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원래 2찍 진보들이 국민의힘을 진짜 지지해서 그들에게 유리할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국민의힘과 2찍 진보들은 애초부터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정반대라 해도 좋을 정도로 모든 정책에서 2찍 진보와 국민의힘은 충돌한다. 아, 단 하나 일본 관련만 빼고. 2찍 진보들이 어째서 보수언론과 함께 정의연때리이게 동참했었는가 떠올려 보면 된다. 일본이 소부장을 무기로 경제보복에 나섰을 때도 2찍 진보들은 우리 정부를 욕했지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았었다. 어쩌면 이 하나가 이 서로 다른 둘의 가장 큰 접점일지도.

 

아무튼 그럼에도 어째서 선거 때는 물론 평소에도 2찍 진보들은 국민의힘과, 그리고 이전에는 그 뿌리인 정당들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왔는가. 민주당만 아니면 되기 때문이었다. 일단 민주당이 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김대중 이후 2찍 진보들은 민주진영의 힘이 너무 강해졌다 싶으면 보수정당과 손을 잡고 그를 누르는데 모든 힘을 쏟았었다. 그를 위해서는 진보들이 추구하던 가치마저 아무렇지 않게 포기했었다. 국민의힘을 진정한 노동존중의 정당이라 찬양하며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인상에 찬성했던 자신들의 행적을 반성했던 과거의 행보들을 보라. 다른 정당도 아니고 국민의힘을, 그것도 정의당 대표가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며 찬양하고 있었다. 혐오정서에 편승하는 이준석을 본받으라며 점잖게 충고하더니 민주당의 주지지층인 4050 남성들을 이 사회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세대포위론에 동참하기도 했었다. 어째서?

 

이번 정부 들어서도 보라. 최저임금 폐지를 주장해도, 주휴수당폐지를 주장해도, 주 69시간 노동을 주장해도, 쉬운 해고를 주장하고 노조를 무력화시키려 해도 정작 2찍 진보들의 주 공격대상은 어디까지나 민주당이었다. 2찍 진보들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반진보적인 행보에 한 마디라도 비판이란 걸 하는 놈들은 거의 보지 못했었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그리 탈원전을 주장하더니만 문재인 정부가 한다고 수명이 다한 원자력발전소를 정지한 것이 비리라며 현정부의 탈재생에너지정책에는 한 마디 비판도 못하고 있다. 김학의의 인권은 그렇게 생각해주던 2찍 진보들이 현정부의 정치적 수사에는 손을 거들어주느라 바쁘다. 민주노총을 간첩몰이하고 간부를 죽게 만들었어도 무엇보다 이재명의 공천이 더 문제라는 것이 한겨레인 것이다. 그렇게 문재인 정부에는 언론탄압이라며 지랄하던 새끼들이 지금 정부 들어서는 조용한 것을 보라. 왜 그러겠는가? 일단 민주당을 무너뜨리려면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사라지면 진보의 자리가 생긴다.

 

그러면 평소 그런 2찍 진보들이 대놓고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그딴 소리를 지껄이고 다니겠는가. 오죽하면 아직도 한겨레와 경향을 친민주당 언론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겠는가. 심지어 MBC나 JTBC까지도 민주당에 편향된 언론이라 여기는 사람마저 있을 정도다. 평소에는 신념대로 국민의힘을 공격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민주당이 아닌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 그들의 일관된 행동패턴이었다. 단지 국민의힘에 비판적일 뿐 딱히 민주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라 그렇더라도 민주당을 막기 위해서라면 국민의힘을 지지할 수도 있다. 그러면 2찍 진보들의 평소 지지율은 선거 때 자기네 진보정당이 아니면 어디로 향하겠는가? 다시 말해 비슷하게 특정 정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지지는 누구에게로 향할 것인가? 반드시 지지해서만 투표하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과거에도 그랬었다. 문재인 이전 민주당의 지지율이 20%도 넘지 못했을 때도 선거때만 되면 거의 평소에도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는 보수정당들과 비슷하게 나오고는 했었다. 평소 지지율만 보면 도저히 상대도 안될 것 같은데 선거 때만 되면 저 새끼들 다수당은 막아야 한다고 투표장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그리 많았던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그런 유권자들이 아예 투표장으로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던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새끼들은 얼마나 개자식들이었을지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할 정도다. 2007년과 2008년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괜히 만방으로 깨진 게 아니다. 그 주역들의 후예까 지금 말하는 수박들인 것이고. 민주당 하는 꼬라지 보면 열받아 도저히 지지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데 선거 때만 되면 그래도 다른 대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지지하게 된다. 물론 나는 그조차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다른 진보정당을 지지했지만. 그래서 지금 유권자들에게 다른 대안이 있을 것인가.

 

그런 점에서 보면 또 하나 안심이 된다는 것이 한겨레가 민주당 지지율 떨어진다며 지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얘들이 꽤나 급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진짜 민주당이 위기라면 저들은 민주당이 정신차리도록 질타하기보다 다시 일어나지 못하도록 조롱하며 짓밟으려 했을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들이 민주당이 잘되라고 생산적인 비판을 하는 모습을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논조를 보면 지금대로 하면 선거에 진다며 바꾸라고 조언하는 듯한 모습이란 것이다. 민주당을 위해서? 설마... 그렇다면 지금 상황이 그렇게 민주당에 불리한 것일까?

 

다시 말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갑자기 미쳐서 광화문 한복판에서 시민들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납치해 위안소를 꾸린다 해도 차라리 조중동은 그들을 욕하더라도 한겨레 경향은 그러지 못할 것이란 뜻이다. 민주당이 존재하는 한, 그래서 민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한 저들은 절대 현정부를 진심으로 비판하지 못할 것이다. 민주노총이 간첩몰이당하는데도 조용하던 것을 보라. 대놓고 언론을 탄압하고 장악하려 하고 있는데 2찍 진보들이 무어라 비판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의 정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겨레와 경향이 저리 지랄하는 것일 테고. 모든 윤석열 정부의 문제에도 민주당의 공천이 더 큰 문제다. 2찍 진보라는 이유다. 별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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