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과 관련해서 정의당은 국민의힘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었다. 정의당이 국민의힘을 '노동존중의 정당'이라 부르게 된 것도 바로 중대재해법에 대한 입장이 같아서였었다. 민주당의 법안에 대해서는 한 번도 지지입장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아마 박주민의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었어도 정의당은 무슨 트집을 잡아서는 비판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이 부족하고 이런 부분이 잘못되었다. 물론 국민의힘의 법안에 대해서는 그런 입장 자체가 없었다.

 

언제나 그랬었다. 내가 자칭진보의 비판은 그냥 무시해도 좋다고 말한 이유다. 최저임금인상, 어떤 이유를 들어서는 항상 비판하고 반대만 하고 있었다. 근로시간단축에 대해서도 아무튼 이유를 찾아서 비판하며 반대하는 입장만 취하고 있었다. 이래서 문제고 저래서 문제고 그러므로 정부와 여당의 정책과 법안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여론에 밀려서 정부와 여당이 조금이라도 후퇴하면 후퇴했다고 또 지랄지랄 욕을 해댄다. 그렇게 대통령 지지율 떨어지고 민주당 힘빠지라고 허구헌날 욕하다가 그래서 정부와 여당에서 각계의 반발과 요청을 받아들여 후퇴한 법안을 내놓으면 또 타협했다고 지랄지랄 욕을 해대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반발과 요구에도 법안을 밀어붙였을 때 그 필요와 정당성을 제대로 인정한 적이 있기나 했었는가. 그때는 또 독재다 독주다 욕하기 바쁘다.

 

원래 정부의 역할이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정부들은 보수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모든 분야 모든 계층의 이해를 조화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노동자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입장도 아예 무시할 수 없다. 그런때 정부가 일관되게 강경한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국민의 여론일 텐데, 아다시피 그 여론전에서 자칭 진보가 정부의 입장에 손을 들어 준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자신들이 평소 주장하던 탈원전마저도 원전폐쇄에 정부의 부정과 범죄가 숨어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검찰수사를 지지하는 것이 지금 자칭 진보의 현실이란 것이다. 그래서 의미없는 것이다. 지금 통과된 법안들이 형편없이 축소되고 후퇴되어 있다? 박주민 법안으로 통과되었어도 어차피 욕하는 것은 똑같았을 것이란 점이다.

 

사회적참사특별법의 통과과 관련해서 경향일보의 만평이 어떻게 사실을 왜곡해서 전달했는가를 그래서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세월호 유족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하는데도 그냥 입장을 고집하고 있었다. 어찌되었거나 자신들은 정부에 반대해야 하고 민주당을 비판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노동존중 정당이고 조선일보는 여성존중 언론이다. 그게 자칭 진보의 입장이지 않은가.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순간 탈원전도 정권차원의 범죄다. 때로 동의도 하고 지지도 하고 해야 비판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허구헌날 모든 사안에 대해 반대만 하는데 새삼 비판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냥 습관이다. 그냥 원래 자칭진보가 하던 일을 반복하는 것 뿐이다.

 

어차피 민주당은 주류정당이다. 자기들이야 말로 주류진보라 생각하는 자칭진보들은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원래 민주당 자체가 대한민국의 주류기득권 중 일부가 모여 만든 주류정당인 것이다. 그나마 이념적으로 주류좌파와 주류우파는 물론 그저 국회의원 배지 하나 바라보고 전재산 때려넣어 정치를 해보려는 놈들까지 죄다 모여 있는 곳이 바로 민주당인 것이다. 그래서 그 가운데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한다. 민주당 구성원 가운데 최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민주당의 정책들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평소 발언을 보면 인도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원칙주의자이기는 하지만 상당하 성향이 보수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조금씩 현실로 최대한의 동의와 합의 아래 이루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정당이고 주류정당으로서 민주당이 가지는 의미인 것이다. 개같고 좆같아도 적당히 타협하면서 이루어지는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정의당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녹색당과도 다르다. 그럼에도 같은 정당이고 최소한의 정치적 목적과 지향을 함께하고 있기에 때로 반발하고 때로 다투면서도 결국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다. 그게 바로 현실정치라는 것이고 책임정치란 것이다. 그저 자기 고집만으로 반대만 일삼는 동호회 무리들과 차별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하물며 수구와 결탁한 자칭진보가 타협을 비판하는 걸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옳겠는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현실과의 타협을 비판하려면 정의당은 먼저 국민의힘과 검찰과의 결탁을, 한겨레와 경향은 조중동과의 야합부터 끊어야 할 것이다. 진정 국민의힘이 노동존중의 진보정당이고 조중동이 여성존중의 진보언론이라 여겨서 그러는 것인가.

 

아무튼 자칭 진보가 뭐라 떠들든 들을 이유도 가치도 의미도 아무것도 없다는 이유인 것이다. 어차피 뭘 어떻게 하든 트집잡아 욕할 놈들이니 저놈들 보기 좋으라고 애써 노력할 이유도 없다. 더구나 아무리 욕해봐야 영향력이란 1도 없는 정당이다. 욕하는 이유라는 것도 조중동이 싣기 좋고 국민의힘이 이용하기 좋으라고 욕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게 바로 자칭 진보의 현실인 것이다. 진중권과 서민과 홍세화를 보라. 류호정과 장혜영을 보라. 뭐가 다를까? 웃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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