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소련이 붕괴하고 대부분 주사파들이 전향하는 와중에도 꿋꿋이 종북의 신념을 지켰던 이가 있다. 더불어 출신성분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북한에서 영사까지 지낸 고위관료 또한 같은 당에 몸담고 있는 중이다. 진정 이념을 의심해야 한다면 누구를 더 의심해야겠는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마 북한이 입장문을 내면서 사실관계를 그리 정리한 것은 일단 한국의 당국에서 감청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정보란 여기까지란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설혹 그 이상의 정보가 있더라도 출처를 밝히지 못하는 한 한국 정부에서 그 이상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북한 스스로 그렇게 사실관계를 규정하면 한국 정부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한국 정부가 그 이상의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려 한다면 오히려 북한 입장에서 감청만으로는 불가능한 고급정보를 전달한 주체를 특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준다.

 

무슨 말이냐면 감청한 내용만으로는 누가 한국의 당국에 정보를 흘렸는가 용의자를 특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평소 하던대로 북한군의 무전을 감청하고 있었고, 북한 해역을 감시하던 도중 우연히 어딘가에 불을 붙이는 것까지 목격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북한 입장에서도 얼마든지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그런데 혹시라도 북한의 고위인사 가운데 누군가가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고급정보를 계속해서 한국 정부에 흘리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는가? 북한의 내밀하고 민감한 정보들을 수집해서 한국 정부에 전달함으로써 북한의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하고 있다. 이번에도 그런 정보원이 역할을 한 것은 아닌가. 그래서 한 편으로 떠보기 위해서라도 한국 정부의 발표와 다른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혹시라도 이와 다른 내용을 한국 정부에서 발표하면 그를 통해 정보를 흘린 내부의 배신자를 특정할 수 있게 될 지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굳이 사실관계에 대해 엄격하게 따져묻지 않으면서 그저 피살되었다고 여겨지는 공무원의 시신을 찾는 데만 서로 협력하자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진상은 밝혀야겠지만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사해서 발표하는 것이 아닌 남북한이 서로 합의 아래 협력해서 공동으로 결론을 내리자는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 그런 정부의 의도를 계속해서 방해하는 중이다. 월북이면 월북인 이유를 밝히라. 정부에서 그와 같이 북한이 밝힌 것과 다른 내용들을 사실로써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래서 근거들이 공개된다면? 북한은 다시 한 번 내부의 배신자를 특정할 수 있게 되겠지.

 

나는 한국사회에 여전히 수많은 북한의 간첩들이 암약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 사람이다. 그리고 분단된지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이라면 북한에서 내려왔거나 처음부터 북한에 우호적이던 내부 인사가 그 용의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누구이겠는가 하는 것이다. 전향한 적 없는 전직 종북주의자와 영사까지 지냈던 북한의 고위공직자보다 더 의심스러운 대상이 존재하기는 할까. 아, 김종대가 있었다. 김종대 주장대로 했다간 그대로 한국 정부가 독박을 쓰는 것이다.

 

사실 이미 중요한 것은 피살된 공무원의 - 즉 대한민국 국민의 시신을 찾아서 가족품에 돌려주는 것이지 그가 어떻게 무슨 이유로 북한 영해에 있었는가 구체적인 이유까지 시시콜콜 밝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북한은 자국 영해에서 타국 국적의 시민을 살해했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그렇게 끔찍하게 살해되었다 여겨지는 피해자가 다름아닌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그렇다면 북한에 그 책임을 묻고 시신을 찾아 가족의 품에 돌려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월북에 초점을 맞추고 이유를 따져묻는 동기와 목적은 어디에 있겠는가.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집착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 것일까.

 

북한 입장에서 배신자지만 우리 입장에서 소중한 협력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책임 또한 우리에게 있다. 그런데 자꾸 그 정체를 밝히라 말한다. 정체가 노출될 수 있는 단서를 내놓으라 주장하고 있다. 순수하게만 볼 수 있을까? 종북은 아직 우리 사회에 이렇게나 많다.

 

지금까지 나온 정보로 특정할 수 있는 사실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사실 굳이 그래야 할 필요도 없다. 그런 시시콜콜한 내용들이 중요한 것이 아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앞에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의도를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좋을 것은 과연 어디의 누구일 것인가. 언론도 수상쩍다. 진짜 배신자는 누구일 것인가. 엄중한 감시가 필요하다.

새삼 확인하는 것은 대기업 사무 정규직이 아닌 이상 거의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의 영향 아래 있다는 것이다. 돈 많이 준다고 해서 찾아가 보면 결국 최저임금에 수당 좀 더 붙이는 정도다. 어째 일도 괜찮은데 돈도 많이 준다고 해서 갔더니만 주말과 휴일은 당연히 근무하고 잔업과 야근도 때때로 있다는 말을 당연하게 하고 있었다. 휴일근무수당과 야근수당까지 더하니 이건 완전 최저임금도 안되는 자리다.

 

즉 그나마 최저임금에 수당이나 붙여서 임금 맞춰주는 정도면서도 그마저도 아깝다고 근무시간 임의로 늘리려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이고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얼마전 썼던 아파트 경비가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휴게시간을 빼면 최저임금 딱인데, 휴게시간을 대기로 돌리니까 최저임금에서 시급이 1000원 이상 까인다. 급여 많다고 찾아갔더니 일 힘든 건 둘째 치고라도 끝나야 할 시간에 끝나지 않고 다음날 출근도 2시간 일찍 하라는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리저리 계산해 보니까 그냥 시간당으로 계산해서 노가다 뛰는 게 더 현실적이다.

 

청년들이 결혼을 않으려 하는 이유도 그래서 새삼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다면 저런 지랄맞은 조건에도 어쩔 수 없이 하나 잡아서 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부모님께 생활비나 얼마간 보내드리면 나머지는 그저 혼자 먹고 살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 보니 그렇게까지 절박하지는 않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도 있어서 올해까지는 아무 일 않고 놀고 먹기만 해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듯하다. 임금이며 노동시간이며 근로조건이 죄다 이따위인데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꼼짝없이 거기 잡혀 인생을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결론은 전문직이나 대기업 사무직 아니면 체력은 필수라는 것. 시간당으로 꼬박꼬박 챙겨서 받을 수 있는 자리란, 더구나 수당까지 더해서 최저임금 이상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자리들이란 대부분 근력과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란 것이다. 그러니까 그토록 부모들이 공부하라 아이들을 닥달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저런 현실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내가 대기업 사무직이 될 수 있으면 저들이 고생하는 모습이야 말로 보상이고 보람이 될 테니.

 

진짜 연말까지 모아놓은 돈 쓰면서 놀고 먹기만 했으면 싶은 마음까지 들고 있다. 일하기 싫다. 그런데 일해야 한다. 어차피 혼자 사는 것 돈 많이 받는 건 기대도 않고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놀며 지낼 수 있는 정도면 족하다. 대신 근무강도는 조금 세다. 다행히 다른 건 몰라도 힘과 체력은 자신이 있다. 아니 지금 와서 유일한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힘과 체력 정도다. 그냥 구질한 현실의 이야기다. 대부분 사람들은 별 관심도 없는. 놀고 싶다. 복권이나 당첨되라!

내가 이래서 정부 초기부터 진선미나 남인순 같은 민주당내 여성주의자들을 조심해야 한다 주장했던 것이다. 결국 본색을 드러낸다. 박근혜의 부활을 위한 태극기 집회를 정의당이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선다. 헌법까지 들먹이며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허락해야 한다고. 왜이겠는가?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다. 원래 여성주의의 뿌리는 친일과 친독재였었다. 그나마 친독재는 80년대를 거치면서 많이 희석되었지만 친일은 친일기독교의 유산과 함께 면면히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생물학적인 여성인 박근혜를 만나면서 친독재가 다시 부활했다. 그런데 그 박근혜가 탄핵당하고 말았다. 박근혜가 탄핵당하던 당시, 아니 그 이후로도 여성주의자들이 그토록 옹호하던 메갈과 워마드가 박근혜에 대해 무어라 떠들었는가 돌이켜 보라.

 

그래서 정의연을 공격한 것이었다. 조국사냥에 함께했던 것도 바로 이후 검찰과의 결탁을 통한 여성주의와 나아가 박근혜의 부활을 목적으로 연대한 결과였다. 정의연을 공격하면서 박근혜에 부역했던 여성주의자들이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었고, 박원순을 제물삼아 더 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것이 언론과 검찰, 그리고 보수야당이었다. 그러면 마지막 단계로 다시 박근혜를 되살리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현정부를 무너뜨려야 한다. 민주당을 철저히 무너뜨려 박근혜를 탄핵한 정당성 자체를 지워야 한다.

 

박용진이 전부터 왜 저 지랄이었는지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한겨레 강희철이 서민보다 먼저 고백했다. 박근혜가 차라리 더 나았다. 그를 위해서는 현정부의 최대 치적인 코로나19 방역을 붕괴시켜야 하고, 더구나 박근혜 친위세력을 결집하기 위해서라도 개천절 집회는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일관되었다. 처음부터 정의당의 행동방향은, 아니 여성주의가 지배하는 자칭 진보의 행동은 항상 일관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친일과 친독재에 뿌리를 둔 여성주의와 그 상징으로서의 박근혜의 부활이다. 경향은 이미 점령했고 아직 한겨레는 내부에서 저항이 남은 모양이다. 그래봐야 이렇게 노골적이면 답이 없는 것이다.

 

김재련이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동안에도 한겨레와 오마이, 경향은 그에 대한 어떤 비판도 해서는 안된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정의당은 그를 위한 입법까지 추진중이다. 몰라서? 단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밥줄을 끊으려던 그들이 그냥 다양성을 위해 보고만 있는 것일까?

 

정의당이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아마 심상정이 2선으로 물러나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심상정이 아무리 그렇게까지 미치지는 않았다. 정의당내 주사파가 여성주의와 손잡고 옛 동지들과 연대하려 한다. 원래의 정체성을 되찾으려 한다. 안좋은 예감은 항상 현실로 이루어진다. 이제는 욕하기도 지친다.

최소한 방송사에서 계약직, 그것도 여성 방송인을 해고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되었다. 아무리 자신들이 주장하는 페미니즘의 이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약자인 여성 비정규 방송인의 밥줄까지 끊으려 해서는 안되었던 것이다. 하긴 심지어 현직 검사마저 남성인 검찰 수뇌부를 움직여서 징계하려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절대 비판해서는 안된다며 감싸고 도는 김재련은 일찌기 박근혜 정부에 부역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약자인 여성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전력이 있는 이였다. 무슨 의미인가.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고발과 관련한 일련의 논란들이 오히려 정의당을 비롯한 자칭 진보들을 관짝에 넣고 못질까지 하게 되었다는 이유인 것이다. 진보란 당연히 사회적 역자를 위한 고민이고 실천이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이 다르고 입장이 달라도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한참 약자인데 그런 이들의 밥줄을 끊으려는 것은 진보의 태도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군사독재를 지지한다고 야간 환경미화원들의 열악한 처지는 아예 외면하겠다는 것인가?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의 부당한 억압과 착취를 긍정한다고 아파트 경비원들이 일방적으로 해고당하는 상황을 방치하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그들이 진정으로 위하겠다는 사회적 약자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가. 계약직 방송인인가? 정부에서 요직까지 맡았던 변호사인 것인가? 여성에게 여전히 불리한 검찰조직에서 고군분투중인 여성 검사와 손을 잡을 것인가? 아니면 남성인 검찰지휘부와 연대하려는 것인가?

 

한 마디 비판은 커녕 질문조차 못하게 감싸고 있는 그 김재련이 그동안 해 온 발언들을 보라. 조금이라도 불리한 발언인 나오면 2차가해라며 입법으로 막겠다 엄포놓는 그 김재련의 이후 행보들을 보라. 그래서 이번 북한에 의한 한국 국민의 피살과 시신훼손 사건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조차도 어느새 납득하고 마는 것이다. 전쟁을 했어야 했다 주장한다. 전면전으로 확전될 위험까지 감수했어야 했다 주장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를 무엇보다 조심스럽게 대하던 이전의 진보들과 전혀 다른 입장이다. 왜이겠는가. 연대할 대상이 달라진 것이다. 어디에 속해 있는가 정체성마저 달라진 것이다. 그럴싸한 변호사와 대단한 검찰 수뇌부와 훌륭한 여성 정치인, 기업인, 지식인들이다. 그러니까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한 논란에서 저들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깟 공부도 못해서 경비나 서는 계약직따위 자기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래서 당시도 물었던 것이다. 여성 사용자와 남성 노동자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정의당은 누구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일 것인가. 그런데 사실 답은 이미 박지희 아나운서가 TBS에서 잘린 순간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규탄했어야 했다. 아무리 그래도 여성 노동자의 밥줄을 끊느냐며 함께 연대해서 싸우려 했어야 했다. 정의연 논란에서도 정의당은 화해치유재단에 속해 있던 자칭 여성주의자들과 연대하고 있었다. 왜냐면 그쪽이 아무래도 정의연 쪽 보다는 스펙이나 지금의 사회적 지위 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저들과 어울리면 자신도 저들처럼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째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다수 연루된 사학비리에 대해서는 감히 공정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인가. 어째서 보수진영에서 나타나는 법적 도덕적 문제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는 것인가. 물론 발언하기는 한다. 그러나 조국 전장관 딸의 표창장이나 추미애 장관 아들의 휴가에 비하면 턱없이 미미하기만 하다.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들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크게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당연하다. 그러면 민주당과 비슷한 부류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안철수나 보수진영에서 항상 민주당에 대해 하는 말이 있다. 평생 자기 힘으로 돈도 벌어보지 못한 백수 나부랭이들이 기회를 잘 만나 운동권 전력만으로 국회의원씩이나 되었다. 그래서 감히 민주당에 대해서는 길을 내달라 요구하면서도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하지 못하는 것이다. 스펙도 화려하고, 사회적 지위도 저만한데, 기왕 어울리려면 저런 이들과 어울려랴 하지 않겠는가. 기왕 칭찬을 들으려면 조선일보 같은 일류 언론의 칭찬을 들어야 한다.

 

심상정의 본심이 아닌 것은 안다. 다만 심상정도 어느새 뒷방으로 밀려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정의당의 주류는 그런 무리들이다. 여성을 위해서 계약직 여성 방송인의 밥줄을 끊고, 남성중심의 검찰조직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수의 여성검사들마저 남성인 수뇌부를 움직여서 징계하려 한다. 표창장과 휴가에는 분노하지만 수 천억 대 부정과 사학비리에는 침묵한다. 선택적 정의는 그들이 지향하는 바와 닮아 있다. 그럼에도 저들이 진보인 이유는 여성주의가 진보라 여기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한겨레와 경향이 진보언론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그래서 김재련도 전수혜도 모두 진보다. 민주당은 아무것도 아닌 그냥 악이다.

 

그런 적대감이 이번 북한군에 의한 한국국민 피살사건에 대한 이해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민주당은 무조건 잘못했다. 민주당 정권은 무조건 악이다. 그런데 원래 정부가 바뀌기 전부터 일관되게 지향해 온 방향이기도 했다. 민주당만 아니면. 문재인만 아니면. 그리고 이제 여성주의를 통해 정의당의 정체성 자체가 바뀌게 된다. 자칭 진보의 지향 자체가 바뀌고 만다. 그래서 누구와 연대하고 어디에 정체성을 두는가? 그래서 묻는다. 여성 사용자와 남성 노동자 사이에 다툼이 있다면 누구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일 것인가. 진보의 현실이고 정의당의 현실이다. 당연한 결론이다.

도대체 어째서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들을 계속 반복해야 하는 것인지. 옆집에 공이 넘어갔다. 고양이일 수도 있다. 아이가 담을 넘어 들어간 것일 수도 있다. 당연히 자기 물건이고 자기 고양이고 자기 아이이니 찾아야 한다.

 

"아이가 넘어갔는데 찾아야겠소."

 

그러고 다짜고짜 옆집 담을 넘으면 어떻게 되는가? 무작정 문부터 열고 들어가면 바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폭력까지 썼다면 가중처벌의 대상이 된다.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사회라면 자칫 큰 봉변을 당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막말로 나가라고 총을 코앞에 겨눠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국가라면 어떨까?

 

아무리 대한민국 헌법이 북한을 괴뢰집단으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자국의 영토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UN에 동시가입되어 있다는 자체가 이미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국가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국가라면 당연히 주권이 있고, 그 주권이 미치는 영토를 갖는다. 북한이 자기 영토 안에서 뭔 개지랄을 하든 타국인 대한민국 정부와 군과 국민들이 직접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 자체로 선전포고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하물며 군사력으로 국경을 침범해서 어떤 위해행위를 했다면 더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김신조 사건 당시 미국이 뜯어말리지 않았으면 한국 정부가 먼저 선제공격으로 2차 한국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다.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으로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응징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던 것을 떠올려 보라. 

 

물론 김신조가 청와대를 습격하고, 육영수 여사가 북한의 사주로 살해당하고, 수도 없이 무장공비가 넘어와 자국민을 살해하는 와중에도 작전권이 없기에 오로지 인내해야만 했던 한국 정부처럼 북한 역시 그냥 없었던 일로 여기고 그만 두고만 본다면 그보다 다행스러운 일은 없는 것이다. NLL을 넘어와 자국 함선을 상대로 군사도발을 하는데도 적 선박을 격침시키기만 할 뿐 추가적으로 군사행동을 하지 않았던 당시 한국 정부처럼 인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말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인 것이다. 하지만 군사적으로만 인내했을 뿐 외교적으로는 북한의 만행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북한은 수교국까지 줄고 국제사회에서 입지마저 좁아지고 있었다. 한국 정부가 북한 영해에서 군사행동을 한 자체를 문제삼아 군사적 긴장만 높여도 한국 정부로서는 명분도 없는데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런 결말을 바라는 것인가.

 

도대체 뭘 어쩌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그토록 반대하며 훼방놓은 탓에 핫라인마저 끊긴 지 오래였다. 북한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할 때도 바로 통할 수 있는 핫라인이 아닌 판문점 대표부를 통해서 서한을 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북한이 입장문을 보내는 과정에서 핫라인 일부가 복구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바로 연락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통신수단도 없고, 관계도 예전만 못하고, 무엇보다 상대 영해 안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우리 정부 뿐만 아니라 일본이든 중국이든 다른 강대국이라도 함부로 결정하고 행동에 나설 수는 없는 것이다. 하물며 군사행동이라니. 북한 선박을 격침했어야 한다니. 제정신이면 할 수 없는 말이다. 더욱 국가적인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입장에서 감히 함부로 입에 올려서도 안되는 말인 것이다.

 

너무 게임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게임도 요즘에는 제법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전쟁 한 번 하려 해도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무작정 감정이 시킨다고 바로 군사행동에 들어갔다가는 오히려 손해만 입고 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타국의 영토를 넘을 때는 그래서 그만큼 더 신중해야 하고 더 조심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살해되었다는 공무원의 시신을 찾기 위해서 공식적으로 공동수색을 제안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야지만 북한의 양해 아래 정당하게 북한의 영해에서 자국민의 시신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아무리 그렇다고 타국의 군함이 자국의 영해를 - 그것도 아직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의 군함이 자국의 영토를 뒤지고 다닌다면 위신에 큰 타격이 가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러니까 정부가 존재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정부에서 활약하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그렇고 정의당도 그렇고 자칭 진보며 보수언론들도 다르지 않다. 역시 민주정부가 들어서서 좋아진 점이라 할 것이다. 가짜를 골라낼 수 있다. 진짜를 가려낼 수 있게 되었다. 국방과 군사에 전문가라는 놈들이 저리 아무것도 모르는 소리를 너무나 당연하게 지껄인다. 떠드는 놈들이나 그대로 옮겨쓰는 놈들이나.

 

김종대 저 인간 헛소리 지껄이는 것 몇 번이나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안되겠다. 그나마 정의당이 그동안 쓰고 있던 가면마저 벗어던졌다. 국민의힘이야 원래 국익따위 안중에 없던 놈들이다. 벌레같다.

그러니까 말했잖은가. 페미니즘은 진보가 아니라고. 원래 한국 여성주의의 뿌리는 친일에 친독재였다고. 요즘 내 일 때문에 바빠서 정의당이 뭐라 지껄이는지 아예 신경을 안 썼더니만 아주 재미있게 놀고 있었대? 북한 함정을 공격해서 격파했어야 했다고? 피랍된 것으로 '예측'되는 국민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으니 안보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소리 아닌가? 도대체 한반도 평화를 미련할 정도로 주장하던 진보정당 정의당은 어디로 간 것일까?

 

자칭 군사전문가이니 김종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국제법상 군함은 자국의 영토로 간주된다. 영토란 자국의 주권이 미치는 배타적 영역이다. 세상에 어느 나라도 자국의 영토를 타국이 아무런 양해도 경고도 없이 침범하는데 가만 보고만 있지 않는다. 더구나 군사력을 동원해서 타국의 영토를 침범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교전행위로 간주되어 그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든 해당국가의 정당한 행위로써 국제적으로 어떤 책임도 묻지 않는다. 오히려 타국의 영토를 무단으로 침범한 책임을 더 강하게 묻게 된다. 제아무리 미국이라도 다른 나라의 영공에서 자국의 전투기가 격추되었다면 영공이 아니었다고 우기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영해에서 공격을 받았더라도 영해가 아닌 공해상이었다고 우겨야만 겨우 할 말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되었거나 실질적으로 남북한을 나누던 경계를 넘어서 북한의 선박을 무력으로 공격했어야 했다? 그 이후 파장을 생각이나 하고 떠드는 소리인가?

 

더구나 북한 영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한국 국민이 억류되어 있다고 바로 납치로 단정짓고 군사행동에 들어가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개는 굳이 군사적인 행동에 들어가고 싶은데 핑계가 딱히 없을 때 그렇게라도 빌미를 만들고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자발적인 월북인가? 아니면 사고를 당해 표류해 간 것인가? 아니면 진짜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군에 의해 납치된 것인가? 상황에 따라 대응도 다르다. 그래서 최대한 정보를 취합해서 정확한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표류한 것이면 바로 돌려보내라 요청하면 되는 것이고, 납치된 것이라면 직접적인 군사행동까지 가지 않는 선에서 무력시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월북이면? 사실 방법이 없다. 북한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니 월북이라 부를 뿐 보편적 개념으로 보자면 정치적 망명에 더 가까운 것이다. 한국이 싫어서 북한으로 넘어가겠다는데 받아줄지 말지는 북한이 결정하는 것이지 한국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북한이 탈북민들 돌려보내란다고 돌려보낼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여 재구성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린 것이다. 아마 피살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신병을 확보당하는 순간부터 모두 한국 해군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시신을 불태웠다고 보고한 부분에서도 무언가를 태우는 불빛을 봤다고만 말하고 있을 뿐 시신을 태우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는 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까 아직 언론보도만으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가능성의 영역에 남아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군과 정보당국이 어떤 수단들을 통해 어떤 정보들을 확보했고 그를 통해 어떻게 그와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인가. 그따위로 한국 국민이 북한에 있으니 납치된 것이라 예단하고 군사행동에 들어갈 것이면 - 하긴 그따위로 대충 성급하게 나라 운영하던 놈들은 죄다 망해서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 대한민국을 그렇게 만들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사실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상대의 영해로 쳐들어가 군함부터 격침시켜야 한다고?

 

그래서 또한 말했던 것이다. 지금 정의당은 언론에 잘보이려 필사적이라고. 언론에 밉보였을 때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가 지난 총선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 만 것이다. 정의당도 털면 나올 것이 많다. 그런데 언론이 굳이 정의당까지 털려고 하지 않는다. 민주당을 공격할 수단으로 써먹기 위해서다. 그런데 감히 정의당이 민주당과 손잡고서 언론이 바라는 바와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려 했으니 가차없는 응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언론의 사랑을 받을까? 어떻게 하면 언론의 귀여움을 받을까? 그래서 더욱 페미니즘에 미쳐 있어야 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은 여전히 진보인 척 보이면서도 보수와 손잡기에 아주 유용한 정체성인 때문이다. 그리고 본색을 드러낸다. 차마 보수정당과 언론조차도 뒷감당이 안되기에 하지 못할 말을 자칭 진보들인 그들이 대신 해준다.

 

원래 본모습인 것이다. 원래 이런 게 자칭 진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항상 진보 앞에 '자칭'을 붙여 불렀던 것이었다. 한국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었는데 정부와 대통령만 욕하는 것은 자칭 진보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전쟁을 했어야 했다는 소리다. 사실관계가 확실해지기도 전에 이미 예단하고 상대의 영해로 들어가, 군함을 격침시키며 단호한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는 소리다. 누가 보수고 누가 진보인가. 지금 정의당의 정체성이다.

 

좋은 사람은 다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원래 정치란 그렇다. 순수할수록 더욱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그래서 남은 인간들이 이런 쭉정이들인 것이다. 그래도 같은 자칭이라도 예전이었다면 감히 전쟁까지 불러올 수 있는 그런 위험한 행위를 진보의 이름드로 당당히 주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래놓고서 심상정만 쏙 빠져나간다. 지금의 정의당은 그래서 답이 없는 집단이란 것이다. 정의당이 진보? 국민의힘이 보수겠다. 엿같다.

벌써 2015년이구나. 시간 진짜 빨리 간다. 요즘 유튜브 알고리즘이 과거 JTBC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송곳'의 클립들을 자꾸 내 앞에 노출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현실의 시간은 전혀 흐르지 않았구나. 그러고보니 드라마의 배경도 무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0년대 초반이었다. 유시민이 한탄했지. 노무현 정부 동안 저런 일 일어나는 거 미처 신경쓰지 못했었다. 노동운동 하던 사람들이 노무현에게 이가는 건 사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진짜 당시 악랄했었으니까.

 

아무튼 드라마 클립들을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되었다. 어째서 당시 그토록 높은 화제성에도 시청률은 바닥을 기고 있었는가. 정확히 내 또래들에게나 화제였을 것이다. 지금 2, 30대만 되어도 뭔 헛소리인가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당연하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더구나 시험도 치르지 않고 캐셔나 판매, 재고관리를 위해 들어간 놈들이 무슨 정규직이고 노조냐는 것이다. 바로 얼마전 인천국제공항 논란을 떠올리니 더욱 확실해진다. 푸르미 정도의 대형마트면 그래도 나름 이름있는 기업일 텐데 고작 계산원이나 판매원, 재고관리원들이 정규직 자리를 지키겠다고 파업까지 하면 저들의 정의감에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사람과 정규직이 되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학교 다닐 적부터 열심히 노력해서 시험까지 치렀으면 정규직, 그렇지 않으면 비정규직. 비정규직이 감히 고용안정을 바라서도 안되고, 높은 급여를 받아서도 안되고, 직원에 대한 복지를 기대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나오라면 나오고, 그만두라면 그만두고, 최저임금도 안되는 돈에, 하루 20시간 일을 시켜도 돈 주는 사람 마음대로 따라야 하는 것이고. 그런 최근 2, 30대의 공정과 정의의 기준에 비추어 보면 드라마 '송곳'은 악과 불공정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 지금 청년들은 드라마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며, 그래서 아예 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 세대의 공정과 지금 세대의 공정을. 이전 세대의 정의와 지금 세대의 정의를. 그래서 드라마 '송곳'의 내용에 크게 공감하며 볼 수 있었던 세대와 오히려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세대들의 가치의 차이에 대해서도. 그래서 그리 인기가 없었던 것이로구나. 그래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비정규직이 지금처럼 일반적이지 않아서 그 차이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냥 맞지 않는다. 세대차이란 것이다. 늙었음을 깨닫는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항공모함은 우리가 필요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수평선 너머에 지켜야 할 수많은 식민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처럼 패권국가라서 반드시 무력으로 지켜야만 하는 이익이 널려 있는 것도 아니다. 고작 항공모함 한 척으로, 그것도 미국처럼 정규항모도 아닌 경항모 한 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작해야 전투기 20대 정도도 버거운 항모 가지고 얼마나 대단한 국가적 이익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런데 있다.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었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북한이라는 잉여에 민폐로 인해 거의 바다를 통해 모든 무역이 이루어지는 나라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 중요한 에너지자원의 수입도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부분 수출품들 역시 바다를 통해 세계로 팔려나간다. 그런데 그 바다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는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군사강국이라지만 직접 군사력을 투사할 수 없는 수평선 너머에서 누군가 바다를 틀어막고 혹은 위협하며 한국의 국익에 위해를 끼치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이전에는 미국이 다 대신해 주었었다. 미국 만만세다. 그런 국제질서에 위해가 될 만한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이 먼저 항공모함이든 뭐든 보내서 다 해결해 주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 미국 상황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을 견제하려는데 미국 혼자 힘으로는 아무래도 부치는 면이 있다. 물론 아직은 직접 붙으면 당연하게 미국이 이기겠지만 그래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미국 혼자서 모두 상대할 생각을 말고 그동안 미국에 의지해 편하게 지내 왔던 동맹들 역시 자기 할 몫을 찾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가 그렇게 일본을 우대하며 일본의 재무장까지 오히려 압박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면서 일본을 위해 한국을 전략적으로 일본 아래 예속시키려 하고 있었다. 일본의 경제력이라면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베가 뻘짓했다는 이유인 것이다. 아베 스스로 한국과 일본은 절대 함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 버리고 말았다.

 

아무튼 그런 일환으로 한국 역시 미국의 동맹으로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서 자기 지분 만큼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함께 항공모함을 파견하고 핵잠수함을 동원해서 세계 각지에서 동맹의 이익을 지켜야만 한다. 앞으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돕기만 하는 것이 아닌 한국 역시 미국을 위해 자기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공모함을 도입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에 기대 거의 무임승차하듯 누려왔던 것들을 우리도 어느 정도 대신하기 위해서. 대신 미국이 필요로 할 때 한국 해군의 항공모함과 구축함과 핵잠수함들은 동맹함대의 일원으로 미국과 함께 행동해야만 한다. 물론 최근에서야 나온 개념이 아닌 이미 이지스구축함을 건조할 당시부터 미국의 대전략 아래 구상되어 온 개념인 것이다. 과거에는 구축함 몇 척에 재래식 잠수함 몇 척이면 되엤지만 이제부터는 항공모함에 핵잠수함도 필요하다. 그만한 경제력과 군사력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빨갱이 새끼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다. 태영호나 하태경같은 모태빨갱이들을 받아들이더니 보수언론이 한국군의 항모도입을 반대하는 기사까지 쓰고 있다. 전시작전권환수 역시 미국이 필요해서 추진하는 것이라니까. 미국이 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 대통령은 몰라도 한국 공무원사회는 친미를 넘어 종미에 가까운 사고수준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항모와 핵잠수함을 도입하는 자체가 장차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미국의 편에 서겠다는 선언이기도 한 것이다. 설마 한국 해군의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더구나 미국산 전투기가 중국을 위해서 미국과 싸우는데 쓰일 것이라 여기는 머저리는 없을 것이다.

 

동맹에서 우리의 지분을 주장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을 무시했다가는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라는, 수 백 대의 최첨단 전투기라는 중요한 전력이 다른 경쟁자를 위해 쓰이게 될 지도 모른다. 대신 한국의 이익만 잘 보장해주면 이 모든 힘이 미국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다. 친미는 한국의 목숨줄이다. 미국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강자 옆에 붙어 있는 것이 약자의 생존법이다. 너무 당연해서 굳이 덧붙일 것도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자 역시 시민이다. 그냥 여러 시민 가운데 필요하고 적합하다 생각하는 사람을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고르고 가려낸 뒤 위임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권력이란 것이다. 그래서 권력을 가지기 전에도 가지고 난 뒤에도 모두와 똑같은 시민에서 시작해서 시민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당장 국회의원만 하더라도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까지 누구는 소방관에, 누구는 대학교수에, 누구는 그냥 백수에, 그리고 실제 선거에서 낙선하는 순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만 한다. 아니면 다시 백수로 선거만 바라보며 사는 폐인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 시민으로서 정치인들에게 지워져야 할 책임과 의무란 어떤 것일까.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직자란 주어진 책임과 의무 만큼 권한과 재량에 비례한 공적인 영역과 시민으로서의 사적인 영역을 구분해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과연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으로서 법과 공동체가 요구하는 윤리적 규준들을 엄정하게 지키고 있었는가. 장관이었다면 혹시라도 장관으로서 공동체가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다른 사적인 목적을 위해 유용한 것은 아닌가. 예를 들어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서 자신과 관련한 기업에 계약상 이익을 주었다. 장관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공적인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서 가족을 위해 부당하게 위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는가. 그런데 사실 국회의원과 장관이라는 딱지만 떼면 그냥 다른 시민들도 당연히 누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문제가 되는 것인가?

 

박용진이 저 지랄 하는 이유를 안다. 당연히 국민의힘이나 혹은 언론과 자칭 진보들이 추미애 장관을 가지고 지랄하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과 다른 신분을 가진 개인들이란 것이다. 국회의원이든 장관이든 언제고 다시 내려놓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위임된 권력이 아닌 특별한 신분에 따른 특별한 권리라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목숨걸고 당도 몇 번이나 바꿔가며 국회의원 한 번 해보겠다고 발악했던 것 아니던가. 김종인이 아니었다면 과연 지난 20대 촐선에서 공천이라도 받을 수 있었을까? 이것 때문일까? 원래 김종인 사람이어서? 국민의힘으로 따라가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배지 날아갈 수 있으니 안에서 분란을 일으키려는 것일까?

 

법과 규정이 그렇게 되어 있고 그것이 시민의 권리로서 타당하다면 그를 따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 정치인인데 당사자는 몰라도 가족이 119 구급차를 공짜로 이용해서는 특혜라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면 위급상황에서도 공직자고 권력자이기에 남들과 다른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면 그 비용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러니까 아들이 군대 가서 수술까지 받았는데 회복이 더딘 상태에서 부대에 복귀하느라 후유증이 남게 되었다면 아들을 위해서 공직자는 무엇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인가. 어디까지 해 줄 수 있을까. 심지어 당사자가 아닌 가족마저도 특별한 신분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같은 시민인 정치인의 가족에 대해서 일반 시민과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다. 인턴도 해서는 안되고, 사회봉사도 해서는 안되고, 직업도 가져서는 안되고, 군대에서 아파도 수술도 받아서는 안된다. 그러면 반대급부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돈이 많을 것이다. 아니면 그런 시민의 권리를 벗어난 또다른 특혜를 합법적으로 누릴 방법들을 궁리하고 있는 것일 게다. 아예 외국국적을 취득하는 건 어떨까? 그러면 그런 고민들도 하지 않아도 된다. 뭔 말이냐면 저놈들이 생각하는 정치인이란 특별한 신분의 사람들이 권력의 대가로 특별한 신분을 취득하던 전근대사회의 개념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특별한 신분에 걸맞는 특별한 도덕적 윤리적 책임과 의무까지 모두 지켜야 한다. 누가 더 쓰레기냐면 당연히 그따위 생각을 하는 그 놈 새끼들이란 것이다. 머릿속에 아마 국회의원으로서 특권 누릴 생각만 가득할 걸? 아니면 어떻게 정치인들의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부정하는 소리를 당연하게 지껄일 수 있는 것인가.

 

원래 박용진은 민주당을 싫어했었다. 원래 자칭진보들이 태생적으로 민주당을 싫어한다. 더욱 고졸출신의 노무현은 경멸하고 혐오한다. 박용진은 원래 민주노동당 출신이었다. 다만 정치 좀 해보겠다고 유시민 뒤도 따라다니고 민주당 당적도 가지고 김종인에게 바짝 달라붙고 해 왔던 것이었다. 금태섭이나 조응천 등과 비슷한 부류들이라 보면 된다. 민주당은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달리 갈 데도 없고 가능성도 높으니 민주당 당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혐오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민주당 정치인은 자식이 다리가 아파도 주어진 당연한 권리인 휴가조차 연장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손석희 벌레새끼가 정경심 교수의 시민으로서 권리를 부정한 논리와 같다. 그러고보니 벌레새끼네. 똑같은 놈들이다.

러시아의 짜르가 인민의 어버이로 불렸던 것은 그가 계몽군주이기 때문이었다. 원래 유럽의 군주란 것은 대부분 백성들과 다른 세계의 존재들이었다. 당연한 것이 백성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언어도 문화도 다른 남의 나라 귀족들이 자기들만의 사정에 따라 왕이 되었다 때로 내쫓기기도 하는 것이 유럽의 왕조사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스웨덴의 경우는 나폴레옹의 원수 중 하나였던 베르나도트가 배신의 대가로 스웨덴의 왕위를 세습하고 있는 중이다. 왕들도 그렇고 백성들도 그렇고 그저 세금이나 거둬가는 지배자이고 세금을 거둬들여야 하는 피지배자일 뿐 그 이상 어떤 유대관계도 없었다. 그러다가 중국에 파견된 선교사들로부터 군주를 정점으로 하는 가부장적 국가체제가 수입되면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왕과 백성은 둘이 아니며 부모와 자식처럼 보살피고 의지하는 관계다. 그러니 백성들이여 내게 복종하라.

 

계몽군주의 등장은 그래서 국민국가의 등장과 거의 궤를 같이 한다. 그리고 국민국가의 등장은 절대왕정의 발전과 관계가 깊다. 즉 국가란 왕과 귀족에 의한 지배구조가 아닌 왕과 귀족과 백성 모두를 아우르는 공동체다. 그러므로 왕을 정점으로 모든 백성들은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나누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왕은 최고의 국민이자 시민이자 종복으로서 가장 큰 책임과 의무 만큼 가장 존엄한 권위와 권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어버이다. 왕이란 곧 백성들의 부모다. 백성들은 국왕의 자식으로 국왕을 위해 자신이 속한 국가에 헌신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뭔 말이냐면 계몽군주란 곧 어버이 수령과 같은 뜻이란 것이다. 원래부터 그랬었다. 어버이 수령이랍시고 오만 데 안 가는 곳 없이 다 싸돌아다니며 별 되도 않는 참견까지 있는대로 해대고 있다. 그래서 김정은과 김정일의 차이는?

 

김정은을 자꾸 계몽군주라 부르는 유시민의 의도를 의심하게 되는 이유다. 유시민 쯤 되면 계몽군주라는 게 그렇게 좋기만 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알 텐데. 국민들을 위해 병원을 짓겠다고 고리대금으로 또다른 국민인 여성들을 매춘부로 전락시켜 다른 주머니를 채우던 놈들이 바로 계몽군주란 것들이다. 한 편에서는 부국강병하겠다고 자본가들과 결탁해서 국민들을 착취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그렇게 착취한 돈으로 보기 좋으라고 돈이며 식량이며 나눠주기도 한다. 그런데 진짜 닮았네? 그러면 김일성과 김정일은 계몽군주가 아니었다는 뜻일까? 아마 계몽군주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나오는 인식의 간극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김정은은 계몽군주인 것일까? 내가 이해한 바로는 김일성도 김정일도 계몽군주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그래도 북한 역시 근대적인 사회주의 국가로 출발한 나라라는 것이다.

 

내 기준에서 보자면 계몽군주란 절대 칭찬이 아닐 테지만, 더구나 근대적인 국가의 지도자로서 계몽군주라 불린다면 차라리 모욕이라고 칼들고 날뛰어야 정상이란 것이다. 과연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3대가 북한 국민 전체를 위한 국가지도자들이었는가 묻는다면 물론 아니라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원래 국민국가라고 구성원 모두를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게 된 것은 상당히 최근의 일이란 것이다. 한 나라 안에도 다양한 층위가 있고 계몽군주라도 국민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은 그 안에서도 대표적인 다수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렇더라도 북한 주민을 보살피고 이끄는 부모와 같은 존재가 역대 북한의 최고권력자였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유시민은 과연 무슨 뜻으로 계몽군주란 표현을 쓴 것인가. 동의할 수 없을 때도 때로 아주 자주 있는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김정은이 계몽군주라?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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