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경향과 한겨레가 이명박과 박근혜를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 스스로의 입으로 직접 털어놓은 바 있었다. 이명박근혜 시절이 지금보다 더 나았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고 자신들의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당연히 문재인 정부의 여당인 민주당 역시 문재인 정부의 일부로써 미래통합당보다 더 혐오하고 증오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대놓고 이명박근혜를 칭찬하는 기사를 쓴다는 건 자기들 정체성과 관계된 것이 아닌가.

 

MBC와 KBS도 마찬가지다. JTBC는 최근 보지 않아 뭐라 지껄이는지 알기 어렵다. 아무튼 아무리 문재인 정부가 싫고 민주당이 싫어도, 그래서 미래통합당과 윤석열 검찰의 편에서 기사를 쓰더라도 절대 넘어서는 안되는 선같은 것이 이들 언론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염치 같은 것이라 할 것이다. 아무리 자기가 아쉽고 어렵고 그래서 체면불구한다고 차마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는 경계란 것이다. 4대강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아무리 이들 언론들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이제와서 4대강을 잘한 일이라 주장하는 것까지 받아서 함께 떠들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거의 처음일 것이다. 특히 총선이 끝나고 나서는 거의 유일하다 봐야 할 것이다. 언론 가운데 일부가 감히 미래통합당의 주장에 반발하며 그를 비판하는 기사를 전면에 싣고 있었다. 기껏해야 양비론이고 대부분 미래통합당의 주장을 받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욕하는데 급급하던 언론들이 4대강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민주당 주장을 받아서는 미래통합당의 주장을 비판하는 기사를 크게 내보내고 있는 중이다. 왜이겠는가.

 

그동안은 그냥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실정을 비판하는 것 뿐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못하기에,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기에 그에 대해 반대하며 비판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보수정당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검찰의 편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그랬었다. 진보언론으로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보이는 정책과 행보들이 자신들과 맞지 않기에 반대하고 비판한다. 그런데 4대강마저 보수정당의 편에서 민주당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보라. 어떻게 되겠는가. 자칭 진보언론으로서, 자친 중도언론으로서 자신들이 그동안 정부와 여당을 공격해 온 정당성이 훼손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아마 지금쯤 한겨레나 경향이나 기자들 손가락이 근질근질할 것이다. KBS 기자 가운데 상당수도 입이 근질거리고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공격해야 하는데. 민주당을 비난해야 하는데. 그런데 미래통합당이 던져 준 떡밥이 하필 자기들이 물어서는 안되는 4대강이었다. 처음으로 균열이 일어난다. 정부를 공격하는데 있어서는 한결같았던 언론들이 처음으로 분열하며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단축이나 코로나방역등에 있어 하는 말은 달라도 방향은 같았던 그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떠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런다고 속을 국민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그래도 저 놈들에게 챙겨야 할 책임은 있구나.

 

진심으로 미래통합당을 욕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것만 아니었으면 그동안 잘 해 왔던 것처럼 미래통합당에서 주장하는 것을 받아서 청와대와 민주당에 똥물을 트럭으로 끼얹었을 텐데 하필 이건 도저히 자기들이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패착이란 것이다. 그냥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반대하며 야당으로서 그와 대립하는 모습만 보였어도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정당이라고 미래권력을 위해 과거권력을 정당화시켜야 했다. 이승만부터 김영삼까지, 그리고 그 사이 단절된 이명박과 박근혜를 복권시켜 미래의 권력까지 보수의 정통성을 이어 놓아야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이명박을 다시 살리고 박근혜를 돌려놔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하필 그동안 손잡아 온 일부 언론들이 이탈하는 빌미가 되고 있었다.

 

물론 그래봐야 다시 돌아갈 것이다. 파리가 똥을 피하지 언론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할 수 있는데 아무거라도 받아서 쓰면 되는 것이다. 그냥 이번은 미래통합당이 실수한 것이다. 동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동업자라기보다는 그저 똥닦개에 지나지 않지만. 정의당도 그래서 뭐라 받아서 동조하지는 못하지 않는가 말이다. 박원순 이후 미래통합당과 한 몸이 되어 있던 정의당이었건만. 미래통합당이 멍청한 것이다. 그런데도 차기 정권을 이야기한다. 웃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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