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요즘 사람들은 결혼을 꺼리는 것일까?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는다. 기성 세대가 보기에는 이상하다. 그런데 사실 기성세대에 속하는 나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다. 돈이 없다.

 

오래전에는 그냥 살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싸게 구할 수 있는 방들이 있었다. 하긴 그만큼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었다. 세 살면서 아이까지 낳고 기른다? 그래도 집주인과 따로 사는 전세는 되어야 할 테고, 그러면서 넉넉하게 아이들까지 지낼 수 있을 만큼 넓이는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집이 어디 현실에 흔한가.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다. 그런데 주거지란 주거지는 거의 밀어버리고 아파트를 지어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싸게 구할 수 있는 일반 주택은 줄어드는데 대신한 아파트는 끝을 모르고 그 값이 오르고 있다. 그렇다고 그나마 그 가운데 싸게 구할 수 있는 임대주택은 아파트 값 떨어진다는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답이 없는 상황이다. 그냥 결혼하지 말자. 돈도 없는데 그냥 결혼 같은 것 하지 말고, 아이도 낳지 말고 자신들끼리만 있는 돈 쓰며 살자. 그냥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아파트 값 올리겠다 지랄을 해대는 언론이 개새끼들인 것이다. 정치인 놈들도 개 똥같은 놈들인 것이다. 당장 주거가 안정되어야 한다. 결혼해서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이 경제력에 맞게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굳이 자기집이 아니더라도 외부로부터 자유를 침해당하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확실하게 제공될 수 있다면 어떨까. 굳이 전세까지 아니더라도 한 번에 목돈을 들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확실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면 사정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최저임금 기준 한 달 월급이 많아야 200만원이 안되는데 월세는 코딱지만한 방 하나가 40만원을 넘어간다. 진짜 코딱지만하다. 그나마도 주인집과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 사생활적으로 신경쓰이는 것이 많다. 그래도 독립적인 공간으로 구하려면 방이 작거나 아니면 아직 자기 경제력으로는 부담스러운 목돈을 들여야 한다. 차라리 부모가 지원해 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면 전세 구하기도 포기하고 결혼 자체를 말아 버리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나마 결혼해서 아이라도 낳으면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할 텐데 그것은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파트값을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이유이고, 한 편으로 보다 싼 값에 들어가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더 확보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우습게도 바로 출산률 저하를 우려하는 기성세대들이 가장 기를 쓰고 반대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을 위해서 아파트 값은 올라야 하고, 임대주택은 자기 동네 아닌 다른 곳에 지어야 한다. 그런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현실이 지금의 처참한 출산률인 것이다.

 

물론 주거문제만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그냥 여러 이유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으로부터도, 심지어 자신들의 가족들로부터도 독립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친정도 시가도 다 필요없이 자기들끼리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결혼하는 과정에서부터 양쪽 부모들에 시달리며 아예 말아버리겠다. 결혼은 피곤한 일이다.

 

아무튼 주위에 결혼한 사람들도 - 더구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으면 더욱 주거문제에 관심이 아주 많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아파트 값 어떻게든 끌어올리려 발악하는 정치인, 언론인 개새끼들을 욕하면서.

 

예전과 다르다. 단칸방에서 신혼을 시작한다는 것은 너무 버겁고 힘든 일이다. 그런 삶을 기성세대는 살았을 테지만 강요할 수는 없다. 그것은 기성세대의 의무다. 누구의 책임인가. 먼저 깨달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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