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남성과 여성 이외의 다른 성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환호하는 반응들을 보고 있으려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트럼프를 지지하면서 내세우는 논리들이 흥미로웠다.

 

"소수가 다수에게 맞춰야지 어째서 다수가 소수를 배려해야 하는가?"

"그동안 큰 문제 없이 잘 굴러오던 것을 괜히 바꿔보겠다 하다가 혼란만 야기한 것이다."

"원래 인간의 본능인데 그것을 거스르려 한 것이 잘못이었다."

"소수가 다수의 가치와 질서를 따라야지 다수가 소수를 위해 맞추는 것은 모순이다."

 

말을 바꿔볼까? 힘없는 자가 힘있는 자에게 맞춰야지 어때서 힘있는 자가 힘없는 자에게 맞추는가? 아, 이건 안 긁히겠다.

 

두 번째도 꽤 익숙하네. 일제강점기에도 평범한 사람들은 문제없이 잘 살았다. 군사독재시절에도 괜히 데모한다고 하는 놈들만 문제였지 대부분 사람들은 모두 잘 먹고 잘살았다. 정의당 후보라는 놈도 그랬었네. 선량한 노동자는 검찰수사따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니까 왕조시대에도 잘 먹고 잘 살았는데 무슨 민주주의 하겠다고 혁명이다 뭐다 사회만 시끄럽게 하는가. 일제강점기에도 죽은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괜히 독립하겠다고 했다가 전쟁 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그러니까 이제와서 청년남성들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괜히 혼란을 더 키울 필요는 없다는 거겠지.

 

모두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본능일 테니 굳이 자기 이익까지 손해봐가며 청년세대를 위하는 것도 따라서 본능을 거스르는 잘못일 것이다. 결국 사회가 이미 이렇게 만들어져 있는 이상 청년남성들이 거기에 맞춰 살아가야 하는 것이지 사회가 거기에 맞춰 바꾸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첫 번째 문장은 아마 안 긁힐 것이라는 건 사실 기저에 깔린 사고가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힘있는 자를 더 추종하는 것이기도 할 테고. 이른바 2030남성들이 비정규직이나 저소득층, 혹은 노동자, 농민들에 대해 어떤 입장들을 보여왔는가 아마 알 것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재정을 쓰는 것은 낭비다. 그럴 능력과 실력이 있는 사람에게 돈을 몰아주어야 사회가 발전을 한다. 그래서 민주당이 당장의 경제상황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얼마간의 재정지원을 하는 것조차 그들은 매우 적대적이다.

 

아무튼 2030 남성들이 성소수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있으려니 굳이 다른 성별과 세대들이 그들을 위해 자신의 이익까지 포기해가며 배려해주어야 할 이유따위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사실 전체로 놓고 보면 이리저리 쪼갰을 때 결국 모두는 다수에 비해 소수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기존의 질서에 대해 그를 거스르는 주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남성과 여성이라는 기존의 질서가 있으니 성소수자고 나발이고 그냥 그 안에서 선택하고 맞춰 살아라. 그러니까 늬들도 이미 있는 사회의 질서에 맞추고 살아라. 그런 점에서 김무성이 옳은 말을 했다. 그래서 지지하는 것일까?

 

그러고보면 2030 남성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 주려 해도 뭘 해 주어야 하는지 헷갈리기는 한다. 민주당이 2030 남성들을 외면하니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그러니까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이 2030 남성들을 위해 더 많은 것들을 해 주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2030 남성들이 실제 바라는 많은 것들을 실제 정책으로써 입법으로써 현실에 구현하고 있다는 것일 터다. 그래서 그게 뭘까? 뭘 얼마나 어떻게 해 주었기에 2030 남성들은 그렇게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일까? 아, 페미만 싸고 돌지 않으면 다 용서되는 것일까? 그래서 2030 남성 가운데는 윤석열의 친위쿠데타에 우호적인 놈들이 그리 많은 모양이다. 2030 운운, 남성 운운, 여성 운운, 조금의 빌미만 있어도 자기들은 탄핵 찬성 안하겠다. 계엄에 참성하겠다.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서겠다. 내내 들어온 협박이었다. 그래서 말했지. 늬들이 원래 그런 성향이라 그러는 것 뿐이다.

 

그래서 우스운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기들은 보수가 아니라 말한다. 보수화된 것이 아니라 주장한다. 아직도 합리적인 중도라 말한다. 자기들이야 말로 가장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캐스팅보트라고. 특히 젊은 남성 가운데 중도층 여론은 걸러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성소수자에 대해 하는 말들을 듣고 있으려니 지난 대선 끝나고 화가 나서 일하던 젊은 직원들에게 이제 나도 법대로만 할 것이라 말한 어느 사장의 일화가 떠오른다. 그게 답인 거겠지.

 

아, 안다. 저런 주장 하는 놈들이 전부는 아니다. 그런데 개신교도 전광훈 같은 놈들이 전부는 아니다. 모든 개신교회가 내란에 동조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다수라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내란이 아닌 성소수자 문제로 돌아갔을 때 그들의 성향은 이렇게 분명하게 드러난다. 난 젊은 김무성을 보는 줄 알았다. 그런 것이 논리라. 그러니까 법원 창문까지 깨고 쳐들어간 놈들 가운데 2030 남성들이 그리 많았었겠지. 심지어 직장인도 있었다던데. 재미있다. 아무튼 나 또한 2030 남성들을 혐오해도 좋은 논리적 근거를 얻은 셈이라. 그들이 주장한대로 돌려주면 되겠다. 그게 본능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것을 거스르려 하는 것이 문제고 잘못이다. 당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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