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자 역시 시민이다. 그냥 여러 시민 가운데 필요하고 적합하다 생각하는 사람을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고르고 가려낸 뒤 위임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권력이란 것이다. 그래서 권력을 가지기 전에도 가지고 난 뒤에도 모두와 똑같은 시민에서 시작해서 시민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당장 국회의원만 하더라도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까지 누구는 소방관에, 누구는 대학교수에, 누구는 그냥 백수에, 그리고 실제 선거에서 낙선하는 순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만 한다. 아니면 다시 백수로 선거만 바라보며 사는 폐인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 시민으로서 정치인들에게 지워져야 할 책임과 의무란 어떤 것일까.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직자란 주어진 책임과 의무 만큼 권한과 재량에 비례한 공적인 영역과 시민으로서의 사적인 영역을 구분해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과연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으로서 법과 공동체가 요구하는 윤리적 규준들을 엄정하게 지키고 있었는가. 장관이었다면 혹시라도 장관으로서 공동체가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다른 사적인 목적을 위해 유용한 것은 아닌가. 예를 들어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서 자신과 관련한 기업에 계약상 이익을 주었다. 장관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공적인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서 가족을 위해 부당하게 위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는가. 그런데 사실 국회의원과 장관이라는 딱지만 떼면 그냥 다른 시민들도 당연히 누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문제가 되는 것인가?

 

박용진이 저 지랄 하는 이유를 안다. 당연히 국민의힘이나 혹은 언론과 자칭 진보들이 추미애 장관을 가지고 지랄하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과 다른 신분을 가진 개인들이란 것이다. 국회의원이든 장관이든 언제고 다시 내려놓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위임된 권력이 아닌 특별한 신분에 따른 특별한 권리라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목숨걸고 당도 몇 번이나 바꿔가며 국회의원 한 번 해보겠다고 발악했던 것 아니던가. 김종인이 아니었다면 과연 지난 20대 촐선에서 공천이라도 받을 수 있었을까? 이것 때문일까? 원래 김종인 사람이어서? 국민의힘으로 따라가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배지 날아갈 수 있으니 안에서 분란을 일으키려는 것일까?

 

법과 규정이 그렇게 되어 있고 그것이 시민의 권리로서 타당하다면 그를 따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 정치인인데 당사자는 몰라도 가족이 119 구급차를 공짜로 이용해서는 특혜라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면 위급상황에서도 공직자고 권력자이기에 남들과 다른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면 그 비용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러니까 아들이 군대 가서 수술까지 받았는데 회복이 더딘 상태에서 부대에 복귀하느라 후유증이 남게 되었다면 아들을 위해서 공직자는 무엇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인가. 어디까지 해 줄 수 있을까. 심지어 당사자가 아닌 가족마저도 특별한 신분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같은 시민인 정치인의 가족에 대해서 일반 시민과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다. 인턴도 해서는 안되고, 사회봉사도 해서는 안되고, 직업도 가져서는 안되고, 군대에서 아파도 수술도 받아서는 안된다. 그러면 반대급부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돈이 많을 것이다. 아니면 그런 시민의 권리를 벗어난 또다른 특혜를 합법적으로 누릴 방법들을 궁리하고 있는 것일 게다. 아예 외국국적을 취득하는 건 어떨까? 그러면 그런 고민들도 하지 않아도 된다. 뭔 말이냐면 저놈들이 생각하는 정치인이란 특별한 신분의 사람들이 권력의 대가로 특별한 신분을 취득하던 전근대사회의 개념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특별한 신분에 걸맞는 특별한 도덕적 윤리적 책임과 의무까지 모두 지켜야 한다. 누가 더 쓰레기냐면 당연히 그따위 생각을 하는 그 놈 새끼들이란 것이다. 머릿속에 아마 국회의원으로서 특권 누릴 생각만 가득할 걸? 아니면 어떻게 정치인들의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부정하는 소리를 당연하게 지껄일 수 있는 것인가.

 

원래 박용진은 민주당을 싫어했었다. 원래 자칭진보들이 태생적으로 민주당을 싫어한다. 더욱 고졸출신의 노무현은 경멸하고 혐오한다. 박용진은 원래 민주노동당 출신이었다. 다만 정치 좀 해보겠다고 유시민 뒤도 따라다니고 민주당 당적도 가지고 김종인에게 바짝 달라붙고 해 왔던 것이었다. 금태섭이나 조응천 등과 비슷한 부류들이라 보면 된다. 민주당은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달리 갈 데도 없고 가능성도 높으니 민주당 당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혐오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민주당 정치인은 자식이 다리가 아파도 주어진 당연한 권리인 휴가조차 연장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손석희 벌레새끼가 정경심 교수의 시민으로서 권리를 부정한 논리와 같다. 그러고보니 벌레새끼네. 똑같은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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