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또 면접보러 가는데 오늘 하루만 전화를 몇 통을 했는지 모르겠다. 뭔 일을 하든 전화문의는 상식이다. 핸드폰 없던 시절에도 공중전화로라도 어딜 가든 뭘 하든 먼저 연락해서 묻는 건 기본 가운데 기본이었다. 전화로 묻고, 문자로 묻고, 이메일로 묻고, 당사자가 물을 수도 있지만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또 물어주고. 그래서 뭐가 문제냐고?

 

아들이 아프다. 병가를 내고 나와서 수술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바로 복귀 못할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하면 좋을지 부대장에게 물어서 조치를 취하면 되는 것이다. 부대장이 아니라 그 위의 다른 누군가에 연락해서 그를 통해 해결하도록 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실제 상급자에게 물어서 그로 하여금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묻고 그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밟았다면 그냥 그것으로 끝인 것이다. 그러면 보좌관이 전화하면 부적절하니 추미애 장관이 직접 전화할까? 추미애 장관이나 남편이 전화했다면 문제삼지 않았을까? 아니면 아들이 도저히 자대 복귀를 못할 것 같은데도 정치인이니까 일단 그냥 들여보내고 볼까? 군대 안 간 놈이 이따위로 떠들면 그 놈 무릎도 그 꼴 당하기를 바라 주겠다.

 

통역병 선발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어떻게 선발되는가. 자기 아들도 선발될 수 있는가. 여기서는 그나마 물었다는 사실확인조차 없는 상태다. 그냥 그랬다더라. 자기가 들은 게 아니고 누군가 들었다는 이야기를 내가 들었다. 설사 물었어도 그렇다. 가족이니까 - 더구나 조부모라면 손주 사랑이 지극할 테니 물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추첨이란 말을 듣고 그런가보다 넘어갔다. 청탁이든 압력이든 묻고 난 다음에 액션이 들어가야 성립하는 것이다.

 

비자는 또 어떨까? 딸 유학을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던 도중 비자에 대해서도 외교부에 문의를 넣었다. 그러니까 프랑스 대사관에서 내주는 비자를 우리 외교부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한국 외교부 공무원이 한 마디 하면 프랑스에서 비자도 마구 내주고 하는가? 그냥 전화했다는 사실 하나 가지고 외압이니 청탁이니 몰고 간다. 노자가 맞다. 어떤 일이든 이름을 지어 붙이고 부르기 시작하면 본질과 멀어지게 된다. 아무일도 아닌다 외압이고 청탁이라 몰아가니 스스로 그렇게 여기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까 뭘 어쨌기에 청탁이고 외압이냔 것이다.

 

조건이 괜찮은 것 같아서 이력서를 넣으려 해도 뭐 하는 곳인지 사람은 다 구한 것인지 물어야 하고, 워크넷에서 이력서를 넣기는 했는데 확인하지 않은 것 같아서 한 번 더 내가 이력서를 넣었는데 이런 사람이고 어디 살며 어떻게 이 일에 적합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어필해야 한다. 나는 외압을 행사한 것일까? 청탁을 넣은 것일까?

 

그냥 언론과 야권의 자가발전만 바쁘게 돌아갈 뿐 여론과 동떨어져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제목만 보지 않는다면 사회생활을 아예 하지 않은 사람이 아닌 경우 넘어갈 수 없는 프레임이다. 넘어간다면 그냥 그러고 싶었거나 그것밖에 안되는 부류거나. 20대 남성은 그래서 병신취급 받아도 싸다. 늬들 일이다. 한심한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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