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카투사는 중대가 달라도 당직은 통합으로 선다. 그래서 뭐? 그래봐야 남의 중대다. 매일 얼굴 마주하며 훈련도 근무도 함께 하는 같은 중대가 아니라 다른 일정으로 돌아가는 옆 중대 이야기란 것이다. 그러니까 23일 복귀라는데 25일까지 미복귀인 사실이 정작 당직사병인 자신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은 것일 테지.

 

23일이 복귀일인데 25일까지 복귀하지 않았음에도 당직사병인 자신이 몰랐단 사실부터가 그만큼 중대가 다르면 서로 사정을 알지 못한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23일 복귀일에 복귀하지 않았으면 당연히 난리게 났을 텐데 정작 당직을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그런 사실을 전혀 듣지 못한 채 뒤늦게 미복귀 사실을 알고 전화까지 걸었다. 같은 중대였다면 설사 인원점검을 하지 않았어도 자기 중대원이 복귀하지 않았는데 바로 연락부터 넣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군대 안 갔다와서 모르는 놈들이나 저런 헛소리에 낚인다는 것이다. 굳이 인원점검 안해도 자기 분대 자기 소대에 인원이 비는데 보이지 않을 리 없다. 아무리 외출외박이 자유롭다고 누가 외출나가고 외박나갔는지 같은 부대에 속해 있으니 모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휴가에서 복귀했어야 할 인원이 보이지 않는데 아무도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군대에서 그런 일들이 가능할 것이라 믿는 자체가 어이가 없는 것이다. 만일 이런 일들이 진짜 카투사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미복귀도 문제가 되어서 안되는 것이다. 주말에는 그냥 마음대로 병영을 비워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그러나 카투사도 군대인데 그럴 리 없다는 것이다.

 

25일까지 미복귀인 사실을 뒤늦게서야 다른 중대인 자신이 당직을 서면서 발견했다는 사실부터가 이미 모든 주장의 근거들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중대가 다르다는 의미인 것이다. 하긴 중대가 같았다면 굳이 당직이 아니더라도 23일 당일 같은 중대 소속 다른 병사들과 대화에서 미복귀 사실을 들어 알았을 것이다. 모를 수가 없다. 군대가 그런 조직이 아니다. 그런데 전혀 아무것도 모른 채 25일에야 미복귀를 발견했다는 게 무슨 의미이겠는가.

 

병장회의나 통합당직이나 진짜 한 사람 말을 사실로 만들기 위해 악착같이 가져다 붙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미가 없다. 차라리 의미가 있으려면 다른 중대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23일 복귀 당일 당직을 섰는데 미복귀를 알았다고 하는 것이 더 타당성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주장은 당직사병 자신도 부정한 상태지.

 

직장생활만 해봐도 안다. 다른 부서라도 같은 층에 있으면 사람 한둘 비는 게 보이지 않을 리 없다. 왜 보이지 않는지 이유는 모르더라도 오늘 자리에 없다는 사실 정도는 알게 된다. 군대에서 병영이란 그런 곳이다. 하물며 징병제 국가에서 사병에 대한 통제가 그리 허술하지 않다. 모르면 입이라도 닥치고 있던가. 진짜 우동 먹고 싶어진다. 사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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