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른바 조국사태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역시 박근혜의 무고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는 것일 게다. 당연하게 조국 전장관과 가족에 대한 의혹과 혐의들에 대해 굳이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대입하여 비교하는 주장들이 차고 넘쳤기 때문이었었다. 조국은 우병우고, 정경심은 최순실이며, 딸 조민은 정유라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를 비교하면서 이명박에 대한 재평가까지 시도하고 있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역시 그렇게 박근혜의 선거개입과 빗대어 설명하려는 이들이 많았었다. 박근혜와 문재인은 같다. 문재인도 박근혜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하고 있는 적폐청산이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무엇보다 박근혜를 탄핵하고 정권을 바꾼 이유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러니까 박근혜는 무고하고 탄핵은 잘못되었으며 문재인 정부는 불의하게 정권을 찬탈한 것이다. 당연하게 불의한 정권을 되돌려 원래의 주인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래서 결국 열심히 검찰이 조국 전장관과 일가족을 수사한 결과 기소한 내용들이 고작 잡범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에 대해서도 검찰이 열심히 기소는 해 놓았는데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잡범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래서 더욱 박근혜의 무고설은 힘을 얻는다. 박근혜도 이명박도 따지고 보면 그런 수준의 잡범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이미지를 노리는 것이다. 박근혜와 문재인은 같고, 박근혜의 죄도 문재인 정부의 죄와 같다. 저들이 자꾸 문재인 정부에 대해 박근혜의 국정농단의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이유인 것이다.

 

진중권이 굳이 최강욱이 법무부로부터 발표자료를 받아서 SNS에 올린 것을 두고 국정농단이라는 극단적인 어휘를 사용한 이유일 것이다. 진중권의 뒤에는 누가 있을까? 당연히 경향과 한겨레가 있다. 그러면 경향과 한겨레는 누구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을까? 최근 정의당이 열심히 윤석열의 편에서, 그리고 미래통합당의 입장에서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는 것을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그래서 말하지 않았는가. 자칭 진보들은 차라리 이명박근혜가 더 좋았다.

 

당연하게 이명박근혜 때야 그냥 정부 욕하며 입으로만 떠들어도 되었던 것이다. 입으로만 떠들어도 모두가 좋아하며 반기고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말 뿐만 아니라 행동도 뒤따라야 한다. 구체적인 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같은 진보로 불린다는 이유만으로 문재인 정부가 받는 비판까지 함께 받아야 하는 경우마저 생긴다. 그래도 같이 욕먹어가며 함께 싸워나갈 수 있는 용기와 의지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원래 그럴 수 있는 부류들이 아니다. 남에게 똥물은 끼얹어도 자기 몸에 먼지 하나 묻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 점에서 그냥 입으로만 떠들면 되었던 이명박근혜가 그들에게는 얼마나 그립고 고맙겠는가.

 

한겨레 강희철도 고백했었다. 아예 문재인 정부 임기 초기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들을 향해서 덤비라고 도발까지 한 바 있었다. 민주당만 빼고. 그래서 민주당 빼고 누가 의회에서 다수당이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것이 경향일보의 본심이고, 경향일보를 편들던 한겨레와 정의당 등 자칭 진보들의 속내였던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박근혜의 잘못을 희석시키려 현직 국회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사전에 기밀도 아닌 보도내용을 입수한 사실마저 박근혜 정권에 빗대려 시도하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그냥 가만히 있다가 감이 굴러떨어진 꼴일 테고.

 

진중권과 정의당이 완전히 갈라섰다 믿지 않는다. 원래 저쪽 동네가 그런 동네다. 지금 서 있는 곳이 다르다고 완전히 틀어지거나 갈라선 것이 아니다. 다시 미래통합당이 정권을 잡고, 수구세력이 집권한 아래에서 그저 입으로만 한 몫 하기를 바라면서. 그래서 자칭인 것이다. 실제 행동으로 무언가를 이루려는 노력을 보였던 적이 없었으니. 그냥 주장만 한다고 행동이 아니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하고 타협하며 합의를 이끌어내는 그 과정이 노력인 것이다. 의미없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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