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조차 개념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2찍들이 상당하다. 주 40시간이라면 일 8시간 노동에 법이 정한 4시간당 30분의 휴게시간 포함 하루 9시간을 직장에 붙잡혀 있어야 한다. 여기에 주 52시간이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에, 결국 하루는 4시간 더 연장근무를 해야 한다. 혹은 주말에도 불려나가 일해야 하는데 해보면 알겠지만 진짜 좆같다. 쉬어야 하는 날인데 불려나가서 특근수당 더 받겠다고 일해야 한다. 결론은 주 52시간일 때 하루 직장에 붙잡혀 지내는 시간이 평균 11시간 이상, 하루는 13시간까지 된다는 것이다. 출퇴근에 편도 30분 이상 걸리면 12시간, 14시간을 일과 관련해서만 써야 한다. 그러면 나머지 12시간, 10시간으로 먹고 자는 것 빼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나도 운동하고 목욕하고 밥먹고 자니, 항상 자는 시간이 부족해서 개고생이다.

 

주 69시간이면 주 5일 근무 기준 여기에서 3시간씩 추가될 것이다. 그냥 하루 14시간씩 일한다고 보면 된다. 나야 집이 가까우니 왕복 넉넉잡고 1시간이지만 집 좀 멀면 자기 시간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9시간이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주말에 나가 일해야 하는데 쉬어야 할 주말에까지 일하고 나면 그 후유증이 꽤 남는다. 당연히 그렇게 일하는 만큼 자기 시간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러면 돈 쓸 시간이 없어 돈이 꽤 모이기도 하겠다. 일단 직장 근처 자영업자는 죽어나간다 보는 게 옳다. 여가와 관련한 자영업도 박살이다. 헬스장 주인들 그리 정권교체에 목매더니면 아주 잘 됐다. 주 69시간 되고도 헬스장 가서 운동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그나마 시급제는 그러면 돈 더 받을 수 있으니 낫기는 하다. 지금 다니는 곳에서도 자동화로 근무시간을 줄이네 마네 하는 것 때문에 부양가족 있는 직원들이 꽤 심란한 상황이다. 일을 더 적게 하면 더 적게 받는다. 더구나 줄어드는 임금 대부분이 추가근무수당이 붙은 임금이라 손해가 꽤 크다.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야 몸이 힘들더라도 돈 더 받을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시급제가 아닌 포괄임금제라면 사정은 다르다. 연봉제란 곧 일하는 시간과 상관없이 정해진 연봉만 받을 수 있는 임금제라는 것이다. 잘하면 연봉 받으면서 최저시급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지 모르겠다. 

 

물론 자칭 진보가 바란 결과이기도 하다. 당시에도 민주노총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반발이 있었다. 주로 수당으로 임금을 보전받는 대기업 노조에서 일하는 시간이 줄면 수입도 줄어든다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괜히 정의당 당대표 경선에서 최저임금 올려서 일자리 줄이고, 근로시간 줄여서 노동자 수입을 줄였다며 반성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흘러나온 것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당연히 민주당에서는 이것을 막으려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 자칭 보수와 자칭 진보와 자라나는 청년세대들 모두가 지지한 결과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말했듯 적자 문제로 인건비 줄이겠다고 일하는 시간을 더 줄이려 발악하는 중이니 상관없고.어차피 주 70시간 이상도 일해봤던 터라. 열심히 하라. 그게 공정이다. 이제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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