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 직전부터 심상정의 목표는 한결같았다. 문재인을 탄핵하고 민주당 정권을 거꾸러뜨리는데 앞장섬으로써 언론과 보수정권으로부터 인정받고 진보정치의 지분을 자기들이 가져가겠다. 그래서 박근혜의 위안부협상을 정당화하기 위한 부당한 공격이었음을 모르지 않았으면서도 정의연 공격에까지 동참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정책에 협력했던 김재련과 연대하여 박원순의 삶 자체를 말살하려 들었었다. 그래야지만 보수가 장악하고 있던 여성주의 진영으로부터도 정의당이 인정받을 수 있다.

 

사실 심상정만의 생각은 아닌 것이 예전부터도 그랬었다. 민주당이 원래 자신들의 것이었어야 할 진보의 지분까지 부당하게 빼앗아 가 버렸다. 민주당이 진보의 지분까지 차지하고 있는 탓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묻히고 말았다. 무엇보다 민주당으로 인해 민주당 2중대라는 터무니없는 오해와 함께 언론의 공격까지 받게 되었다. 원래 진보진영 대부분이 학벌도 좋은 엘리트들인데, 정작 그 엘리트집단으로부터 민주당의 아류라며 경멸과 조소까지 사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민주당부터 박살내야 한다. 민주당 정부부터 거꾸러뜨려야 한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내내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과 손잡고 있었고, 정권이 교체되고 나서도 심상정은 집요하게 노무현 전대통령을 공격했던 것이었다. 그래야지만 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언론과 보수진영에서 자신들을 보아주고 인정해 줄 것이다. 그런데 지난 총선에서 그만 그런 심상정의 계산이 코로나19로 인해 박살나고 말았다. 계산대로라면 대구에서 신천지로 인해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박살나야 했을 텐데 오히려 자기들만 박살나고 만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대로 현정부와 민주당을 인정하고 물러나야만 하는가.

 

그래서 지난 개천절집회부터 정의당이 필사적으로 집회의 자유까지 들먹이며 집회를 허락해야 한다 주장했던 것이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일 것을 알고, 그 가운데 코로나19의 확산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지난 광화문집회 당시 보수진영과 언론이 노렸던 그대로 정의당 역시 개천절집회를 전면허용하기를 바랐던 것이었다. 그러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니 드라이브스루 집회는 괜찮지 않겠는가. 하지만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그러니까 개천절집회는 이렇게 흐지부지 끝났으니 다음 한글날집회에서 제대로 승부를 봐야겠다. 그리고 그런 정의당의 입장에 호응이라도 하듯 바로 직전 KBS에서 강경화 장관 남편이 미국으로 요트사러 떠난 사실을 단독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개천절집회는 막으면서 어째서 장관 가족은 이 시국에 해외로 요트사러 나갈 수 있는가. 심상정의 논평이 전에 없이 지독하다.

 

결국 이 모두가 하나라는 것이다. 법원이 허락했음에도 경찰이 광화문광장을 아예 차단한 탓에 의도했던대로 충분히 코로나19를 재확산시킬 수 없게 되었다. 수 만의 사람이 모여서 아예 당국에서 추적할 수 없도록 더 악랄하게 코로나19를 재확산시켰어야 했는데 그 의도가 좌절되고 말았다. 그래서 명분부터 만든다.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집회와 개인적인 여행이 절대 같을 수 없음에도 같은 것으로 만든다. 일인시위가 일인시위가 아닌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수 만의 군중이 집단으로 하려는 일인시위와 연관지어 이야기하려 한다. 그러니까 한글날집회는 허락하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광화문 광장을 열라. 그래야 국민이 죽고 나라가 망하고 정부를 거꾸러뜨린다. 그래야지만 더이상 민주당 2중대소리를 듣지 않고 원래 같은 부류였던 주류들로부터 인정받으며 자신들의 진보정치도 할 수 있게 된다. 

 

심상정의 발언이 힌트였다. 그리고 여러곳에서 굳이 강경화 장관 남편의 경우를 개천절집회와 결부지으며 한글날집회로까지 논리를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면서 저들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 그래서 KBS가 총대를 맸던 것이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뒤에 검찰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검찰이 원하면 얼마든지 인터뷰도 왜곡할 수 있고, 오보를 내고 바로 인정하며 사과할 수도 있다. 그러려고 파업했던 것이었다. KBS에서 정상화를 외치며 파업하던 놈들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적폐의 연대다. 검찰과 보수야당과 언론과 그리고 자칭진보들. 한글날 집회를 통해 반드시 이번 겨울에는 이 나라를 끝장내자. 국민을 끝장내자. 그래야 문재인을 탄핵하고 민주당을 거꾸러뜨릴 수 있다. 아니면 180석 의석의 민주당이 원하는대로 모든 개혁들이 이루어진다. 박병석도 아마 들은 것이 있지 않을까. 민주당 내부에도 그렇게만 되면 개혁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기대하는 놈들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박용진과 김남국 같은.

 

어째서 하필 이 시점이었을까. 굳이 개인의 사생활을 그렇게 부풀려 보도할 이유가 어디에 있었을까. 무엇보다 금지가 아닌 자제권고를 금지처럼 과장해서 보도한 부분에서 그 의도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금지했는데 나갔다. 국민의 권리인데 집회를 원천봉쇄했다. 두 가지 사실을 대비한다. 그리고 비스한 무렵 다른 언론도 다 보도하는 보수야당과 검찰에 불리할 수 있는 보도를 KBS는 전혀 내보내지 않고 있었다. 정의당이 어디로 가려 하고 있는가. 나라가 망해야 저들이 산다. 코로나19가 만든 절박한 상황이다. 아니길 바랄 뿐이지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