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항공모함은 우리가 필요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수평선 너머에 지켜야 할 수많은 식민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처럼 패권국가라서 반드시 무력으로 지켜야만 하는 이익이 널려 있는 것도 아니다. 고작 항공모함 한 척으로, 그것도 미국처럼 정규항모도 아닌 경항모 한 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작해야 전투기 20대 정도도 버거운 항모 가지고 얼마나 대단한 국가적 이익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런데 있다.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었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북한이라는 잉여에 민폐로 인해 거의 바다를 통해 모든 무역이 이루어지는 나라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 중요한 에너지자원의 수입도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부분 수출품들 역시 바다를 통해 세계로 팔려나간다. 그런데 그 바다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는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군사강국이라지만 직접 군사력을 투사할 수 없는 수평선 너머에서 누군가 바다를 틀어막고 혹은 위협하며 한국의 국익에 위해를 끼치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이전에는 미국이 다 대신해 주었었다. 미국 만만세다. 그런 국제질서에 위해가 될 만한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이 먼저 항공모함이든 뭐든 보내서 다 해결해 주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 미국 상황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을 견제하려는데 미국 혼자 힘으로는 아무래도 부치는 면이 있다. 물론 아직은 직접 붙으면 당연하게 미국이 이기겠지만 그래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미국 혼자서 모두 상대할 생각을 말고 그동안 미국에 의지해 편하게 지내 왔던 동맹들 역시 자기 할 몫을 찾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가 그렇게 일본을 우대하며 일본의 재무장까지 오히려 압박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면서 일본을 위해 한국을 전략적으로 일본 아래 예속시키려 하고 있었다. 일본의 경제력이라면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베가 뻘짓했다는 이유인 것이다. 아베 스스로 한국과 일본은 절대 함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 버리고 말았다.

 

아무튼 그런 일환으로 한국 역시 미국의 동맹으로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서 자기 지분 만큼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함께 항공모함을 파견하고 핵잠수함을 동원해서 세계 각지에서 동맹의 이익을 지켜야만 한다. 앞으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돕기만 하는 것이 아닌 한국 역시 미국을 위해 자기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공모함을 도입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에 기대 거의 무임승차하듯 누려왔던 것들을 우리도 어느 정도 대신하기 위해서. 대신 미국이 필요로 할 때 한국 해군의 항공모함과 구축함과 핵잠수함들은 동맹함대의 일원으로 미국과 함께 행동해야만 한다. 물론 최근에서야 나온 개념이 아닌 이미 이지스구축함을 건조할 당시부터 미국의 대전략 아래 구상되어 온 개념인 것이다. 과거에는 구축함 몇 척에 재래식 잠수함 몇 척이면 되엤지만 이제부터는 항공모함에 핵잠수함도 필요하다. 그만한 경제력과 군사력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빨갱이 새끼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다. 태영호나 하태경같은 모태빨갱이들을 받아들이더니 보수언론이 한국군의 항모도입을 반대하는 기사까지 쓰고 있다. 전시작전권환수 역시 미국이 필요해서 추진하는 것이라니까. 미국이 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 대통령은 몰라도 한국 공무원사회는 친미를 넘어 종미에 가까운 사고수준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항모와 핵잠수함을 도입하는 자체가 장차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미국의 편에 서겠다는 선언이기도 한 것이다. 설마 한국 해군의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더구나 미국산 전투기가 중국을 위해서 미국과 싸우는데 쓰일 것이라 여기는 머저리는 없을 것이다.

 

동맹에서 우리의 지분을 주장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을 무시했다가는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라는, 수 백 대의 최첨단 전투기라는 중요한 전력이 다른 경쟁자를 위해 쓰이게 될 지도 모른다. 대신 한국의 이익만 잘 보장해주면 이 모든 힘이 미국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다. 친미는 한국의 목숨줄이다. 미국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강자 옆에 붙어 있는 것이 약자의 생존법이다. 너무 당연해서 굳이 덧붙일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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