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 가운데 택배기사들을 위한 생활물류법에 찬성한 사람이 10명 중 한 명이었네. 말은 참 잘해요. 과연 정의당이 생각하는 노동이란 무엇인가? 하긴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들이지.

 

노동이란 마르크스가 정의한 육체노동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자기소유의 몸과 마음, 정신, 지능 등 무엇이든 수단으로 삼아 돈을 벌면 그것이 바로 노동이다. 경영자라고 노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러고보니 바로 그것 때문에 운동권 선배들하고 사이가 벌어졌더랬지. 어째서 기업 경영인의 노동은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가. 평사원이 노동자고 과장이 노동자면 부장도 이사도 사장도 결국 하는 일이 더 고도화되고 전문화될 뿐 크게 다를 수 없는 것이다. 식당을 경영하는 것도, 문방구에서 물건을 파는 것도 결국은 모두가 노동이란 것이다. 노동없이 돈을 버는 자본가란 돈으로 지분만 사서 배당금이나 받아먹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지 자기가 직접 경영도 하고 그를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경영자 한 사람의 역량에 따라 회사가 더 커지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며 노동자가 해고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그만큼 댓가를 지불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물며 자기 몸을 직접 움직여 운전도 하고 물건도 배달하는 택배기사들이야.

 

그런데도 노동존중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본받아야 할 노동존중의 정당이다. 정의당이 바라보는 국민의힘이다. 한겨레를 비롯한 자칭 진보들이 바라보는 국민의힘이다. 조국이야 말로 나경원보다 더한 위선자이고, 추미애 아들의 휴가야 말로 윤석열 가족이 받는 의혹보다 더 파렴치한 범죄인 것이다. 조국처럼 살지 않았다는 나경원의 말이 조국의 경우와 너무 다른 언론 및 자칭 지식인들의 태도에서도 그 진심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 대한 혐오라기보다는 보수정당에 대한 동경이다. 이를테면 월급도 많고 대우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알아주는 조중동에 시험쳐서 떨어진 한겨레 경향 기자들이 보수언론에 대해 가지는 감정 같은 것이다. 이 사회에서 엘리트라 불리려면 보수정당에 몸담아야 한다.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업 가지고 스펙도 괜찮으면 보수정당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류호정이나 장혜영 나부랭이들은 과연 국민의힘이 받아주기나 할 것인가. 그런 보수정당에서 자기들 법안을 찬성해준다 하니 감격에 겨워 어쩔 줄 몰라 한다.

 

아무튼 덕분에 국민의힘이 아닌 정의당의 정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저들이 말하는 노동이란, 노동존중이란, 무엇보다 국민의힘에 대한 저들의 맹목적인 감정들에 대해서도. 그래서 자칭 진보언론 진보지식인들이 그렇게 민주당에만 가혹하고 국민의힘에는 무력하기만 하구나.

 

국민의힘이야 원래 그런 정당인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그런 국민의힘에 노동존중이라는 참신한 이미지를 덧씌워주려는 정의당의 헌신은 눈물겹기조차 하다. 국민의힘이 노동존중이다. 자칭 진보의 정체기도 하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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