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봤네. 주 52시간제 폐지를 20대 남성 가운데 44%나 찬성했구만. 역시 실제 직장에서 월급 받으며 일하다 보니 30대는 또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하지만 아마 물어보면 그래도 자기들 하는 일 빼고는 52시간제 폐지가 옳다고 대답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확신해 본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 52시간근로제를 강화하고 최저임금 인상한다 했더니 가장 강하게 반발했던 것이 바로 그들 세대였으니. 공부 안해서 그딴 일 하는 것들 더 적은 돈 받고 더 오래 더 고통받으며 일하는 게 공정이라던 게 바로 그들 2030 남성들이었다. 진짜 아주 징하게도 싸웠네. 지들도 최저임금이나 받는 주제들이면서.
일단 보수정당 지지한다고 죄다 주 52시간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주 52시간제에는 찬성하면서도 여가부폐지 하나만 바라보고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놈들이 그 이상이었다. 민주당은 페미이기 때문에 페미에 반대하기 위해서 보수정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놈들도 내 주위에 차일 정도로 많다. 최저임금은 올려야겠고 주휴수당도 받아야겠지만 그러나 중국과 북한이 싫기에 보수정당을 지지한다. 그런데도 주 52시간제 폐지에 찬성하는 여론이 절반 가까이 나온다. 2030 남성들이 보수화된 것은 아니라는 어떤 사람들의 주장을 바로 반박해주는 결과일 것이다. 그런 변수들을 감안하면 여전히 현정부와 여당의 가장 든든한 지지기반은 6070에 이어 2030 남성들이었을 테니.
내 주위에도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도 있다. 자기들도 최저임금받고 일하면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안된다. 주 52시간제로 인해 일하고 싶은데 더 일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 주휴수당은 놀며 받는 돈이니 공정하지 않다. 무엇보다 정규직은 - 즉 무기직은 해고가 자유로워야 한다. 이해는 한다. 그 사람은 아직 기간제 계약직이라. 무기직 되고 나서도 같은 생각일까는... 아, 있구나. 자기도 무기직인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 꼴보기 싫다고 다 잘라야 한다는 사람이. 바로 이런 게 정치적인 신념이라는 것이겠지. 그래서 이데올로기라 하는 것일 게다. 그런 놈들이 지금 정부를 만들고 아직도 지금 정부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열심히 안해서 그런 일 하는 사람은 더 고통스럽게 더 힘들게 더 어렵게 더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과 비교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정이다. 자식새끼들도 가난하다고 특혜받을 생각 말고 더 열심히 노력한 부자들과 같은 기준으로 경쟁하는 것이 공정인 것이다. 출산장려를 위해 아이를 가진 부모들을 위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까지 보장하는 것을 아이없는 사람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것들이니. 그래서 MZ인 것일까. 딱 그렇게만 일하게 시켰으면 속이 다 시원하련만.
너무 뻔한 조사결과라 그다지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반대한 50%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생겼다. 20대 남성 가운데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런데 또 내 주위를 돌아보니 그렇다고 뭐 특별히 다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 즉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주 52시간이 지켜졌으면 좋겠다. 원래 그랬었으니. 그러려니 하는 중이다. 워낙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