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장관 아들 논란 당시 2찍 진보들도 그렇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어떻게 감히 병사따위가 휴가가서 전화로 휴가를 연장할 수 있는가?"

 

그런데 90년대에도 하려면 가능했었거든? 아니 휴가 가기 전에 중대장이며 인사계가 그리 당부하기도 했었다. 휴가 가서 무슨 일 있으면 일단 전화부터 해라. 전화만 하면 어떻게든 부대에서 해결해 주겠다. 하지만 21세기 2찍 진보들이 생각하는 군대란 당장 죽을 것 같아도 복귀해서야 다시 휴가를 연장할 수 있는 곳이었지.

 

이재명 대표가 대선 당시 아내의 부상으로 연차를 쓰자 진중권은 또 그리 떠들었었다.

 

"아니 어떻게 직장인들 따위가 아내가 다쳤다고 연차를 쓸 수 있는가?"

 

술먹고 도저히 출근할 컨디션이 아니어서 오늘 못나가겠다 전화하면 그냥 연차처리 된다. 아예 너무 늦게 일어나서 출근하지 못할 것 같으면 전화로 연차처리하고 나가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그냥 무단결근했는데 알아서 연차로 대체해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인사고과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가 다쳤다지 않은가. 

 

비슷한 맥락이라 보면 된다. 

 

"스타벅스가 서민들이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지 않은가."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다. 아주 오래전이었는데 꽤나 공부 잘한다는 어느 학생을 언론에서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그때 아마 여학생이었을 텐데 그런 말을 해서 꽤나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

 

"공부 열심히 해서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 많이 도와주고 싶다."

 

아니 니가 왜 나를 돕느냐고? 나는 나대로 살거든? 없이 사는 사람도 없는대로 어떻게든 알아서 잘들 살아간다. 가난하다고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런 시각 자체가 가난한 이들을 대상화하는 것이다. 우월감이다. 나같이 잘난 사람이 가난한 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꽤나 나이를 먹고 나서 어느 사회복지과 공무원이 그리 고백하더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 지금 일을 선택했는데 실제 가난한 사람들을 대하니 환상이 깨졌다."

 

가난한 사람은 이럴 것이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란 이런 이들일 것이다. 그러므로 많이 배우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자신이 그런 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내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을 싫어하는 이유다. 근세와 근대 구시대의 기족과 부르주아들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베풀던 자선이 그런 의도에서 이루어졌다. 나와 동등한, 같은 세계에서 공존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보다 열등한 이들을 위한 일방적인 시혜로써다. 그래서 그러한 자신들의 기대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을 때 그들은 오히려 실망해서 분노하고 증오와 혐오을 드러내기도 한다. 위에 말한 사회복지과 공무원의 말도 그런 맥락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딱히 더 선량하거나 더 도덕적이지는 않더라. 그런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회의가 생겼다. 그러니까 가난한 사람들도 사람이라니까?

 

그보다 좀 더 가까운 오래전 과거에 어느 커뮤니티에서 잠시 논쟁이 있기도 했었다. 사는 곳이 달동네였다. 달동네에서 어려운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돕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말이 거칠었다. 원래 그쪽 동네 말이 꽤나 거칠다. 내가 이재명 대표의 여러 문제가 되는 발언들에 대해 그다지 아무 생각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도 그래서 말이 꽤 거친 편이다. 그런데 어째서 말을 그리 거칠게 하느냐고 타박을 놓는다. 정중한 표현으로 특정한 대상을 단정짓고 판단하던 이에 대해서는 그 정중한 표현을 존중하면서도 그에 대해 반발한 그 사람의 거친 표현을 도저히 용납하지 못한다. 살던 환경이 어찌되었든 표현은 자신들의 기준대로 해야만 한다.

 

상대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일반의 상식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도 차별이고 혐오라는 이유일 것이다. 원래 그렇게 살았던 사람에게 자신들만의 방식을 강요하며 그렇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겠다 말한다. 의도하여 그러한 행동을 하는 이들에게 너희들이 내 기준에 맞게 행동하지 못할 것이면 인정하지 못하겠다 떠들어댄다. 노동운동도 자본가들의 입맛에 맞게, 여성운동도 남성들의 요구에 맞게, 성소수자들도 이성애자들에 거슬리지 않도록,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평소 그렇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한다던 놈들이 그렇게 기회가 되자 자신들의 본색을 드러내고 마는 것이다.

 

사실 오래전부터 느끼던 바였다. 어째서 2찍 진보들은 윤석열을 지지했고 한동훈에 열광하는가. 논쟁하던 도중 상대가 지방대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자 그것을 알려 같이 조롱하던 것이 21세기 초의 2찍 진보들의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나 이야기하는데 자기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읽고 알고 있는가 자랑하는데만 여념이 없었다. 현실의 여성을 이야기하니 왜 그렇게 사느냐며 오히려 정색을 한다. 공부만 잘한 찐따 찌질이 새끼들인 탓이다. 그런 우월감에서 괜히 진보인 연 했던 것이지 진짜 진보는 아니었던 것이다. 

 

2찍 진보들이 민주당을 혐오하는 진짜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자신들은 엘리트다. 누구보다 우월하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진보적 가치는 그를 입증하는 증거들이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진보적인 가치를 보다 선명하게 순수하게 고결한 가치로써 추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차별화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차라리 순수한 보수를 선택할지언정 오염되고 타락한 현실적인 노선을 선택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절개를 지키겠다고 고집부리다가 죽음까지 기꺼이 맞았던 조선시대 선비들과 비슷할 것이다. 실제 무언가를 이루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장하기 위해 주장을 한다. 그게 중요하다. 내가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 그래서 현실과 타협하며 실제 무언가를 이루어내려는 민주당을 혐오하면서 기꺼이 보다 순수한 보수의 가치를 주장한다 여기는 보수정당과 협력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말이 옳았다. 윤석열 정권은 분명 좌파 정권이다. 그래서 스스로도 말했을 것이다. 가장 가까운 언론이 경향과 한겨레였다. 대선 당시에도 외곽에서 김건희 여사와 처가에 대한 모든 검증시도를 차단하는데 앞장섰던 것이 정의당이기도 했다. 서로 같은 부류들이구나. 서민은 스타벅스도 가지 못한다. 직장인은 아내가 다쳐도 연차를 쓰지 못한다. 군인은 당장 죽을 것 같아도 복귀부터 하고 휴가를 연장해야 한다. 아마 2찍 진보들도 현역 갔다온 놈들이 얼마 안 될 것이다. 저따위 소리를 지껄이는 것으로 보아서.

 

2찍은 진보다. 진보는 2찍이다. 그냥 외워두면 된다. 2찍과 진보는 둘이 아니다. 최소한 검찰정권 아래에서는 그렇다. 서울대지 않은가. 사법시험도 합격했고. 그러니 자신들과 급이 같다. 상고나온 노무현이나 경희대 출신인 문재인이나 검정고시 봐서 대학 들어간 이재명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순혈 엘리트다. 그래서 2찍 진보다.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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