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선거 때면 당연하게 들던 생각이다. 왜 영입할까? 역사가 오랜 정당이면 각 지역마다 오래전부터 당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던 이들이 있을 것이다. 조금 오래되고 영향력도 있으면 위원장이니 뭐니 감투도 쓰고 있을 것이고, 아니더라도 당의 행사에 얼굴을 내밀며 자기 돈과 시간을 쓰던 이들일 것이다. 그들이야 말로 당의 정체성에 오래전부터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해 오던 이들이 아니었겠는가.

 

사실 그런 이들 가운데 인재를 골라내는 것이 맞는 것이다. 정확히 당에 필요한 인물이라면 설사 영입이란 절차를 거쳤더라도 지구당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난 뒤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생판 살아 본 적도 없는 동네에 낙하산으로 공천받아 내려간다고 얼마나 지역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인가. 얼마나 지역민들과 밀착되어 있을 것인가. 지역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더구나 당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표창원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표창원은 처음부터 민주당과 맞는 인물이 아니었다. 조응천 또한 민주당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 필요에 의해 영입된 경우였다. 그러니까 이소영이니 오영환 같은 나부랭이들이 되도 않는 짓거리를 마음대로 저지를 수 있는 것 아니던가.

 

민주당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며, 민주당의 이념과 지향과 정책과 가치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면서, 오로지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달아보겠다고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출마한다. 오세훈도 원래는 환경변호사였다. 이소영과 같은 과다. 오영환이 소방공무원의 권익을 위해 행동한 점은 인정하더라도 원래 민주당과 같은 이념과 지향을 가진 인물이었는가. 그러니까 잡탕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국민의힘은 오랜 보수의 정체성으로 영입한 인사들을 찍어눌러 동화시키는데 민주당은 워낙 민주적이라 그런 잡탕들이 제멋대로 날뛰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었다. 그 결과 금태섭이니 이소영이니 하는 나부랭이들인 것이다. 공당의 정치인들이 지지자를 무서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우습게 여기고 무시하기 일쑤인 것을 어찌 설명해야 하는가. 김해영이니 박용진이니 하는 무리들을 어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당원이란 오랜 동지들이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온 동료들이고, 또한 자신이 공천받고 당선도 되게 해 주는 고맙고 무서운 사람들이다. 이소영은 지역 당원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못한다. 자신에게 정치헌금까지 해주던 지지자들이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인가 느끼지 못한다. 그보다 더 무섭고 더 고마운 사람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은 아닌가. 이낙연이 바라는 것은 계파별로 나눠먹던 그 시절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라면 지금 그 주위에 있는 썩은 물들에게도 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유인태가 왜 저 지랄인가도 그런 점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이소영 나부랭이들의 지랄을 보면서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따로 영입이 필요없는 풀뿌리 당운영을 보다 체계화시켜야 한다. 지구당에서 오래 활동한 이들 가운데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 후보를 결정한다. 될 수 있으면 지자체에서 정치를 경험한 이들이면 더 좋을 것이다. 구의원 시의원에서 시작해서 도의원도 되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나아가 지자체장이나 능력만 된다면 대통령도 노려 볼 수 있다. 아직 정치경험이 일천한 젊은 신인들을 위해서도 지자체 의원은 매우 의미있는 기회가 되어 줄 것이다.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몸으로 느껴보고 실력을 증명해서 더 높은 자리도 노려 볼 수 있다. 그런 게 기회 아니겠는가.

 

진정 청년들을 위한 대책이 되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청년들이 지구당을 통해 정치경험을 쌓고 중앙정치로 진출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 정치외적인 사회적 지위나 명성이 아닌 오로지 정치인으로서 공동체에 헌신할 기회만 노려 온 청년들을 위해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비해 준다. 한 편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청년보좌관을 일정 이상 채용하도록, 그 가운데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정치도 전문직이다. 교수 출신이, 검사나 판사 출신이 생전 처음 하는 정치에서 얼마나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중앙당에서의 계파보다 지구당에서 풀뿌리 민심을 더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자기가 원래 속했던 지구당에서 당원들이 무엇을 어떻게 고민하고 있는가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민심들이 하나로 모이며 하나의 정당이 된다. 내가 맨날 쌍욕에 증오의 배설이나 하며 사는 인간은 아니란 것이다. 그런 놈들이 있으니 쌍욕을 하는 것이지 나도 생각이란 걸 하며 산다. 먹고 사느라 대부분은 아무 생각 없을 때가 많지만.

 

최고위원을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한다고? 누구의 수작인지 알겠다. 지금 그럴 수 있는 인물은 한 명 뿐이다. 머리가 나쁜 건 아니다.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단지 바뀌기 싫은 것 뿐이다. 오래전 해왔던 방식 그대로, 자기가 알던 사람들이 조언해주는 내용 그대로, 그리고 또다시 등장하는 이름 양정철! 지난 총선 끝나고 느낀 위화감이 이렇게 현실이 되는가. 능력을 넘어서는 야심은 항상 독이 되는 것이다. 위험하다. 지금 민주당은 아주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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