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온도관리를 못해서 상당한 분량의 백신을 폐기해야 했고, 나름대로 의료시스템이 갖춰진 미국과 영국에서조차 초반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애초 목표에 턱업이 미치지 못하는 수량만을 접종하고 있었다. 캐나다에서도 전인구의 35%가 아닌 확보한 백신 가운데 그 만큼만을 겨우 접종했을 뿐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생각해 보라. 영하 70도의 온도에서 백신을 관리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고, 그런 특수한 백신을 관리하며 안전하게 접종하는 것 역시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작업이다. 아무 준비없이 남들한다고 덜컥 일찌감치 접종을 시작했다면 아무 혼란이 없었을까? 그런 가운데 부작용의 사례까지 조금씩 보고되고 있다.

 

이러라고 백신의 도입과 접종을 최대한 늦추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해야 오류를 줄일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집단면역에 이를 때까지 국민들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까.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을 보고, 백신의 운반과 관리, 그리고 접종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있고 그를 대비하기 위해 어떤 준비들이 필요한가를 확인한 다음 만반의 대비를 하고 접종을 시작한다. 그래도 된다. 어느새 일일 확진자의 수도 1000명 이하로 줄었고, 병상의 여유도 상당한 수준으로 확보된 상태다.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티면서 최적의 백신 프로토콜을 만들고 오류를 최소화하여 접종을 마친다. 다만 생각보다 3차 확산이 급속히 일어나는 바람에 더 버틸 수 있었던 것을 서둘러야 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3차 확산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상황을 살펴가며 더 효과적인 백신을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해외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을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과연 그렇게까지 서둘러가며 무리하게 백신을 도입하고 접종할 필요가 있었는가. 괜히 백신 서둘러 들여오겠다고 돈질에 이골이 난 나라들과 경쟁하는 자체도 상당히 버거운 것이다. 그렇게 경쟁해서 한 번에 들여올 수 있는 양 또한 한계가 있다. 그렇게 들여와서 아직 준비도 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접종하면 사건사고가 없을 것인가. 그때는 또 언론은 무어라 떠들어댈까? 야당은 무어라 떠들어대고 있을까? 이러나저러나 욕먹는 것은 마찬가지라면 보다 신중하게 국민의 안전과 효율성까지 우선으로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이 옳다. 시행착오는 서둘러야 하는 사정이 있는 저들더러 대신 겪으라 하면 된다. 대한민국이라 다행이다. 그것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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