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말했잖은가. 페미니즘은 진보가 아니라고. 원래 한국 여성주의의 뿌리는 친일에 친독재였다고. 요즘 내 일 때문에 바빠서 정의당이 뭐라 지껄이는지 아예 신경을 안 썼더니만 아주 재미있게 놀고 있었대? 북한 함정을 공격해서 격파했어야 했다고? 피랍된 것으로 '예측'되는 국민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으니 안보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소리 아닌가? 도대체 한반도 평화를 미련할 정도로 주장하던 진보정당 정의당은 어디로 간 것일까?

 

자칭 군사전문가이니 김종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국제법상 군함은 자국의 영토로 간주된다. 영토란 자국의 주권이 미치는 배타적 영역이다. 세상에 어느 나라도 자국의 영토를 타국이 아무런 양해도 경고도 없이 침범하는데 가만 보고만 있지 않는다. 더구나 군사력을 동원해서 타국의 영토를 침범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교전행위로 간주되어 그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든 해당국가의 정당한 행위로써 국제적으로 어떤 책임도 묻지 않는다. 오히려 타국의 영토를 무단으로 침범한 책임을 더 강하게 묻게 된다. 제아무리 미국이라도 다른 나라의 영공에서 자국의 전투기가 격추되었다면 영공이 아니었다고 우기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영해에서 공격을 받았더라도 영해가 아닌 공해상이었다고 우겨야만 겨우 할 말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되었거나 실질적으로 남북한을 나누던 경계를 넘어서 북한의 선박을 무력으로 공격했어야 했다? 그 이후 파장을 생각이나 하고 떠드는 소리인가?

 

더구나 북한 영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한국 국민이 억류되어 있다고 바로 납치로 단정짓고 군사행동에 들어가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개는 굳이 군사적인 행동에 들어가고 싶은데 핑계가 딱히 없을 때 그렇게라도 빌미를 만들고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자발적인 월북인가? 아니면 사고를 당해 표류해 간 것인가? 아니면 진짜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군에 의해 납치된 것인가? 상황에 따라 대응도 다르다. 그래서 최대한 정보를 취합해서 정확한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표류한 것이면 바로 돌려보내라 요청하면 되는 것이고, 납치된 것이라면 직접적인 군사행동까지 가지 않는 선에서 무력시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월북이면? 사실 방법이 없다. 북한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니 월북이라 부를 뿐 보편적 개념으로 보자면 정치적 망명에 더 가까운 것이다. 한국이 싫어서 북한으로 넘어가겠다는데 받아줄지 말지는 북한이 결정하는 것이지 한국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북한이 탈북민들 돌려보내란다고 돌려보낼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여 재구성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린 것이다. 아마 피살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신병을 확보당하는 순간부터 모두 한국 해군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시신을 불태웠다고 보고한 부분에서도 무언가를 태우는 불빛을 봤다고만 말하고 있을 뿐 시신을 태우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는 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까 아직 언론보도만으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가능성의 영역에 남아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군과 정보당국이 어떤 수단들을 통해 어떤 정보들을 확보했고 그를 통해 어떻게 그와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인가. 그따위로 한국 국민이 북한에 있으니 납치된 것이라 예단하고 군사행동에 들어갈 것이면 - 하긴 그따위로 대충 성급하게 나라 운영하던 놈들은 죄다 망해서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 대한민국을 그렇게 만들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사실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상대의 영해로 쳐들어가 군함부터 격침시켜야 한다고?

 

그래서 또한 말했던 것이다. 지금 정의당은 언론에 잘보이려 필사적이라고. 언론에 밉보였을 때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가 지난 총선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 만 것이다. 정의당도 털면 나올 것이 많다. 그런데 언론이 굳이 정의당까지 털려고 하지 않는다. 민주당을 공격할 수단으로 써먹기 위해서다. 그런데 감히 정의당이 민주당과 손잡고서 언론이 바라는 바와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려 했으니 가차없는 응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언론의 사랑을 받을까? 어떻게 하면 언론의 귀여움을 받을까? 그래서 더욱 페미니즘에 미쳐 있어야 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은 여전히 진보인 척 보이면서도 보수와 손잡기에 아주 유용한 정체성인 때문이다. 그리고 본색을 드러낸다. 차마 보수정당과 언론조차도 뒷감당이 안되기에 하지 못할 말을 자칭 진보들인 그들이 대신 해준다.

 

원래 본모습인 것이다. 원래 이런 게 자칭 진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항상 진보 앞에 '자칭'을 붙여 불렀던 것이었다. 한국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었는데 정부와 대통령만 욕하는 것은 자칭 진보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전쟁을 했어야 했다는 소리다. 사실관계가 확실해지기도 전에 이미 예단하고 상대의 영해로 들어가, 군함을 격침시키며 단호한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는 소리다. 누가 보수고 누가 진보인가. 지금 정의당의 정체성이다.

 

좋은 사람은 다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원래 정치란 그렇다. 순수할수록 더욱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그래서 남은 인간들이 이런 쭉정이들인 것이다. 그래도 같은 자칭이라도 예전이었다면 감히 전쟁까지 불러올 수 있는 그런 위험한 행위를 진보의 이름드로 당당히 주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래놓고서 심상정만 쏙 빠져나간다. 지금의 정의당은 그래서 답이 없는 집단이란 것이다. 정의당이 진보? 국민의힘이 보수겠다. 엿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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