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마다 내 알량한 통찰력이라는 것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박병석 저 새끼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 등에 칼꽂을 일만 바라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가 망해야 자신이 원하는 의회주의가 실현되는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여와 야가 서로 국회도 나눠먹고, 권력도 나눠먹고, 국가와 국민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잘먹고 잘사는 현실을. 그래서 문재인 정부 지지율 조금이라도 더 떨구겠다고 저 지랄 하고 있는 것이다.

 

주호영이가 절에서 나와서 가장 먼저 한 소리가 윤미향과 대통령을 상대로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대통령을 국정조사해야 한다는 명분이란 것이 고작 미국 정가에서도 무시당하는 볼턴의 회고록 내용이다. 그렇다고 볼턴의 회고록 내용이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국익에 해를 끼치려 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볼턴과 아베가 그토록 필사적으로 막아서고 있었음에도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서 주도적으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는 사실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심지어 볼턴 자신도 말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국의 국익만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 행정부의 일원으로서 그 사실이 참 불편하고 불쾌했다. 그런데 국정조사라고?

 

그런데 주호영이가 원구성 안하겠다고 버티니까 박병석 이 씹새끼가 주호영이가 주장한 국정조사까지 다 받으라고 지랄하고 있다. 박병석을 국회의장으로 천거하고 지지한 개새끼들 전부 자수해야 한다. 몇 명은 이름도 당장 댈 수 있다. 그 놈들 뿐만 아니다. 대통령의 등뒤를 노리고 미래통합당과 손잡으려는 새끼들이 아직 민주당에 저리 많다는 것이다. 말이 험하다고? 하는 짓거리를 봐라. 말이 곱게 나오게 생겼나.

 

미래통합당과의 협상을 위해 대통령까지 팔아넘기자. 되도 않는 이유로 대통령을 국정조사하겠다는 미래통합당에 명분까지 다 넘겨주자. 언론이 미래통합당 편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정조사과정에서 미래통합당이 떠들어대는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는대로 퍼져나가며 정부와 여당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그것을 노리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망해야 자기에게도 살 길이 생긴다. 미래가 생긴다.

 

다시 한 번 민주장 안에서 박병석 천거한 개새끼들을 모두 색출해서 조져야 함을 주장하면서. 어떻게 하다하다 후단협 출신을 국회의장으로 앉힐 생각을 했을까? 이제부터는 민주당 개새끼들이 욕먹어야 한다. 저런 새끼를 국회의장으로 앉히고 대통령까지 팔아먹으려 하고 있다. 여당이 여당이라는 자각이 없다. 열린우리당의 재현이다. 내가 민주당 새끼들을 믿은 자체가 병신짓이었다. 민주당 씹새끼들. 이제는 저 새끼들이 더 싫어지려 한다.

전에도 썼지만 진중권이 가장 잘 나갔던 2천 년대 초반에도 정작 다수의 진보들은 진중권을 비웃고 있었다. 비웃기만 하면 다행이고 아예 무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도 사람들은 진중권이라면 진보논객이라 부르지 않는가.

진중권을 언론에서 인용하기 전에 먼저 약부터 친 덕분에 내 주위에서는 진중권의 이름이 나오는 경우가 매우 적다. 놀라더라. 진중권이 이렇게 비웃음이나 사는 무시받는 존재였는가. 방송에도 제법 얼굴을 비추고 하니 보수 지지자들은 진중권이 친여 진보논객으로 꽤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 오해한 탓이었다. 결론은 그래봐야 병신. 진중권이 병신취급당한 역사는 아주 유구하다.

말하자면 목소리가 크고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떠들어대다 보니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진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진보논객이겠거니 진보와 민주당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한 묶음이겠거니.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오히려 언론이 인용하니 대단해 보이고 조금만 알면 인용하는 언론이 더 병신같이 느껴진다.

진중권이란 논객이 가지는 의미이자 한계인 것이다. 모르는 사람에게나 먹힌다. 알고 나면 씨알도 안 먹힌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을 찾아서 끝없이 옮겨다녀야 한다. 조선일보 다음은 태극기일까? 진중권 말을 어록처럼 인용하는 언론보도라니. 과분한데 어울린다. 진중권스럽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쉽게 빠지고 마는 함정일 것이다. 이쪽에서 조금 저쪽에서 조금 양쪽의 말을 다 들어주는 것이 중립적인 것이다. 그런데 어느 한쪽에서 그 조금을 인정하지 않겠다면? 아예 다 가져가겠다고 고집하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양쪽 사이의 중간이란 어디가 되는 것일까?

 

민주당에서 조속한 추경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국회의장에게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대통령마저 추경을 재촉하고 홍남기 부총리가 직접 국회의장을 찾아 그 시급성을 설명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미래통합당과 합의가 없다면 국회도 열 수 없고 당연히 추경도 처리할 수 없다. 즉 미래통합당이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입장도, 대통령의 재촉과 경제부총리의 설득마저 아무 의미없이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의지와 입장이 대통령보다도 우선한다. 그러면 지금 국회의장은 여야를 떠난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것일까?

 

국회의장 임기를 끝내고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선언인 것이다. 이후 자기가 은퇴한 뒤 지역구에서 치러질 선거에서 전혀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기도 한 것이다. 원래 자기가 소속되었던 민주당을 무시하고, 민주당 소속의 대통령마저 무시하며, 오로지 미래통합당의 입장만을 우선한다. 중립이 아닌 것이다. 전혀 중용일 수 없는 것이다. 오로지 미래통합당의 입장에서 미래통합당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무시하고 묵살한다. 심지어 추경을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수 백만의 국민들까지.

 

바로 이런 놈들이 재작년 안철수를 따라 국민의당으로 갔던 떨거지들이라는 것이다. 다 치워버렸는 줄 알았는데 아직 한 놈이 남아 있었다. 아니 이 놈 하나가 아니다. 이런 놈인 것을 알면서도 국회의장으로 천거까지 한 놈들이 민주당 안에 아직 적잖이 남아 있다. 민주당이 무능했던 이유였다. 보수정당을 상대로 아무것도 못하고 마냥 밀리는 모습만 보여야 했던 이유였다. 원래 보수정당에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주제가 한심해서 어쩔 수 없이 민주당 공천을 받아야 했던 놈들이다. 하필 이런 중요한 상황에 저런 놈이 국회의장까지 되어 미래통합당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

 

민주당이 욕먹어야 할 일이다. 박병석이 그냥 국회의장이 되었겠는가? 민주당의 천거와 지지가 있었으니 국회의장까지 되었던 것이다. 주제도 모르는 것이 국회의장이 되었다고 하던 버릇 개 못 주고 미래통합당을 위해 자신의 온몸을 내던지고 있는 중이다. 무엇을 위해서? 바로 이런 것이 그들이 말하는 의회주의, 의회지상주의인 것이다.

 

진짜 역대 국회의장 가운데 이렇게까지 남의 정당이라고 대통령을 개무시하는 경우도 드물었을 것이다. 국회의장이 대통령 위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연히 대통령도 국회의장의 위에 있지 않다. 미래통합당의 국회의장이다. 이해찬은 머리부터 박아야 한다. 민주당 책임이다. 민주당이 해결해야 한다.

어쩌면 대부분 취직을 준비하는 예비사회인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 마디로 세상물정을 모르다 보니 언론의 선동에도 쉽게 놀아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내가 일하는 곳만 해도 외주용역을 제외하고 직접 고용하는 직원들 가운데도 직렬상의 차이가 분명하다. 대개 직렬간의 차이는 고용형태의 차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본서 정규사무직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냥 한 마디로 정규직이라도 무기계약직이라 보는 것이 옳다. 나름대로 직렬 안에서 승진도 하지만 제대로 대우해주는 경우도 없고 직급도 같은 연차에서 차이가 난다. 아마 전에도 썼을 텐데, 공식적으로는 과장의 직함을 달고 있지만 직렬 안에서 따로 차장으로 예우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그렇게 보면 된다.

 

강물과 우물물의 차이처럼 직렬 사이의 상호교류나 전환 같은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혹은 무기계약직 가운데 경력직을 노리고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 자기 직렬 안에서 자기들끼리 어울리다가 정년을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렬에 따른 직급도 다르고, 예우도 다르고, 당연히 급여도 다르고. 물론 그럼에도 밖에서 보기에는 똑같은 그 회사 직원들이다. 아마 그래서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일 게다. 보안요원이라도 인천공항공사 정규직이라면 얼마나 폼나는 일인가.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시켜주면 할 것인가.

 

얼마전에도 그래서 제법 오래 일했던 무기계약직 하나가 다른 일 찾아보겠다며 그만두고 나가는 일도 있었다. 아는 것이다. 자기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어디까지 기대해도 좋은지. 그래서 비교해 보았을 것이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그래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지금회사에서의 시간들을 경력삼아 조금 작은 회사에서 제대로 시작해보는 것이 그래도 더 낫지 않겠는가. 하긴 정규사무직들도 승진에서 밀리면 알아서 나가주는 것이 예의이기는 하더만.

 

직렬이 다르면 승진도 급여도 전혀 다르다. 복리후생도 전혀 다르게 적용된다. 같은 회사여도, 같은 회사의 직원으로 직업 월급을 받는 경우더라도 그 안에도 성골이 있고 진골이 있다. 아마 그런 내막을 안다면 분노할 일도 없을 텐데. 그래도 어려운 처지에 몇 년 뒤까지 내다보고 계획도 세울 수 있는 정규직이라면 크나큰 혜택일 수 있을 테지만. 그런데 그런 건 너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말이다. 핸드폰 약정도 그래서 2년 뒤에 무슨 일이 있을 지 알 수 없으니 하지 못한다. 내 이야기다. 가전제품 할부도 그래서 않고, 에어컨도 아무때고 어디로 이사가서든 쓸 수 있도록 이동식만 쓴다.

 

정규직이 다 같은 정규직이 아니고, 같은 직장에서 같은 월급 받는 정규직 가운데도 신분이란 게 존재하기도 하더라는 이야기다. 아마 기사쓰는 언론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을 텐데. 속여먹기가 너무 쉽다. 

사실 구인사이트 뒤져보면 경비나 보안요원 월급 300 가까이 준다는 곳이 제법 많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다. 자주 올라온다. 몇 주 간격으로 계속해서 사람 구한다는 광고가 올라온다. 무슨 뜻이겠는가? 그만큼 사람들이 잘 그만둔다. 구인광고 볼 때 반드시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이다. 구인광고가 자주 올라오면 그만큼 일이 힘들거나 뭣같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여겼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공항경비 정도면 그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겠는가는 생각도 들었었다. 나름대로 전문적인 훈련과 경험이 필요한 일이다. 업무강도도 약하지 않다. 인천국제공항까지 매일 출퇴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 보안 일이 교대근무로 이루어져 있으니 낮밤도 매번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나라의 첫째 관문으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그냥 어중이떠중이 데려다가 잠시 쓰고 다시 바꾼다는 게 말이 되는가. 고생하면 그만큼 오래 붙잡아 놓기 위해서라도 그만한 보상은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내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 해 복리후생비 포함해서 4천만 원, 글쎄 나라면 할 수 있을까?

 

월급 300만 원 정도면 인천국제공항의 경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에 있고, 대부분 주거지와도 가까운 곳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리 많이 그만둔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주들이 좋아하는 젊은 직원들은 대부분 잠시 거치는 일자리라 여길 뿐 어지간해서 오래 있으려 하지 않는다. 말한 그대로다. 일 이전에 교대제로 인해 낮밤을 바꾸며 생활해야 하는 자체가 너무 고되고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한창 사람들 만나며 즐겨야 할 나이라면 대부분 사람에게 익숙할 일주일 단위의 패턴과 벗어난 시간감각이 성가시기만 하다. 그렇다고 그 일 오래 해서 미래가 있는가면 그것도 아니다. 승진해봐야 반장, 조장이고, 그런다고 대단한 권한이나 의전을 받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급여도 딱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근속수당이나 더 받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월급쟁이가 월급 오르고 직급 오르는 것 말고 무슨 보람이 있다고 그런 일에 평생을 바치겠는가.

 

인천국제공항이라고 다르지 않은 것이다. 내가 알기로도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 이직률이 꽤 높은 편이다. 이직률도 높은데 잘 구해지지도 않는다. 물론 월급 더 많이 주면 더 잘 구해지기는 할 것이다. 정규직으로 고용도 안정시켜주고 급여며 복리후생을 높여주면 일단 들어와서 더 오래 버티며 일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그렇더라도 멀리 인천국제공항까지 매일 셔틀버스 타고 출퇴근해야 하고, 더구나 낮밤 바꿔가며 교대근무를 해야 하고, 그렇다고 다른 경비일처럼 보는 눈 없다고 잠시 풀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얼마의 급여를 보장해주면 직원들이 이직하지 않고 오래 남아서 일할 수 있게 될 것인가. 그런데도 고작 연봉 3600만원에 복리후생비 400만원 정도 더해서 4000만 원의 비용조차 아깝다 한다면 나라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의 보안은 누구더러 지키라 해야 하는 것인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말이다.

 

어차피 같은 정규직이라고 해도 보안요원으로 채용된 사람이 사무직으로 바꿔 갈 수는 없는 것이다. 보안요원은 계속 보안요원으로 남는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정규직인 만큼 매번 계약연장이라는 요식을 갖출 필요 없이 바로 정년까지 계속 남아서 일할 수 있다는 보장이 생긴다는 정도다. 그런다고 보안요원 오래했다고 부장을 달겠는가? 이사가 되어 보겠는가? 말했듯 보안요원의 급여란 자체가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근속수당 얼마간 더해지는 이상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승진도 안되고, 급여도 안 오르고, 대신 재계약이 안되어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리스크만 줄어든다. 과연 그런 일을 얼마나 많이 정규직이라고 좋아라 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 좋은 일자리인데 아무리 계약직이라고 근속기간도 짧고 이직도 많아서 매번 사람 쓰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겠는가. 정규직으로 달라졌다고 얼마나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기는 하겠는가. 하지만 정규직이라 하니 왠지 배알이 꼴린다.

 

정말 웃긴다는 것이 사실 정규직이고 급여 많고 승진까지 보장된 일자리라면 생산직 가운데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생산직도 잘만 하면 제법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런데 안한다. 사람이 없다. 말 그대로 알바다. 처음 이슈가 불거지게 된 계기인 단톡방의 게시물에서 말한 것처럼 고작 잠시 스쳐지나가는 알바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아마 하도 주위에서 그렇게 떠드니 진심으로 그리 믿어 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정규직이 되면 다른 정규직 사무직처럼 연봉 5천만원도 받을 수 있게 될 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믿고 질투하고 분노하고. 그런데 어쩌나? 주위에 공항 특수경비 잠시 하다 너무 힘들다고 때려치고 나온 사람이 있어서 안다. 급여가 많기는 한데 그보다 일이 너무 힘들다. 너무 힘들어서 계속 남아 있었으면 하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냥 뛰쳐나오고 말았다. 과연 정규직 시켜준다고 공항 보안요원 하라고 한다면 그 사람들이 실제 하려고 할 것인가. 되도 않는 소리란 것이다.

 

언론이 이슈를 만드는 것이다. 그냥 어느 한 사람의 의도한 것이든 아니면 모르고 떠든 것이든 주장 하나를 마치 사실인 양 확산하며 사회적 혼란과 분란을 부추긴 것이다.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았었다. 실제 공항공사 측에 문의해서 과연 사실인가 여부를 확인조차 않은 채 자신의 추측과 상상으로만 기사를 채워 보도하고 있었다. 어째서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바닥인 것인가. 하다못해 주위에 경비나 보안 알바 뛰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물어만 봤어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기사는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설마 공항 보안요원인데 5천만 원은 받아야겠거니 지켜본 결과가 그렇다는 것이다. 달라진 것은 없고, 공항 보안요원 역시 다른 경비와 크게 다른 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될 수나 있는 것인가. 정작 시켜도 안 할 인간들이 목소리만 크다.

 

현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적확하게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야 이런 선동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심지어 서울대 놈들이 공항 보안요원을 부러워한다고 한다. 미친 놈들이다. 하긴 진중권 보니 서울대 수준이라는 게 뻔하기는 하다. 진중권도 서울대, 변희재도 서울대, 김진태도 서울대고, 나경원도 서울대다. 내가 알기로 보안이나 경비 쪽에 서울대 출신 알바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알바로도 안한다. 하물며 평생직장이야. 그러나 정규직이라니까 뭔가 그럴싸해서 분노할 뿐. 그래서 서울대에 근무한다는 시설, 미화 직원들 정규직되고 절반이라도 복지를 맞춰달라 요구했을 때 반대했던 것인가. 어차피 그런 것이 현실이라는 걸 저들도 모르지 않는다. 미쳤거나 미친 척 하는 것이거나.

 

아무튼 어째서 윤미향 의원의 아버지가 안성 쉼터에서 한 달에 120만원 받고 관리일을 해 준 것이 문제가 되었는가 새삼 확인하게 된다. 빈 건물 관리해주는 영선이 급여가 저보다 훨씬 더 높다. 정원도 관리하고, 건물도 일일이 점검하고 수리하고, 언제든 쓰고자 할 때 바로 쓸 수 있도록 유지관리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120만원이 많다. 나라의 관문을 지키는데 연봉 4000만 원도 많다. 하물며 정규직이 되어 고용이 보장되고 복리후생을 받는 것도 너무 과하다. 어째서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저토록 바닥인가. 내년에도 계속 일할 수 있을 지 모르는 계약직으로 있으면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 몇이나 있을 것인가.

 

공항공사 관계자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계약직이던 보안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심사와 평가를 거치게 된다. 그래서 노조도 새로 만들어졌다. 혹시라도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사람이 나올지 모른다. 차라리 비판하려면 굳이 그렇게 했어야 했나 비판하는 것이 더 옳아 보이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 기자놈들 수준이나 낚여서 파닥거리는 자칭 국민들 수준이나. 젊은 놈들이 나이 많은 노인들 욕할 자격이 있기는 한가. 정말 뭣같은 논란이었을 것이다. 조금만 알면 휘둘릴 일도 없을 것을.

 

다시 말하지만 보안요원으로 입사했으면 정규직이 되었더라도 퇴사할 때까지 계속 보안요원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문제삼는 대부분 서울대생이나 공시생들은 시켜준다고 하지도 않을 일인 것이고. 그냥 자기가 그만두고 싶을 때까지 계속 공항공사 소속으로 월급 받으며 다닐 수 있는 이상은 없다. 세상엔 병신들도 정말 많다. 언론이 언론일 수 있는 이유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려면 방법은 둘 중 하나다. 힘으로 제압하거나, 아니면 대화로 풀어가거나. 제재로는 아무것도 안된다.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경제제재가 이루어졌지만 그래서 과연 실제 해결로까지 이어진 경우가 몇이나 있긴 하던가. 원래 근대 이전까지 대부분 사회는 자급자족 경제 아래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금 덜 먹고, 덜 입고, 덜 쓰고, 더 곤란한 일들을 겪더라도 어떻게든 버티려면 버틸 수 있는 것이 지금 국가를 이루고 있는 대부분 사회들이란 것이다. 오히려 근대의 국가시스템이라는 것이 그것을 가능케 지탱해주고 있는 측면도 있다. 북한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군사력을 사용해서 아예 북한의 핵능력을 무력화시키지 않을 것이면, 그 과정에서 혹시라도 전면전으로 확장될 위험까지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면, 따라서 유일한 해결방법은 대화밖에 없는 것이다. 누가 누구와? 바로 북한과 미국과. 처음부터 한국은 당사자가 아니었다. 당사자인데도 당사자일수가 없었다. 당장 북한이 더이상은 못참겠다고 아예 모든 걸 원점으로 돌리려는 것부터가 그동안 한국 정부가 많은 것들을 약속하고서도 미국을 핑계로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아니던가. 미국의 허락 없이는 한국정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전혀라 해도 좋을 정도로 없다시피 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와 대화한다고 뭘 얼마나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인가.

 

어차피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정부와의 불완전한 약속이 아닌 자신들과의 확실한 약속을 들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를 통해서 전해듣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직접 확인한 대답이어야 하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어떤 과정을 통해서 비핵화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어떤 대가를 지불하면 되는 것인가. 한국 정부가 원하는 수준이 아닌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완벽한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과 미국 양자가 협상테이블에 앉는다. 아니 앉아야 한다. 그래야지만 정작 당사자면서 소외되어 있는 한국 정부로서도 무언가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어찌되었거나 대화를 통해 양자가 합의하고 풀어야지만 핵무기라는 현실의 위협을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정부 입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은 것일까?

 

언론이 언론이라는 이유다. 한반도에서 이루어진 정상간의 만남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고, 그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 국가원수인 대한민국 대통령인 것이다. 당연히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과 직접 관계가 된 사안으로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만나는데 정작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 발 물러나 지켜보고만 있다? 과거 1953년 그랬던 것처럼 정작 대한민국의 문제를 다른 나라 정상들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곳에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떤 결론을 내리든 대한민국 정부는 그에 따르겠다. 속국 정부나 그런 것을 용인한다. 예속된 국가나 그런 결과를 받아들인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미국의 속국이었을까?

 

정의용 안보실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 어째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간의 대화를 주선하고, 한반도에서의 만남에 동석한 것이 어째서 문제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바로 언론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이란 것이다. 정확히 문재인 대통령이다.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저런 부분들을 모두 문제삼는 언론 전체가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딜 감히라 말하는 것이다. 어딜 감히 북한 핵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미국 정부에 제안을 하는가? 미국과 북한 사이를 중재하는가? 미국 정상과 북한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동석하는가?

 

달리 볼 필요가 전혀 없다. 결국 조선일보가 나서면 한겨레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 보지 않았는가. 경향일보는 신념이고, 한겨레는 추종이다. KBS는 과연 다를 것인가? 대한민국이 속국인 것이 아니라 문재인이 대통령이 아닌 것이다.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차라리 이명박근혜가 더 나았다. 한겨레 기자의 솔직한 고백이었다. 경향일보 편집국의 솔직한 선언이었다. 자칭 진보들의 솔직한 속내인 것이다. 수구야 말할 것도 없다. 어째서 저들은 갈수록 신뢰를 잃고 영향력마저 잃어가고 있는 것인가.

 

설사 볼턴 회고록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더라도 정작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전혀 없는 것이다. 한국정부에 책임을 물을만한 부분이 전혀라 해도 좋을 정도로 없다. 차라리 종전선언을 반대했던 일본의 책임을 더 크게 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내용들마저 정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한 둘 정도나 겨우 예외일 뿐 거의 대부분 언론들이 다르지 않다. 기자새끼들 대가리속이 그렇다는 것이다. 지켜보다 어이없어 한 마디 할 수밖에 없다. 어째서 언론이 해악인가. 언론의 자유란 쓸데없는 헛소리인가. 좋은 기자는 죽은 기자 뿐이다. 새삼스런 확인이다.

원래 한 사람을 지키려다 나머지를 모두 적으로 돌리고, 한 사람을 버림으로써 나머지를 모두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광해군과 정조가 다른 점이었다. 광해군은 끝까지 이이첨을 버리지 못했지만 정조는 홍국영마저 단호히 내치고 있었다. 이이첨을 비롯한 대북 말고는 믿을 신하가 없었던 광해군에 비해 정조는 홍국영을 죽이더라도 조정의 모든 대신들이 자신의 신하였기 때문이었다. 실제 그렇게 만들고 있기도 했었다.

 

훨씬 더 강대한 세력으로 몇 번이나 싸움에서 이기기까지 했음에도 항우가 유방을 이기지 못한 이유 역시 자신이 일어난 본거지와 자신을 에워싼 공신들을 차마 버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영포도 팽월도 한신도 진평도 모두 내치고 쓰지 않았다면 그 자리를 누가 대신하고 있었을까? 종리매나 계포 같은 뛰어난 측근들도 정작 항우 아래에서 중요한 관직은 맡지 못하고 있었다. 대신 몇 번이나 항우를 배신했던 항백이라는 일족의 인사가 그들의 윗줄에 앉고는 했었다. 그에 반해 유방의 경우는 딱히 근거에 집착하지도 않았고, 공신에 구애받지도 않았었다. 항복해 온 항우의 부하들조차 모두 받아들여 새로운 왕조의 관리로 삼았었다. 항우는 팽성의 측근들만의 군주였지만 유방은 중원이란 천하 전체의 황제였었다. 그래서 패왕이고 그래서 황제인 것이다.

 

심복이란 그런 점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려는 사람들에게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역사상 많은 창업군주들이 패업을 이루고 나면 가장 먼저 이들 심복들부터 정리하려 하고 있었고, 실제 그런 군주들의 왕조가 훨씬 더 오래 안정적으로 이어지고는 했었다. 큰 일을 하려면 자신의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측근이 필요하지만, 그러나 천하를 진정으로 차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곁을 비워두지 않으면 안된다. 측근들이 자신의 주위를 채우고 있다면 더이상 천하는 자신을 향해 귀부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 마디로 나누어 줄 것이 있어야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찾아와서 공을 세우고 충성을 바치려 할 것이란 뜻이다. 하긴 그래봐야 검찰총장이던가.

 

유시민의 평가가 옳다. 다만 방향이 조금 다르다. 한 조직의 수장이 되려면 단지 자신의 측근들에만 기대려 해서는 안된다. 검찰이 단일한 조직도 아니지 않은가. 특수부가 있다면 공안부도 있고, 형사부도 있고, 공판부도 있다. 특수부가 대부분 승진과 요직을 독점하고 있지만 공안부도 만만치 않고, 숫적으로는 형사부와 공판부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런데도 특수부만으로 주위를 채워 그들에게만 의지해서 검찰이란 조직을 이끌어나가려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바로 그들 특수부출신 측근들을 요직에 앉히기 위해서 이미 윤석열은 작년 7월 수많은 다른 부서 검사들이 스스로 사표를 쓰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비로소 추미애 장관이 임명되고 검찰총장을 인사에서 배제하고 나서야 소외되었던 다른 부서 검사들이 겨우 승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나머지 검사들이 아무리 검찰개혁을 저지한다는 명분을 앞세운다고 온전히 검찰총장을 따르려 하겠는가 말이다.

 

자신의 측근들을 위해 다른 측근들을 앞세워서 이미 상당한 지위에 이른 다른 검사들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기까지 한다. 언론과 손잡고 아예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지경으로까지 몰아붙이려 한다. 그렇다고 자신은 깨끗한가. 장모와 아내와 관련한 혐의들을 애써 검찰조직의 힘을 빌어 덮으려 했고, 이번에는 가족도 아닌 최측근의 혐의를 덮기 위해 다시 한 번 검찰총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려 했다. 검찰은 자신의 사조직으로 여기는 것이다. 검찰이란 조직을 위한 검찰총장이 아닌 검찰총장인 자신을 위한 검찰이란 조직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선 검사들이 온전히 그런 검찰총장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충성을 바치려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제 곧 인사철이다. 대부분 인사가 바로 7월에 이루어진다. 그 7월의 인사에서 무려 60명이 넘는 검사들이 윤석열의 측근들을 위해 스스로 옷을 벗고 검찰을 떠나야만 했었다. 직장생활이란 승진과 월급이 전부다. 때가 되면 직급도 오르고, 자기가 한 일 만큼 월급도 올라야 한다. 검사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검사생활 오래 했으면 부장검사 차장검사 거쳐서 검사장까지는 달아 봐야 하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인사권자에게 제대로 인정받는다면 다음 검찰조직의 수장은 자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윤석열이 중요할까? 그런 결정을 내릴 인사권자가 중요할까? 이제와서 윤석열에게 그렇게 모든 것을 바쳐 충성할 이유가 검찰조직의 누구에게 남아 있을까?

 

오죽하면 경향마저 윤석열을 까는 기사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 역시 전에 없이 검언유착과 관련해서 윤석열 검찰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고 있는 중이다. 내부 빨대가 입장을 바꿨다는 뜻이다. 아니 정확히 장래성 있어 보이는 다른 빨대로 갈아탔다는 쪽이 더 정확할 것이다. 윤석열은 끝났다. 윤석열 주위도 끝났다. 그러니 앞으로도 검찰과 계속해서 협력관계를 이어가려면 새로운 미래권력을 찾아야만 한다. 조중동은 의리라도 있다. 한겨레, 경향은 그조차도 없다. 하지만 덕분에 사실을 읽게 된다. 윤석열은 끝났다. 이미 완전히 끝났다.

 

검찰조직은 더이상 윤석열을 지켜주지 않는다. 윤석열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윤석열을 희생양삼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는 이들도 벌써 적지 않을 것이다. 언론의 달라진 보도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전과 같지 않다. 검찰조직이 전혀 전과 같지 않다. 그런 윤석열에게 정무감각이라. 정말 기대가 된다. 보수정당의 대선후보로 윤석열이 출마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될 지. 오히려 바라는 바다. 굳이 대선후보급으로 키워 줄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마다할 정도로 위협적인 대상도 아니다.

 

사실 박근혜가 저질렀던 실수이기도 하다. 정작 대통령이 되고 그동안 새누리당에서 충실히 자신을 위해 움직였던 인사들마저 모두 내치고 자신이 직접 고른 최측근들로만 주위를 채우고 있었다. 당까지 그런 인사들로만 채우려 하고 있었다. 박근혜가 탄핵의 위기로 내몰렸을 때 바로 그렇게 내쳐지고 소외되었던 이들이 탄핵에 함께 동의하고 있었다. 그런 것이다. 아마 아직까지 윤석열은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만. 

 

한동훈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검찰조직 전체를 움직인다. 전례없는 조치들로 검찰의 원칙과 질서마저 뒤흔들고 있다. 한동훈과 검찰조직 전체와 맞바꾸려는 듯한 모양새다. 검찰조직 전체의 입장에서 이건 차라리 배신이다. 검찰총장이 검찰 전체가 아닌 한 사람만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전부터도 측근 몇 명을 위한 검찰총장이기만 했었다. 결국 검찰조직이 등돌리면 한동훈마저 살리지 못하게 된다. 그게 윤석열이다. 조국을 욕하게 되는 이유다. 이딴 게 검찰총장이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교에 있어 국가를 대표하며, 국군통수권자로서 군을 통솔한다. 헌법에 나와 있는 내용일 것이다. 즉 한 나라의 외교와 국방에 대한 대부분 정책결정은 의회가 아닌 대통령이 수반으로 있는 행정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외교와 국방 만이 아니다. 경제와 사회, 문화, 과학, 교육 등 모든 정책들은 행정부의 부처에서 대통령의 책임 아래 결정되고 집행되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의회는 무엇을 하는가? 그런 행정부의 역할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한 편으로 도와야 한다. 그것이 삼권분립이다. 

 

안보란 과연 보수의 가치이기만 한 것인가? 하지만 안보상 중요한 이슈들이 터지고 있으므로 반드시 보수정당이 의회에 들어와서 역할을 해야만 한다. 과연 국회의장 박병석이 생각하는 국회의 기능과 역할이 어떤 것인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안보란 진보의 가치가 아니다. 개혁의 가치도 아니다. 민주의 가치도 아니다. 그런 건 보수의 가치인 것이다. 당연히 보수가 안보에 있어서는 제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진보와 개혁은 보수정당이 안보라는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지켜보며 도우면 되는 것이다. 행정부는? 필요없다.

 

대통령이 추경이 시급함을 강조하고 있는데도 아예 들은 채도 않고 있다. 자기 입으로 추경이 시급하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국회가 결정할 문제이지 대통령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추경해서 어디에 쓰는가도 행정부가 아닌 의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통합당이 반드시 의회로 돌아와서 원구성이 되어야지만 본회의도 열 수 있다. 사실상 내각제 하자는 것이다. 의회책임제로 나가자는 것이다. 행정부를 무력화하고 오로지 의회에서 국회의원들끼리 서로 협의하고 역할을 나누어 국정을 끌어가자.

 

그래서 의회주의자인 것이다. 미래통합당을 위해 아예 국회 자체를 멈춰 버린다. 당장 시급한 국가적 현안들이 쌓여 있음에도 아랑곳않고 미래통합당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국회의 기능 자체를 중지시켜 버린다. 미래통합당이 없는 국회는 국회가 아니다. 국가를 위해 국회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를 위해 국가는 존재해야 한다. 그런 놈들이 예전에는 민주당 안에 참 많이도 바글거리고 있었다. 이제 겨우 몇 안 남은 놈들 가운데 하나가 국회의장이 되어 이렇게 나라의 위기마저 아랑곳않고 몽니나 부리고 있다.

 

원래 국회의장에게는 당적이 없다. 국회의장이 되는 순간 당적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더욱 미쳐 날뛰는 것이다. 자기는 민주당의 박병석이 아닌 국회의장 박병석이다. 미래통합당의 입장도 공평하게 챙겨주는 의전서열 2위 입법부의 수장 박병석인 것이다. 비로소 대통령과 대등한 위치에 섰다. 대등하지는 않더라도 자기 입맛에 맞게 대통령을 엿먹일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 얼마나 통쾌한가.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나마나 상관없다. 저 놈들이 그런 걸 한 번이라도 신경쓰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언론들이 좋아하는 이유다. 지난 총선에서 언론들이 과연 어느 정당을 지지하며 선거운동에 발벗고 나섰는가를 돌아보면 분명해진다. 아무리 미래통합당을 지지할 수 없어도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 180석이나 되는 의석을 가지고도 미래통합당에 협상을 사정해야만 한다. 그 모습이 그리 보기 좋다. 정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 정권을 잡았는가도 중요하지 않다. 박병석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국회의 모습이다.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가 되어 행정부의 위에 설 수 있어야 한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박병석이 저런 인간인 걸 민주당이 몰랐을 리는 없고 내부에서 박병석과 보조를 맞추는 놈들이 분명 몇 명 더 있다. 열린우리당의 재현이다. 아니라고 펄쩍 뛴다. 민주당 국회의원 사무실마다 전화했더니 설마 그러겠느냐며 이번 주는 확실하다며 자신없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열린우리당 이후 민주당은 무능하다는 이미지가 10년을 넘게 이어졌다. 이번에도 아무것도 못한 채 미래통합당에 끌려다닌다면 민주당이 존재할 이유가 있을 것인가. 하긴 상관없다. 박병석은 의회주의자이지 민주당 정치인이 아니다. 도대체 민주당에는 저런 쓰레기들이 얼마나 더 남아있는 것인가.

 

공자가 말했다. 모두에게 칭찬받는다면 악인과 소인으로부터도 칭찬받는다는 뜻이다. 진짜 훌륭한 사람이라면 악인과 소인들이 미워하고 두려워해야 마땅하다. 누가 미워하고 두려워하는가. 누가 좋아하고 칭찬하는가. 의원내각제는 절대 안된다는 이유인 것이다. 다당제의 취지마저 퇴색하기 쉬운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이 좋아한다. 언론이 좋아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끔찍할 정도로 혐오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름으로 국회의장까지 되었다. 염치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저런 놈들에게 국정을 맡기자? 박병석이 증거다. 쓰레기는 아직 세상에 너무 많다.

그러니까 한겨레와 경향을 비롯해서 자칭 진보정당과 진보지식인들이 이용수씨의 발언을 빌미삼아 조중동과 함께 정의연을 철저히 짓밟으려 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여러 이유 가운데 역시 가장 현실적인 것이 바로 자신들이 정의연을 대신해서 앞으로 위안부운동을 주도해야겠다. 그나마 지금 생존한 피해자 가운데 가장 존재감도 영향력도 있는 이용수씨가 나섰으니 그와 함께 위안부운동의 새판을 자신들이 짜봐야겠다. 그러려면 먼저 지금까지 위안부운동을 처음부터 이끌어 온 정의연부터 끌어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 정의연과 윤미향은 민주당과 함께 죽어야 한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그냥 정의연 하나 작살내고 위안부운동을 원점으로 되돌린 뒤 이용수씨와 함께 새로운 위안부운동을 자신들이 시작해 보려 했는데 이러다가 자칫 위안부운동이라는 쪽박 자체가 박살날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고 만 것이다. 오히려 위안부운동을 부정하던 이들이 일장기까지 꺼내들고 위안부운동에 앞장섰던 이들을 여론의 냉소 속에 더 당당히 비웃고 조롱하고 모욕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예전이라면 비판을 쏟아냈을 언론들마저 침묵하는 가운데 여론은 냉소하고 활동가들은 오욕속에 위축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자기들이 새롭게 위안부운동을 시작한다고 과연 국민적인 지지와 후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저들 자칭 진보들이 정의연을 대신해서 위안부운동의 새 판을 짜고 자신들이 주도해서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이유는 자명한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위안부운동의 지분과 이권을 자신들도 나누어 가지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쉼터 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에서조차 보수진영의 공격은 더욱 거세기만 하고 상황이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죽은 사람마저 아무렇지 않게 모욕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나선다고 새삼 반응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은 것이다. 이래서야 정작 남는 것도 없이 죽쒀서 위안부 자체를 역사에서 지우려던 수구진영만 좋은 일 시키게 생겼다. 아무래도 이쯤에서 정의연의 숨통이 트이더라도 위안부운동의 맥 자체는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말 뜬금없다. 위안부운동을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던 이용수씨였다. 위안부운동의 전개과정 역시 정대협에 의해 피해자들이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이용당한 것이라던 이용수씨였을 것이다. 오히려 정대협으로 인해 위안부문제의 해결만 어려워졌다며 그 책임까지 떠넘기고 있었다. 그런 내용을 전혀 아무 검증이나 비판 없이 원래 자기들 생각인 양 고스란히 전하던 것이 바로 이들 자칭 진보언론들이었다. 그런데 태도가 바뀌었다. 수요집회마저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 왜이겠는가? 사람은 선의로 해석하기보다 악의로 해석할 때 더 솔직한 그 본모습에 다가갈 수 있다.

 

물론 지금도 내 생각은 같다. 괜한 사람들 헛고생시키지 말고 위안부운동은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 죽어서까지 모욕당하는 이 비참한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정의연은 해체하고 윤미향도 사퇴하고 위안부운동도 여기서 모두 끝내야만 한다. 그래서 30년 위안부 운동의 끝에 활동가들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와 보람이 그곳에 있을까? 물론 나는 소인배니까. 그냥 감정과 본능에 휘둘리며 사는 일개 소시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도 굳이 자기 시간과 노력과 돈까지 써가며 위안부운동에 힘쓸 이유가 있는 것인가.

 

나에게 이런 생각까지 가지도록 만든 것이 바로 이용수씨이고 그 주장을 아무 검증이나 비판 없이 고스란히 받아서 보도한 자칭 진보언론이었다. 나아가 수구언론들이 정의연과 위안부운동을 모독하고 부정하기 위해 만든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서 따라갔던 자칭 진보언론과 여전히 그들과 연대하는 자칭 진보지식인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와서 태도를 바꾸려 한다. 위안부운동은 의미가 있었다. 정대협의 활동도 의미가 있었다. 그 모든 것을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경향일보라는 사실이 더 의심스럽고 역겹기만 하다. 의미가 없다. 차게 식어버린 지 오래다. 화도 안 난다.

한 마디로 이제 다 끝났다고 여기는 것이다. 어차피 이제와서 뭐라 떠들어봐야 정의연에 찍은 낙인이 지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언론이 그리 한 목소리로 떠들며 몰아세웠으니 정의연같은 시민단체 정도가 빠져나갈 방법은 더 이상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굳이 자기들까지 나서지 않아도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한다.

그래도 진보언론 아닌가. 다른 언론에 비해 미미하지만 진보진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래도 진보언론인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수구단체가 일장기까지 앞세워가며 수요집회를 방해하는 상황에 계속 보수언론과 입을 맞춰 정의연을 공격했다가는 의심만 받고 그나마 진보진영에 대한 영향력도 약해질 수 있다. 더구나 정의연과 위안부운동을 공격하며 그렸던 큰 그림이 있지 않은가. 자신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위안부운동을 새로운 판 위에서 시작해 보겠다. 그를 위해서는 그동안 정의연을 후원하고 도와 온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한데 너무 정의연만 공격해도 이미지가 좋지 않다.

어차피 알아먹고 죽은 쉼터 소장에 대한 오해를 풀라고 쓴 기사가 아니다. 그러기에는 성의가 너무 없다. 그동안 정의연의 해명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은 탓에 잘 연결도 안 된다. 물론 그 부분들에 대해 오해를 풀기 위한 기사를 낼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진보언론으로서의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 변명거리삼아 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악랄한 것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에 반성하던 그 순간 자칭 진보언론들은 검찰과 함께 다시 한명숙 전총리를 죽이기 위한 함정을 파고 있었다. 조국 전장관를 죽이고 유시민 이사장까지 죽이려 했었고.

어차피 국민일보도 보도한 내용이란 것이다. 자칭 진보언론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보도되었을 내용인 것이다. 판단은 같다. 위안부운동은 끝났고 정의연은 힘을 잃었다. 누구도 무엇도 그런 결과를 되돌릴 수는 없다. 저들이 마음을 달리먹은 것이 아니란 것이다. 주장하는 것처럼 일관되게 선의로 보도하는 것도 아니고. 보고 있으니 더 역겨워진다. 쓰레기란 말도 칭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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