상으로도 멸사봉공을 할 수 있을런지.

 

어지간하면 무시하고 싶은데 하는 짓거리가 너무 재수없어서. 유치원 3법은 박용진 혼자서 만든 법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 끝나고 유시민부터 저격했던 것이었구나. 민주당의 대승이 너무 화가 나서. 실망스러워서.

 

어차피 조만간 민주당에서 더 볼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하고서 민주당에 계속 남아 있으려면 얼마나 철면피여야 할까. 그런데 또 그게 자칭 진보의 대가리속이라. 진짜 버러지는 누구인가. 좋아라 하는 놈들도 있다.

두 가지를 말했었다. 하나는 미투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여성주의자들이 촛불혁명 이후로도 다시금 주도권을 쥐기 위한 명분으로써 기획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칭 진보들은 원래부터 수구진영으로부터 - 즉 이 사회의 진짜 주류세력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정부에서도 주도권을 가지는 것을 넘어 다시 한 번 수구진영과의 연대까지 복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최고의 신문인 조선일보가 자신들을 인정해주고 좋은 기사를 써준다면 그보다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도 없는 것이다. 실제 조선일보가 노동자, 농민, 가난한 이들에 대해 안좋은 기사를 쓴 적은 있어도 정의당에 나쁜 기사를 쓴 것은 정의당이 민주당과 공조한다고 깝치던 몇 달 말고는 없었다. 아니었으면 지금 정의당이 남아나 있을까?

 

노동존중의 정당이 국민의힘이듯 여성존중이라면 조선일보인 것이다. 박용진이야 원래 뿌리가 그랬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준 사람이 그렇다. 길게 쓸 필요도 없이 다시 한 번 내 주장이 맞았음을 확인시켜준다. 류호정이 아무와 상의도 없이 혼자 독단으로 참석했었을까? 그럴 리 없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저게 자칭 진보의 정체다. 지겨울 정도다.

돌이켜보면 작년 조국사태 전까지 자칭 진보들도 어느 정도 현정부에 대해 선을 지키고 있었다. 사사건건 반대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현정부를 적대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하지도 않았었다. 민주당 내부의 분탕종자들도 그때까지는 아직 조용한 상태였었다. 그러면 뭐가 문제였던 것일까? 검찰이 현정부를 상대로 수사를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아마 윤석열 검찰이 조국 전장관을 시작으로 현정부를 타겟으로 삼아 수사를 시작했을 때 자칭 진보들이 보기에 문재인 대통령이나 현정부 인사들, 그리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목만 남은 시체로 보였을 것이다. 그동안 역대 정권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그리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문재인 정부도 결국 그렇게 되고야 말 것이다. 다시 말해 살아있는 권력이 아니라 이미 죽은 권력이라 생각했기에 그동안 감춰왔던 본색을 드러내고 승냥이떼처럼 달려들어 물어뜯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차피 죽을 놈 나라고 빠질 수 없다.

 

실제 당시나 지금이나 자칭 진보언론사 기자들 하는 말 들어보면 검찰이 수사를 시작했으니 곧 정권의 치부가 드러날 것이고 바로 단죄될 것이란 확신에 찬 언사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 정권의 죄악을 파헤치는 것이 검찰의 일이고 기자의 일이다. 그리고 검찰의 의도가 대통령의 탄핵이란 사실을 알았을 때 끝끝내 속내를 감추려 애쓰던 정의당마저 무심코 탄핵이란 단어에 동조하며 나서고 있었다. 검찰이 시작했으면 이미 끝난 것이다. 그래서 금태섭이 조국을 물어뜯으며 본색을 드러냈던 것이었고, 박용진 역시 민주당과 보조를 맞추는 척 연기하던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누가 살아있는 권력인가? 누가 진짜 권력인가? 이로써 분명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저 검찰이 나섰는데. 저 서슬퍼런 검찰이 아예 정권을 죽이겠다고 나서서 수사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 모든 원망과 증오가 검찰의 힘을 하나씩 빼고 있는 추미애 장관에게로 향하는 것이다. 추미애만 아니었으면. 그래서 또 한 편으로 여전히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며 정권을 지탱하고 있는 지지자들에 대한 악다구니도 쏟아내는 것이었다. 자기가 본 문재인 정권의 미래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벌써 정권은 망하고 대통령은 죄인이 되어 재판정에 섰어야 하는데 어째서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것인가. 자기가 틀린 선택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기에 그렇게 만든 대상을 원망하며 더욱 자신의 선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행동에 나서게 된다. 박용진이 본색을 드러내며 조선일보를 위한 밑닦개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죽으나 사나 이제 자기에게는 조선일보 뿐이다.

 

그래서 갈린 것이다. 검찰이야 말로 살아있는 권력이다. 검찰이 나서면 문재인 정부라도 끝장날 수밖에 없다. 죽은 시체를 위해 동정도 연민도 가질 필요는 없다. 이미 죽은 목숨이면 같이 난도질하고 전리품을 나눠갖는 쪽이 현명하다. 아마 이번 총선에서 그 결과로 민주당이 폭망할 것을 예상했기에 정치를 그만둔 인간도 있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철희가 그 부류다. 지금 이철희가 한겨레와 배를 맞추며 뭔 소리를 지껄이고 있을까? 그런데 살아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국민과 그리고 민주당의 정체성을 잊지 않은 다수의 정치인들이 현정부와 여당을 지켜내고 있었다. 그 차이인 것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검찰은 개혁의 대상이며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도 어떤 경우에라도 현정부와 대통령과 여당을 지켜야 한다.

 

오히려 거꾸로인 것이다. 현정부가 살아있는 권력이라 공격한 것이 아니고, 검찰이 중립을 지키고 있기에 지지한 것이 아니었다. 명백한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알았기에 진짜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줄에 선 것에 지나지 않았다. 차라리 후회보다 그 선택을 틀리게 만든 현정부와 지지자가 그래서 원망스러운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던 것으로 만들고야 말겠다. 이제는 신념이 된다.

 

결국은 뭐다? 아직은 저들이 보기에 검찰이 청와대보다 강자라는 것이다. 추미애장관보다도 강자다. 더불어민주당보다도 강자다. 김경수 재판은 그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법원까지 마음대로 하는 것이 바로 검찰이다. 국민의힘은 이길 수 있어도 법원까지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누가 진짜 강자일까는 지켜 보면 알 일일 것이다.

 

최근 더욱 선명하게 느끼는 사실인 것이다. 진짜 권력은 누구인가? 진짜 살아있는 권력은 누구인가? 누구를 두려워하고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인가? 하긴 아직 민주당 안에서도 윤석열 검찰의 힘을 두려워해서 몸을 사리는 놈들이 적지 않을 터다. 이낙연은 그런 놈들에게 휘둘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윤석열의 비루함조차 저들에게는 동경이고 공포다.

공융을 돕겠다고 공손찬의 명령으로 북해로 향했던 이후 유비는 단 한 번도 누군가의 휘하에 있어 본 적이 없었다. 하긴 공융도 근거지를 잃고 허도에서 관직생활을 하면서도 조조의 휘하에 있지 않았었다. 이미 한 세력을 거느려 본 이라면 설사 다른 이의 밑에 있더라도 온전히 휘하로 여길 수 없다. 그래서 원소 밑에 있을 때도, 유표에게 의탁했을 때도 유비는 여전히 독립군벌로써 객장의 위치에 있었던 것이었다. 

 

현대정치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힐러리의 위상 역시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 아닌 장관에 취임을 요청한 당내의 유력인사로써 매우 남다른 위치에 있었다. 민주당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클린턴 전대통령의 영부인이며, 오바마의 대선경선 경쟁자였으며, 여전한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였기에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장관으로 있을 때도 상당히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고, 장관에서 물러난 것도 차기 대선을 위한 준비를 위한 사임이었지 경질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 오바마가 제안한 것도 장관이 아닌 부통령이었다. 부통령 정도가 힐러리의 위상에 적합하다. 이마저 여러 이유로 불발되고 결국 감당 못할 장관이 되어 버렸지만.

 

법무부장관에 취임하기 전 추미애의 위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었다. 오히려 힐러리보다 높으면 높았지 낮다고 할 수 없었다. 문재인이 민주당에 입당하기 한참 전부터 김대중 전대통령에 의해 영입되어 국회의원이 되었었고, 문재인이 대선에 처음 출마하던 당시에도 이미 4선의 중진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문재인은 대선후보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겨우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던 초선에 지나지 않았었다. 무엇보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도 아니고 여당의 대표가 대통령의 아래일 수는 없는 것이었다. 5선의 중진에, 당대표까지 역임했으면 이제 남은 것은 국회의장이나 대선, 그나마 많이 양보해서 서울시장 정도라는 것이다. 그런데 국무총리도 아닌 고작 장관의 자리에 앉히고 있었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통령이 임명한 것이 아니라 장관으로 초빙하여 허락 아래 절차를 밟은 경우란 뜻이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아랫사람으로 임명한 것이 아닌 같은 정당의 동지로써 같은 목적을 위해 도와달라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 거취를 함부로 한다?

 

이낙연이나 정세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른 국무총리들과 다르다. 특히 정세균은 이미 국회의장까지 지낸 바 있기에 더욱 그 위상이 대통령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국무총리에게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고 거취까지 마음대로 정한다? 아예 당을 적으로 돌릴 생각이면 가능하다. 아예 여당의 협조를 구하지 않을 생각이면 가능하다. 아예 당내의 족보를 박살낼 생각이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당내에서 추미애 장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둘은 있을 수 있다. 원래 추미애 장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가졌던 개인들. 그러나 5선에 전당대표면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라고 함부로 뭐라 말하는 자체가 불경이 되는 것이다. 최근 정치가 근본이 없어져서 그렇지 예전에는 당이 다르더라도 그 정도 되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있었다. 그러면 무엇인가? 한 마디로 추미애 꼴보기 싫으니 제발 치워달라는 하소연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도 안된다. 그럴 문재인 대통령도 아니지만, 문재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어느 대통령이 되었든 추미애 정도 되는 위상을 가진 인물을 장관에 앉혔으면 그때부터 그 자리는 내 손을 떠나 있는 것이다. 알면서도 너무 답답해서 하소연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모르는 것이거나, 그도 아니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거나. 그래서 추미애 장관이 검찰개혁의 적임자이기도 한 것이다. 아무리 검찰과 언론과 야당이 흔들어봐야 대통령이 흔들린다고 추미애 장관만 흔들리지 않으면 되는 위치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추미애 장관을 물러나게 하려면 추미애 장관을 직접 공격해야 한다. 그래서 자식문제까지 끄집어냈던 것이지만 과연 통했는가.

 

재미있는 건 생물학적 여성이라고 그렇게 박근혜를 싸고 돌던 여성주의자들이 그러나 추미애 장관에 대해서는 같은 여성으로서의 동질감을 그다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일 것이다. 추미애 장관은 남자인 것일까? 오히려 여성인 추미애 장관보다 남성인 윤석열의 편에 있는 듯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윤석열의 진짜 비밀인 것일까? 결론은 떠들어봐야 기차는 간다. 똥이 더럽다고 사람은 피해도 탱크는 뭉개고 간다. 그게 추미애란 인물이다.

 

아무튼 요즘 부쩍 추미애 장관에 대해 관심이 커지는 중이다. 이낙연은 너무 소심하고, 이재명은 너무 가볍고, 추미애 정도의 뚝심이면 적당한데. 아마 차기 대선후보로 추미애를 지지하는 아주 소수 가운데 하나이지 않을까. 그만큼 이낙연에 대한 실망이 커진 탓인지 모르겠지만. 추미애 장관이라면 한다. 해내고 말 것이다. 더욱 최근의 모습에서 신뢰를 가지게 된다. 추미애가 아니면 누구도 하지 못한다. 기대가 크다. 반드시 이번에는 해내야 한다. 

잠깐 2019년의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물론 유치원 3법이 발의된 건 전해인 2018년이었다. 그리고 지역유지들이기도 한 유치원 원장들의 영향력을 두려워 한 다른 국회의원들이 몸을 사리는 사이 박용진이 앞장서서 발의한 것도 맞았다. 그런데 유치원 3법이 본회의를 통해 최종 의결된 것도 모두 박용진 한 사람의 힘이었는가. 유치원 3법을 둘러싼 민주당과 당시 자유한국당의 갈등은 무엇이었고, 패스트트랙에는 어떻게 올려진 것인가?

 

2018년부터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2019년 초까지 언론의 보도를 보면 가관도 아니었다. 그나마 중립적이라는 JTBC와 KBS 정도가 당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유치원 3법을 두고 충돌하는 것을 그나마 기계적 중립이랍시고 양시양비에 흔한 정치싸움으로 보도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아예 민주당에 오로지 적대적인 기사만 쏟아내고 있었다. 그래서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에서 수도 없이 논의하고 토론하고 때로 정치적인 갈등과 충돌까지 빚어가며 끝내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린 민주당의 노력은 아예 배제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민주당은 오로지 자유한국당과 정치싸움만 했을 뿐이고 유치원 3법은 오로지 박용진 한 사람의 공이다.

 

사실 보수언론이 아주 잘하는 짓거리다. 민주당이 뭔가 잘해서 평가해야 할 때 민주당을 칭찬할 수 없으니 민주당 안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것 같은 인물을 찾아 대신 칭찬하며 부추기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너만 진짜다. 너 한 사람 말고 다른 민주당 정치인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네가 결심만 하면 더 클 수 있다. 대개 민주당 내부의 분탕종자들은 그렇게 언론이 키우고 부추겨서 자기가 무슨 대단한 거물급 인사라도 되는 양 설치던 인간들이었다. 심지어 자기를 대선후보급으로 여기던 인간들도 있었는데, 당연히 실제와 상당히 거리가 있는 자기도취에 지나지 않았기에 결과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당시 그리 언론이 띄워주던 분탕종자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여기서 뽕이 제대로 들어간 것이다. 유치원 3법은 오로지 자신의 공이다. 자기가 잘나서 유치원 3법을 발의도 하고 입법도 한 것이지 민주당은 그저 자신을 따라 온 것 밖에 없다. 삼성도 자기가 저격해서 타격을 주지 않았는가. 자기와 비교하면 민주당 안에 제대로 된 인물이 누가 있는가. 이 비슷한 심리상태의 인물로 국회 밖에 서민이라는 기생충학자가 있을 것이다. 언론이 자꾸만 자기를 추켜세우니까. 자기가 진짜 대단한 인물이라고 연일 기사를 써 주니까. 금태섭도 비슷하다. 언론이 금태섭의 말을 받아써주기 전까지 아무리 금태섭이라도 당론까지 무시하고 막나가는 모습을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어차피 당 없어도 나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어디서든 환영하며 받아 줄 것이며, 오히려 민주당이 자기를 중심으로 바뀌지 않으면 박차고 나가는 쪽이 자신이 큰 인물로 거듭나는데도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구나 박용진은 바로 국민의힘에 자신을 공천했던 김종인이 대표로 있는 것이다. 차라리 김종인에게로 가 볼까?

 

몇 번이나 말했지만 자칭 진보인사들에게 가장 하찮고 경멸스러운 것이 보수도 진보도 모두 진짜가 아닌 민주당이란 가짜정당인 것이다. 보수라기에도 어설프고, 진보라기에는 한참 모자르고, 더구나 하는 것 없이 모든 것이 무능하고 무기력하게만 보인다. 그에 비해 진보는 자기들이, 보수는 저들이 진짜가 아니던가. 자신들만이 진짜 대한민국의 주도세력인 것이다. 민주당과 하나로 불리는 건 그렇게 치욕스러운데 국민의힘과 하나로 불리는 건 전혀 아무렇지 않다. 더구나 이제는 자기 혼자 힘으로도 얼마든지 국회의원 배지 쯤은 달 수 있게 된 터이기에 민주당이란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짐일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틀렸고 내가 옳다. 정확히 민주당만 아니면 모두 옳은 것이다. 박용진의 최근 행보가 정의당의 그것과 닮아 있는 것도 전혀 우연은 아니란 것이다. 국민의힘과 손잡고도 자기 정도면 얼마든지 자신이 추구하는 진보적인 정치를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제로 박용진이 그럴 급이 되는 인물인가 하는 것이다. 유치원 3법은 패스트트랙에 올릴 것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 지도부와 그를 위해 다른 야당들을 설득해서 공조를 이끌어낸 원내대표의 공이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강경한 반대주장에도 패스트트랙이라는 돌파구를 찾아내고, 그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필요한 행동들을 실제 앞장서서 해 낸 민주당 지도부와 다른 국회의원들의 공이 작지 않은 것이다. 단지 보도하지 않을 뿐이다.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싸우면 단순한 정치싸움이 되어야 하기에 그래서 박용진만 남아서 그 모든 공을 가져간 것 뿐이다. 어쩌면 박용진 자신도 알고 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언론들이 자신의 편에만 서 준다면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굳이 조선일보가 좋아할 말과 행동만 골라서 보이고 있는 것이기도 할 터다. 정의당이 조선일보 좋아할 말과 행동들만 골라서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래봐야 쓸모가 다하면 조경태처럼 언론에 의해서도 철저히 잊혀질 분이다.

 

아무튼 그래도 박용진 개인으로 보면 지금보다 좋은 때가 없었을 것이다. 무려 자기가 40대 기수로 차기 유력 대선후보로 언론에 의해 조명받는 상황이란 것이다. 감히 꿈이나 꾸었을까.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달아보지 못하고 주변에서 낭인으로 전전하던 시절 감히 상상도 해보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더 날뛰는 것일지도. 언론이 밀어주겠다, 김종인이란 비빌 언덕도 있겠다. 딱 그런 놈들만 잘 골라서 띄워주고 이용하는 것도 조선일보의 능력이라면 능력일 것이다.

 

그냥 늘 해 오던 일들의 반복인 것이다. 그렇게 열린우리당도, 이후의 민주당들도 언론이 키운 내부의 분탕종자들에 의해 자기들끼리 싸우는 무능한 정당이라는 인상만 강화시키고 말았었다. 다만 차이라면 당시는 내부에서 동조하는 놈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제는 박용진과 정성호 등 그야말로 한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민주당을 벗어나고 싶은 것인지도. 이철희도 한겨레와 손잡고 개짓거리 하더만. 이번에도 과연 먹힐 수 있을 것인가. 다행히 박용진이다.

차기 대선후보로 윤석열을 미는 야권 지지자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문재인 구속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 국무회의 위원들, 그리고 민주당의 유력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과거의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왜? 자기들 대통령이 죄를 짓고 감옥에 있으니까.

 

복수다. 자기들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감옥에 갔다. 자기들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고 옥살이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 대통령이라고 무사해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조국 이래로 윤미향이나 추미애, 강기정 등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저들은 항상 박근혜 정부의 인사들을 소환하고는 했었다. 검찰이 정경심 교수 결심공판에서 되도 않는 국정농단을 떠들어댄 이유였다. 자기들이 박근혜 정부 수사하듯 조국 전장관도 수사해서 감옥에 보낼 것이다. 대통령도 수사해서 감옥에 보낼 것이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간절한 호소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수사해서 감옥에 보낼 사람이 누구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에 그랬던 것처럼 죄인의 낙인을 찍어 모욕주고 처벌도 할 주체가 누구일 것인가. 이미 자신들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와 같아졌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와 새누리당 이하가 되어 버렸다. 서민이 자신있게 국민들이 멍청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말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검찰이 있는데.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데. 그런데 감히 문재인 정부나 더불어민주당이 여기서 더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내일이라도 바로 모든 죄상이 드러나고 정권이 붕괴되며 감옥에 가거나 아니면 노무현 전대통령처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의당과 한겨레, 경향, 혹은 진중권 류의 자칭 진보들이 윤석열 검찰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재미있지 않은가. 검찰의 저같은 호소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은 국민의힘이 아닌 정의당과 자칭 진보들이었다. 아예 국개론까지 시전하며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아야 당연하고 정권교체도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사실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돌아갔을 때 가장 앞장서서 죽창을 휘둘렀던 것은 바로 자칭 진보들이었다. 노무현이 죽어야 진보가 산다고, 참여정부가 부정되어야 진짜 진보가 살아날 수 있다고 사명감에 불타 완장까지 차고 앞장섰던 것이 바로 자칭 진보들이었다. 당시 노무현 전대통령의 비참한 최후를 전해듣고 한겨레 편집국에서 환호성이 들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란 뜻이다. 경향일보는 지금도 한결같이 죽을 사람 죽었다는 입장일 것이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문재인을 죽이거나 감옥에 보내고 민주당을 박살낼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무렵 정의당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었다. 한겨레 등 자칭 진보들의 추미애 장관에 대한 공격이 집요해지고 있었다.

 

아무튼 그런 맥락인 것이다. 어째서 하필 다른 사람도 아닌 박근혜를 수사해서 감옥에 보낸 당사자인 윤석열인 것인가. 보수지지자들이 어째서 자기들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윤석열을 차기 대선후보로 지지하게 된 것인가. 일단 박근혜가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잘못한 것을 떠나 웬 듣보잡 여편네에 휘둘린 자체가 얼굴을 들기 힘들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란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박근혜의 잘못은 인정하고 대신 문재인을 죽이자. 문재인을 감옥에 보내자. 저들의 결의다. 김종인이 그래도 고수란 이유다. 복수만 가지고는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박근혜의 복수를 하고 싶은 이들만으로는 차기 대선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증오와 혐오에 이성을 잃은 놈들은 벌써 미쳐 날뛰고 있는 중이란 것이다. 안철수의 신당창당론이나, 정의당의 국민의힘에 대한 구애, 그리고 자칭진보들의 검찰찬가는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무슨 의미인가? 차기 대선이야 말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선거란 것이다. 아니 문재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지키는 선거다. 그래서 이재명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이재명조차도 선거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경선을 통해 정당하게 민주당의 후보로 선출될 경우 얼마든지 내 표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같은 비극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다시 민주당의 대통령을 저들의 먹잇감으로 내주어서는 안된다. 더이상 민주당이 집권을 꿈꾸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게 될 지 모른다. 사실 그런 걸 더 바라고 자칭 진보는 윤석열을 미는 것이겠지만. 그러니까 어째야 하는가? 이겨야 한다. 윤석열이 차기 대선후보로 나서든 아니든 저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복수고 응징이고 멸절일 테니까.

 

전쟁은 시작된 것이다. 작년 조국사태는 저들의 선전포고였다. 그리고 올 총선을 거치면서 진용이 대충 가려지게 되었다. 그것이 윤석열 대망론이란 형태로 표출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라도 좋다. 다만 지금으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은 윤석열인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 온 모습으로 가장 훌륭하게 역할을 해낼 적임자는 윤석열 말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홍준표라고 다를까? 오세훈이라고 다를까? 그나마 김종인은 상식이 있는 인물이니 다를지 모르겠다. 문재인을 죽이는가? 죄인으로 만들오 감옥으로 보내는가? 민주당을 망하게 할 것인가? 그래야 사는 놈들이 있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런 복수를 꿈꾸는 야권 지지자가 아직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에 대한 지지 가운데 아직 살아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직한 검사로서의 이미지를 믿고 있는 이들을 제외하면 그 수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김종인이 윤석열을 대놓고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칭 진보들에 대한 경계도 늦추어서는 안된다. 죽느냐 사느냐. 방심한 순간 모든 것은 끝나고 만다.

 

이낙연에 대한 실망이 커져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들은 죽이려는 싸움을 하고 있는데 이낙연은 자기 몸에 오물이 묻는 것만 두려워하고 있다. 전쟁이라면 마땅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아직 그런 절박함이 없는 것인가. 추미애에게 기대를 걸어볼까? 이재명은 역시 아직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의당이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며 본받으라 한 국민의힘에서 서민이 차기 서울시장으로 추천한 윤희숙이 재미있는 소리를 지껄였네. 그런데 원래 한겨레 경향은 현정부의 주 52시간제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자기들 성에 차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서로 맞는다. 정의당도 반대였다. 한겨레 경향도 반대였다. 민주노총도 반대, 자칭 진보지식인들도 반대, 그러니까 국민의힘 윤희숙도 반대하는데 노동존중의 정당에 차기 서울시장감이다.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은가.

 

진보가 바라는 것은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다. 한 걸음씩 발전해 나가는 게 아니다. 한 번에 다 뒤바꿔야 한다. 그러러면 어떻게 해야 한다? 윤석열, 나경원 같은 주류들을 설득해서 인정받아야 한다. 이를테면 이성계가 백성들을 위한 훌륭한 정책을 펴겠다 약속했어도 공양왕이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설득하려는 정몽주의 마음과 같은 것이다. 진짜가 정책을 펴야지 가짜가 그래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국민의힘은 민주당도 본받아야 할 노동존중의 정당인 것이다. 윤희숙은 자칭 진보가 추천하는 차기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것이고.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남성이 아닌 여성을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부계가 아닌 모계를 보면 오히려 더 쉽게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모계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면 자칭 진보에 모계란 무얼까? 무엇이 그들에게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역할을 할까? 이미 다 했던 이야기라.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 진보정당이 아닌 민주당에 몸담은 이유가 있었다. 과연 지금 진보에 노동이란 존재하는가. 있다면 국민의힘이 노동존중의 정당이란 헛소리가 나오지 않았을 테지. 갈수록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병신새끼들이다.

국민의힘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 가운데 택배기사들을 위한 생활물류법에 찬성한 사람이 10명 중 한 명이었네. 말은 참 잘해요. 과연 정의당이 생각하는 노동이란 무엇인가? 하긴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들이지.

 

노동이란 마르크스가 정의한 육체노동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자기소유의 몸과 마음, 정신, 지능 등 무엇이든 수단으로 삼아 돈을 벌면 그것이 바로 노동이다. 경영자라고 노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러고보니 바로 그것 때문에 운동권 선배들하고 사이가 벌어졌더랬지. 어째서 기업 경영인의 노동은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가. 평사원이 노동자고 과장이 노동자면 부장도 이사도 사장도 결국 하는 일이 더 고도화되고 전문화될 뿐 크게 다를 수 없는 것이다. 식당을 경영하는 것도, 문방구에서 물건을 파는 것도 결국은 모두가 노동이란 것이다. 노동없이 돈을 버는 자본가란 돈으로 지분만 사서 배당금이나 받아먹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지 자기가 직접 경영도 하고 그를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경영자 한 사람의 역량에 따라 회사가 더 커지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며 노동자가 해고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그만큼 댓가를 지불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물며 자기 몸을 직접 움직여 운전도 하고 물건도 배달하는 택배기사들이야.

 

그런데도 노동존중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본받아야 할 노동존중의 정당이다. 정의당이 바라보는 국민의힘이다. 한겨레를 비롯한 자칭 진보들이 바라보는 국민의힘이다. 조국이야 말로 나경원보다 더한 위선자이고, 추미애 아들의 휴가야 말로 윤석열 가족이 받는 의혹보다 더 파렴치한 범죄인 것이다. 조국처럼 살지 않았다는 나경원의 말이 조국의 경우와 너무 다른 언론 및 자칭 지식인들의 태도에서도 그 진심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 대한 혐오라기보다는 보수정당에 대한 동경이다. 이를테면 월급도 많고 대우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알아주는 조중동에 시험쳐서 떨어진 한겨레 경향 기자들이 보수언론에 대해 가지는 감정 같은 것이다. 이 사회에서 엘리트라 불리려면 보수정당에 몸담아야 한다.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업 가지고 스펙도 괜찮으면 보수정당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류호정이나 장혜영 나부랭이들은 과연 국민의힘이 받아주기나 할 것인가. 그런 보수정당에서 자기들 법안을 찬성해준다 하니 감격에 겨워 어쩔 줄 몰라 한다.

 

아무튼 덕분에 국민의힘이 아닌 정의당의 정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저들이 말하는 노동이란, 노동존중이란, 무엇보다 국민의힘에 대한 저들의 맹목적인 감정들에 대해서도. 그래서 자칭 진보언론 진보지식인들이 그렇게 민주당에만 가혹하고 국민의힘에는 무력하기만 하구나.

 

국민의힘이야 원래 그런 정당인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그런 국민의힘에 노동존중이라는 참신한 이미지를 덧씌워주려는 정의당의 헌신은 눈물겹기조차 하다. 국민의힘이 노동존중이다. 자칭 진보의 정체기도 하다. 재미있다.

차기 대통령후보 이낙연에 대한 지지는 치세에 대한 기대가 포함된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다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개혁을 궤도에 올리고 차기에는 안정적으로 관리만 하면서 국정을 운영해도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느새 깨닫게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단지 시작일 뿐 차기에도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아직 통일도 되지 않았는데 치세의 군주를 기대한다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가.

 

이재명의 지지율이 계속 이낙연을 상회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재명이라고 뭔가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대단한 것들을 이루어내거나 한 것은 아니다. 경기도지사가 그럴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그동안 보여 온 말과 행동등을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사납게 더 호전적으로 개혁저항세력들과의 일전을 치러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지지율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잘하고 있지만 지금 민주당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뒤를 이어 망나니짓을 할 도살자가 필요하다. 칼춤을 추며 미친 짓을 해 줄 청소부가 필요하다.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낙연의 지나칠 정도로 낙관적인 행보는 그런 이재명에 대한 기대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낙연이 욕 안 먹고 체면 지켜가며 절차를 밟아 공수처를 추진하려는 동안 보라,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검찰이 이제 이낙연에 대해서까지 칼을 겨누기 시작했다. 아예 작정하고 이낙연 대표를 옵티머스와 연루하여 수사하며 그 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중이다. 조국 전장관의 경우와 같다. 아마 이낙연은 조국 전장관도, 박원순 시장도, 윤미향 의원도, 추미애 장관도 단지 그들만의 일일 뿐 자기와 아무 상관없다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뭔가 빌미를 줬으니 그런 것이지 그런 빌미조차 없이 철저히 주변을 관리해 온 자기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저들은 빌미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빌미를 만들어가며 그리해 왔다는 것이다. 왜? 전쟁이니까. 이건 상대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전쟁이니까. 민주당 정부를 망가뜨리고, 민주당 대통령을 다시 한 번 감옥에 보내거나 죽이지 않으면 다시 자기들이 정권을 잡을 일따위 없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어떤 거짓과 협잡이라도 필요하다면 가능한 동원해 쓰지 않으면 안된다. 이낙연이 혹시라도 차기 대통령이 되면 상대해야 한 대상들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안이하고 온정적인 태도로 가능할 것인가.

 

이낙연을 차기 대통령감으로 여겼던 나마저 최근들어 회의가 커지는 이유다. 저들은 여전히 수라장에서 죽이는 싸움을 하고 있는데 이낙연은 태평성대에 지키는 싸움만 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시간의 여유를 주니 어떻게 되었는가. 내가 무고하다고 세상은 무죄로 봐 줄 것인가. 검찰과 모든 언론이 나서서 발악을 해대는데도? 리더가 스스로 수라장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나머지가 오히려 수라장에서 구르게 되는 것이다. 누가 그 더러운 싸움을 오물을 묻혀가며 책임지고 치를 것인가. 이래서 노무현 전대통령은 고건을 차기대통령감으로 부정적으로 봤던 것은 아닐까.

 

혹시라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그때 독자노선을 걸을 생각으로 간보는 것이라면 허튼 생각은 접기를 정중히 충고하는 바다. 이낙연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에 기댄 바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이낙연의 지지율도 함께 떨어진다. 그동안 보여준 게 뭐가 있다고. 싸움을 회피만 해서 적을 이길 수 없다. 정치는 전쟁이다. 최소한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렇다. 너무 안이한 것은 아닌가. 실망이 쌓여간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