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곳마다 기어들어와서 헛소리 지껄여대던 의사놈들이 요즘 하는 말들 가운데 아주 재미있는 것이 있다. 어째서 정부가 의사들 받는 돈까지 통제하려 하는가. 과연 이 말이 뜻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아마 의사협회 일각에서 나오는 주장 가운데 영국식 의료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돈없는 일반 국민들은 지금처럼 건강보험 아래 두고 돈 있고 여유 있는 부유층은 사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 마디로 현재 건강보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당연지정제를 폐지하자.

 

실제 JTBC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교수는 지금보다 수가를 올리면 환자들이 병원에 자주 오지 못할 테니 의사들도 보다 여유있게 진료할 수 있지 않겠느냐 말한 바 있었다. 바로 수가를 올리면 의대정원을 늘리지 않아도 의사부족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진짜 이유였던 것이다. 수가를 올리려면 건강보험료도 올려야 하고, 개인의 부담금 역시 올리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처럼 마음대로 자유롭게 병원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 의사 수를 늘리지 않아도 환자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나아가 부유한 계층에서 사비로 비싼 가격에 병원을 골라 찾을 수 있게 되면 돈 많은 사람들만 대상으로 진료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의사들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돈까지 쥐어줘 가며 등떠미는 이유인 것이다. 여기저기 진심은 그런 게 아니고 오로지 환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헛소리는 들을 필요도 없다. 당장 보이는 게 이런데. 지금 여기저기서 그래도 자기들의 진료거부에 대해 정당성을 설득하고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 보겠다고 떠들고 다니는 놈들이 거르고 걸러 내뱉는 말이 이런 수준이란 것이다. 더구나 의료정책연구원인가 하는 놈들이 올린 홍보물 역시 스스로 전혀 문제라 여기지 않고 있던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을 것이다. 수능 1등급맞은 자신들과 같은 인재들이 어찌 수능 5등급 맞은 무지렁이들이나 치료하고 있어야 하겠는가.

 

그래서 젊은의사 비대위에서도 자기들 교과서 사는데 돈 보태준 것 있느냐는 말이 나온 것이다. 전에도 말한 자유의지주의다. 다른 말로 자유지상주의다. 네가 내게 해 준 것이 없는 만큼 나도 너에게 무언가를 해 줄 의무가 없다. 그러니 뭐든 내 마음대로 하겠다. 수가든, 진료비든, 의료정책이든 그냥 내 마음대로 하겠다. 그런데 바로 그들 의사들 다니던 대학들에도 정부보조금이 지금도 막대하게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조금 없으면 대부분 대학들 그냥 문 닫는다. 대학들이 괜히 정부 눈치보면서 정부 하자는대로 끌려다니는 게 아니다.

 

아무튼 어째서 의사들의 진료거부가 정치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행위였는가 이로써 명확해졌다 할 것이다.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것도 단지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정책철회조차 단지 최소한에 지나지 않는다. 진료거부 철회는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의사들 진료거부하는 것 지지해서 돌아오게 될 국민의 이익이란 무엇이 있을 것인가.

 

의사들 신난 모양이다. 무려 40%의 국민들이 자신들의 진료거부를 지지해 주고 있다. 언론들 대부분이 최소한 그냥 의사들 하는 소리 그대로 전달하거나 심지어 의사들의 편에서 가짜뉴스까지 만들어 퍼뜨리고 있는 상황이란 것이다. 철도노조 파업을 언론이 이 정도로 지지해 주었으면 지지율 최소 80%는 나왔다.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 역시 언론이 이 정도로 우호적으로 기사를 냈으면 지지율 60% 이상은 나왔을 것이다. 언론을 등에 업고도 이 꼬라지인데, 하긴 언론이 자기 편이란 건 그냥 당연한 상수일 것이다. 대학 동문들이다. 좋은 대학 나온 기자들이 자기들 동문이고 친구일 테니 얼마나 든든할까.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에 출연해서 참언론인 행세하던 홍성희가 갈라치기한다며 대통령의 말을 비트는 꼴을 보라. 저들의 카르텔은 여전히 단단하기만 하다. 

 

의도는 명확해졌다. 저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의료에도 계급을 만들자는 것이다. 아마 지금은 하나지만 결국 서울 출신 명문의대생들과 지방출신 비명문의대생 사이에 층을 만들려는 시도일 것이다. 자기들은 서울에서 돈 많은 사람들을. 나머지는 서울이더라도 돈 없는 놈들을 대상으로 수가나 받으며. 이런 버러지들을 뭐 좋다고 지지하는지.

 

그러니까 진료거부 정당성 주장하려면 저런 쓰레기들 입부터 단속하고 나서 떠들라는 것이다. 저들이 진심인지. 아니면 환자를 위해서라는 그들의 말이 진실인 것인지. 병신같은 것이다. 저따위들이 엘리트라 불린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이나 부동산정책과 관련한 논란들은 언론과 보수진영이 필사적으로 가짜뉴스까지 동원해가며 필사적으로 불지핀 끝에 정부와 여당에 치명상을 입힐 뻔한 이슈들이었다. 공공의대와 관련해서 시민단체 추천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총선이 끝나고 모든 언론이 총동원되어 정의연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한 결과였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모든 이슈들이 의사들의 진료거부를 정치투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명분으로 쓰이고 있는 중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마치 누군가 뒤에서 치밀하게 계획한 것처럼 모든 것이 하나로 맞물려 돌아간다. 시민단체의 도덕성에 상처내고, 인천국제공항과 부동산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리고, 그리고 마침내 8.15 광화문집회로 보수진영이 총궐기한 뒤 이어 의사협회가 진료거부로 정부를 궁지로 내몬다. 아마 계획대로였다면 수 십만 단위로 사람들이 몰려나와 정부를 비판하는 가운데 의사협회까지 정부의 실정을 거론하며 진료거부에 나선다면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 상당히 곤란해지지 않았을까. 법원이 어떻게든 광화문 집회를 허락해야 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어떻게든 광화문에 보수진영이 총집결해야 했고, 그래야 의사들의 진료거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아니 사실 코로나19까지도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박원순을 성추행으로 몰아 공격했던 것이었다. 박원순이 사라져야 광화문광장에서 보수진영이 총집결해서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니. 선출된 시장이 아닌 시장대행만으로는 이들의 행사를 강경하게 통제할수도, 이후 참가자들에 대해 강력하게 추적해서 검사할 수도 없을 것이다. 참고로 이 모든 논란에서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큰 기여를 했던 것이 한겨레, 경향, 프레시안, 정의당 등 자칭 진보진영이었다. 지난 총선 직전 아마도 이낙연 현당대표를 상대로 n번방과 엮어 공작을 꾸미려 한 정황도 한겨레에서 하필 묻혀 있던 n번방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기사화한 이후 시작되고 있었다. 그 기사를 낸 놈이 바로 탁현민과 관련해서 되도 않는 오보를 냈던 그 김완이다. 그야말로 보수진보의 총궐기라 봐야 하는 것이다.

 

결국 젊은 의사들이 기자회견에서 정부를 비판하며 연대하겠다고 내놓은 이슈들이라는 것이 언론이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가짜뉴스까지 동원해가며 키운 것들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원래는 보수진영의 총궐기 이후 의협 주도의 진료거부가 힘을 받는 가운데 당당히 모두의 앞에서 외치려 했던 내용이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단순히 의료정책의 철회만이 아닌 실정을 저지른 정권의 타도를 위해서 의사들이 모두 일어나 행동에 나섰다. 계획대로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면 꽤 의미있는 결과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예상과 달리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한 책임이 개신교회와 보수야당에게로 향하면서 정작 뒤를 받쳐주어야 할 세력들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최대집은 눈치라도 있는데 대전협은 눈치도 없어서 그냥 밀고 나간다.

 

경기도의사협회장인가가 광화문 집회에 나가서 연설까지 했다는 것이다. 최대집은 아예 단골이었다. 이들 사이에 사전에 아무 조율도 없었을 것이라 여기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사고인가. 가짜뉴스를 만들고 퍼뜨리는 협업 역시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여론전까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모양새다. 역시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의사놈들이 멍청해서 노출된 것이지 조금만 영리했어도 따로 생각할 뻔했다. 그래서 뭐다? 지금 저 새끼들은 정치질 하느라고 환자와 심지어 국민의 생명까지 인질로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주제에 잘났다고 수능 1등급 외치는 것을 보면 얼마나 집에서 병신같이 배우고 자란 것인지. 저딴 새끼들에게 내 병을 맡길 생각을 하면 더 열심히 건강관리에 힘써야 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젊은의사 비대위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새로운 의심이 생겨났다. 기자회견에서 젊은이들과 연대하겠다는 저 선언은 바로 직전에 결정된 것인가, 아니면 오래전부터 준비된 내용이었는가. 하필 가장 위급한 상황이라 정부와 여당이 어떻게든 최대한 양보하며 타협하려는 지금 시점을 고른 것이 그저 우연이기만 했을 것인가. 정부에서 의료정책을 발표한게 벌써 7월인데 8월에서야 광화문 집회를 앞두고 행동에 나선 것을 그저 공교롭게만 여길 것인가. 진짜 죄다 사지를 잘라 광화문 광장에 걸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벌레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다. 더러운 것들.

벌써 2년이 넘어간다. 운동하던 도중 척추쪽에 걸리는 게 있어서 정형외과를 찾아갔다. 밀리터리 프레스를 하는데 힘이 척추를 따라 내려가다가 어느 한 곳에서 뭉치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당연히 자세가 불안해지고 힘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척추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정형외과 찾아갔더니 엑스레이 찍어보고는 대뜸 실손보험 있느냐 물어보더라. 없다고 했더니 그냥 수영이나 하란다. 물리치료 받아야 하는데 보험적용이 안되어서 실손보험 없이는 감당이 안 될 거라고. 이 상태로 운동 계속하다가는 영영 누워서 지내야 할 지도 모른다며 협박도 곁들였다. 아, 씨발 망한 건가?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카이로프랙틱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고, 그것을 한의학에서 받아들인 것이 추나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 그 무렵 추나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이거다!

 

건강보험 적용되니 한 번 추나 받는데 고작 2만 원 미만. 처음에는 일주일에 두 번 추나받았는데 그래도 한 달 내내 해봐야 20만원이 채 안 되었다. 건강보험 아니었다면 아마 실손보험 있었어도 그렇게 1년 내내 보장받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1년 되기 전에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고, 지금은 한 달에 한 번만 그냥 약간 틀어진 것 바로잡으러 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치료할 방법도 없고 운동하다가 영영 누워 지낼 수 있으니 수영이나 하라던 그 의사는 뭐였을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정형외과에서 하는 도수치료도 원래 건강보험 급여대상에 포함시키려 했었다 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보장강화가 필요하다 여겨 그리 결정한 것이라고. 문재인케어 만세! 그런데 정형외과에서 반대했단다. 의사협회는 물리치료사가 독자적으로 개업하는 것까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중이다. 물리치료사가 하는 도수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항목인데, 대부분 정형외과들이 이들 물리치료사를 고용해서 비급여로 상당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리치료사가 정형외과 의사 없이 독자적으로 개업해서도 안되고, 당연히 현금을 벌어다주는 도수치료가 급여화되어서도 안된다. 그래서 한의학이라면 죽도록 싫어하는 내가 한의원에서 추나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추나를 받는다기보다 한국화된 카이로프랙틱 시술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만일 당시 물리치료사의 도수치료 역시 급여항목에 포함되어 있었다면? 그래서 실손보험 없이도 건강보험만으로 얼마든지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더라면? 솔직히 한의원의 추나는 내가 찾아간 의사가 돌팔이라서인지 몰라도 그리 믿을 게 못된다. 어떻게 뼈를 정상으로 맞추는 것은 잘하는데 그 이상이 안 된다. 카이로프랙틱이 원래 그런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뼈를 제외한 근육을 늘려주고 강화하는 모든 동작과 운동들은 내가 독학으로 다 배워 시행해야 했었다. 역시 척추측만 이외에도 거북목이나 골반후방경사도 그래서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그러니까 왜 그 의사는 나에게 수영이나 하라 말했던 것인가.

 

의사들이 뭐라 해도 내 귀에 들리지 않는 이유인 것이다. 내가 직접 겪었으니까. 지금 내 몸 상태가 그 증거일 테니까. 20대 직원들보다도 허리가 더 튼튼했었다. 어깨가 너무 넓어져 입던 옷도 죄다 버려야 했었고. 얼마전에는 머리가 깨져 스태플러로 찝고 왔었지. 환자를 생각한다는 말은 원래부터 믿지도 않았다. 

아마 학교다닐 때 화백제도에 대해 다들 배웠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전통이네 어쩌네 하지만 사실 하나의 국가로서 체계가 잡히기 전까지 인류사회에서 매우 보편적으로 적용되던 제도였었다. 한 마디로 나 수틀리면 여기서 나갈 테니 나 빼고 결정할 생각 따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유다 12지파가 어떻게 이스라엘과 유다로 나뉘게 되었을까. 원래는 하나의 집합체를 이루고 있었지만 서로 마음이 맞지 않고 이해가 갈리니 그냥 돌아서서 각자 나라를 세우고 따로 살았던 것이었다. 고대의 역사라는 게 원래 그랬다. 로마도 각각 일곱 개의 언덕에 나누어 살던 씨족들의 연합체였었고, 신라는 사로 6촌이라는 여섯 마을이 연합하여 세워진 나라였었다. 이웃한 가야 역시 김수로가 9촌을 연합하여 6가야를 세웠다 전하고 있었다. 여기서 연합이라는 게 중요하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강했다면 정복이나 병합이 되어야 했을 테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연합이 되었던 것이었다. 

 

물론 나머지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하나를 찍어 누르는 것이야 일도 아니기는 하다. 그렇게 하나둘 내부에서 제거되고 최종적으로 한둘의 거대집단이 지배세력으로 올라서는 경우도 역사에는 매우 흔하다. 하지만 구성원들 자신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반발하고 박차고 나갔다는 이유로 일일이 응징하다가는 언젠가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지 모른다. 자기에게 손해가 된다고 반대하고 돌아선 것인데 그마저 힘으로 찍어누르려 해서는 언젠가 자신 역시 이익이 안되는 일을 강요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 그래서 유럽의 봉건제도 시작된 것이 아니었던가. 가신들 너희 당대에만 세금 거둬 쓰고 죽으면 돌려놓으라 했더니만 자기들끼리 작당해서 그냥 자식들에게 물려줘 버렸다. 힘으로 응징하렸더니 그 군사력 자체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 봉신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만장일치제가 채택된 것이었다. 아무리 연합 전체를 위해 이익이 되는 일이라도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안하겠다.

 

그래서 만장일치였다. 각각이 독립된 주체들이었다. 공동체에 속해 있기보다 각자가 배타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단지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기에 함께 연합을 구성한 것이었다. 이익이 되지 않으면 그냥 박차고 나간다. 손해가 된다면 바로 반대하고 돌아선다. 그래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그럴만한 수단도 없고 명분도 서지 않는다. 아무리 연합을 위한 일이라지만 한 집단을 대표하는 수장일 텐데 어찌 불이익을 받아들이라 강요할 수 있을 것인가. 만장일치가 일부의 반발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거나 밀어붙일 수 있게 된 것은 아직 독립된 주체였던 그들이 공동체라는 공공의 이해 속에 편입되면서 부터였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매우 늦은 시기다. 유럽만 해도 근세까지 각 지방들이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었고, 조선 역시 조선건국 이후 상당기간 동안 따로 노는 지방들의 이해를 관리하기 위해 지방관들에게 절대에 가까운 권한을 부여해야만 했었다. 부민고소금지법이 그렇게 나오게 된 것이었다. 국가가 정한 일이고 국가 전체를 위한 일이니 늬들이 좀 손해가 되고 피해가 되더라도 참고 따르라. 그럴 수 있는 강력한 중앙권력도 출현했다.

 

지금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말 좀 한다는 놈들이 하나같이 떠드는 '독재'란 말의 정체란 것이다. 민주주의는 협의지 합의가 아니다. 아편전쟁 당시 영국 의회에는 전쟁에 반대하는 정치인도 절반 가까이 있었다. 중국과의 전쟁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가 각각 찬성 271표, 반대 262표였었다. 고작 9표 차이로 반대하는 이가 이렇게 많았음에도 영국은 청제국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고 전쟁을 시작했던 것이었다. 자신들의 말을 따르지 않으니 독재라고 주장하는 놈들의 말대로라면 당시 영국은 독재정 아래 있었어야 했다. 아니 과연 역사상 아주 고대를 제외하고 만장일치란 것이 있기나 했었는가 하는 것이다. 대화하고 협의하고 각자 양보하고 타협하다가 그래도 도저히 안되겠으면 표결에 붙여 다수결로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민주주의 아니던가. 그러라고 국민들이 일부러 시간 내가며 국회의원 뽑아서 의회로 보냈던 것이었다.

 

의료정책에 있어 당사자는 의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병원장들도 있고, 간호사들도 있고, 한의사들도 있고, 그밖에 각각의 직군과 계층과 혹은 지역사회의 이해를 대변하는 주체들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도 공급자와 가입자, 공공대표 해서 각각 8명씩 균형을 이루어 서로의 이해를 최대한 절충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 놓은 것이다. 그 가운데 의사대표가 2명이니 너무 적다는 것은 의사만이 의료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인가. 의사에게 불리한 의료정책은 다른 주체들에게 이익이 되더라도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의사가 반대하니 하면 안되고, 의사가 주장하는 정책만 집행해야 한다. 뭔 말이겠는가. 자기들은 국가보다 국민보다 더 위에 있다.

 

이미 현정부 출범 당시부터 자칭 진보와 자칭 보수들은 끊임없이 현정부를 출범시킨 지지자들을 모욕하고 조롱하고 저주해 왔었다. 서민이 아예 늬들은 정치에 관심도 가지지 말고 투표도 하지 말라 말한 것은 사실 노무현 정부 당시부터 저들이 한결같이 떠들어 온 내용인 것이다. 한낱 너희같은 무지렁이가. 너희같이 편향적이고 무지하고 폭력적인 찌그레기들이. 생각도 내가 하고, 판단도 내가 하고, 결정도 내가 해야 한다. 최소한 우리가 해야 한다. 그 우리 안에 서울대도 가지 못한 대부분 국민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말했지 않은가. 저들이 그토록 유시민과 조국을 증오하고 저주하는 이유가 감히 서울대 출신이 서울대도 아닌 고졸과 경희대 출신을 위해 방패막이가 되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같은 이유로 서울대 출신들은 이낙연도 그리 탐탁치 않게 여기는 편이다. 서울대라면 모름지기 윤석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가족이 범죄를 저질러도 아무렇지 않게 몸으로 막아서면서 오히려 큰소리칠 정도는 되어야 서울대 출신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같은 맥락인 것이다. 박근혜는 박정희의 피를 이은 성골이니 상관없다. 이명박 역시 고려대라면 그래도 서울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명문대라 할 수 있고, 무려 현대건설에서 자수성가로 회장까지 지냈던 사람이었다. 아마 문재인 대통령도 인권변호사 말고 김앤장 같은 대형로펌에서 대기업의뢰만 받아서 수 백억 자산가가 되었다면 태도가 달라졌을 것이다. 어딜 감히 경희대 따위가. 어딜 감히 시골 변호사 따위가. 그런 인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따위. 여전히 지지하는 지지자들따위. 그러니까 정치는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서울대 출신에 교수라는 직함도 갖고 언론이 받아써주기도 하는 나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 나같은 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내가 하자는대로 해야 한다.

 

차라리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나았다는 것은 비단 서민만이 아닌 한겨레 기자도 스스로 고백한 내용이란 것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저리 환자를 인질로 잡고 지랄하는데 정의당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의사는 그래도 되는 자격을 가지고 있다. 어렵게 공부해서 의대 들어갔고 의사고시까지 치러 의사면허까지 받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정부는 그런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의사들이 하는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간호사는? 한의사들은? 병원장들은? 각 지역주민들은? 그래서 의사들이 수능성적을 들고 나온 것이다. 어째서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가. 그리고 설득당했다. 그래도 이 사회에서 엘리트라는 의사들이 주장하는데 어째서 정부는 듣지 않는 것인가.

 

그러니까 자기들이 검사라서. 자기들이 기업가라서. 자기들이 임대인이라서. 자기들이 기자라서. 자기들이 언론인이라서. 자기들이 정치인이라서. 자기들이 지식인이라서. 공동체를 위해서 손해를 보기보다 차라리 다른 이를 인질로 삼아서라도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관철시키려 한다. 그런 요구들을 정부가 들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들어주지 않으니 독재다. 뭔 말인지 알겠는가. 부족사회의 마지막에 각 족장들을 굴복시키고 중앙집권을 강화하려는 군주를 향한 비난과 그리 닮아 있다는 것이다. 장수왕이 평양으로 천도하고 그리 포악을 부렸었고, 의자왕 역시 가장 전성기에 수많은 사람을 죽이며 실정을 했었다. 나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공동체를 위해 조금도 양보하거나 희생할 생각이 없으니 절대로 정부는 자신들의 입장만을 지켜주어야 하고 자신들의 주장에만 동의해야 한다. 아니면 독재다. 협의가 아닌 합의다. 그보다는 복종이다.

 

하긴 원래 독재란 연합정권이다.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것 같아도 결국 그 한 사람에게 권력을 몰아주는 다른 주체들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권력을 지지해 줄 그들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독재자들도 기꺼이 권력을 양보한다. 그렇게 언론이 권력이 되고, 의사도 권력이 되고, 지식도 권력이 된다. 그렇게 하자. 국민은 안중에 없고. 어차피 편향적이고 무지하며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무지렁이들일 테니. 국민이라고 해봐야 혼자서는 진단도 못하고 처방도 못하는 버러지들일 것이니. 그러니 내 말만 들으라. 의사가 대중을 설득하려 하지 않는 이유다. 대부분 1등급이 못되는 국민들을 향해 수능 1등급 말고는 가치가 없다는 말을 태연히 할 수 있는 무리들이다.

 

저들의 솔직한 속내인 것이다. 그러므로 협치를 하자. 합의를 하자. 내 말을 들어 정치를 하자. 내 말만이 가치가 있으니까. 아니면 박차고 나갈 텐데 네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돌아서서 싸우자고 할 텐데 네가 견딜 수 있을 것인가. 그만한 힘이 자기들에게 있다 생각한다. 더구나 서로 손잡고 연합한 지금은. 검찰은 그런 점에서 얼마나 든든한가 말이다. 정의당에서 검찰개혁 이야기가 완전히 사라진 이유다. 어째서 저들을 버러지라 불러야 하는 것인가.

 

그래서 처음부터 저들은 한 몸이었다 말하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논쟁하더라도 자기들끼리 한다. 개혁과 수구로 나뉘어 싸우더라도 자기들끼리 해야 하는 것이다. 차라리 그래서 민주당보다 보수정당인 미래통합당을 선택한다. 세월호마저 기꺼이 부정할 수 있다. 그들의 정체성인 것이다. 새로울 것 없는. 그 끝에 의사가 있는 것이고. 당연한 것이다.

두 학생이 있다. 한 학생은 집과 학교와 학원만 오가며 공부만 한다. 한 학생은 집안의 생계를 돕기 위해 벌써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한 학생은 집에서도 모든 것을 부모가 대신해주며 공부만 하는데, 한 학생은 집에 오면 밥이며 빨래며 청소까지 집안일도 다 해야만 한다. 그런데 수능 등급에서 딱 한 등급 차이가 난다. 누가 더 우수한 학생일까?

 

오로지 의사가 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주위도 돌아보지 않고 공부만 한 학생과, 그 사이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그리면서 친구들과 다양한 체험을 공유하며 지나왔던 학생 사이에 수능등급에서 한 2등급 차이가 난다면 둘 중 더 누가 우수한 학생이라는 것인가. 수시 준비한다고 봉사활동이며 인턴이며 증명서 받아 챙기는 동안 그냥 하고 싶어서 한 일이라 그런 건 생각도 않고 그냥 지나왔다. 답이 나오지 않는가.

 

정시보다 수시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그동안 보수정당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이유인 것이다. 다만 설마 저런 과외활동까지 돈과 인맥을 활용해 스펙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다. 그런데 수능점수는 더 집안의 경제력과 관계가 있거든. 아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자식 의사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모든 것을 다 희생해가며 공부만 하게 한다면 그래서 제대로 된 인간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병우 같은 놈이 나오는 것이다. 부모는 과연 우병우를 부끄러워할까? 자랑스럽게 여길까? 신해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의사나, 환자를 성폭행한 의사의 부모들은 그런 자신의 자식들에 대해 부끄러워할까? 아니면 여전히 자랑스럽게 여길까? 한동훈이 억울해하는 건 진심이다. 원래 자신들은 그래도 되었다. 그러는 것이 실력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게 왜 문제가 되는데? 기자놈들도 자기들이 그리 노력해서 기자씩이나 되었는데 뭐라 기사쓰면 좀 믿으라는 이상의 다른 생각은 하지 못한다. 자기 기사를 욕하면 그 놈들이 이상한 놈들이다.

 

의사놈들 수준이 드러난다. 수능 1등급? 사회생활하다 보면 공부 잘하는 것과 머리 좋은 것은 별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 머리 좋은 것과 일 잘하는 것도 역시 별개다. 그래서 그리 공부 잘하는 의사것들이라 그리 의료사고도 많은 것인가. 아예 수술도 간호사도 모자라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에게 대신 시키더만. 의사라고 다 수술 잘하는 것 아니다. 진료 잘하는 것도 아니다. 평생 공부만 하던 놈 6년 동안 가르치고 다시 7년 동안 수련을 거치게 해도 그 정도란 것이다. 공부 좀 못한다고 과연 차이가 얼마나 날 것이라 생각하는가.

 

이번에 머리 깨지고 병원 가니 의사가 뭐 묻지도 않더라. 바로 CT 찍어오게 한다. CT 찍는 비용이 대략 15년 전 쯤 X레이 찍던 비용이다. 의료기술의 발달이란 그런 것이다. 아마 어느 순간부터는 의사가 의료장비를 다루는 기술자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현대의술은 발달하고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영역도 줄어가는데 언제까지 엘리트 타령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러니까 공부만 열심히 하던 놈들이라 하는 것이다. 앞세울 말이 고작 국평오다. 자기들 수능 1등급이란 말이다. 부모가 어떻게 가르쳤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런 놈들이 의사가 되겠다 하고 있으니. 성추행과 성폭행과 의료사고는 그냥 옵션인 것이다. 저딴 소리가 문제가 될 것이란 생각조차 할 머리가 없다는 게 심각한 것이다.

 

수능성적이 한 인간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될 수도 없다. 그런데 그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저 놈들은 모른다. 단 하나 자랑거리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래도 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의대만 되면 무엇이든 다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다. 진짜 믿고 있는 것이다. 덜떨어진 새끼들. 욕만 튀어나온다.

역시 내 말이 맞았다. 지금 의사들은 정부와 협상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앞세워 진료거부의 명분으로 삼고 이후 일어날 사태들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이다. 아니면 항복하라. 심지어 삼권분립이며 현행법까지 무시하고 국회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목까지 베어 들고 와서 무릎꿇고 항복하라. 아니면 정부를 무너뜨리겠다.

 

처음부터 그런 느낌이 있었다. 대화하고 파기하고, 합의하고 파기하고, 협상하고 파기하고, 의제를 바꿔가며 재투표해서 결국 진료거부를 연장하고, 무엇이겠는가. 그냥 끝까지 진료거부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아니 아예 처음부터 진료거부 자체가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진료거부를 통해서 진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부동산 정책을 들고 나왔던 것이었다. 정부를 무너뜨리자.

 

보건복지부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니 더 명확해진다. 이미 의대정원확대는 중단된 상태고,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해서는 이미 법안이 발의된 상태이니 국회에서 논의할 문제다. 첩약의 급여화는 정부와 상관없이 의료공급자, 가입자, 공익자 대표로 구성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8개월간의 논의글 거쳐 결정한 사안이다. 즉 정부가 더이상 어쩌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 있는 것이다. 몰라서였을까? 알면서도 그냥 우기며 밀어붙인 것이다.

 

어째 의사놈들이 거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긴 대중의 지지가 뭔 소용이겠는가. 자기들 없으면 감기 하나 스스로 치료 못할 무지렁이 환자들 따위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이다. 지금 자기들은 정권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를 거꾸러뜨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대의를 위해서 환자 한둘, 아니 코로나로 전국민이 전멸한들 천룡인인 자신들만 멀쩡하게 이익을 지킬 수 있으면 그것으로 정의는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라고 부모도 어려서부터 가르쳐 왔겠지.

 

돗자리 깔아야 하는 모양이다. 의협이며 대전협이며 심지어 인터넷에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한다고 설치는 의사것들 하는 소리 가만하 듣고 있으니 바로 감이 온다. 처음부터 그럴 의도였고 그것이 목적이었었다. 그러니까 환자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의대 교수들까지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만한 이유가 아니면 의대정원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이 뭐 자기들에게 영향이 있다고 함께 행동에 나서겠는가. 버러지는 버러지다. 답이 없는 이유다. 유은혜를 때려잡아야 한다.

아마 민주노총에서 이따위로 인터뷰했으면 바로 언론의 비판이 쏟아졌을 것이다. 정치파업하냐?

 

전공의들이 모여서 정치투쟁을 선언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정부와의 투쟁을 선언했다. 더이상 의료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아니다. 정부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이고 반대이고 투쟁이다. 환자의 생명을 볼모삼아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자기들은 광화문 안 나갔다 떠들어대겠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와 관련한 논란은 처음부터 한 언론사의 오보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언 놈이 단톡방에서 헛소리 한 걸 취재도 않고 사실이라고 보도한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오히려 지금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비정규직에 오히려 더 불리하기만 하다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중이다. 정규직 되어봐야 하는 일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급여도 용역회사에게 주던 급여 돌려서 아주 조금 오르는 정도고, 복지만 정규직에 준해서 이루어지는 정도가 전부였다. 출발이 오보였는데 아직도 기정사실로 여기며 정부를 비판하는 수단으로 여긴다. 하긴 부동산 정책 비판한 것 보니 이해가 되기는 한다. 결국은 자기들은 천룡인이란 것일 게다.

 

강남에 아파트 있고, 재건축 예정지에 재개발 이익을 노리고 사놓은 것도 있으면 당연히 열불이 뻗칠 만할 것이다. 갭투자로 아파트도 여러 채 있는데다 임대까지 주고 있다면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분노할 만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자기들처럼 열심히 노력해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아니면 보안경비직이든 시설관리직이든 미화원이든 정규직이란 타이틀을 가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 공기업 정규직이란 트로피는 자신들과 같이 자격을 인정받은 사람들에게만 허락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말했잖은가. 오죽하면 파업한다는 놈들이 대중의 여론을 돌리기 위해 설득하려 나서기보다 오히려 조롱하며 비난하기 바쁘단 것이다. 그만큼 자기들이 잘났다.

 

한 마디로 계급투쟁인 것이다. 의료정책에 반대해 일어난 파업이 아닌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파업이었던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 그러니까 현정부의 정책이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침해하기에 그를 거꾸러뜨리기 위해 의료라는 자신들의 사명을 수단으로 삼아 투쟁에 나선다. 그러니까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부동산 정책을 위해 환자들이 자신의 생명마저 인질로 잡혀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의사란 것들이 그런 정치적인 투쟁을 위해 환자의 건강과 안전마저 볼모로 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나 전여 거리낌없다. 의사란 자신의 직업이고, 의사면허란 자신의 소유이고, 그러므로 의사란 직업을 어떻게 이용하든 오로지 자신의 자유인 것이다. 그러려고 의사가 되었다. 환자 성추행하고, 성폭행하고, 오진으로 죽이고, 그러고도 의사면허는 유지될 수 있으니까.

 

더욱 지지할 이유가 사라졌다. 이러고도 문제를 못느낀다면 의사란 놈들이 고작 그런 놈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째서 교수들이 태도를 바꿔서 공공의대와 의대정원확대를 반대하며 나섰는가. 대학교수들도 대개 집은 강남에 있을 것이거든. 자신의 이익을 위한 투쟁을 의료라는 공공분야를 끌어다 앞세워 이용한다.

 

어째 정부에서 아무리 양보하고 합의하려 해도 매번 뒤집기만 하더라. 정치투쟁이 되는 것인가? 정권이 넘어지나? 아니면 의사의 기득권이 무너지나? 언론은 어째서 이런 절절한 저들의 주장을 대서특필하지 않는 것인가.

 

전쟁을 선언했다면 맞받아주면 된다. 명분은 충분하다. 그동안도 너무 많이 양보했다. 터진 머리가 아파온다.

첫째 공공의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란 시험성적이 좋은 우등생이 아닌 지역의료와 공공의료에 평생을 헌신할 각오와 결심을 가진 이들이란 것이다. 아무리 머리 좋고 실력이 좋아도 지금 잠정적으로 정한 10년의 의무근무기간만 끝나면 바로 민간의료로 떠나갈 이들이라면 공공의대의 설립목적에 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공정한 선발기준은 무엇이겠는가. 그냥 다른 의대들처럼 시험으로 줄세우는 것이겠는가? 정성적으로 그 각오와 결심을 확인하는 것이겠는가. 의무근무기간은 의무근무기간이고 이후로도 계속 해당 분야에서 근무할 수 있어야 설립목적에 맞게 되는 것이다.

 

둘째 이미 수능 보고 대학 들어가서 졸업까지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의과전문대학원이란 것이다. 수시든 정시든 자격이 된다 여겼을 테니 대학도 입학을 허락했을 것이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대학생활을 했으니 멀쩡히 기간 안에 졸업도 했을 것이다. 더구나 이미 있는 의전원들에서도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하면서 성적이며 대학생활 전반에 대해 꼼꼼히 살펴서 평가하고는 한다. 그래서 그 의전원에 지원하며 쓰였다 해서 동양대 봉사표창장 하나가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던 것 아닌가 말이다. 대학시절 성적표가 어땠고, 재학동안 어떤 활동을 해서 어떤 성과들이 있었고, 그런 것들을 증빙할 자료가 무엇이 있는가. 공공의대는 아니라 생각하는가?

 

셋째 교장 명의로 된 상장이라 해서 교장이 직접 발급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명의의 표창이라 해서 대통령이 직접 대상자를 선발하는 것도 아니다. 시도지사가 후보자를 선발한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을 보면서 잠시 머리를 갸웃거려야 했던 이유였다. 당연히 대학총장도 자기 명의로 나간 표창장에 대해서 일일이 다 알 수 없는 것은 추천도 선발도 발급도 단지 대학총장의 이름만 빌릴 뿐 교칙이 정한 표창시스템에 의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라 하니 시민단체가 다 해먹는 것 아니냐 말한다. 대한민국 엄마부대도 엄연한 시민단체인데 정의연과 엄마부대가 과연 함께 짬짬이로 학생추천을 나눠먹을 수 있을 것인가.

 

넷째 그게 문제인데, 사람들은 시민단체라면 진보시민단체만 떠올린다. 그래서 법세련이 정부와 여당의 누구를 고발하면 의도적으로 법세련이란 이름 대신 시민단체란 표현을 쓰고 하는 것이다. 자유총연맹이 진보단체인가? 자유대한호국단이 586 운동권 단체였는가? 더구나 대부분 지역기반 시민단체들은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이 지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활동하는 단체들이다. 무엇보다 그렇게 시민단체에서 끼리끼리 나눠서 학생을 추천해봐야 자격 안 되면 심사과정에서 다 탈락하고 마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지역의료에서 봉사해야 할 인재인데 심사에서 떨어지면 입학할 기회조차 사라지는 것인데 그 책임은 그러면 과연 누가 져야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공공의대 정원이 고작 49명이다. 한 해 의대정원 3000명에 비하면 2%도 안되는 숫자란 것이다. 의대정원 확대와 마구 섞어서 떠들어대니 늘어난 의대정원이 모두 공공의대로 가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공공의대 정원은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을 그대로 물려 쓰는 것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공공의대 설립을 목표로 서남대 의대 정원을 다른 대학에 넘기지 않고 정부에서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머지 확대된 정원은 각 대학 의대로 나뉘게 된다. 즉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 반대는 명확히 다른 논리를 가지고 전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도저히 반대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정책인 것이다. 밥그릇 지키기라 해도 이미 있는 정원 가운데 서남대 의대 정원 만큼을 공공의대로 돌리는 것이 뭐가 그렇게 의사들의 밥그릇을 크게 위협할 정도란 것인가. 더구나 어차피 자기들은 가지도 않을 지역병원과 공공의료분야에서 오래도록 종사할 인재들을 찾아서 가르치기 위한 교육기관이란 것이다. 아무리 시험 잘보고 성적 좋아도 자기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지방 내려가면 선도 못 본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벌레들이다. 사람이 아니다. 의사놈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게 더 답답한 현실이지만. 정말 의사같다.

지난 정의연 논란 당시 한겨레가 낸 기사였었다. 안성 쉼터를 구입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의혹이 있다며 조선일보가 보도한 이래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지던 무렵이었었다. 그러나 판매자는 스스로 원가로 따지면 판매가보다 훨씬 더 비싼 값에 팔았어야 하는 건물이었고 오히려 선의로 좋은 일 한다는 마음에 싸게 판 것이라 밝힌 바 있었다. 바로 한겨레가 그같은 판매자와의 인터뷰를 실어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다만 판매자는 그렇게 주장하지만 조선일보가 이미 의혹을 제기했으니 정의연은 해명해야 한다는 결론과 함께.

 

직접 인터뷰를 한 것이든 아니면 다른 매체의 인터뷰를 인용한 것이든 당시 이미 한겨레는 당사자의 주장을 들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판매한 당사자가 그리 주장하고 정의연 측에서도 안성 쉼터 매매에 부정 같은 건 없었다며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한겨레는 오로지 조선일보가 의혹을 제기했다는 부분만을 들어 그같은 주장들을 깡그리 무시한 채 정의연측의 해명만을 요구하고 있었다. 정작 당사자들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취재를 통해 확인하려 하기보다 오히려 조선일보의 보도에 더 무게를 두고서 그 주장들을 부정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의 주장보다 조선일보의 보도가 더 가치있고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조국사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겨레가 뒤늦게 끼어들어서는 더 과격한 기사를 내려다가 편집국이 뒤집어진 이유도 조금이라도 빨리 조선일보를 쫓아가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이었었다. 조선일보가 정부를 까고 있다. 조선일보가 정부의 주요 인사를 까고 있다. 조선일보가 비판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진실이다. 진실이 아니더라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일보에 뒤지지 않게 위해서라도 더 과격한 기사로 보조를 맞춰야 한다. 익성 실소유주설을 먼저 취재하고도 묻어버린 것이 한겨레 아니었던가 말이다.

 

저널리즘 토크쇼J에 기자가 나와서 기자협회의 설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이 의미없다 여기는 이유인 것이다. 지난 조국 논란, 정의연 논란, 박원순 논란을 통해서 이미 확인한 바 있었다. 조선일보가 쓰면 한겨레든 경향이든 자칭 진보언론들도 그대로 따라간다. 심지어 자신들이 주장하던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마저 조선일보가 비판하기 시작하면 자신들 역시 다른 방향에서 따라 비판해야만 한다. 박근혜 국정농단 보도 역시 조선일보가 받아주고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터뜨릴 수 있었다. 한 마디로 한겨레든 경향이든 언론은 조선일보의 꼬붕이란 소리다.

 

KBS가 검찰과 경쟁하듯 유착해서 인터뷰를 왜곡하고 취재내용을 조작해서 검찰을 위한 보도를 내보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에 뒤쳐져서는 안된다. 즉 KBS와 JTBC에게도 조선일보는 따라야 할 모범인 것이다. 여론조사라고 해봐야 전체 5천만 국민 가운데 고작 1천 명 남짓한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해 통계를 내는 것이다. 전체 기자의 수가 몇 명이든 결국은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하는 것은 실제 설문에 참여한 대표들인 것이다. 기사가 말해주는데 변명이야 뭐라 하든 달라지는 건 없는 것이다. 결론은 기자란 뭐다? 조선일보 따까리다. 자칭 진보든 공중파든 상관없이. 

아마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도 나온 적 있을 것이다. 서울 사람들은 대개 자기 사는 구만 넘어가도 전국구급 핫플레이스가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나처럼 멀리 나가는 자체를 귀찮아하는 사람이면 한강 건너는 그냥 다른 세계라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지방도시 사는 사람들은 자기 도시는 물론 인근 도시들에 대해서까지 훤하게 꿰고 있는 경우를 흔하게 보게 된다. 당연하다. 생활권이 그렇게 묶여 있으니까.

 

오래전 잠시 강원도에서 산 적이 있었다. 지금은 제법 그럴싸해진 것 같은데 당시만 해도 변변한 것이 없던 작은 도시라 뭐 하나 하려 하면 도시는 물론 변두리의 농가들에서조차 한 곳으로 모이지 않으면 안되었다. 극장도 그곳에 있었고, 서점이며 화방도 죄다 그곳에 있었고, 뭐라도 먹으려면 거기는 나가야 식당들이 보였다. 반면 서울의 경우는 그냥 동단위 안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 책 한 권 사려 지방도시 살며 이동한 시간이 대략 1시간, 서울에서는 걸어서 대략 10분에서 15분. 이해가 되는가?

 

심지어 지역에 따라서는 영화 한 편 보려면 이웃 도시까지 원정을 가야 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그래서 이웃 도시까지 훤하게 꿰고 있는 것이다. 생활권이 서울처럼 동단위 구단위가 아니라 시단위를 넘어 광역단위가 되는 것이다. 간단한 상식이다. 피자 한 판 먹으려 해도 한참을 나가야 하는 지방도시와 그냥 문열고 나가면 바로 아무 피자집이나 보이는 서울 가운데 과연 어디서 살고 싶은가. 당장 바로 인접한 안양이나 의왕만 하더라도 뭐 좀 하려 하면 이동거리가 장난이 아닌 경우가 많다. 고용지원센터 가려면 거의 버스로만 40분이라 그래서 지금 실업급여 신청도 미루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머리 상처 꿰매겠다고 바로 그 앞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야 했으니.

 

인프라가 다른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한 몫 하는 것이 그런 지방으로 내려가기 싫은 의사들인 것이고. 오죽하면 공무원이며 공기업 직원들마저 지방으로 이전하면 지방에서 살기 싫다고 아예 그만두거나 가족은 서울에 두고 혼자 내려가서 기러기생활을 하는 경우마저 적지 않겠는가. 그게 바로 서울공화국에서 서울 이외의 지역이 놓인 현실인 것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돈을 더 준다고 해도 차라리 서울에서 덜 받고 일하지 지방에서는 일하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생겨나는 것이다. 아니면 잠깐 바짝 지방에서 돈 더 받고 일한 뒤 돈 모아서 서울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이들도 생겨나고는 한다. 그런데 고작 돈 얼마 더 준다고 의사들이 지방으로 내려갈 것인가.

 

그야말로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들인 것이다. 아니 그보다 당장 수가 올려주면 지방 내려갈 것이라는 의사들 자신들조차 그런다고 지방으로 내려갈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란 것이다. 그렇다 보니 몇 배의 연봉을 준다고 해도 오겠다는 의사가 없어서 지방의 공공의료기관은 더욱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보건복지부의 문건에서도 의대정원만 늘려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돈으로 유인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나는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고, 하나는 지방에서 계속 있을 것 같은 사람을 골라서 의사를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에 대해 반발하는 것이 의사들의 입장인 것이고.

 

당장 아무 의사나 붙잡고 물어보라. 월급 30% 더 줄테니 지방에서 일하겠는가.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이 아닌 강원도나 경상도 전라도 저쪽 끝에서 한 번 일 해 보겠는가. 수가를 얼마나 올려달라고. 지방에서 의사 구하려면 연봉을 두 배도 거절한다 하는데 의료수가 두 배 이상 올리면 건강보험료는? 그래서 지방 병원들만 수가 올려주면 서울 병원이나 서울서 일하는 의사들은 반발이 없을 것인가.

 

내가 멀리 나가는 것을 귀찮아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원래 서울 살았는데 그냥 걸어서 10분만 나가도 어지간한 것은 다 있던 환경에서 경기도로 이사오니 불편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도 경기도인데도 그렇다. 그러다 오래전 강원도서 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응답하라1994에서 인근 도시들에 대해서까지 줄줄 꿰고 있던 지방 유학생들의 모습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서울공화국이로구나. 고용지원센터 가는 게 그래서 죽도록 싫다. 현실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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