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썼지만 진중권이 가장 잘 나갔던 2천 년대 초반에도 정작 다수의 진보들은 진중권을 비웃고 있었다. 비웃기만 하면 다행이고 아예 무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도 사람들은 진중권이라면 진보논객이라 부르지 않는가.

진중권을 언론에서 인용하기 전에 먼저 약부터 친 덕분에 내 주위에서는 진중권의 이름이 나오는 경우가 매우 적다. 놀라더라. 진중권이 이렇게 비웃음이나 사는 무시받는 존재였는가. 방송에도 제법 얼굴을 비추고 하니 보수 지지자들은 진중권이 친여 진보논객으로 꽤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 오해한 탓이었다. 결론은 그래봐야 병신. 진중권이 병신취급당한 역사는 아주 유구하다.

말하자면 목소리가 크고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떠들어대다 보니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진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진보논객이겠거니 진보와 민주당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한 묶음이겠거니.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오히려 언론이 인용하니 대단해 보이고 조금만 알면 인용하는 언론이 더 병신같이 느껴진다.

진중권이란 논객이 가지는 의미이자 한계인 것이다. 모르는 사람에게나 먹힌다. 알고 나면 씨알도 안 먹힌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을 찾아서 끝없이 옮겨다녀야 한다. 조선일보 다음은 태극기일까? 진중권 말을 어록처럼 인용하는 언론보도라니. 과분한데 어울린다. 진중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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