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후보로 윤석열을 미는 야권 지지자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문재인 구속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 국무회의 위원들, 그리고 민주당의 유력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과거의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왜? 자기들 대통령이 죄를 짓고 감옥에 있으니까.

 

복수다. 자기들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감옥에 갔다. 자기들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고 옥살이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 대통령이라고 무사해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조국 이래로 윤미향이나 추미애, 강기정 등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저들은 항상 박근혜 정부의 인사들을 소환하고는 했었다. 검찰이 정경심 교수 결심공판에서 되도 않는 국정농단을 떠들어댄 이유였다. 자기들이 박근혜 정부 수사하듯 조국 전장관도 수사해서 감옥에 보낼 것이다. 대통령도 수사해서 감옥에 보낼 것이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간절한 호소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수사해서 감옥에 보낼 사람이 누구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에 그랬던 것처럼 죄인의 낙인을 찍어 모욕주고 처벌도 할 주체가 누구일 것인가. 이미 자신들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와 같아졌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와 새누리당 이하가 되어 버렸다. 서민이 자신있게 국민들이 멍청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말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검찰이 있는데.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데. 그런데 감히 문재인 정부나 더불어민주당이 여기서 더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내일이라도 바로 모든 죄상이 드러나고 정권이 붕괴되며 감옥에 가거나 아니면 노무현 전대통령처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의당과 한겨레, 경향, 혹은 진중권 류의 자칭 진보들이 윤석열 검찰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재미있지 않은가. 검찰의 저같은 호소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은 국민의힘이 아닌 정의당과 자칭 진보들이었다. 아예 국개론까지 시전하며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아야 당연하고 정권교체도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사실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돌아갔을 때 가장 앞장서서 죽창을 휘둘렀던 것은 바로 자칭 진보들이었다. 노무현이 죽어야 진보가 산다고, 참여정부가 부정되어야 진짜 진보가 살아날 수 있다고 사명감에 불타 완장까지 차고 앞장섰던 것이 바로 자칭 진보들이었다. 당시 노무현 전대통령의 비참한 최후를 전해듣고 한겨레 편집국에서 환호성이 들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란 뜻이다. 경향일보는 지금도 한결같이 죽을 사람 죽었다는 입장일 것이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문재인을 죽이거나 감옥에 보내고 민주당을 박살낼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무렵 정의당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었다. 한겨레 등 자칭 진보들의 추미애 장관에 대한 공격이 집요해지고 있었다.

 

아무튼 그런 맥락인 것이다. 어째서 하필 다른 사람도 아닌 박근혜를 수사해서 감옥에 보낸 당사자인 윤석열인 것인가. 보수지지자들이 어째서 자기들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윤석열을 차기 대선후보로 지지하게 된 것인가. 일단 박근혜가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잘못한 것을 떠나 웬 듣보잡 여편네에 휘둘린 자체가 얼굴을 들기 힘들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란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박근혜의 잘못은 인정하고 대신 문재인을 죽이자. 문재인을 감옥에 보내자. 저들의 결의다. 김종인이 그래도 고수란 이유다. 복수만 가지고는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박근혜의 복수를 하고 싶은 이들만으로는 차기 대선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증오와 혐오에 이성을 잃은 놈들은 벌써 미쳐 날뛰고 있는 중이란 것이다. 안철수의 신당창당론이나, 정의당의 국민의힘에 대한 구애, 그리고 자칭진보들의 검찰찬가는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무슨 의미인가? 차기 대선이야 말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선거란 것이다. 아니 문재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지키는 선거다. 그래서 이재명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이재명조차도 선거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경선을 통해 정당하게 민주당의 후보로 선출될 경우 얼마든지 내 표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같은 비극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다시 민주당의 대통령을 저들의 먹잇감으로 내주어서는 안된다. 더이상 민주당이 집권을 꿈꾸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게 될 지 모른다. 사실 그런 걸 더 바라고 자칭 진보는 윤석열을 미는 것이겠지만. 그러니까 어째야 하는가? 이겨야 한다. 윤석열이 차기 대선후보로 나서든 아니든 저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복수고 응징이고 멸절일 테니까.

 

전쟁은 시작된 것이다. 작년 조국사태는 저들의 선전포고였다. 그리고 올 총선을 거치면서 진용이 대충 가려지게 되었다. 그것이 윤석열 대망론이란 형태로 표출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라도 좋다. 다만 지금으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은 윤석열인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 온 모습으로 가장 훌륭하게 역할을 해낼 적임자는 윤석열 말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홍준표라고 다를까? 오세훈이라고 다를까? 그나마 김종인은 상식이 있는 인물이니 다를지 모르겠다. 문재인을 죽이는가? 죄인으로 만들오 감옥으로 보내는가? 민주당을 망하게 할 것인가? 그래야 사는 놈들이 있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런 복수를 꿈꾸는 야권 지지자가 아직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에 대한 지지 가운데 아직 살아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직한 검사로서의 이미지를 믿고 있는 이들을 제외하면 그 수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김종인이 윤석열을 대놓고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칭 진보들에 대한 경계도 늦추어서는 안된다. 죽느냐 사느냐. 방심한 순간 모든 것은 끝나고 만다.

 

이낙연에 대한 실망이 커져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들은 죽이려는 싸움을 하고 있는데 이낙연은 자기 몸에 오물이 묻는 것만 두려워하고 있다. 전쟁이라면 마땅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아직 그런 절박함이 없는 것인가. 추미애에게 기대를 걸어볼까? 이재명은 역시 아직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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