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에 실제 있는 내용이다. 어느날 관아에서 살인사건에 대한 보고가 올라왔는데, 가만 내용을 살펴보니 지어미가 지아비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사람을 죽인 것이었다. 왕이 판결한다. 아내로서 자기 남편의 복수를 위해 사람을 죽인 것이니 벌을 주어서는 안된다. 비슷한 예로 너무 가난해서 남의 집 물건을 훔친 범인에게 그렇게까지 이웃이 굶주리도록 내버려둔 마을사람들 전체에게 책임을 물어 오히려 도둑을 구제한 사또의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왜? 살인이고 절도일 텐데?
법대로 사건을 판단해서 유무죄를 가리고 처벌하는 것은 사법부의 역할이다. 법 이전에 사람의 문제로써 그 안에 어떤 사정이 숨어 있고 그것들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그리고 정치인의 역할일 것이다. 죄를 저질렀으니 벌을 주어야 하는 것을 넘어서 어째서 죄를 저질렀고 그래서 그 원인과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최대한 다수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억울한 피해 없이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역할이 곧 정치라는 것이고 그래서 오래전에는 그런 역할을 하는 이들을 위정자라 불렀다. 정치를 행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그래서 원래 법이 있기 전부터 정치란 존재하고 있었고, 이미 있는 법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도 정치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법치가 완비되기 이전, 사회가 보다 고도화되기 이전이던 전근대사회에서는 바로 이런 위정자들이 재판까지 전담하는 경우가 더 많았었다. 이야기로 전해지는 명판결 가운데 가끔 법이 뭐 이런가 싶을 정도로 뜬금없는 것들이 적지 않은 이유일 것이었다. 법보다 사람을 보고 죄보다는 그 사람의 사연과 처지를 판단한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법부는 행위 자체만을 법에 따라 판단하지만 정치인은 그 이전의 사람의 문제를 봐야 한다.
이를테면 노조가 파업했을 때 그 합법성에 대한 판단을 법원이 한다면 그럼에도 노조가 그렇게 파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펴서 다수 노동자들에게 억울한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억울한 사연이 있을 경우 최대한 구제될 수 있도록 법원의 판결을 넘어서 이야기들을 듣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게 되면 적법성을 따져서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로 진압하려는 행정부와 달리 정치인들은 어떻게든 달려가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특히 사회적으로 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그 사이에서 노력해 왔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몇 년 전 있었던 화물연대 파업도 불법이라고 강제로 해산시키려는 정부와 다르게 민주당 정치인들이 가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서 평화적으로 끝마치도록 나서지 않았었던가. 쌍용자동차 파업현장에도 그래서 모든 언론이 나서서 비난하는 가운데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현장을 찾아서 노동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파업이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떠나서, 그 파업이 폭력적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시민의 요구가 있으면 찾아가서 중재하고 해결하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대에서 청소노동자가 사망했을 때도 그 법적인 판단의 여부를 떠나서 민주당 정치인들이 찾아가서 억울한 사연들을 듣고 해결에 나서기도 했었던 것이었다. 그것이 반드시 법적으로 옳아서가 아니라, 그래서 반드시 법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라서가 아니라, 그 이전에 청소노동자라고 하는 이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칫 부당하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 고통을 겪지 않도록 정치로써 해결에 나선 경우였었다. 그런데 그 대상이 여성인 대학생이고, 그 방법이 폭력적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아예 정치인이 그 자리에 가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민주당 지지자라는 새끼들은 도대체 뭐하는 새끼들이란 것인가? 그것도 민주당을 지지할지도 모르는 2030 남성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이유로.
정치를 하고자 하는 이유 가운데 당연히 여성주의도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여성들을 위하고 싶어서 정치를 한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당연하게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절반이 바로 그 여성일 테니까. 더구나 아직 어린 대학생들이지 않은가. 아니 그런 것 다 떠나서 다수의 시민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사정을 들어주기를 바라는데 못하겠다 외면하는 정치인은, 아마 최소한 민주당 정치인 가운데에는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이건 수박들도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이 보수정당과 다른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역구가 달라도 찾아간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민주당 덕을 좀 봤었다. 그래서 억울한 사정이 있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하니까 가서 듣고서 그 안에서 들어줄만한 부분들에 대해 해결을 위해 노력해 보려 한다. 그래서 그것이 잘못된 행동인가? 더 어이없는 것은 그것이 잘못된 이유라는 것이 다름아닌 또래의 다른 남성들이 그것일 싫어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라면 지금 민주당을 지지하는 다수가 바로 그 또래의 젊은 여성들이지 않은가? 정당으로서 자신을 지지해주는 이들을 위해 나서는 것이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불쾌감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옳지 못하다. 그러니까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싫어하면 대통령후보도 김문수를 영입해서 선거에 내보내야 한다는 뜻일까?
자꾸만 저따위로 떠들어대니까 2030 남성들이 자기들이 아주 갑인 줄 아는 것이다. 내가 지지해준다. 민주당이 어쩌면 내가 지지해 줄 것인다. 민주당이 이러면 내가 지지해 줄 것이다. 물론 그런 일따위 없다. 지지할 사람은 다 지지하고 있고 지금 여성을 핑계로 지지않고 있는 사람은 어차피 지지하지 않을 사람들이다. 시민으로서, 노동자로서, 군인이거나 군인이었던 사람으로서, 혹은 상공인으로서 자신의 이해와 가치에 따라 자기와 맞는다 여겼으면 이미 지지하고 있을 테고, 여성을 이유로 지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절대 지지할 수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어차피 저들의 요구라는 것은 이미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불리할 수 있는 정책들을 민주당이 나서서 펴라는 것일 텐데, 이미 있는 지지자를 버리고 지지할지도 모르는 놈들을 위해 그 목소리를 들어야 할까? 젊은 남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나서서 펼 수는 있어도 그것이 다른 성별 다른 세대에게 불이익이 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당장 이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게 불법적인 폭력시위까지 하기는 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대학생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것 아니었던가. 혹시라도 그 대학생들이 남성들이었다고 민주당이 아주 외면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런데 2030 남성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누가 보면 2030 남성들이 민주당 머리 꼭대기에 앉은 상전인 줄 알겠다.
페미와 내란은 같다. 동덕여대 시위와 서부지법 폭동은 둘 다 폭력적이었으므로 똑같다. 심지어 민주사회에 무슨 폭력시위냐는 병신새끼들도 있다. 그러면 프랑스와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서 시위 때마다 폭동이 일어나고 하는 것일까? 2016년 촛불시위를 이야기하는 병신들도 있는데, 그것도 박원순이 중간에서 경찰개입을 막아줘서 그리 될 수 있었던 것이었지 작년 빠르게 탄핵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오세훈이 그렇게 평화적으로 끝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남태령에서 그런 정황들이 보이지 않았던가. 페미만 아니면 군사쿠데타도 괜찮고, 친일로 나라 팔아먹는 것도 상관없다는 놈들 무서워서 지지자인 젊은 여성들을 위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의 노력까지 폄하되어야 한다. 물론 그럼에도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지도 모르므로 기자회견 자체를 포기한 것은 그 또한 정치적인 판단의 결과일 것이다. 정치인이니까. 그래서 정치인더러 정치를 하지 말라? 위법이고 불법이니 아예 끼어들지 말라? 민주당 지지자 맞아?
이준석이 정치인 깜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2030 남성들이 윤석열을 지지한 것이기도 하다. 결국은 범죄는 범죄니까 타협하지 말고 처벌부터 해야 한다. 조금의 죄라도 있으면 어차피 범죄니까 수사해서 엄하게 원칙대로 처벌해야 한다. 일견 합리적이다. 그래서 트럼프를 합리적인 인물이라며 찬양하는 자칭 중도도 보았었다. 하지만 그런 건 정치가 아니다. 윤석열을 겪고서도 모르겠는가? 위법과 불법을 떠나서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사람만의 방식으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정치인 것이다. 정도를 따지고 방향을 따지고 그 안에서 사람들을 본다. 그냥 범죄니까. 불법이니까. 그러니까 아예 개입해서는 안된다. 어째서 대통령에게 사면권이 주어진다 생각하는가? 자기 측근들 죄 지어도 구제해 주라고? 내용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어도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없다. 그것이 당위성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어째서 민주당을 지지할까? 그래서 똥파리가 나오는 것일까? 웃긴다. 더구나 그 이유가 2030 남성들이라? 지랄은? 있는 지지자들이나 잘 지켜라. 엄한 남의 지지자 노리지 말고. 그러다 망한다. 병신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