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있을 때야 알아서 검찰이 수사든 기소든 묻어 줄 수 있다. 검찰을 나와서도 자연인으로 있는 동안에는 역시 아예 재판도 받지 않고 없었던 일처럼 지내는 것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욕하든 뭘하든 굳이 상관하지 않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긴 국회의원만 돼도 출마한 후보자가 천 단위에, 당선된 사람만 300명이다. 검찰의 도움만 있으면 그 가운데 하나로 묻어가는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데 대통령이라...

 

이명박과 박근혜가 경선을 치르던 모습을 보지 못한 모양이다. 대선경선만 해도 그런 정도다. 하물며 아예 적대하는 거대정파가 서로 명운을 걸고 맞붙는 대선이면 말할 것도 없다. 유죄도 필요없다. 그냥 유권자들에게 심증만 줄 수 있어도 표심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회창 아들도 병역비리라고 확정판결받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병역비리일 것이라 막연하게 믿고 있고 당시도 투표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이 수사하지 않아도, 기소까지 하지 않아도 관련한 증인들이 나와서 인터뷰만 해도 일파만파 당락에 영향을 줄 정도로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만에 하나 진짜 후보자 개인에게 원한이 있거나, 혹은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당연히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일일이 다 막을 것인가.

 

물론 윤석열이 그같은 무모한 꿈을 꾸는 이유를 알고 있다. 역사상 최초의 보수와 진보 단일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의당의 차기 대선후보도 아마 윤석열이 아닐까. 한겨레 경향이 벌써부터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밀고 있는 중이다. 진중권과 서민은, 특히 서민의 경우 아예 그 년이라고 추미애 장관을 욕하며 윤석열의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임미리, 홍세화 기타등등등, 아마 손석희도 그때 쯤 되면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을까. 지지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 여성주의자들은 그 아내와 장모의 범죄를 여성의 권리 차원에서 옹호하고 나설 것이다. 여성이 범죄 좀 저지를 수 있지. 사기 좀 칠 수 있지. 주가조작 좀 할 수 있지. 박근혜 탄핵이 여성차별의 결과인 것처럼 윤석열 아내와 장모 역시 생물학적 여성이기에 옹호되어야 한다. 웅장해지지 않는가. 지금 윤석열 화장실에서 입벌리고 똥받아먹기만 기다리고 있는 자칭 진보인사들이 얼마인가. 자칭보수는 검찰의 전진기지가 된 지 오래다.

 

과연 언론이 윤석열의 부정이나 비리가 있어도 보도하려 할 것인가. 아마 광화문 광장에서 모두가 보는 가운데 저질러도 어느 언론도 기사 한 줄 쓰지 않으려 할 것이다. 보도하는 순간 친민주당 성향의 비주류언론으로 낙인찍힌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의 귀와 입을 막기에는 대선이란 너무나 중요한 행사라는 것이다. 언론을 믿고, 지식인사회를 믿고, 장차 자신을 지지하게 될 정당들을 믿는다. 민주당 안에도 윤석열을 쫓으려는 놈들이 몇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것들 믿고 선거 치르다 망한 인간이 바로 이회창이었었다. 언론이 뭐라 지랄하든 믿지 않는 국민의 수가 45%를 넘어간다.

 

나오라 그래라. 검찰이라는 울타리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윤석열의 민낯을 한 번 보고 싶다. 그런 윤석열을 에워싸고 옹호하려 드는 자칭 진보 자칭 보수들의 알몸을 한 번 보고 싶다. 칼잡이네 뭐네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대선이란 그런 기회라는 것이다. 한 후보자를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위를 포함해서 아주 낱낱이 까발리게 된다. 언론이 아무리 감싸주려 해도 한계라는 게 있다. 버틸 수 있을까? 그리 멘탈이 강해 보이지 않는다. 정치란 꽃길이 아니다. 너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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