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교에 있어 국가를 대표하며, 국군통수권자로서 군을 통솔한다. 헌법에 나와 있는 내용일 것이다. 즉 한 나라의 외교와 국방에 대한 대부분 정책결정은 의회가 아닌 대통령이 수반으로 있는 행정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외교와 국방 만이 아니다. 경제와 사회, 문화, 과학, 교육 등 모든 정책들은 행정부의 부처에서 대통령의 책임 아래 결정되고 집행되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의회는 무엇을 하는가? 그런 행정부의 역할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한 편으로 도와야 한다. 그것이 삼권분립이다. 

 

안보란 과연 보수의 가치이기만 한 것인가? 하지만 안보상 중요한 이슈들이 터지고 있으므로 반드시 보수정당이 의회에 들어와서 역할을 해야만 한다. 과연 국회의장 박병석이 생각하는 국회의 기능과 역할이 어떤 것인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안보란 진보의 가치가 아니다. 개혁의 가치도 아니다. 민주의 가치도 아니다. 그런 건 보수의 가치인 것이다. 당연히 보수가 안보에 있어서는 제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진보와 개혁은 보수정당이 안보라는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지켜보며 도우면 되는 것이다. 행정부는? 필요없다.

 

대통령이 추경이 시급함을 강조하고 있는데도 아예 들은 채도 않고 있다. 자기 입으로 추경이 시급하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국회가 결정할 문제이지 대통령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추경해서 어디에 쓰는가도 행정부가 아닌 의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통합당이 반드시 의회로 돌아와서 원구성이 되어야지만 본회의도 열 수 있다. 사실상 내각제 하자는 것이다. 의회책임제로 나가자는 것이다. 행정부를 무력화하고 오로지 의회에서 국회의원들끼리 서로 협의하고 역할을 나누어 국정을 끌어가자.

 

그래서 의회주의자인 것이다. 미래통합당을 위해 아예 국회 자체를 멈춰 버린다. 당장 시급한 국가적 현안들이 쌓여 있음에도 아랑곳않고 미래통합당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국회의 기능 자체를 중지시켜 버린다. 미래통합당이 없는 국회는 국회가 아니다. 국가를 위해 국회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를 위해 국가는 존재해야 한다. 그런 놈들이 예전에는 민주당 안에 참 많이도 바글거리고 있었다. 이제 겨우 몇 안 남은 놈들 가운데 하나가 국회의장이 되어 이렇게 나라의 위기마저 아랑곳않고 몽니나 부리고 있다.

 

원래 국회의장에게는 당적이 없다. 국회의장이 되는 순간 당적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더욱 미쳐 날뛰는 것이다. 자기는 민주당의 박병석이 아닌 국회의장 박병석이다. 미래통합당의 입장도 공평하게 챙겨주는 의전서열 2위 입법부의 수장 박병석인 것이다. 비로소 대통령과 대등한 위치에 섰다. 대등하지는 않더라도 자기 입맛에 맞게 대통령을 엿먹일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 얼마나 통쾌한가.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나마나 상관없다. 저 놈들이 그런 걸 한 번이라도 신경쓰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언론들이 좋아하는 이유다. 지난 총선에서 언론들이 과연 어느 정당을 지지하며 선거운동에 발벗고 나섰는가를 돌아보면 분명해진다. 아무리 미래통합당을 지지할 수 없어도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 180석이나 되는 의석을 가지고도 미래통합당에 협상을 사정해야만 한다. 그 모습이 그리 보기 좋다. 정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 정권을 잡았는가도 중요하지 않다. 박병석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국회의 모습이다.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가 되어 행정부의 위에 설 수 있어야 한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박병석이 저런 인간인 걸 민주당이 몰랐을 리는 없고 내부에서 박병석과 보조를 맞추는 놈들이 분명 몇 명 더 있다. 열린우리당의 재현이다. 아니라고 펄쩍 뛴다. 민주당 국회의원 사무실마다 전화했더니 설마 그러겠느냐며 이번 주는 확실하다며 자신없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열린우리당 이후 민주당은 무능하다는 이미지가 10년을 넘게 이어졌다. 이번에도 아무것도 못한 채 미래통합당에 끌려다닌다면 민주당이 존재할 이유가 있을 것인가. 하긴 상관없다. 박병석은 의회주의자이지 민주당 정치인이 아니다. 도대체 민주당에는 저런 쓰레기들이 얼마나 더 남아있는 것인가.

 

공자가 말했다. 모두에게 칭찬받는다면 악인과 소인으로부터도 칭찬받는다는 뜻이다. 진짜 훌륭한 사람이라면 악인과 소인들이 미워하고 두려워해야 마땅하다. 누가 미워하고 두려워하는가. 누가 좋아하고 칭찬하는가. 의원내각제는 절대 안된다는 이유인 것이다. 다당제의 취지마저 퇴색하기 쉬운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이 좋아한다. 언론이 좋아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끔찍할 정도로 혐오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름으로 국회의장까지 되었다. 염치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저런 놈들에게 국정을 맡기자? 박병석이 증거다. 쓰레기는 아직 세상에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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