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여기서 대한민국 기성세대의 추악함이 드러난다. 내가 노인들을 공경할 필요 없다 말하는 이유다.


그동안 애써 경제를 성장시켜 온 이유가 무엇인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헤어날 수 없는 고통에 빠뜨리면서 외면해 온 이유가 무엇인가. 다 잘살자는 것 아닌가. 잘먹고 잘입고 잘살자.


도대체 언제적 감자고 옥수수인가 말이다. 도대체 그동안 번 돈은 다 어디다 쓰는 것일까? 하지만 전쟁 나면 아이들에게 감자와 옥수수를 먹이겠다. 억지로라도 더 좋은 것을 사다 먹이기보다 그냥 값싼 감자와 옥수수로 연명하게 만들겠다. 어떤 경우에라도 어른들은 아이들이 걱정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 만일의 상황에 아이들을 희생시킬 궁리부터 한다.


그게 노인들이다. 그게 이 사회의 기성세대들이다. 공경할 필요 있겠는가? 아이들에게 감자와 옥수수 먹일 일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정히 감자와 옥수수 먹일 일을 만들 수밖에 없거든 자기들이 먹고 아이들에게는 더 좋은 것들을 먹이라는 말이다. 그렇게 약속해야 한다. 그러나 결국 전쟁나면 저 훌륭하신 어른들은 자기 손자 제외한 아이들에게 총을 쥐어 전장으로 보낼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그랬듯 아이들에게 전쟁의 책임을 물어 학살도 서슴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단지 어른들의 도구다.


새삼 혐오와 경멸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저것이 바로 이 사회 기성세대들의 본모습이었다. 그런데도 장유유서니 노인들을 공경하라? 효경을 따라 노인들에 복종하라? 그런 개소리가 어디있는가.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화까지 치밀어 오른다. 내가 다 미안하다. 참 개들에게도 미안하다. 똥들도 미안하다. 세상에 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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