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취업준비생이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세상경험이 없다. 직장생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혀라 해도 좋을 정도로 없다. 정의연의 안성 쉼터 관리를 월급 120만원 받고도 못해서 안달인 사람이 그리 많다. 2015년 최저임금이 115만원 정도였다. 그런데 아예 컨테이너에 숙소까지 두고 건물에 상주하며 관리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115만원도 많다고?

 

하긴 그러니까 정의연 사업에 업체들이 통상적인 비용을 받고서 기부하는 방식으로 할인해주는 경우에 대해서도 전혀 아무런 이해 없이 마치 대단한 불법이고 비리인 것처럼 떠드는 것이기도 할 게다. 그러고보면 조선일보도 딱 자기들 수준에 맞는 독자를 잘도 찾아서 그들을 낚을 만한 기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정의연이라고 아예 비용 자체를 깎아주고 나면 다른 계약자들도 비슷한 정도의 할인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안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손흥민이 국내로 복귀하며 고졸 신인 수준의 연봉만 받겠다고 통크게 선언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손흥민이 그 정도 받는데 다른 선수들은? 손흥민보다 실력도 인기도 명성도 모두 못미치는 선수들이 그보다 더 받겠다 한다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그래서 실력이 있으면 실력만큼 받아야 그보다 못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한 번 가치를 낮추고 나면 다시 되돌리기도 어렵고 그만큼 다른 동종업계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받는 돈은 정확하게, 다만 선의로 무언가 배려해주고 싶다면 일단 돈부터 받고 난 다음에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옳다.

 

내가 120만원 받고 그 일을 하고 싶다고 내가 일단 그 조건을 받아들이고 나면 그것이 기준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될 수 있는 것이다. 편의점 가운데 직원들에게 최저임금도 주지 않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몇 년이나 경영할 수 있는 경우란 그래도 된다고 채용에 응하고, 나중에 그만두고도 문제삼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기 때문이란 것이다. 나는 절대 못한다. 그 일 시키려면 2020년 기준으로 300만 원 이상은 주어야 한다. 그런데 자격도 되지 않는다.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일정한 정도는 스스로 점검도 하고 수리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무리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런데 자기는 120만원도 많다고 말한다. 50만원도 차고 넘친다 떠들어댄다. 우리나라 노동현실이 왜 이 따위인 것인가.

 

어제 기사를 보니 인천국제공항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해준다 했음에도 무려 10%나 되는 직원이 지난 3월에 퇴사했다고 한다. 심지어 들어온 지 한 달 만에 그만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물론 내 기준에서 충분히 이해할 만한 부분인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까지 매일 출퇴근하는 것도 일인데, 더구나 교대제라 낮밤을 계속해서 바꾸며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 참고로 야간업무를 포함한 교대제 근무는 wt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정의된 바 있었다. 어제 자던 시간에 오늘 일해야 하고, 오늘 일하는 시간에 내일은 자야 한다. 잠이 제대로 올 리도 없고, 깨어있다고 정신이 멀쩡하기도 힘들다. 숙면을 취해야 자고 일어나서도 정신이 맑을 텐데 수면패턴이 계속 바뀌니 그조차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보는 눈도 많은데 다른 보안경비업무에서처럼 일하는 시간 말고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도 없다. 그러면 그렇게 해서 받는 급여가 얼마인가?

 

물론 급여에 절대적인 기준이란 없다. 내가 일해보고 도저히 이 돈 받고 이 일은 못하겠다 싶으면 턱없이 적은 것이고, 돈은 쥐꼬리만큼인데 그래도 이 정도 일이면 이 돈 받고도 계속 일할 수 있겠다 싶으면 만족스런 액수인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일이 힘들고 뭣같아도 대우만 괜찮으면 어떻게든 남으려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심리다. 그런데 직원 가운데 10%가 정규직 전환이 예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달 전에 집단으로 퇴사했다.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그런데도 직고용도 안된다, 정규직은 더 안된다, 급여를 올려주고 복리후생을 높여주는 것도 절대 안된다. 그러니까 그 정도 받고 일할 사람만 찾아서 계속 바꿔가며 일을 시키란 의미 아닌가. 왜? 공항 보안요원따위 하찮으니까. 자기들이 보기에 그리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그따위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상 대우를 해주는 것은 부당하다. 불공정하다. 그러면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들은 어떤 조건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래서 더 웃기는 것이다. 직장들을 평가한다. 직업들을 비평한다. 어디는 어떻고, 어디는 저떻고, 그래서 어디는 일할 만하고, 어디는 아니고. 자기 일일 때는 다르다. 남의 일이니까. 내가 할 일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너희는 그 정도만 받고 그 정도 대우 아래 일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직장인이란 것들이 미래통합당의 비정규직 법안에 대해 열광적으로 지지를 드러내는 이유인 것이다. 자기는 비정규직이 될 일이 없으니까. 취업준비생들도 자기는 비정규직을 목표로 구직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은 죽을 때까지 비정규직으로 있으며 고용이 불안한 상태로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기들이 정규직으로 일하고, 정규직으로 일하려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자기들에게는 아무 영향이 없을까?

 

월 120짜리 건물관리인이 오히려 돈도 너무 많이 받는 일이 되는 순간 그를 기준으로 다른 직업들도 급여수준이 재편되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아무리 오래 쓰더라도 정규직으로 바꿀 이유가 없어지면 더욱 정규직을 고용해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해고가 쉽지 않아서 기업이 어렵다면 해고가 쉬워졌을 때 가장 먼저 해고되는 것은 연차가 쌓여 연봉도 높아진 자신일 수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급여를 높게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동일 업무일 경우다. 이를테면 자회사를 통해 간접고용하는데 동일 업무에 비정규직만 있고, 정규직이 있어도 직급까지 다르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과장 이하 모두 계약직이고 과장 이상만 정규직이면 직급에 대한 차이로써 비정규직과의 차이를 두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자기는 절대 잘릴 일도 없고, 비정규직이 될 일도 없다. 그러니까 자기 이외의 비정규직은 더 열악한 조건에서 더 힘들게 고생하며 일할 수 있도록 하자.

 

아마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은 그것을 정의라 여기고 있을 테니까. 실력대로 받는 것이 공정한 것이다. 노력한 만큼 누리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다. 누가 판단하는데? 누가 평가하는가? 결국에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사용자라는 것이다. 더욱 그렇게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주장하는 바고 그에 동의하는 자칭 청년세대 직장인, 취준생들이 주장하는 바다. 노동의 가치를, 노동자인 자신의 가치를 그렇게 시궁창에 쳐박는다. 당연히 자신은 노동자가 아니므로 상관없다.

 

최근 노동관련 이슈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이래서 계급이구나. 이래서 연대구나. 하지만 신분이 되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을 넘볼 수 없고, 파견직은 직고용을 넘봐서는 안된다. 생산직이 사무직과 동등해지려 해서도 안된다. 부모들이 그렇게 가르쳤을 것이다. 그러니까 생산직이 사무직처럼 되고, 파견직이 직고용과 같아지고,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다르지 않으면 지금까지 자신들이 노력해 온 것은 무엇이 되는가. 그러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다른 존재인가. 전혀 상관없이 파견직만 차별하면 직고용에게는 아무 영향도 없는 것인가. 생산직의 처지가 열악해지면 사무직은 더 좋아지기만 하는가.

 

그러니까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것이기도 할 게다. 새삼 느꼈다. 계급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계급을 신분처럼 생각한다. 그러니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도 신분과 같은 것이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관계도 신분처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연대의 대상이 아니다. 동질성을 느낄 대상은 더욱 아니다.

 

설명하려면 너무 길고 어려워 나 자신도 자꾸 피하게 된다. 이런 때 정면에 나서야 하는 것이 자칭 진보들일 텐데도 그러나 혹시라도 정부 편든다는 소리 들을까봐 비정규직을 위해서 단 한 마디도 보태지 못한다. 한국 자칭 진보들의 비루함일 것이다. 오히려 정부 지지율 떨어지는 것만 기뻐하고 있는 중이다. 한심한 꼬라지들이다.

원래 노동력이 필요해서 사람을 고용할 때는 직고용이 원칙인 것이다. 그리고 장기간 정기적으로 노동력을 사용할 것이라면 그에 걸맞는 조건과 예우를 갖추는 것이 옳다. 그것이 정규직이다. 잠시 쓰고 버리는 수단으로써가 아니라 이후로도 계속 함께 일해나갈 동료로써 그 신분과 지위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사실 정규직이란 개념도 노동권이 크게 높아진 뒤에나 나타난 개념이고 그 전까지는 필요하면 고용해 쓰다가 필요없어지면 바로 해고해 버리는 임시직이 더 익숙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오랜동안 함께 일해 온 직원이라면 그 기여와 신뢰 만큼이나 예우와 보상은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무튼 정규직이란 자체가 노동자의 신분과 지위,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여 노동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해고할 수 없으며 법이 정한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하도록 정의된 현대의 고용형태란 것이다. 당연히 노동자의 권리가 인정되는 현대사회에서는 그와 같은 정규직이 오히려 당연한 상식이어야 하는 것이다. 실제 1990년대까지 비정규직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해서 심지어 지금은 당연하게 경비업체를 통해서 고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비원들조차 사용자가 직고용해서 각종 복지까지 제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었다. 그래서 처음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노동계가 반발했고, 그러니까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 잠시 비정규직을 공요해 쓰더라도 장기간 정기적으로 같은 업무를 맡길 것이면 정규직으로 고용해 쓰라며 의무화하는 법까지 제정했던 것이었다. 노동자에게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 상식이며 비정규직이란 단지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 임시적으로 고용해 쓰는 특수한 고용형태인 것이다.

 

그래서 웃기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실제 필요로 해서 고용해 쓰고 있는 이들이다. 일시적으로 필요가 생겨서 잠시 고용해 쓰는 것도 아니고 인천국제공항이 존재하는 한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력들이란 것이다. 그런데 정규직은 부당하다 주장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실제 고정적으로 필요한 인력이고 실제 투입되어 장기간 동일업무를 수행하고 있건만 여전히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이 옳다고 주장한다. 누가? 언론이. 지식인들이. 정치인이. 무엇보다 국민 자신이. 좋은 대학도 나오지 못하고 내세울만한 번듯한 스펙도 없는 사람들을 직고용해서 정규직의 신분까지 주는 것은 불공정하다. 좋은 대학 나오고 내세울만한 번듯한 스펙이 있는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것이다. 순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워낙 비정규직이 보편화되다 보니 비정규직이 정상이고 정규직이 특혜가 되어 버렸다.

 

아무나 정규직이 되어서는 안된다. 누구나 정규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특별한 사람들만이 정규직이 되어야 한다. 자격을 갖춘 아주 특별한 소수만이 정규직이라는 신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만한 실력과 자격을 갖춘 이들만이 정규직으로서 누리는 권리들을 허락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긴 지금 20대들은 대부분 노동자들이 사용자에 의해 직접 고용되는 정규직이었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태어났을 때 이미 비정규직은 사회문제가 되어 있었고, 오히려 성장할수록 계약직만 더 늘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되지 않기 위해, 정규직이 되어 보란 듯이 살기 위해서 그토록 필사적으로 노력해 온 것일 터였다. 그런데 이제와서 아무나 누구에게나 정규직이란 기회를 열어주려 하다니. 비정규직이 정상이고, 외주계약직이 일반적이고, 직고용하는 정규직은 비정상이며 특혜다.

 

인천국제공항 논란이 정말 개같다는 이유인 것이다. 공정을 이야기하기 전에 사용자가 필요해서 고용하면서 노동자의 신분과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계약직이란 형태를 취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을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오히려 비용도 더 들어간다. 급여와 복지에 더해 용역업체의 운영비용까지 사용자가 지불하지 않으면 안되는 형태인 것이다. 그렇게까지 해가며 계약직으로 직원들을 채우려는 이유. 인천국제공항 정규직전환 논란에서도 나온 논리였었다. 직고용해서 정규직으로 만들면 파업부터 할 것이다. 파업해서 자신들의 급여와 복지를 더 높여달라 요구할 것이다. 그러면 안되는 것인가? 노동자인게? 하지만 자기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생각하니까. 화이트칼라가 되고, 공무원이 되는 순간 그들은 더이상 노동자가 아니게 된다.

 

그런 논리구조인 것이다.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의 정규직 직고용을 반대하는 대중의 논리란 거기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비정규직은 당연하다. 학교 다닐 때 좋은 대학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으니 그에 대한 징벌로써 신분도 불안정하고 처우도 열악한, 더구나 사회적으로 차별까지 받는 계약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정규직은 자신들처럼 노력까지 한 선택받는 소수만이 허락받을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런 기사를 쓰는 것들이 나름대로 정규직이랍시고 노조에까지 가입한 언론사 기자란 것들이란 것이다. 거기 부화뇌동하는 이들 역시 저들과 같이 되고 싶지 않은 이른바 취업준비생들이란 것이고.

 

문득 그런 생각마저 든다. 과연 저들은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들을, 아니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계약직들을 과연 같은 사람으로 여기고 있기는 한 것인가. 하필 어제 썼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인식의 범위와 한계를. 노동자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권리들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정규직으로 직고용하면 없는 TO도 생기고, 인건비 지출도 늘어난다. TO에도 없고, 인건비 지출도 없었다. 그런 게 언론이란 것들이고, 정치인이란 것들이고, 지식인이란 것들이고, 심지어 인간이란 것들이다.

 

기본적인 권리인 것이다. 누구나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란 것이다. 상식이어야 한다. 필요해서 고용하면 직고용이어야 한다. 장기간 정기적으로 일정한 업무를 맡기려 한다면 그 형태 또한 정규직이어야 한다. 이미 오래전에 그것은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그런데 기본이 기본이 아니고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게 되어 버린다. 구분과 차별이 일상처럼 되어 버렸다. 지금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들은 특혜를 누리는 것인가? 자신의 권리를 되찾고 있는 것인가?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본다. 정말 언론같다.

그러고보니 경비니 보안원이니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아예 없는 존재인 양 여기는 사람들을 현실에서 제법 보게 된다. 원래 전근대사회에서도 사람이 아닌 여성, 아이, 천민, 이민족 등은 아예 인구통계에서도 빠졌다는 것이다. 당연히 세금도 내지 않고, 병역도 지지 않았으며, 대신 죽여도 살인이 되지 않았었다. 그런 의미일까?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인천국제공항 신규채용TO가 줄어들 것이다. 보안요원들로 인해 인건비가 상승해서 기존의 정규직들에 불이익이 가게 될 것이다. 또 뭐가 있더라? 하도 뭣같은 소리라 눈여겨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아, 정규직으로 채용되면 바로 노조 만들어서 직렬도 옮기고 급여도 더 올리려 할 거라고? 직장생활 한 번도 안 해 본 티가 바로 팍 난다.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냐?

 

보안요원을 정규직으로 만든다고 없는 TO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냥 기존에 외주로 주던 인력 가운데 다수를 자회사에서 직고용하고, 그리고 그 가운데 일부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직고용한다. 원래 잡혀 있던 TO이고 멀쩡히 인건비도 지불되던 인력인데 단지 그 고용형태만 바꾸는 것 뿐이다. 외주용역이라고 아예 TO도 없이 돈도 안 주고 부려먹는 게 아니라 몇 명의 인력을 얼마의 돈에 쓸 것이란 내용의 계약까지 다 맺고 돈도 지불한 뒤 외주용역업체의 책임 아래 인력들을 관리하는 것이란 뜻이다. 그리고 이때 원청에서 용역업체에 지불하는 인건비에는 용역업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건물의 출입통제를 엄격하게 하려면 보안요원이 30명 정도 필요하다. 그러면 보안요원 개인당 연간 3000만원으로 계약하면 용역업체는 그 가운데 자기들 쓸 몫을 제하고 실제 보안요원들의 임금을 책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30명에게 3000만 원 씩 지급하는 총액 9억이 한 해 원청이 지불하는 인건비인 셈이다. 그리고 용역업체는 이 3000만 원 가운데 자기들이 쓸 얼마간을 제하고 실제 보안요원들의 급여로 책정하게 된다. 이 가운데는 보안요원들이 쓰게 될 복장이며 여러 집기들에 대한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면 생각해보자. 중간에 용역업체 빼고 원청이 보안요원을 직접 고용하게 되면 인건비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용역업체가 가져가는 몫 가운데 절반을 급여로 더해주고 절반은 원청의 몫으로 가져간다. 괜히 노동자를 위해서도 직접고용의 형태가 더 낫다 말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용역업체 몫까지 책정된 전체 인건비 가운데서 실제 보안요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올려주며 복리후생까지 포함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소리다. 즉 용역업체의 몫으로 빠져 있던 TO와 인건비가 인천공항공사의 몫으로 돌아오는 것일 뿐 새로운 TO와 인건비 지출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원래 없던 인력도 아니고, 오히려 그동안 계속해서 근무하던 인력들일 텐데 단지 고용형태가 바뀐다는 이유로 TO가 줄고 인건비가 는다는 건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 노동자의 파업권을 보장한다고 생산직으로 사무직으로 바꾸고, 기술직을 전문직으로 바꾸는 식의 직종전환까지 요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보안요원 10년 하다가 사무직 하면 참 잘 하겠다. 이 역시 패쓰. 도대체 뭐가 그렇게 심각하게 문제란 거지?

 

그냥 정규직 시켜주겠다는 것도 아니다. 전체 보안요원 가운데 전문성과 숙련도가 요구되는 실제 검색을 담당하는 보안검색요원들만을 정규직으로 직고용함으로써 신분과 대우를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바로 공항에서 X레이와 검색기로 금지물품의 반입을 찾아내고 혹시 모를 불온한 침입의도를 차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이들이다. 그런데도 정규직 전환을 천명한 2017년 이후 입사자들은 시험까지 치러야겠다. 이전부터 정규직 전환여부도 모른 채 열심히 묵묵히 일해 왔던 이들은 면접과 인성검사만으로 합격시켜주고, 그 이후 입사자들은 이미 공지가 되었으므로 시험까지 치러서 합격자만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겠다. 불합격자들도 구제할 방법을 마련하겠다. 역시 아무 문제가 없다.

 

연봉 5천만 원은 일단 개구라인 게 밝혀졌다. 아무도 사실확인같은 건 않고 기사부터 배설하고 있었다. 사실 연봉 5천 쯤 받아도 별 문제가 안되는 일이기는 하다. 매일같이 인천국제공항까지 멀리 출퇴근하면서,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긴장속에서 수많은 사람을 상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가운데 밀수나 혹은 테러와 관련되었을지 모르는 승객의 소지품을 찾아내는 중요한 임무까지 수해야 한다. 그동안 별 일 없었으니 문제지 미국도 9.11이후 아예 관련관청에서 공항 보안요원들을 직고용하는 형태로 바꾸고 있었을 것이다. 참고로 인천국제공항 등에 주로 지원하는 경비학과 가운데는 사격훈련까지 하는 곳도 있는 뭐가 그리 잘나서 마음대로 무시하고 그러는가.

 

역시 세상물정 모르는 것들이란 것이다. 지금 대부분 기업들에도 직렬이 다른 무기계약직이 적잖이 있을 텐데 과연 그들이 직렬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거나 하는 경우가 실제 있기는 하던가. 다만 복리후생 면에서 정규직을 기준으로 조금만 더 챙겨주었으면 하는 바람 정도는 있을 것이다. 원래 기분 문제인 것이다. 노가다 뛸 때도 새참 안 나오면 참 기분 거지같았었다. 그러니까 묻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자신들이 문제라 여기는 부분이 도대체 어디의 무엇인가?

 

그냥 신분제인 것이다. 정규직이란 신분이다. 비정규직 역시 신분이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마땅히 해결되어야 하지만 그럼에도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는 노력과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응징은 필요하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없어야 하는 것은 자격이 되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아니라 생각하는가. 역겹기만 한 것이다.

내가 아직도 노동가치설을 믿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직장에서 얼마나 하는 일에 걸맞게 급여와 대우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실 하나다. 얼마나 이직률이 높은가. 그러니까 도저히 이 돈에 이 대우 받고 이런 일은 못하겠다고 박차고 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점에서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을 얼마나 좋은 일자리인가?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 급여 높다는 사실이야 전부터 들어 알고 있기는 했었다. 사실 김두관 의원의 말과 달리 1년 연봉이 3천만 넘어도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꽤 할 만한 일자리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거의 3백 가까운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의 급여는 얼마나 높은 것인가. 그런데 이직률이 높다. 그만두고 나온 사람들이 하는 말도 도저히 못해먹겠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까지 출퇴근하는 것도 일이고, 교대로 낮밤 바꿔가며 일하는 것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몸이라도 편한가? 마음은 또 편한가? 그러고 그만두고 연봉만 천만 원 이상 적은 일을 하면서 차라리 병원비 아꼈다고 말한다. 도저히 다시 그 일은 못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인천국제공항이란 나라의 첫째 관문으로 특히 보안요원들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장소라는 것이다. X레이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하물 속에서 금지물품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승객들에 대한 검색을 통해서도 혹시 모를 금지물품들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게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니다. 아니 더 오래 일하고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더 잘하게 될 수밖에 없는 나름대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보안요원들이 급여와 근무조건을 견디지 못하고 때되면 나가 버리니 항상 인력난에 허덕여야 한다. 비숙련 보안요원들로 인해 사건사고도 일어난다. 그렇다면 그런 보안요원들 오래 붙잡아 놓으려고 급여와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과연 낭비일 것인가.

 

그냥 3500만 원짜리라서 별 것 아니라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그런데도 과연 3500만 원 받고 그 일을 할 것인가. 얼마나 계속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얼마전에도 말했을 것이다. 구인광고 볼 때 얼마나 자주 올라오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자주 올라오는 곳은 뭐라도 좆같은 게 있다. 특히 급여가 높은데 너무 자주 구한다면 절대 피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건 상당히 아주 심각하게 좆같은 일자리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열심히 10년 넘게 그 일을 해 왔다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써 정규직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벌을 주어야 한다 생각한다. 열심히 살지 않은 벌이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그래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 사무직이 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징벌인 셈이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이 연봉 3500만 원 이상 받는 일을 하는 건 너무 과분하다. 감히 정규직이 되는 것도 너무 과분하다.

 

장담한다. 그 돈 받고 정규직 되면 나라도 그 일 하겠다. 못한다. 특히 사무직 공무원 지원하던 사람들이라면 설사 시작해도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다. 생산직 가운데서도 인천공항공사 보안요원들보다 더 많이 받는 일자리고 널리고 널렸다. 그런데 안한다. 왜?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세상물정을 모르던가, 아니면 뼛속까지 사악하던가. 볼수록 같잖기만 하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쉽게 빠지고 마는 함정일 것이다. 이쪽에서 조금 저쪽에서 조금 양쪽의 말을 다 들어주는 것이 중립적인 것이다. 그런데 어느 한쪽에서 그 조금을 인정하지 않겠다면? 아예 다 가져가겠다고 고집하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양쪽 사이의 중간이란 어디가 되는 것일까?

 

민주당에서 조속한 추경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국회의장에게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대통령마저 추경을 재촉하고 홍남기 부총리가 직접 국회의장을 찾아 그 시급성을 설명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미래통합당과 합의가 없다면 국회도 열 수 없고 당연히 추경도 처리할 수 없다. 즉 미래통합당이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입장도, 대통령의 재촉과 경제부총리의 설득마저 아무 의미없이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의지와 입장이 대통령보다도 우선한다. 그러면 지금 국회의장은 여야를 떠난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것일까?

 

국회의장 임기를 끝내고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선언인 것이다. 이후 자기가 은퇴한 뒤 지역구에서 치러질 선거에서 전혀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기도 한 것이다. 원래 자기가 소속되었던 민주당을 무시하고, 민주당 소속의 대통령마저 무시하며, 오로지 미래통합당의 입장만을 우선한다. 중립이 아닌 것이다. 전혀 중용일 수 없는 것이다. 오로지 미래통합당의 입장에서 미래통합당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무시하고 묵살한다. 심지어 추경을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수 백만의 국민들까지.

 

바로 이런 놈들이 재작년 안철수를 따라 국민의당으로 갔던 떨거지들이라는 것이다. 다 치워버렸는 줄 알았는데 아직 한 놈이 남아 있었다. 아니 이 놈 하나가 아니다. 이런 놈인 것을 알면서도 국회의장으로 천거까지 한 놈들이 민주당 안에 아직 적잖이 남아 있다. 민주당이 무능했던 이유였다. 보수정당을 상대로 아무것도 못하고 마냥 밀리는 모습만 보여야 했던 이유였다. 원래 보수정당에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주제가 한심해서 어쩔 수 없이 민주당 공천을 받아야 했던 놈들이다. 하필 이런 중요한 상황에 저런 놈이 국회의장까지 되어 미래통합당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

 

민주당이 욕먹어야 할 일이다. 박병석이 그냥 국회의장이 되었겠는가? 민주당의 천거와 지지가 있었으니 국회의장까지 되었던 것이다. 주제도 모르는 것이 국회의장이 되었다고 하던 버릇 개 못 주고 미래통합당을 위해 자신의 온몸을 내던지고 있는 중이다. 무엇을 위해서? 바로 이런 것이 그들이 말하는 의회주의, 의회지상주의인 것이다.

 

진짜 역대 국회의장 가운데 이렇게까지 남의 정당이라고 대통령을 개무시하는 경우도 드물었을 것이다. 국회의장이 대통령 위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연히 대통령도 국회의장의 위에 있지 않다. 미래통합당의 국회의장이다. 이해찬은 머리부터 박아야 한다. 민주당 책임이다. 민주당이 해결해야 한다.

어쩌면 대부분 취직을 준비하는 예비사회인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 마디로 세상물정을 모르다 보니 언론의 선동에도 쉽게 놀아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내가 일하는 곳만 해도 외주용역을 제외하고 직접 고용하는 직원들 가운데도 직렬상의 차이가 분명하다. 대개 직렬간의 차이는 고용형태의 차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본서 정규사무직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냥 한 마디로 정규직이라도 무기계약직이라 보는 것이 옳다. 나름대로 직렬 안에서 승진도 하지만 제대로 대우해주는 경우도 없고 직급도 같은 연차에서 차이가 난다. 아마 전에도 썼을 텐데, 공식적으로는 과장의 직함을 달고 있지만 직렬 안에서 따로 차장으로 예우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그렇게 보면 된다.

 

강물과 우물물의 차이처럼 직렬 사이의 상호교류나 전환 같은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혹은 무기계약직 가운데 경력직을 노리고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 자기 직렬 안에서 자기들끼리 어울리다가 정년을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렬에 따른 직급도 다르고, 예우도 다르고, 당연히 급여도 다르고. 물론 그럼에도 밖에서 보기에는 똑같은 그 회사 직원들이다. 아마 그래서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일 게다. 보안요원이라도 인천공항공사 정규직이라면 얼마나 폼나는 일인가.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시켜주면 할 것인가.

 

얼마전에도 그래서 제법 오래 일했던 무기계약직 하나가 다른 일 찾아보겠다며 그만두고 나가는 일도 있었다. 아는 것이다. 자기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어디까지 기대해도 좋은지. 그래서 비교해 보았을 것이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그래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지금회사에서의 시간들을 경력삼아 조금 작은 회사에서 제대로 시작해보는 것이 그래도 더 낫지 않겠는가. 하긴 정규사무직들도 승진에서 밀리면 알아서 나가주는 것이 예의이기는 하더만.

 

직렬이 다르면 승진도 급여도 전혀 다르다. 복리후생도 전혀 다르게 적용된다. 같은 회사여도, 같은 회사의 직원으로 직업 월급을 받는 경우더라도 그 안에도 성골이 있고 진골이 있다. 아마 그런 내막을 안다면 분노할 일도 없을 텐데. 그래도 어려운 처지에 몇 년 뒤까지 내다보고 계획도 세울 수 있는 정규직이라면 크나큰 혜택일 수 있을 테지만. 그런데 그런 건 너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말이다. 핸드폰 약정도 그래서 2년 뒤에 무슨 일이 있을 지 알 수 없으니 하지 못한다. 내 이야기다. 가전제품 할부도 그래서 않고, 에어컨도 아무때고 어디로 이사가서든 쓸 수 있도록 이동식만 쓴다.

 

정규직이 다 같은 정규직이 아니고, 같은 직장에서 같은 월급 받는 정규직 가운데도 신분이란 게 존재하기도 하더라는 이야기다. 아마 기사쓰는 언론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을 텐데. 속여먹기가 너무 쉽다. 

사실 구인사이트 뒤져보면 경비나 보안요원 월급 300 가까이 준다는 곳이 제법 많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다. 자주 올라온다. 몇 주 간격으로 계속해서 사람 구한다는 광고가 올라온다. 무슨 뜻이겠는가? 그만큼 사람들이 잘 그만둔다. 구인광고 볼 때 반드시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이다. 구인광고가 자주 올라오면 그만큼 일이 힘들거나 뭣같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여겼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공항경비 정도면 그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겠는가는 생각도 들었었다. 나름대로 전문적인 훈련과 경험이 필요한 일이다. 업무강도도 약하지 않다. 인천국제공항까지 매일 출퇴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 보안 일이 교대근무로 이루어져 있으니 낮밤도 매번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나라의 첫째 관문으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그냥 어중이떠중이 데려다가 잠시 쓰고 다시 바꾼다는 게 말이 되는가. 고생하면 그만큼 오래 붙잡아 놓기 위해서라도 그만한 보상은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내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 해 복리후생비 포함해서 4천만 원, 글쎄 나라면 할 수 있을까?

 

월급 300만 원 정도면 인천국제공항의 경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에 있고, 대부분 주거지와도 가까운 곳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리 많이 그만둔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주들이 좋아하는 젊은 직원들은 대부분 잠시 거치는 일자리라 여길 뿐 어지간해서 오래 있으려 하지 않는다. 말한 그대로다. 일 이전에 교대제로 인해 낮밤을 바꾸며 생활해야 하는 자체가 너무 고되고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한창 사람들 만나며 즐겨야 할 나이라면 대부분 사람에게 익숙할 일주일 단위의 패턴과 벗어난 시간감각이 성가시기만 하다. 그렇다고 그 일 오래 해서 미래가 있는가면 그것도 아니다. 승진해봐야 반장, 조장이고, 그런다고 대단한 권한이나 의전을 받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급여도 딱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근속수당이나 더 받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월급쟁이가 월급 오르고 직급 오르는 것 말고 무슨 보람이 있다고 그런 일에 평생을 바치겠는가.

 

인천국제공항이라고 다르지 않은 것이다. 내가 알기로도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 이직률이 꽤 높은 편이다. 이직률도 높은데 잘 구해지지도 않는다. 물론 월급 더 많이 주면 더 잘 구해지기는 할 것이다. 정규직으로 고용도 안정시켜주고 급여며 복리후생을 높여주면 일단 들어와서 더 오래 버티며 일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그렇더라도 멀리 인천국제공항까지 매일 셔틀버스 타고 출퇴근해야 하고, 더구나 낮밤 바꿔가며 교대근무를 해야 하고, 그렇다고 다른 경비일처럼 보는 눈 없다고 잠시 풀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얼마의 급여를 보장해주면 직원들이 이직하지 않고 오래 남아서 일할 수 있게 될 것인가. 그런데도 고작 연봉 3600만원에 복리후생비 400만원 정도 더해서 4000만 원의 비용조차 아깝다 한다면 나라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의 보안은 누구더러 지키라 해야 하는 것인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말이다.

 

어차피 같은 정규직이라고 해도 보안요원으로 채용된 사람이 사무직으로 바꿔 갈 수는 없는 것이다. 보안요원은 계속 보안요원으로 남는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정규직인 만큼 매번 계약연장이라는 요식을 갖출 필요 없이 바로 정년까지 계속 남아서 일할 수 있다는 보장이 생긴다는 정도다. 그런다고 보안요원 오래했다고 부장을 달겠는가? 이사가 되어 보겠는가? 말했듯 보안요원의 급여란 자체가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근속수당 얼마간 더해지는 이상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승진도 안되고, 급여도 안 오르고, 대신 재계약이 안되어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리스크만 줄어든다. 과연 그런 일을 얼마나 많이 정규직이라고 좋아라 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 좋은 일자리인데 아무리 계약직이라고 근속기간도 짧고 이직도 많아서 매번 사람 쓰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겠는가. 정규직으로 달라졌다고 얼마나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기는 하겠는가. 하지만 정규직이라 하니 왠지 배알이 꼴린다.

 

정말 웃긴다는 것이 사실 정규직이고 급여 많고 승진까지 보장된 일자리라면 생산직 가운데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생산직도 잘만 하면 제법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런데 안한다. 사람이 없다. 말 그대로 알바다. 처음 이슈가 불거지게 된 계기인 단톡방의 게시물에서 말한 것처럼 고작 잠시 스쳐지나가는 알바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아마 하도 주위에서 그렇게 떠드니 진심으로 그리 믿어 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정규직이 되면 다른 정규직 사무직처럼 연봉 5천만원도 받을 수 있게 될 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믿고 질투하고 분노하고. 그런데 어쩌나? 주위에 공항 특수경비 잠시 하다 너무 힘들다고 때려치고 나온 사람이 있어서 안다. 급여가 많기는 한데 그보다 일이 너무 힘들다. 너무 힘들어서 계속 남아 있었으면 하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냥 뛰쳐나오고 말았다. 과연 정규직 시켜준다고 공항 보안요원 하라고 한다면 그 사람들이 실제 하려고 할 것인가. 되도 않는 소리란 것이다.

 

언론이 이슈를 만드는 것이다. 그냥 어느 한 사람의 의도한 것이든 아니면 모르고 떠든 것이든 주장 하나를 마치 사실인 양 확산하며 사회적 혼란과 분란을 부추긴 것이다.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았었다. 실제 공항공사 측에 문의해서 과연 사실인가 여부를 확인조차 않은 채 자신의 추측과 상상으로만 기사를 채워 보도하고 있었다. 어째서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바닥인 것인가. 하다못해 주위에 경비나 보안 알바 뛰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물어만 봤어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기사는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설마 공항 보안요원인데 5천만 원은 받아야겠거니 지켜본 결과가 그렇다는 것이다. 달라진 것은 없고, 공항 보안요원 역시 다른 경비와 크게 다른 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될 수나 있는 것인가. 정작 시켜도 안 할 인간들이 목소리만 크다.

 

현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적확하게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야 이런 선동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심지어 서울대 놈들이 공항 보안요원을 부러워한다고 한다. 미친 놈들이다. 하긴 진중권 보니 서울대 수준이라는 게 뻔하기는 하다. 진중권도 서울대, 변희재도 서울대, 김진태도 서울대고, 나경원도 서울대다. 내가 알기로 보안이나 경비 쪽에 서울대 출신 알바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알바로도 안한다. 하물며 평생직장이야. 그러나 정규직이라니까 뭔가 그럴싸해서 분노할 뿐. 그래서 서울대에 근무한다는 시설, 미화 직원들 정규직되고 절반이라도 복지를 맞춰달라 요구했을 때 반대했던 것인가. 어차피 그런 것이 현실이라는 걸 저들도 모르지 않는다. 미쳤거나 미친 척 하는 것이거나.

 

아무튼 어째서 윤미향 의원의 아버지가 안성 쉼터에서 한 달에 120만원 받고 관리일을 해 준 것이 문제가 되었는가 새삼 확인하게 된다. 빈 건물 관리해주는 영선이 급여가 저보다 훨씬 더 높다. 정원도 관리하고, 건물도 일일이 점검하고 수리하고, 언제든 쓰고자 할 때 바로 쓸 수 있도록 유지관리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120만원이 많다. 나라의 관문을 지키는데 연봉 4000만 원도 많다. 하물며 정규직이 되어 고용이 보장되고 복리후생을 받는 것도 너무 과하다. 어째서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저토록 바닥인가. 내년에도 계속 일할 수 있을 지 모르는 계약직으로 있으면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 몇이나 있을 것인가.

 

공항공사 관계자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계약직이던 보안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심사와 평가를 거치게 된다. 그래서 노조도 새로 만들어졌다. 혹시라도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사람이 나올지 모른다. 차라리 비판하려면 굳이 그렇게 했어야 했나 비판하는 것이 더 옳아 보이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 기자놈들 수준이나 낚여서 파닥거리는 자칭 국민들 수준이나. 젊은 놈들이 나이 많은 노인들 욕할 자격이 있기는 한가. 정말 뭣같은 논란이었을 것이다. 조금만 알면 휘둘릴 일도 없을 것을.

 

다시 말하지만 보안요원으로 입사했으면 정규직이 되었더라도 퇴사할 때까지 계속 보안요원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문제삼는 대부분 서울대생이나 공시생들은 시켜준다고 하지도 않을 일인 것이고. 그냥 자기가 그만두고 싶을 때까지 계속 공항공사 소속으로 월급 받으며 다닐 수 있는 이상은 없다. 세상엔 병신들도 정말 많다. 언론이 언론일 수 있는 이유다.

원래 한 사람을 지키려다 나머지를 모두 적으로 돌리고, 한 사람을 버림으로써 나머지를 모두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광해군과 정조가 다른 점이었다. 광해군은 끝까지 이이첨을 버리지 못했지만 정조는 홍국영마저 단호히 내치고 있었다. 이이첨을 비롯한 대북 말고는 믿을 신하가 없었던 광해군에 비해 정조는 홍국영을 죽이더라도 조정의 모든 대신들이 자신의 신하였기 때문이었다. 실제 그렇게 만들고 있기도 했었다.

 

훨씬 더 강대한 세력으로 몇 번이나 싸움에서 이기기까지 했음에도 항우가 유방을 이기지 못한 이유 역시 자신이 일어난 본거지와 자신을 에워싼 공신들을 차마 버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영포도 팽월도 한신도 진평도 모두 내치고 쓰지 않았다면 그 자리를 누가 대신하고 있었을까? 종리매나 계포 같은 뛰어난 측근들도 정작 항우 아래에서 중요한 관직은 맡지 못하고 있었다. 대신 몇 번이나 항우를 배신했던 항백이라는 일족의 인사가 그들의 윗줄에 앉고는 했었다. 그에 반해 유방의 경우는 딱히 근거에 집착하지도 않았고, 공신에 구애받지도 않았었다. 항복해 온 항우의 부하들조차 모두 받아들여 새로운 왕조의 관리로 삼았었다. 항우는 팽성의 측근들만의 군주였지만 유방은 중원이란 천하 전체의 황제였었다. 그래서 패왕이고 그래서 황제인 것이다.

 

심복이란 그런 점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려는 사람들에게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역사상 많은 창업군주들이 패업을 이루고 나면 가장 먼저 이들 심복들부터 정리하려 하고 있었고, 실제 그런 군주들의 왕조가 훨씬 더 오래 안정적으로 이어지고는 했었다. 큰 일을 하려면 자신의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측근이 필요하지만, 그러나 천하를 진정으로 차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곁을 비워두지 않으면 안된다. 측근들이 자신의 주위를 채우고 있다면 더이상 천하는 자신을 향해 귀부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 마디로 나누어 줄 것이 있어야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찾아와서 공을 세우고 충성을 바치려 할 것이란 뜻이다. 하긴 그래봐야 검찰총장이던가.

 

유시민의 평가가 옳다. 다만 방향이 조금 다르다. 한 조직의 수장이 되려면 단지 자신의 측근들에만 기대려 해서는 안된다. 검찰이 단일한 조직도 아니지 않은가. 특수부가 있다면 공안부도 있고, 형사부도 있고, 공판부도 있다. 특수부가 대부분 승진과 요직을 독점하고 있지만 공안부도 만만치 않고, 숫적으로는 형사부와 공판부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런데도 특수부만으로 주위를 채워 그들에게만 의지해서 검찰이란 조직을 이끌어나가려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바로 그들 특수부출신 측근들을 요직에 앉히기 위해서 이미 윤석열은 작년 7월 수많은 다른 부서 검사들이 스스로 사표를 쓰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비로소 추미애 장관이 임명되고 검찰총장을 인사에서 배제하고 나서야 소외되었던 다른 부서 검사들이 겨우 승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나머지 검사들이 아무리 검찰개혁을 저지한다는 명분을 앞세운다고 온전히 검찰총장을 따르려 하겠는가 말이다.

 

자신의 측근들을 위해 다른 측근들을 앞세워서 이미 상당한 지위에 이른 다른 검사들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기까지 한다. 언론과 손잡고 아예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지경으로까지 몰아붙이려 한다. 그렇다고 자신은 깨끗한가. 장모와 아내와 관련한 혐의들을 애써 검찰조직의 힘을 빌어 덮으려 했고, 이번에는 가족도 아닌 최측근의 혐의를 덮기 위해 다시 한 번 검찰총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려 했다. 검찰은 자신의 사조직으로 여기는 것이다. 검찰이란 조직을 위한 검찰총장이 아닌 검찰총장인 자신을 위한 검찰이란 조직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선 검사들이 온전히 그런 검찰총장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충성을 바치려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제 곧 인사철이다. 대부분 인사가 바로 7월에 이루어진다. 그 7월의 인사에서 무려 60명이 넘는 검사들이 윤석열의 측근들을 위해 스스로 옷을 벗고 검찰을 떠나야만 했었다. 직장생활이란 승진과 월급이 전부다. 때가 되면 직급도 오르고, 자기가 한 일 만큼 월급도 올라야 한다. 검사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검사생활 오래 했으면 부장검사 차장검사 거쳐서 검사장까지는 달아 봐야 하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인사권자에게 제대로 인정받는다면 다음 검찰조직의 수장은 자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윤석열이 중요할까? 그런 결정을 내릴 인사권자가 중요할까? 이제와서 윤석열에게 그렇게 모든 것을 바쳐 충성할 이유가 검찰조직의 누구에게 남아 있을까?

 

오죽하면 경향마저 윤석열을 까는 기사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 역시 전에 없이 검언유착과 관련해서 윤석열 검찰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고 있는 중이다. 내부 빨대가 입장을 바꿨다는 뜻이다. 아니 정확히 장래성 있어 보이는 다른 빨대로 갈아탔다는 쪽이 더 정확할 것이다. 윤석열은 끝났다. 윤석열 주위도 끝났다. 그러니 앞으로도 검찰과 계속해서 협력관계를 이어가려면 새로운 미래권력을 찾아야만 한다. 조중동은 의리라도 있다. 한겨레, 경향은 그조차도 없다. 하지만 덕분에 사실을 읽게 된다. 윤석열은 끝났다. 이미 완전히 끝났다.

 

검찰조직은 더이상 윤석열을 지켜주지 않는다. 윤석열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윤석열을 희생양삼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는 이들도 벌써 적지 않을 것이다. 언론의 달라진 보도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전과 같지 않다. 검찰조직이 전혀 전과 같지 않다. 그런 윤석열에게 정무감각이라. 정말 기대가 된다. 보수정당의 대선후보로 윤석열이 출마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될 지. 오히려 바라는 바다. 굳이 대선후보급으로 키워 줄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마다할 정도로 위협적인 대상도 아니다.

 

사실 박근혜가 저질렀던 실수이기도 하다. 정작 대통령이 되고 그동안 새누리당에서 충실히 자신을 위해 움직였던 인사들마저 모두 내치고 자신이 직접 고른 최측근들로만 주위를 채우고 있었다. 당까지 그런 인사들로만 채우려 하고 있었다. 박근혜가 탄핵의 위기로 내몰렸을 때 바로 그렇게 내쳐지고 소외되었던 이들이 탄핵에 함께 동의하고 있었다. 그런 것이다. 아마 아직까지 윤석열은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만. 

 

한동훈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검찰조직 전체를 움직인다. 전례없는 조치들로 검찰의 원칙과 질서마저 뒤흔들고 있다. 한동훈과 검찰조직 전체와 맞바꾸려는 듯한 모양새다. 검찰조직 전체의 입장에서 이건 차라리 배신이다. 검찰총장이 검찰 전체가 아닌 한 사람만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전부터도 측근 몇 명을 위한 검찰총장이기만 했었다. 결국 검찰조직이 등돌리면 한동훈마저 살리지 못하게 된다. 그게 윤석열이다. 조국을 욕하게 되는 이유다. 이딴 게 검찰총장이다.

그러니까 한겨레와 경향을 비롯해서 자칭 진보정당과 진보지식인들이 이용수씨의 발언을 빌미삼아 조중동과 함께 정의연을 철저히 짓밟으려 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여러 이유 가운데 역시 가장 현실적인 것이 바로 자신들이 정의연을 대신해서 앞으로 위안부운동을 주도해야겠다. 그나마 지금 생존한 피해자 가운데 가장 존재감도 영향력도 있는 이용수씨가 나섰으니 그와 함께 위안부운동의 새판을 자신들이 짜봐야겠다. 그러려면 먼저 지금까지 위안부운동을 처음부터 이끌어 온 정의연부터 끌어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 정의연과 윤미향은 민주당과 함께 죽어야 한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그냥 정의연 하나 작살내고 위안부운동을 원점으로 되돌린 뒤 이용수씨와 함께 새로운 위안부운동을 자신들이 시작해 보려 했는데 이러다가 자칫 위안부운동이라는 쪽박 자체가 박살날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고 만 것이다. 오히려 위안부운동을 부정하던 이들이 일장기까지 꺼내들고 위안부운동에 앞장섰던 이들을 여론의 냉소 속에 더 당당히 비웃고 조롱하고 모욕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예전이라면 비판을 쏟아냈을 언론들마저 침묵하는 가운데 여론은 냉소하고 활동가들은 오욕속에 위축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자기들이 새롭게 위안부운동을 시작한다고 과연 국민적인 지지와 후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저들 자칭 진보들이 정의연을 대신해서 위안부운동의 새 판을 짜고 자신들이 주도해서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이유는 자명한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위안부운동의 지분과 이권을 자신들도 나누어 가지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쉼터 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에서조차 보수진영의 공격은 더욱 거세기만 하고 상황이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죽은 사람마저 아무렇지 않게 모욕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나선다고 새삼 반응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은 것이다. 이래서야 정작 남는 것도 없이 죽쒀서 위안부 자체를 역사에서 지우려던 수구진영만 좋은 일 시키게 생겼다. 아무래도 이쯤에서 정의연의 숨통이 트이더라도 위안부운동의 맥 자체는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말 뜬금없다. 위안부운동을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던 이용수씨였다. 위안부운동의 전개과정 역시 정대협에 의해 피해자들이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이용당한 것이라던 이용수씨였을 것이다. 오히려 정대협으로 인해 위안부문제의 해결만 어려워졌다며 그 책임까지 떠넘기고 있었다. 그런 내용을 전혀 아무 검증이나 비판 없이 원래 자기들 생각인 양 고스란히 전하던 것이 바로 이들 자칭 진보언론들이었다. 그런데 태도가 바뀌었다. 수요집회마저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 왜이겠는가? 사람은 선의로 해석하기보다 악의로 해석할 때 더 솔직한 그 본모습에 다가갈 수 있다.

 

물론 지금도 내 생각은 같다. 괜한 사람들 헛고생시키지 말고 위안부운동은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 죽어서까지 모욕당하는 이 비참한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정의연은 해체하고 윤미향도 사퇴하고 위안부운동도 여기서 모두 끝내야만 한다. 그래서 30년 위안부 운동의 끝에 활동가들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와 보람이 그곳에 있을까? 물론 나는 소인배니까. 그냥 감정과 본능에 휘둘리며 사는 일개 소시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도 굳이 자기 시간과 노력과 돈까지 써가며 위안부운동에 힘쓸 이유가 있는 것인가.

 

나에게 이런 생각까지 가지도록 만든 것이 바로 이용수씨이고 그 주장을 아무 검증이나 비판 없이 고스란히 받아서 보도한 자칭 진보언론이었다. 나아가 수구언론들이 정의연과 위안부운동을 모독하고 부정하기 위해 만든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서 따라갔던 자칭 진보언론과 여전히 그들과 연대하는 자칭 진보지식인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와서 태도를 바꾸려 한다. 위안부운동은 의미가 있었다. 정대협의 활동도 의미가 있었다. 그 모든 것을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경향일보라는 사실이 더 의심스럽고 역겹기만 하다. 의미가 없다. 차게 식어버린 지 오래다. 화도 안 난다.

한 마디로 이제 다 끝났다고 여기는 것이다. 어차피 이제와서 뭐라 떠들어봐야 정의연에 찍은 낙인이 지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언론이 그리 한 목소리로 떠들며 몰아세웠으니 정의연같은 시민단체 정도가 빠져나갈 방법은 더 이상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굳이 자기들까지 나서지 않아도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한다.

그래도 진보언론 아닌가. 다른 언론에 비해 미미하지만 진보진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래도 진보언론인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수구단체가 일장기까지 앞세워가며 수요집회를 방해하는 상황에 계속 보수언론과 입을 맞춰 정의연을 공격했다가는 의심만 받고 그나마 진보진영에 대한 영향력도 약해질 수 있다. 더구나 정의연과 위안부운동을 공격하며 그렸던 큰 그림이 있지 않은가. 자신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위안부운동을 새로운 판 위에서 시작해 보겠다. 그를 위해서는 그동안 정의연을 후원하고 도와 온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한데 너무 정의연만 공격해도 이미지가 좋지 않다.

어차피 알아먹고 죽은 쉼터 소장에 대한 오해를 풀라고 쓴 기사가 아니다. 그러기에는 성의가 너무 없다. 그동안 정의연의 해명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은 탓에 잘 연결도 안 된다. 물론 그 부분들에 대해 오해를 풀기 위한 기사를 낼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진보언론으로서의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 변명거리삼아 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악랄한 것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에 반성하던 그 순간 자칭 진보언론들은 검찰과 함께 다시 한명숙 전총리를 죽이기 위한 함정을 파고 있었다. 조국 전장관를 죽이고 유시민 이사장까지 죽이려 했었고.

어차피 국민일보도 보도한 내용이란 것이다. 자칭 진보언론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보도되었을 내용인 것이다. 판단은 같다. 위안부운동은 끝났고 정의연은 힘을 잃었다. 누구도 무엇도 그런 결과를 되돌릴 수는 없다. 저들이 마음을 달리먹은 것이 아니란 것이다. 주장하는 것처럼 일관되게 선의로 보도하는 것도 아니고. 보고 있으니 더 역겨워진다. 쓰레기란 말도 칭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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