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째서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들을 계속 반복해야 하는 것인지. 옆집에 공이 넘어갔다. 고양이일 수도 있다. 아이가 담을 넘어 들어간 것일 수도 있다. 당연히 자기 물건이고 자기 고양이고 자기 아이이니 찾아야 한다.

 

"아이가 넘어갔는데 찾아야겠소."

 

그러고 다짜고짜 옆집 담을 넘으면 어떻게 되는가? 무작정 문부터 열고 들어가면 바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폭력까지 썼다면 가중처벌의 대상이 된다.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사회라면 자칫 큰 봉변을 당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막말로 나가라고 총을 코앞에 겨눠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국가라면 어떨까?

 

아무리 대한민국 헌법이 북한을 괴뢰집단으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자국의 영토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UN에 동시가입되어 있다는 자체가 이미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국가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국가라면 당연히 주권이 있고, 그 주권이 미치는 영토를 갖는다. 북한이 자기 영토 안에서 뭔 개지랄을 하든 타국인 대한민국 정부와 군과 국민들이 직접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 자체로 선전포고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하물며 군사력으로 국경을 침범해서 어떤 위해행위를 했다면 더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김신조 사건 당시 미국이 뜯어말리지 않았으면 한국 정부가 먼저 선제공격으로 2차 한국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다.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으로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응징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던 것을 떠올려 보라. 

 

물론 김신조가 청와대를 습격하고, 육영수 여사가 북한의 사주로 살해당하고, 수도 없이 무장공비가 넘어와 자국민을 살해하는 와중에도 작전권이 없기에 오로지 인내해야만 했던 한국 정부처럼 북한 역시 그냥 없었던 일로 여기고 그만 두고만 본다면 그보다 다행스러운 일은 없는 것이다. NLL을 넘어와 자국 함선을 상대로 군사도발을 하는데도 적 선박을 격침시키기만 할 뿐 추가적으로 군사행동을 하지 않았던 당시 한국 정부처럼 인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말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인 것이다. 하지만 군사적으로만 인내했을 뿐 외교적으로는 북한의 만행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북한은 수교국까지 줄고 국제사회에서 입지마저 좁아지고 있었다. 한국 정부가 북한 영해에서 군사행동을 한 자체를 문제삼아 군사적 긴장만 높여도 한국 정부로서는 명분도 없는데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런 결말을 바라는 것인가.

 

도대체 뭘 어쩌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그토록 반대하며 훼방놓은 탓에 핫라인마저 끊긴 지 오래였다. 북한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할 때도 바로 통할 수 있는 핫라인이 아닌 판문점 대표부를 통해서 서한을 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북한이 입장문을 보내는 과정에서 핫라인 일부가 복구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바로 연락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통신수단도 없고, 관계도 예전만 못하고, 무엇보다 상대 영해 안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우리 정부 뿐만 아니라 일본이든 중국이든 다른 강대국이라도 함부로 결정하고 행동에 나설 수는 없는 것이다. 하물며 군사행동이라니. 북한 선박을 격침했어야 한다니. 제정신이면 할 수 없는 말이다. 더욱 국가적인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입장에서 감히 함부로 입에 올려서도 안되는 말인 것이다.

 

너무 게임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게임도 요즘에는 제법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전쟁 한 번 하려 해도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무작정 감정이 시킨다고 바로 군사행동에 들어갔다가는 오히려 손해만 입고 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타국의 영토를 넘을 때는 그래서 그만큼 더 신중해야 하고 더 조심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살해되었다는 공무원의 시신을 찾기 위해서 공식적으로 공동수색을 제안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야지만 북한의 양해 아래 정당하게 북한의 영해에서 자국민의 시신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아무리 그렇다고 타국의 군함이 자국의 영해를 - 그것도 아직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의 군함이 자국의 영토를 뒤지고 다닌다면 위신에 큰 타격이 가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러니까 정부가 존재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정부에서 활약하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그렇고 정의당도 그렇고 자칭 진보며 보수언론들도 다르지 않다. 역시 민주정부가 들어서서 좋아진 점이라 할 것이다. 가짜를 골라낼 수 있다. 진짜를 가려낼 수 있게 되었다. 국방과 군사에 전문가라는 놈들이 저리 아무것도 모르는 소리를 너무나 당연하게 지껄인다. 떠드는 놈들이나 그대로 옮겨쓰는 놈들이나.

 

김종대 저 인간 헛소리 지껄이는 것 몇 번이나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안되겠다. 그나마 정의당이 그동안 쓰고 있던 가면마저 벗어던졌다. 국민의힘이야 원래 국익따위 안중에 없던 놈들이다. 벌레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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