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조국사태와 관련해서도 그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었을 것이다. 실제 들은 이야기였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마치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지면과 달리 한겨레나 경향 등 자칭 진보언론 기자들은 오히려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아무리 설마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기는 하지만 자기들끼리 모여서 술먹으며 회식도 했더라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내가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기도 훨씬 전부터 한겨레와 경향 등 자칭 진보언론, 아니 자칭 진보 자체에 대해 보였던 혐오와 증오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전해들은 말이었기에 과연 진짜였을까 하는 의문의 한 편에서 남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아예 대놓고 말하지도 못했던 것이었고.

 

그러고보니 한명숙 전총리가 뇌물사건으로 수사받기 시작한 것이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렇게 떠나고 난 뒤의 일이었다. 참 그 일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나 자신의 감정부터가 매우 복잡해서 뭐라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꺼려지는 때문이다. 아무튼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렇게 세상을 등진 것이 2009년 5월, 검찰이 한명숙 전총리를 처음으로 기소한 것이 2009년 12월이었다. 유죄판결까지 났던 한만호씨 사건은 이듬해 10월이었었다. 그렇다면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으로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받아쓰며 여론몰이를 해왔던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한다던 한겨레와 경향의 당시 보도가 어떠했었는가. 한겨레 기자놈이라 했지? 한명숙 전총리에 대해 사필귀정이라 떠들었던 것이? 과연 이것이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던 놈들의 행동이었는가?

 

경향이야 너무 당당하게 저널리즘 토크쇼J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내비친 바 있으니 굳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딱 지금 경향일보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기사쓰는 태도 그대로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감정 역시 얼굴과 이름을 가렸지만 솔직하게 드러낸 바 있었다. 반성하는 놈들의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들이 잘했다고 여기는 놈들의 태도다. 그러니까 노무현 전대통령은 그렇게 시시비비가 가려지기 전에 세상을 떠나며 자신들만 오히려 곤란해졌지만 한명숙 전총리는 멀쩡히 감옥에 가게 될 테니 자기들에게 너무나 잘 된 일이다. 그리고 다시 작년의 조국사태와 지금의 윤미향 사태로 이어진다.

 

조국 사태와 윤미향 사태가 서로 다른 점은 조국은 한겨레, 경향과 그다지 접점이 없지만 윤미향은 다르다는 점이다. 누구보다 정의연, 이전에는 정대협의 편에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편들지 않는다며 민주당과 민주당 정부를 비판하던 것이 바로 한겨레와 경향 등 자칭 진보 언론, 진보 지식인, 진보주의자들이었다는 것이다. 과연 몰랐을까? 그 세세한 내부 사정들에 대해 한겨레와 경향이 몰라서 조선일보의 오보마저 뒤쫓아 기사로 내고 있었던 것일까? KBS 기자조차 바로 정의연에 전화를 걸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기사를 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기사 안에 당사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함께 싣고서는 정작 조선일보가 의혹을 제기했으니 마치 사실이라는 양 단정짓고 기사를 내기도 했었다. 무엇 때문이겠는가. 민주당 국회의원이니까. 감히 자신들을 배신하고 민주당 국회의원이 되었으니까.

 

위안부운동의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한겨레였나 경향이었는가의 기사는 그런 자신들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을 것이다. 경향일보가 실었던 '민주당만 빼고'의 연장이다. 감히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된 윤미향만 빼고서다. 윤미향이 대표로 있던 정의연도 빼고서다. 그런데 30년 동안 위안부운동을 주도해 왔던 정대협을 빼고서 위안부운동의 취지를 이어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정대협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위안부운동에 앞장서 온 사정을 아는 놈들이 그런 사실들에 대한 팩트체크조차 하지 않는다.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 민주당만 빼고서 하면 된다. 한겨레와 경향이 검찰과 유착한 진짜 이유일 것이다. 민주당만 아니면 차라리 전두환이 다시 탱크를 몰고 서울시민 절반을 학살해도 한겨레와 경향은 기꺼이 지지해 줄 수 있다. 전두환의 학살마저도 민주당 때문이라면서.

 

아무튼 한명숙 전총리의 뇌물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저들 자칭 진보들의 민주당에 대한 혐오와 증오는 진짜라는 사실을. 무엇보다 노무현 전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자칭 진보의 주류에서 벗어난 이들에 대한 경멸과 혐오는 진심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무려 10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당시 내가 들었던 여전히 회의하고 있던 말들에 대해서도 진실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여기면 지금까지 한겨레와 경향이 보인 행동들도 모두 쉽게 납득할 수 있게 된다. 노무현 전대통령을 자신들의 손으로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었듯 문재인 대통령도 반드시 그렇게 만들고야 말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꺼이 미래통합당의 편에서 그들을 위한 선거운동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과연 한겨레와 경향은 누구를 위해 기사를 쓰고 있었을까?

 

그 과정에서 한명숙 전총리며 조국 전장관이며 윤미향 의원까지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유시민도 잡기를 바랐었지만 안타깝게도 채널A 기자의 어설픈 행동으로 인해 놓치고야 말았다. 과연 채널A의 검언유착과 음해기도에 대해 한겨레가 단 한 마디라도 비판하는 기사를 낸 적이 있었는가. 설사 사실이라 할지라도 윤미향 개인의 횡령 정도로 끝날 사건에는 그리 목을 매면서 국가기관인 검찰이 언론과 유착해서 한 개인을 몰아가려 한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하긴 한명숙 전총리 사건에 대해서도 열심히 검찰의 해명만 받아서 신뢰성이 있다며 정부와 여당의 의도를 의심하는 내용만을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자기들도 공범이니까.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해야 한다는 사명에 불타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부터 한명숙 전총리의 누명과 조국 전장관의 축출, 윤미향 의원에 대한 공격, 그리고 그 사이사이 '민주당만 빼고' 같은 사설들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음해시도같은 것들이. 그 과정에서 과연 자칭 진보라 불리는 인사들이 어디서 어떤 말들을 내뱉고 있었는가. 내가 왜 자칭 진보를 그리도 끔찍히 싫어하며 모든 것을 최악의 악의만을 전제로 해석하려 하는지 이쯤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쓸데없이 들은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은 먹고 사느라 바빠서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한명숙 전총리 뇌물사건이 주는 교훈이다. 물론 이제는 더이상 한겨레와 경향의 자칭 진보라는 타이틀에 속는 지지자나 당원이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자칭 진보란 것들이 떠드는 소리에 현혹되는 바보들이 당 안에 아직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반성한다면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아니라면 단호하게 배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저들은 그냥 다른 정도가 아닌 것이다. 오로지 이쪽을 죽이려 하는 적인 것이다. 이미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힌 바 있는, 그 피를 씻어내지조차 않은 그냥 적이다. 금태섭에 대해서도 강경해야 하는 이유다. 위협이 사라지지 않은 적에 대한 관용은 단지 굴종일 뿐이다. 죽거나, 아니면 죽이거나. 그것이 언론과 민주당 사이에 남은 관계다. 언론은 이미 알고 있다. 민주당만 알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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