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이른 새벽에 모텔이 있는 거리를 지나가다 직장동료가 상사와 함께 있는 것을 봤다. 출근하자마자 동료들에게 그 이야기를 퍼뜨린다.

 

"누가 누구와 불륜 중이래!"

 

모텔에서 같이 나오는 것을 본 것도 아니고, 같은 방을 쓴 것을 확인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모텔에 같이 들어가기는 했었는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단편적인 정황만으로 불륜으로 단정짓고 이야기까지 퍼뜨렸다. 과연 당사자들이 고소라도 하게 되면 얼마나 사실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은 그 형량부터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공익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 해도 사실이 아닌 허위를 가지고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주장을 했다면 무사하기 힘들다. 심지어 기자들조차 솜방망이나마 처벌받을 사유가 된다.

 

알면 알수록 근무 개판섰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요일 휴가복귀자가 일요일에도 복귀하지 않은 채라면 당연히 보고가 이루어졌을 것이고 당직실 상황판에도 적혀 있었을 것이다. 아니더라도 당직근무를 교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수인계하며 묻게 되는 것이다. 지금 총원 가운데 휴가자는 몇 명이고, 외출외박은 몇 명이며, 그 밖에 나머지 인원은 모두 병영 안에 있는가. 혹시라도 비는 인원이 있다면 무엇 때문인가? 언제까지 복귀하여 원위치할 것인가. 그래야 나중에라도 인원파악 할 때 혼란이 없다. 그러니까 근무하다 말고 인원점검을 하는데 없는 사람이 있다고 무작정 전화부터 걸어서 복귀를 종용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바로 전화부터 걸어서 복귀를 종용한 것도 내내 아예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가 갑작스레 사람이 비는 것이 보이니 당황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휴가가 연장되었다 장교가 통보하니 부정이 있었을 것이다. 도대체 뭘 근거로?

 

휴가복귀일 당직도 아니었고 더구나 같은 중대도 아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순간 더이상 휴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주장을 할 만한 근거 자체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알 수 있는 위치도 아니고, 알 수 있는 주제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후 한 번이라도 소속중대의 다른 병사들을 통해 확인하려는 시도조차 않고 있었다. 그렇게 속속들이 휴가내역에 대해서까지 알 정도로 가까운 관계였다면 휴가연장 통보를 받았을 때 어떻게 된 것인가 그 중대 병사들에게 물었어야 정상인 것이다. 묻지 않았다는 자체가 그냥 남이었다는 또 하나 증거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휴가복귀 당일 무슨 일이 있었는가도 알 수 없었고, 이후로도 알려 하지 않았다. 설사 알더라도 일요일 당시의 상황 뿐이었다. 그래서 그 주장에 어떤 신빙성이 있다는 것인가. 그를 근거로 청탁여부를 주장할 수 있는 어떤 정당성이 있었던 것인가. 그마저도 일요일 실제 전화를 걸었을 경우에 한정한 가능성이다. 전화통화마저 없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기자놈들이랑 어울려 다니더니 그만 자기도 기자들과 같다고 여겨버린 것일까? 아니면 누가 뒤를 봐주겠다고 약속이라도 했던 것일까? 확실치도 않은 사실로, 더구나 사실을 알 수 없는 위치와 상황에 있었으면서도, 그를 근거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주장을 줄곧 해 왔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마땅히 져야만 하는 것 아니던가. 하긴 그러려면 현모씨 뿐만 아니라 기자들 대부분이 바로 광화문 광장에서 목부터 매달아야 했을 것이다. 개개는 별 것 아닐지 몰라도 다 모으면 목숨으로도 다 갚지 못할 만큼 죄악을 저지르고 있었으니. 

 

일요일 전화를 걸었는가 여부는 여기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자체가 사실을 알 수 없는 위치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전화걸기 전에 어째서 해당 중대에 먼저 확인하지 않았을까? 인수인계할 때 미복귀자가 있다는 사실을 어째서 확인하지 않았던 것인가. 그때 확인했다면 벌써 보고부터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러고서도 자기가 어떻게 무마해주겠다며 전화까지 걸고 있었다. 월권이다. 당직사병 나부랭이에게 그럴 권한 따위 주어져 있지 않다. 제대했으니 망정이지 아직 복무중이었다면 오히려 자기가 처벌받은 사안이다.

 

뒤에 누가 없다면 크게 오판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 있어도 진짜 못할 짓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주장을 사실이라 인정할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 미필 기레기들에게나 중요한 근거로 여겨질 뿐. 기자를 믿으면 안된다. 정치인도. 하태경은 요즘 다른 일에 열심이더만. 승냥이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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