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일반인들도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일관계로 돈을 쓰게 되는 일이 적지 않다. 비품을 산다거나, 혹은 회식을 한다거나, 아니면 어딘가 단체로 여행을 떠난다거나. 속초에서 워크아웃을 가지기로 했는데 마침 그곳에서 숙박업을 하는 지인이 있었다. 기왕에 워크아웃 떠나는 것 아는 사람이 하는 곳에서 하자고 회사돈으로 비용을 지불했다면 횡령이 되는 것인가? 물론 정가보다 더 비싼 돈을 지불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인이라고 할인을 받았다면 회사 차원에서도 비용을 아낀 것이니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어차피 어디선가는 쓰게 될 일이다. 정치인으로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상적 관행일 것이고, 그렇다면 굳이 딸의 가게에서 하지 않더라도 다른 누군가의 가게에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당하게 딸의 가게의 매출을 정치자금으로 올려주겠다고 불필요한 메뉴를 더 시켰거나, 정가보다 더 비싸게 값을 치렀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냥 제 돈 내고 먹었다면 단지 선택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딸의 가게라서 문제라면 단골이라 아는 사람 가게라서 찾아가 돈을 쓰는 것은 괜찮다는 것인가. 그러고보니 이제는 고인이 된 정두언 전의원도 일식집을 냈던 적이 있었다. 정두언과 아는 사람이면 정두언 전의원의 일식집에서 모여서 밥먹는 것도 안된다는 것인가.

 

보아하니 9개월 동안 21차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250만 원 정도 쓴 것이 전부인 듯한데, 나누면 한 번에 10만원 조금 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참석한 기자의 수가 몇 명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양식당이라고 했으니 일반적인 양식당 음식값 수준을 보았을 때 그리 비싼 메뉴는 시키지 않은 모양이다. 한 달 내내 장사해봐야 몇 번 팔지도 못하는 값비싼 요리를 일부러 시켰다면 역시 문제가 되겠지만 일상적인 수준의 메뉴였다면 역시 그냥 통상적인 지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치인들 기자 만나서 담소도 나누지 말아야 할까? 그때마다 정치자금 아닌 개인돈 써야 할까? 그렇게 하는 야당의원 있으면 한 번 보고 싶다. 기자간담회 역시 정치활동의 일환으로 정치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용처 가운데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하다하다 별 걸 다 가지고 의혹이라 지랄이다. 추미애 장관이 기자들더러 강제로 가서 먹으라 시키기를 했는가. 다른 데서 먹으면 다시 볼 일 없을 것이라 압력이라도 넣었는가. 괜히 하지 않아도 될 모임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기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지는 가운데 장소를 그래도 자기가 잘 아는 곳으로 선택한 것 뿐이다. 이러다가는 단골이라서 가게 주인과 잘 아니까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개소리도 나올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출이 얼마나 부당하게 부정하게 가족에게 이익을 몰아주려 이루어졌다는 것인가.

 

이건 뭐 민주당은 이슬만 먹다가 굶어 죽으란 소리나 다름없다. 아들 무릎수술 받고 회복이 안된 상태인데도 병가조차 연장해서는 안되고, 아니 병가를 쓴 자체가 문제가 되는 지경이다. 정치인이라면 다 하는 간담회 법이 허락한 범위 안에서 정치자금 쓰면서 단지 장소만 가족이 하는 업소로 정한 것도 문제가 된다. 이건 법적인 문제는 커녕 도덕적인 문제조차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 이상의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파스타 시켰더나 1인분에 10만원이라더라, 다 썩은 쇠고기 스테이크가 20만원 쯤 나온다더라. 언론이 개새끼란 것이다. 넘어가는 건 버러지 새끼들이고.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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