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괄이 반란을 일으켰던 것은 인조의 즉위를 반대해서가 아니었다. 자기도 인조 즉위에 큰 역할을 했었는데 제대로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포상은 커녕 오히려 자기 아들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으니 도저히 참지 못하고 반란을 일으키고 말았던 것이다. 조선의 역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이때 이괄을 따라 반란을 일으켰다가 소멸한 5만 병력이 여진과의 전투경험이 많았던 북방의 정예병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후 정묘와 병자년의 전란에서 서북면은 그야말로 무주공산 청의 군대에 저항조차 못해보고 밀리고 말았다.
조선초기에 있었던 2차 왕자의 난도 역시 1차 왕자의 난 - 즉 무인정사에서 나름 큰 공을 세웠다 자부했던 정안군 이방원의 측근 박포가 포상에 불만을 품고 다른 왕자에게 접근하면서 일어난 것이었다. 그에 반해 계유정난 이후 수양대군이 정권을 잡았을 때 원래 단종을 옹위하는 입장에 있었던 신숙주, 정인지 등은 그가 공신으로 책봉하고 베풀었던 많은 보상들에 넘어가서 단종을 죽이는데까지 앞장선 바 있었다. 그게 바로 소인배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맹자가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있다 그런 것처럼, 공자가 소인은 이해를 따지고 군자는 인의를 따른다 그랬던 것처럼, 원래 소갈머리없는 새끼들은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KBS 노조는 태생부터 반민주당이었다. 더불어 친검찰이었다. KBS 노조가 박근혜가 탄핵되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을 때 파업을 하고 나서 내뱉은 첫마디가 문재인 모가지 따서 자기들이 파업한 정당성을 증명하겠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권을 더 효과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해 당시 KBS노조는 결연하게 파업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후 검찰과 손잡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하는데 앞장섬으로써 그들은 그 목적을 훌륭히 달성했었다. 선거기간에도 내내 검찰의 편에서 편향된 보도를 이어가던 결과 마침내 정권교체에 성공하자 방송을 다시 저들의 손에 넘겨주는 데 앞장섰던 것도 바로 KBS 노조였었다. 그런데 그런 KBS가 파업을 한다? 무엇 때문이겠는가?
원래 자기들이 지지해서 밀어주었던 정권이고, 자기들 손으로 직접 다시 쥐어주었던 방송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파업을 한다는 건 다른 이유에서가 아닌 것이다. 기껏 정권을 위해 많은 것들을 해 주었는데 정작 돌아온 보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설마 KBS가 방송의 공정성이니 언론의 자유니 하는 것 때문에 파업할 리는 없지 않겠는가. 원래 그런 것따위 관심도 없던 놈들이었고, 방송을 자기들의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던 놈들이었다. 사장이야 자기들 자리나 잘 챙겨주고 보상만 잘 해주면 상관없는 것들이 그놈들이었다. 그러니 파업의 이유로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는 자체가 의미없는 것이다.
사실 2017년이었던가? 당시 파업 때도 나는 같은 말을 했었을 것이다. 저 새끼들 파업해서 원하는대로 되어 봐야 결국 다시 저쪽에 방송을 갖다 넘길 것이다. 그저 자기 밥그릇 챙기겠다는 의도일 뿐 그렇게 밥그릇 다 챙기고 나면 원래 하던대로 돌아갈 것이다. 이명박 때도 방송을 정권에 넘긴 것은 KBS 내부 구성원들이었다. 예상대로 되었다. 그리고 그때 그대로 다시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과연 저 새끼들이 파업해서 뭔가 이루어낸다고 KBS가 바뀔 것인가? 바뀌기는 바뀔 것이다. 더 안 좋게 더 악랄하게 더 병신같은 모습으로.
KBS 정상화를 위해서는 KBS를 외국 자본에 팔아넘기고 공영방송을 새로 만드는 방법 말고는 달리 없을 것이다. 국내자본에 팔아넘겨봐야 다 똑같은 놈들이니 의미가 없고, 차라리 중국이나 러시아에 팔아넘기면 언론의 다양성이라도 늘어나니 그 쪽이 더 의미가 있다. 어차피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을 거 아니면 그냥 아예 폐업해 버리던가. 그리고 다시 만드는 것이다. 저건 고쳐서도 못 쓴다. KBS가 괜히 개병신쓰레기의 이니셜이 아닌 것이다. 그런 놈들이 파업한다고 이제와서 지지할 사람이 있기는 할 것인가. 폐국만이 답이다. 저것들은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