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서 의사들의 반응이 뜨겁다. 그 가운데 주류는 역시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에 대한 공격이다.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으로 인해 굳이 병원에 갈 능력이 안되는 사람까지 병원에 죄다 몰려와서 의료현실이 열악해졌다.

 

하긴 원래 의사들이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던 대표적인 논리 중 하나도 그거였다. 의사가 늘어나면 전체 의료비용지출이 늘어나고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된다. 뭔 말이냐면 그나마 의사가 적어서 사람들이 병원에 덜 갔는데 의사가 늘어나면 더 많이 병원에 가게 될 테니 건강모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뜻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당장 예전 살던 동네만 하더라도 병원이 워낙 멀어서 어지간하면 아파도 병원 따위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지금 사는 동네는 말 그대로 역세권이라 걸어서 5분 거리 안에 온갖 병원이 몰려 있어 뭔가 좀 이상하면 바로 병원부터 가고 본다. 그래서 어느 쪽이 국가의 구성원인 시민을 위해 더 필요할 것인가.

 

그래서 의사들이 여기저기서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을 공격하고 나서는 것이다. 건강보험을 공격하는 이유는 하나다. 수가가 낮다. 수가가 낮아서 의사들에게 돌아오는 돈이 적다. 돌아오는 돈이 적다 보니 더 많은 환자를 봐야 해서 하는 일도 많아진다. 여기서 이어지는 게 실손보험이다. 실손보험이 있으니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더라도 환자들이 걱정하지 않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느라 역시 불필요한 진료가 늘어난다. 그러므로 의사들이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은 민영화해야 하고, 진짜 능력 있는 필요한 사람들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실손보험도 개혁해야 한다. 한 마디로 의사들이 덜 일하고 더 많이 돈을 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전체적인 의료비지출 없이 현재의 의사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신박하지 않은가?

 

사실 꽤 오래되었다. 여기서도 몇 번 썼을 것이다. 2찍들이 건강보험을 혐오하는 이유는 별 것 아니다. 전기와 수도, 가스의 민영화에 찬성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돈도 없는 거지새끼들이 마음대로 병원가고 전기며 수도며 가스를 쓰는 현실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 저 새끼들이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면 내가 그만큼 여유롭게 쓸 수 있을 텐데 그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2찍 진보들도 정작 저런 이슈들에 대해서는 태도가 소극적인 것이다. 그놈들도 나름대로 엘리트들이란 거거든. 집도 꽤 살고 학교도 좋은 데 나왔으니 그만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고 여기는 것들이다. 장혜영과 류호정이 2찍 진보들 사이에서 겪었을 수모를 그래서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그런 연장선상이다. 내가 이만큼 노력해서 의대를 나오고 의사가 되었는데 저런 돈도 없는 무지렁이 새끼들을 진료하느라 고생하고 돈도 못 버는게 억울하다. 거의 예외가 없다. 2020년 전공의들 파업 당시 거의 모든 의사유튜버들이 같은 논리로 지지를 표명한 바 있었다. 똑같은 새끼들이란 것이다.

 

의사가 부족하다? 환자를 줄이면 된다. 환자를 줄이고 그만큼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게 수가는 물론 아예 의료보험 자체를 뜯어 고치면 된다. 병원에 가지 않으면 건강하다. 진료를 받지 않으면 어떤 병으로 뒈졌는지 알 게 무언가? 의사가 더 많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져서 사람들이 더 많이 병원을 찾는 것을 낭비라 여기는 것이다. 가벼운 병으로도 병원을 찾아서 더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는 자체를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사를 늘리면 사회적인 낭비가 늘어난다. 되도 않는 것들은 병원에도 가지 마라. 그게 의사들의 수준인 것이고.

 

내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다시 보지 않는 이유다. 시즌 1은 재미있게 봤는데 시즌 2는 그냥 무시했다. 거기 나오는 의사새끼들도 생각하는 건 똑같을 것이다. 어차피 지금도 병원 가면 되도 않는 비급여 진료를 하나씩 추가해서 돈도 더 뜯어내고 있지 않은가. 그런 주제에 지금도 환자 많으니 줄여야 한다 이 지랄 중이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런 자식새끼 기른 부모를 탓해야지. 부모가 얼마나 쓰레기면 자식새끼가 저따위 수준일까? 의사만 되면 뭐든 다 해도 된다. 그래서 의사가 쓰레기가 된다. 쓰레기라는 말을 참 싫어하는데. 요즘 보이는 의사놈들 수준이 그렇다. 역겨운 것들이다.

고맙다, 미안하다, 이 말을 가지고 아직도 지랄하는 2찍 병신들이 있는 모양인데,

 

그런데 당시 문재인이나 지금 이재명 나이대가 되고 나면 얼추 이해가 될 것이다. 더구나 다 자란 자식을 둔 부모라면.

 

나도 가끔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을 주위에서 볼 때가 있다. 자식을 먼저 보내면서 부모들이 하는 말이 대개 비슷하다.

 

"와줘서 고맙고 많이 못해줘서 미안하다."

 

자신의 자식으로 태어나 주어 고맙고, 먼저 떠나도록 잘해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

 

뭘 해줘서 고마운 게 아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고마운 감정을 가지는 건 그냥 태어난 자체가 고마운 것이다. 자신의 자식으로 태어나 있어 주는 자체가 고마운 것이다.

 

물론 모든 부모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저런 정서를 이해 못하는 부모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해 준 게 없는데 뭐가 고마운가? 그런데 고맙다고 했으니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그저 이 세상에 왔다 갔다는 사실만으로 대상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이들도 있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밴드 '부활'의 노래에도 있을 것이다. 이토록 오랜동안 내 마음에 있어 주어 고맙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다. 더욱 헤어지고 오랜동안 만나지 못한 사랑이다. 그 동안 다른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해서 애까지 낳는 동안 그저 기억으로만 남은 사랑이다. 그런데 그조차도 고맙다. 그런 기억이 있다는 사실조차 고맙다. 역시 이해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더라. 어떻게 헤어진 사람에 대한 기억조차 고맙다 말할 수 있는가. 그래서 노래 제목이 '사랑'이다. 그것이 사랑의 본질일 것이다. 아마 여기서 이 노래의 가사가 떠오르는 것도 사랑이라는 본질은 같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랑하고 사랑할 수 있어서 고맙다. 생각하고 생각할 수 있어서 고맙다. 기억하고 기억할 수 있어서 고맙다. 그저 존재하는 자체만으로 고맙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런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사이의 간격이다. 그보다는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현실일 터다.

 

어쩌면 국어교육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말을 말뜻 자체로만 이해하려 한다. 그러고보니 내가 학교 다닐 때도 그런 때가 많았다. 전체적인 맥락에서가 아닌 문장 뜻 하나, 단어 뜻 하나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그런가. 어린 놈의 새끼들이라. 그런 말 해도 된다. 병신 2찍들은. 아직도 문재인의 저말을 이유로 윤석열을 지지하는 병신들이다. 

하여튼 2찍 진보들의 국민의힘에 대한 충성심이 정말 눈물겨울 정도다. 아니면 민주당에 대한 본능적인 혐오인지도 모르겠다. 말했을 것이다. 2찍 진보들은 이준석을 사랑한다. 어쩌면 이준석이야 말로 2찍 진보들의 본모습 그대로인지 모른다. 단지 시류가 그러하니 분노에 자신을 맡기고 증오와 혐오로 바꾸어 자신을 내던졌다. 어떤 대단한 정의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세상이 싫고 현실이 마음에 안 들어 그 대안으로 진보라는 선택을 했을 뿐이다. 민주당 수박들도 그렇지 않은가. 지금 우상호나 이원욱의 모습에서 어떤 정의감이나 신념 같은 것이 느껴지긴 하는가. 권인숙만 보더라도 다시 기회만 주어진다면 전두환 발가락이라도 핥을 것만 같은 모습만 보게 된다. 그러니 이준석은 2찍 진보에게 사랑이다.

 

이준석이 신당 만들면 민주당 지지율을 깎아먹을 수 있을 것이란 여론조사가 나왔다. 이전까지 조용하던 정의당이 느닷없이 이준석과 연대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나선다. 더불어 금태섭이나 양향자의 이름도 거론된다. 장혜영과 류호정이 괜히 간보다가 징계받을 처지에 놓이게 된 그 신당일 터다.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 아니 민주당만 망하게 할 수 있으면 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검찰권력을 위해 헌신한 금태섭, 양향자이고, 반여성주의와 반소수자의 혐오정서에 편승했던 이준석이다. 이들과 손잡는 것이 진보의 가치와 부합한다 여기는 것일까. 아니 이런 모습이야 말로 2찍 진보가 말하는 진보의 실체를 보여준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진보다. 2찍 진보가 쓰레기인 이유다.

 

국민의힘을 위한 나름의 충성일 것이다. 윤석열을 위한 나름의 헌신이다. 그보다는 기득권인 조선일보와 극우수구세력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발버둥이다. 진정한 권력인 수구세력으로부터 인정받아야 진정한 진보가 된다. 민주당과 연대하는 순간 가짜가 된다. 민주당이 진짜 민주당답기 위해서는 조선일보와 국민의힘과 윤석열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수박들과 통하는 부분이다. 국민의힘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정치하는 수박들과 조선일보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진보질하는 2찍진보들이 그래서 서로 통한다. 저들에게 자신들과 더 가까운 것은 노무현과 문재인이 아니라 윤석열과 이명박인 것이다. 하긴 한겨레가 그랬었지. 차라리 문재인보다 이명박근혜가 낫다. 너무 솔직해서 오히려 칭찬하고 싶다. 그래서 2찍진보다.

몇 년 전 전문가 한 사람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초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초미세먼지를 검출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 전부터도 대기오염문제는 있어 왔었고, 오히려 지금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었다. 다만 당시에는 초미세먼지 자체가 측정이 안되었기 때문에 이슈 자체가 안되었었다.

 

실제 내가 기억하기로도 80년대 종로나 명동에 가면 코가 매울 때가 많았다. 중학교 때 종묘로 소풍을 갔을 때도 같은 서울에 살고 있었음에도 코가 맵고 따가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90년대에는 비가 내리면 PH가 4네 5네 하며 산성비가 한창 이슈로 거론되고 있었다. 산성비 때문에 철구조물이 삭고 콘크리트가 부스러진다며 환경오염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꽤나 심각했었을 것이다. 이 산성비가 바로 대기중 황화물이 비와 결합해서 내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자동차 배기구에는 그같은 매연을 저감하는 장치가 필수적으로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째서 사람들은 지금이 더 대기문제가 삼각하다고 여기는 것일까?

 

우연히 장르소설을 결제해 읽다가 재미있는 구절을 보았다. 1990년대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이른바 회귀물인데 주인공이 당시의 서울 공기를 맡으며 하는 말이었다. 이때는 아직 중국발 미세먼지가 없어서 공기가 깨끗하고 하늘이 맑다. 작가가 뭐하는 놈인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최소 90년대 이후 출생이다. 90년대에 10대 시절만 보냈어도 저런 문장이 나올 수... 아니, 근데 미세먼지로 지랄한 기자새끼들 가운데는 80년대생들도 적지 않았잖아? 그냥 머리가 나쁜 것일까? 붕어 수준이라 기억을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초미세먼지가 없었던 90년대가 지금보다 공기도 더 맑고 깨끗했다. 그러니까 그때는 초미세먼지가 아니라 그냥 대기중 먼지가 문제였다니까. 스모그라 불렀다. 바로 눈에 보이는 오염물질들이다. 그 가운데는 황화물도 아예 대놓고 거리에서 뿜어대고는 했었다. 그래서 당시에도 비가 오면 공기가 깨끗해져서 멀리까지 보인다고 좋아하고 했었다. 우리 집에서 저 멀리 남산이 보이고 관악산 기상대가 보이면 공기가 맑은 것이다. 그게 8, 90년대 서울의 상황이다.

 

2찍이 왜 2찍인가 새삼 확인하게 되는 사례일 것이다. 기억을 못하거나, 혹은 경험하지 못했거나. 그러니까 어린 놈의 새끼들이 전두환이며 박정희를 찬양하고 지랄인 것이다. 그 시절을 경험해 봤으면 절대 못할 짓인데 경험하지 못했으니 좋아라 떠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경남의 기억상실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박정희 정권 말기 경제적인 문제로 결국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던 것이 바로 부마항쟁이었다. 경제적인 실정의 결과 대한민국 경제 자체가 파산지경에 이른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박정희를 찬양하는 놈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저같은 오해, 혹은 의도된 오류는 그를 설명하는 한 단초가 되는 것이다.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있기 전까지 서울의 공기는 깨끗했었다. 보아하니 2010년대 후반에 나온 소설인 것 같은데, 확실히 작가는 최소 90년대 이후 출생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실정으로 경제가 안 좋아졌다. 그래서 IMF를 불러온 한나라당 출신 후보를 선택했다. 잃어버린 10년론이다. 이명박 시절 정치가 어떠했었는가 아는 사람은 그를 찬양할 수 없다. 모르거나, 혹은 잊었거나, 아니면 무시하거나. 2찍은 정신병이다. 그냥 진리다. 

확실히 자칭진보라 하니 그다지 직관적이지 못하다. 노래 못해도 가수일 수 있고, 그림 못그려도 화가일 수 있다. 어찌되었거나 스스로 진보라 하니 그래도 진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진보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진보라 여기기에 진보를 자처하는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진보를 자처하면서 그들이 보이는 지향과 정체성이다. 선택과 행보다. 차라리 그쪽을 강조하는 것이 저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므로 진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정의당이 인정한 노동존중의 정당이 바로 국민의힘이다. 중대재해법을 약화시켰다면서 민주당을 반노동정당이라 비난하던 놈들이 아예 중대재해법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정작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는 극찬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박주민이 월세 올려받았다고 욕하던 한겨레가 정작 주호영의 전세가 인상에 대해서는 필사적인 옹호기사를 쓰고 있던 것도 그 한 예일 것이다. 심지어 더 많은 전세가를 올려받았음에도 한겨레는 그를 방어하느라 정말 필사적이었다.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에 호응해서 4050배제론을 버젓이 기사로 낸 부분은 또 어떠한가. 오세훈의 의혹을 방어하려 의도적으로 오보를 낸 것은 벌써 두번째였다. 윤석열에 불리한 기사를 단독으로 내고도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은 곳은 한겨레가 유일하다.

 

김학의를 출국금지시켰으니 청와대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운영중단시켰으니 문재인 대통령까지 책임을 져야만 한다. 김학의를 부당하게 출국금지시켰다고 국정감사에서 따지겠다는 게 정의당의원들이었고, 한겨레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동영상까지 유튜브에 친절하게 올렸었다. 오세훈을 지지하기 위해 여성정당을 만들어 반민주당에 올인했던 자칭 진보들이나 2020년 총선 당시 문재인 탄핵까지 언급하며 민주당만 공격했던 심상정 및 정의당과 자칭 진보언론들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 2022년 민주당이 혹시라도 김건희나 윤석열 주위를 공격하려면 앞장서서 방어하며 나선 것이 바로 자칭 진보였었다. 웃기는 건 정작 민주당에서 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한 인사는 같은 여성이었음에도 전혀 자칭 진보들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성폭행사실을 타인에 의해 폭로되는 상황에서도 자칭 진보들은 여성을 비난하는데 오히려 앞장서고 있었다. 정의연 논란 당시에도 자칭 진보들은 윤미향과 정의연을 공격하며 박근혜의 위안부협상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보였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검찰총장시절부터 자칭 진보들이 어떤 식으로 그를 옹위하고 떠받들어 왔는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을 전처럼 그냥 진보를 자처했을 뿐이라 자칭 진보라 불러주어야 하는 것인가.

 

행위를 보다 간명하게 직관적으로 정의할 새로운 이름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2찍남처럼 자칭 진보도 그리 부르려고. 2찍 진보. 진보를 자처하는데 정작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대상은 국민의힘이다. 정치적으로 지향하는 대상도 국민의힘과 윤석열이다. 그것이 바로 저들이 추구하는 진보의 진정한 정체다. 최저임금 올리고 근로시간 줄였다고 노동자들에 피해를 주었다던 것이 바로 저들 자칭 진보였으니. 저들의 추구하는 바는 국민의힘과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도 자칭 진보의 비판 대부분이 민주당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을 말해준다. 굳이 분류하자면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그나마 아직도 비판적이라면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적대적이었다.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한겨레의 첫일성이 무엇이었을까?

 

"덤벼라, 문빠들아!"

 

그 전에 아마 문재앙 운운하며 시작했을 것이다. 문재인을 대통령에 당선된 첫날 문재앙이라 부르던 것이 바로 한겨레 기자들이었다. 과연 경향마저 압수수색당하는 지금 하어영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새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가짜뉴스를 단독으로 보도하고도 멀쩡한 단 한 사람이다. 과연 단순한 의심이기만 할까? 그래서 2찍이다. 2찍진보. 너무나 저들의 행보와 들어맞는다. 정의당, 한겨레, 경향, 김규항, 홍세화, 강준만, 진중권 등등등... 너무 어울린다.

그러고보니 오래전에 썼었을 것이다. 윤석열과 수박들의 배후에는 김한길이 있다. 김한길이 좋아하는 정계개편의 시나리오 안에서 민주당과 윤석열 사이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김한길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니 이낙연이 부지런해진다.

 

이낙연의 배후에는 바로 동교동계가 있었고, 그 동교동계와 함께하는 것이 바로 김한길이었다. 처음에는 이낙연을 대통령으로 만들려 하다가 여의치 않자 윤석열로 노선을 틀고 대선 이후 정계개편을 노렸었다. 개딸들이 아니었으면 실제 그 시나리오대로 되었을 것이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참패할 경우 정계개편의 압력을 민주당이 견뎌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선거를 주도했고 이후 이재명과 개혁입법들에 꾸준히 반대해 온 수박들 상당수가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매우 호의적이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수박놈들, 평소 이재명만 열심히 욕하지 윤석열의 실정에 대해 단 한 마디라도 제대로 비판하는 것 몇 번이나 보았을까.

 

결국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보수정당내 혁신의 목소리가 높아지니 그동안 배후에만 머물러 있었던 김한길이 나서게 된다. 더불어 민주당 내 수박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이낙연이 난데없이 엄중을 버리고 열심히 떠들기 시작한다. 결론은 하나다. 정계개편. 그런데 동력이 없다. 지금 수박들 나가서 신당 차려봐야 명분도 없고 실리는 더욱 없다. 그래서 들쑤시는 것이다. 어떻게든 이유를 찾아보려. 다시 윤석열과 한 몸이 되기 위해서.

 

하여튼 김한길이 김대중에게 정치는 아주 더럽게 배운 인사다. 김대중의 가장 안 좋은 부분만 비전과 신념을 빼고 배워 고스란히 써먹고 있다. 그것이 과연 100만 민주당원을 상대로도 먹힐지가 의문이지만. 답이 나왔다. 아주 제대로 썩어 있다.

정치인 이준석의 가장 큰 약점이라면 하필 그 주지지층이 2030 남성들이란 것이다. 아마 지금 이 순간 유시민의 펨코쓰레기 주장에 가장 공감하는 사람이 이준석 자신일 것이다. 진짜 도움이 안되는 놈들이란 거거든.

 

2030 남성들이 4050 남성이나 2030 여성들을 비웃는 중요한 논리 중 하나가 바로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냉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못하다. 그래서 쉽게 감정에 휘말리고 선동에도 휩쓸린다. 그 증거가 다름아닌 특정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열성적 지지다. 왜 굳이 내 돈과 내 시간과 내 수고를 들여가며 정치인을 위해 행동해야 하는 것인가. 그래서 그놈들은 우습게도 자신들을 진정한 중도라 여기고 있다. 이놈도 저놈도 진심으로 진지하게 믿거나 지지하지 않고 한 걸음 떨어져서 비판적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차라리 욕이라도 할 수 있는 악이 위선보다 낫다는 주장도 가능한 것이다. 자신들은 당사자가 아닌 관객이고 비평가다. 그리고 그것은 정치인 이준석의 포지션과도 일치한다. 그런데 과연 그런 놈들이 이준석을 지지한다고 얼마나 진심으로 나서줄까?

 

이준석 때문에 윤석열 지지했다는 놈들이 이준석이 국민의힘 대표에서 내쫓기는데 정작 아무도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었다. 이준석을 위해 정치자금이라도 몰아주는 놈이 있기는 한가 모르겠다. 이준석이 이미 전부터 세워놓은 계획에 의해 의도적으로 배제되었음이 밝혀졌을 때도 그놈들은 그 주체들에 대한 최소한의 반발조차 보이지 않았었다. 그저 그랬었구나. 그러니까 윤석열도 아무런 걱정없이 이준석을 쳐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준석을 쳐낸다고 그를 따르던 2030 지지자들이 뭐라도 할 리 없다. 설사 자신과 여당에 등을 돌리더라도 그 이상 더 불리할 수 있는 어떤 행동에 나설 리 없는 것이다. 박근혜를 위해서 이명박 쪽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낙선시켰던 지지자들과는 전혀 결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를 잘못 건드리면 자신들도 잘못될 수 있지만, 이준석이야 어떻게 건드리든 저놈들은 지지성향 역시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저놈들은 버리고 가자는 여론이 대세를 이룬 이유와 같다. 저놈들은 그냥 병신이다.

 

그래서 이준석이 자신있게 당을 박차고 나와 신당을 만들든 무소속으로 출마하든 승부수를 던지겠다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를 지지하는 지지층이 그만큼 병신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가 국민의힘을 박차고 나온다고 2030 남성들이 자신을 따라올 것이라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마 그래서 더욱 이준석이 안철수를 혐오하는 것일지 모른다. 안철수에게는 어디를 가든 함께 따라다니는 확고한 지지층이 있었다. 그런데도 그런 지지자들을 두고서도 아무것도 못했다. 같은 이유로 안철수 역시 아무것도 없이 입만 산 이준석에 대해 경멸하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준석 네가 국민의힘이라는 당적 없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현실이 그렇다 보니 아예 대통령과 당이 자신을 찍어내려 나서는 와중에도 이준석은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주변을 떠돌며 변죽이나 떨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관객이다. 평론가다. 정치인이 아니다. 말하자면 허세인 것이다. 역시나 그래서 2030 남성들은 이준석을 좋아하는 것일까.

 

어느 2030 남성 하나가 그러더라. 이준석만이 자신들을 진정으로 대변해주고 있다. 그런 이준석만이 자신들의 대표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준석 따위나 대표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들은 그저 한심한 병신들이다. 인터넷에서 말만 많았지 행동에도 나서지 못하는 자신의 수준에 대한 인증이다. 그런 병신들이라 이준석을 지지하고, 이준석이기에 그런 병신들을 대변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한 순간도 이준석을 놓지 못하는 한겨레야 말로 진정한 이준석의 지지기반이 아닐까. 얼마나 이준석을 좋아하면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에 호응해주고, 혐오와 배제의 정서마저 동의해주고 있겠는가. 설마 한겨레가 가끔 윤석열을 비판하는 이유도 이준석 때문인 것은 아닐까.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이준석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자신의 지지기반이 병신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유시민이 펨코를 쓰레기라 정의한 진짜 이유인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행동하려 하지 않고 그런 행동들을 오히려 비웃는 그들의 태도에 대한 것이다. 정작 그를 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단지 그런 행동과 결과들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평가하려 한다. 세상에 불만도 많고 불평도 많은데 정작 그를 바꾸기 위한 아무런 행동도 않으면서 그저 적의만을 발산하는 그놈들을 무어라 판단해야 하는 것인가. 그래서 더이상 민주당에는 저놈들의 지지따위 필요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저놈들 말 들어주다가는 민주당 망가진다. 그러고보니 민주당 청년당원 가운데도 저런 놈들이 많던데. 병신은 자기가 병신인 줄 모른다.

 

고민이 많을 것이다. 어쩌면 후회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어째서 2030 남성들을 자신의 주 지지기반으로 삼았을까? 이재명처럼 2030 여성들이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이제와 돌아가기는 너무 멀었고. 자업자득이다. 그냥 병신들이다. 그냥.

항상 느끼는 거지만 2030 2찍남들이 이준석을 진짜 희한하게 고평가한다. 오죽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준석을 싫어하는 이유가 이준석이 위협적인 존재라 그러는 것이란다. 진짜 그런가? 그런데 한 편으로 비슷하게 이준석을 고평가하는 놈들이 또 하나 더 있기는 하다. 바로 자칭 진보들이다.

 

이준석이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었을 때 한겨레의 기사를 아직도 기억한다. 민주당은 어째서 이준석이 없는가? 너무 뿌듯해서 자랑하듯 놀리듯 쓴 기사였다. 그러고보면 확실히 전부터도 자칭 진보의 이준석에 대한 평가가 꽤 좋았었다. 2찍 남성들의 여성 및 사회적 소수자 약자들에 대한 혐오에 기생하는 부류였을 텐데 어째서? 하지만 김학의를 출국금지시켰다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고 이성윤은 고검장이 되어서 안된다 입에 거품을 물던 것이 자칭 진보였고 보면 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윤석열 지지해서 대통령까지 만든 것이 자칭 진보 아니던가.

 

아무튼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준석을 싫어하는 이유는 별 것 없다. 이준석의 눈물쑈에 보인 본능적인 혐오감과 같은 맥락이다. 이준석은 그동안 단 한 번도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에 대한 공감을 이야기한 적 없다. 현실을 살아가는 주체로서의 개인이 아닌 비판과 평가의 대상인 객체로써만 인간을 이해했다. 그래서 2찍남들의 정서와도 통하는 바가 있었다. 차라리 욕할 수 있는 악이 욕하기도 애매한 위선보다 낫다. 실제 사회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악보다 타자로서 욕하기 불편한 위선이 더 나쁘다. 그렇다 보니 이준석이 말하는 논리나 이성이란 결국 인간이란 자체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배제한 그냥 뇌피셜인 것이다. 상대를 철저히 객체화했을 때 가능한 머릿속 논리가 이성이 되고 냉정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 놈이 울면서 감정을 드러냈으니 사람들의 평가가 좋을 리 있다. 그러고보니 이것도 자칭 진보와 닮은 꼴이네?

 

그래서 싫어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란 인류보편의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전제하는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주체로써 개인이 개인으로서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리버럴의 핵심인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깡그리 대놓고 무시하고 조롱하고 혐오와 경멸의 감정마저 아무렇지 않게 내비치고, 더구나 그를 통해 인기를 얻으려 하고 있으니 감정이 좋을 리 있나. 그 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혐오감정에 편승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준석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다. 그때는 또 자칭 진보에서 이준석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지 못했다.

 

아무튼 깨닫는 것이다. 어째서 자칭 진보와 민주당은 서로 어울릴 수 없는가. 자칭 진보는 오히려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을 더 혐오하는가. 2030 2찍들과 비슷하다. 대놓고 욕할 수 있는 보수가 욕하기도 애매한 중도보다 차라리 더 낫다. 차라리 노동자를 더 힘들게 하는 쪽이 애매하게 좋아지게 하는 것보다 평가하기 더 편하다. 이준석 덕분에 떠올랐다. 저놈들과 무엇이 다른가. 이준석과 김학의가 곧 자칭 진보다. 그래서 저놈들과는 서로 섞일 수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당연히.

그동안 정의당이 비례에서 상당한 유의미한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의 모호한 정체성에 힘입은 바 컸다. 주류언론은 민주당을 진보라고 몰아가는데, 정작 중도보다는 진보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보기에는 민주당의 행보가 영 마뜩지 않았다. 보수정당과 경쟁하고는 있지만 딱히 진보적이라 할 만한 지향이나 추구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더 선명하라고 그 대안으로서 더 왼쪽에 있는 진보정당에 비례표를 주게 된다. 다시 말해 진보정당으로서 민주당과 선명성을 경쟁할 때 오히려 그 존재를 드러내고 가치도 높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아직 대한민국에는 민주당이 보이는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진보적인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물론 문재인이 당대표가 되고 많은 인재들을 영입하면서 민주당의 선명성이 전보다 더 도드라지기는 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여러 정책들을 실제 시행하고 여당인 민주당 역시 이런저런 개혁법안들을 주도해서 입법하면서 정의당의 위치가 위협받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위한 정의당의 지분은 여전했고, 상식적이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게는 불편하기만 한 영역들도 사회 곳곳에 남아 있을 터였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진보적인 정책에는 동조하면서 그렇지 못한 정책들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안을 제시했어야 옳았다. 그러므로 여전히 민주당보다는 정의당에 더 많은 진보적인 지분이 있고, 이 사회의 진보를 위해서는 정의당에 더 큰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당장 중대재해법만 하더라도 정의당이 주장한 법안에서 얼마나 후퇴한 것인가. 그렇다면 더 완전한 법안을 위해 정의당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회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어필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의당이 망한 것이었다. 민주당과 진보의 선명성을 가지고 경쟁했어야 하는데 민주당과 차별하겠다고 중간을 건너뛰어 국민의힘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었다. 민주당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보다 왼쪽에서 진보적인 노선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반대편에 위치한 국민의힘과 손을 잡고 그들과 동조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온 말이 바로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는 국민의힘에 대한 정의당 당시 당대표의 헌사였다. 주 69시간 노동에, 최저임금인하와 주휴수당폐지와 정규직해고자유화를 주장하는 정당에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는 찬사를 바친 것이었다. 민주당만 아니면 되니 나온 참사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향성은 지난 정의당 대표경선에서 했던 정의당이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에 찬성해서 지지율이 꺾였다고 하는 주장이었을 것이다.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과 같이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지지율이 망했으니 앞으로도 국민의힘과만 함께해야 한다.

 

공수처법이 통과될 때도 정의당은 국민의힘의 논리를 받아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었다.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총리와 장관을 상대로 웃으며 좋은 말이나 늘어놓는 모습도 그래서 당연하게 이해가 된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민주당이 윤석열이나 주위인물들을 공격하면 앞장서서 방어하고 나선 것이 바로 정의당이었다. 이재명에 대해서는 매순간 날선 발언들을 쏟아내던 정의당이 정작 윤석열에 대해서는 왜 윤석열은 안되냐며 감쌌다.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만 안했을 뿐 윤석열과 선거운동을 공조한 것이 바로 정의당이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이런저런 특검이나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그래서 정의당은 항상 소극적이거나 반대입장이었다. 그런 결과인 것이다. 최소한 윤석열 정부에서는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의 존재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심지어 노조들이 간첩몰이를 당하며 탄압받고 있는 와중에조차 노동자의 정당이라던 정의당은 그 모습조차 볼 수 없었다. 그런 정당을 굳이 기성 정당의 대안으로 지지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니까 그동안은 기존의 거대양당이 현실정치에서 추구하지 못하는 진보정치에 대한 대안으로써 진보정당인 정의당에도 일정 지분이 주어져야 한다 여기고 있었다면, 이번 정부 들어서는 대안은 커녕 그냥 국민의힘과 민주당 사이에 놓여 있는 국민의힘에 가까운 중간정당으로서 그 가치가 희박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찌되었거나 국민의힘과 협력하며 그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정당인데 굳이 진보적인 정치를 위해 그런 정당에 지지를 보낼 필요가 있을 것인가. 그렇다고 중간지대의 정당으로서 정의당이 그동안 분명한 정체성이나 확고한 인상을 심어 준 것도 아니었다. 그런 정당에 표를 주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그런데도 류호정은 정의당이 더이상 진보정당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며 약을 팔고 언론은 그대로 받아써주고 있었으니.

 

아직도 한국정치에는 진보의 남아있는 공백지가 거의 무궁무진하다 할 정도다. 거대 양당이 거의 중도에서 보수로 치우친 결과 진보의 영역은 그야말로 무주공산인 것이다. 당장은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라도 깃발만 꽂아 놓으면 언젠가 그곳으로 찾아올 유권자가 적지 않을 터다. 그런데도 진보만으로는 만족 못하겠다며 민주당의 영역을 노리느라 보수정당과 손잡고 그 정체성을 섞어 놓았으니 진보라고 그 자리가 남아 있을 리 있나. 정의당만이 아니다. 한겨레와 경향, 그리고 홍세화나 강준만, 김규항 같은 놈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은 진보당과 박노자 정도일까? 사회민주당이 혹시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진보가 멸망하는 순간이다. 한순간의 선택의 결과다. 자업자득이다.

그래도 내게는 정세균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다. 열린우리당이 깨지고 다시 민주당으로 합쳐졌을 때 그 중심에는 김한길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가 있었다. 바로 지금 수박들의 원조다. 그리고 당시에도 운동권들의 깽판은 여전했었다. 그나마 김근태가 살아있을 때는 어느 정도 개혁성도 보여주더니만 손학규가 중심을 잡고부터는 그나마도 없이 패거리정치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2030이 586을 괜히 싫어하는 게 아니다. 민주화운동을 했다 뿐 586 가운데 그동안 이렇다 할 개혁성이나 선명성을 보여준 놈이 누가 있던가. 그런 때에 그나마 정세균이 최대계파를 거느리고 어느 정도 민주당을 잘 지탱하고 있었을 것이다. 실제 그 시기 민주당이 선거에서 몇 차례 이기기도 했었다.

 

2016년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해 오세훈을 눌렀을 때 정세균에 대한 지지자들의 호감은 그야말로 절정에 이르렀었다. 이낙연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고 총리로 들어간다 했을 때 그에게 기대하는 사람도 그만큼 적지 않은 수였었다. 아직 이낙연이 차기대통령으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박원순도 이재명도 한참 뒤에서 쫓아가던 상황이었다. 총리로서 잘만 했으면 정세균에게도 기회가 아주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낙연과 닮은 꼴이다. 조선일보만 보면서 총리질하다가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알아서 멀리 걷어차 버렸으니.

 

바로 공공의대 정원확대와 관련해서 의사들이 파업했을 때 그에 대처하는 행정부의 중심에 정세균이 있었던 것이었다. 총리든 장관이든 임명했으면 권한 안에서 최대한 믿고 맡기는 타입이라 행정부의 조치나 대처에 대해 대통령은 정작 크게 관여한 바가 없었다. 그래서 책임총리로서 정세균의 이름으로 이 모든 사태를 해결해야 했었는데 이때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신은 두루두루 원만하고 우호적으로 선의로써 상호이해 아래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사람좋은 모습을 기대했었는지 모르겠는데 정작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너무 유악하다는 인상만 받을 뿐이었다. 정부의 정책방향이 옳다는 확신이 있었을 때 필요하면 강하게 나가는 의지도 보여주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었다. 정부의 막강한 힘을 등에 업고서도 그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의사들의 여론에 끌려다니는 모습만 보여주고 말았다. 민주당 정부에 대한 지지가 결정적으로 꺾인 계기였다. 민주당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과 그로 인한 혼란을 적절히 수습할 역량이 안 된다. 한 마디로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그때 정세균이 보여준 모습이었다.

 

코로나 시국에서 이재명이 신천지를 상대로 강경한 모습을 보이며 일하는 도지사로서 자신의 모습을 전국에 각인시킨 것과 비교되는 모습일 것이다. 아마 정세균이었다면 신천지 관계자를 불러 좋게좋게 웃으며 대화로 풀어가려 했었을 것이다. 그나마 총리니까 뉴스로도 나오는 것이지 저래서는 자기 이름을 알리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가 총리라는 중요한 기회를 얻고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대선후보경선에 이름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만 현실이었을 것이다. 만일 그때 정세균이 이재명처럼 의사협회를 상대로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끝내 정부의 정책을 관철했으면 평가는 또 달랐을 것이다. 총리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버티며 해결을 주도하니 정부의 의도대로 정책이 실행되고 있었다. 그것이 힘이고 능력이다. 실행력이고 돌파력이다. 사람들이 대통령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다. 문재인도 그것이 부족해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

 

아무튼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하니 더욱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정작 윤석열 정부에서는 문재인 정부보다 두 배 이상 더 정원을 늘린다고 하는데도 의사협회가 조용하다는 것이 그래서 더욱 정세균의 당시 판단을 아쉽게 만드는 것이다. 하긴 정세균만일까. 이낙연도 그러다 망했다 보면 된다. 힘을 주었는데 그 힘을 쓸 줄 모른다. 힘을 쓸 줄 모르고 멍청하게 끌려만 다닌다. 그게 바로 무능하다는 것이다. 힘을 쓸 줄 알면서도 자제하는 것이 절제하는 것이고 힘을 전혀 쓸 줄 모르면서 자제만 하는 것은 그냥 겁많고 비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놈들은 그래서 일찌감치 모두 떨어져 나갔다. 이제는 오래전 기억으로만 남는다. 지금 정세균의 이름조차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생은 선택이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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