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총선 앞두고 나 역시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아니 대부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공통된 인식이었을 것이다. 총선의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여부가 아닌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가가 결정될 것이다. 심상정이 아무것도 없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언론 받아쓰기 좋으라고 탄핵이란 말을 입에 올렸겠는가 하는 것이다. 당시 미래통합당의 원내대표였던 심재철 역시 여론의 눈치따위 보지 않고 당당히 탄핵을 언급하며 총선승리를 자신하고 있었다. 그 뒤에 누가 있었겠는가?

 

그래서 임미리도 벌써부터 '민주당만 빼고' 같은 칼럼을 썼던 것이었고, 경향일보 역시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한 칼럼을 당당히 지면에 싣고 있었던 것이었다. 명백히 현행 선거법을 어긴 칼럼의 내용에 반발하는 민주당을 보수언론과 손잡고 압박하던 자칭 진보언론들을 떠올려 보라. 홍세화가 지금 와서 한겨레가 감히 한동훈을 곤란하게 만들 칼럼을 지면에 실었다고 발광하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진중권이 벌써부터 유시민이 신라젠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떠들던 근거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었다. 총선에서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자신들이 보수진영과 손잡고 민주당을 포위하여 내부의 반란자들로 하여금 대통령 탄핵에 동참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시민도 180석을 굳이 언급했던 것이었다. 그 정도가 아니면 지금 문재인 정부의 위기를 극복할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벌써부터 그런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쩌면 작년 패스트트랙 정국부터 자칭진보는 검찰과 손잡고 그같은 계획을 추진해 왔던 것인지 모른다. 그렇게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중요했다면 정의당 역시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연합정당에 동참했어야 했다. 아니 오히려 정의당이 주도하여 소수진보정당들이 민주당의 높은 대중적 지지에 힘입어 보다 수월하게 원내에 진출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도왔어야 했었다. 하지만 정의당은 소수정당의 원내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을 낮추겠다는 애초의 의도보다 형식에 집착하여 민주당을 공격함으로써 오히려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명분만 강화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만일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정의당의 집착이 단지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검찰개혁법안의 처리를 늦추기 위한 계획된 사보타주였다면? 정의당이 검찰개혁법안의 통과를 어떻게든 최대한 늦추기만 하면 검찰이 청와대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기소까지 함으로써 완전히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실제 당시 정의당이 너무 무리한 요구를 많이 해서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가 많이 늦어졌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지방선거에서 불법적인 선거개입을 했다면 탄핵요건이 되고 민주당 내부 반란표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탄핵도 가능하다. 

 

추미애 장관에 의해 검찰인사가 이루어지고 부랴부랴 허술한 공소장으로 청와대의 선거개입에 대해 기소부터 하고 본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었던 것이다. 아직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밑밥부터 깔아두고 총선의 결과에 따라 이를 활용해서 대통령을 탄핵해 보겠다. 총선결과 민주당이 패배하거나 최소한 비등한 결과만 나와도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그리고 민주당 내부의 반란표를 더하면 얼마든지 대통령 탄핵도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청와대를 상대로 수사를 했던 것이었고, 수사하는 것도 아니면서 언론플레이를 하며 청와대를 망신주었던 것이었고, 여기에 청와대 관계자를 엮을 또 하나의 올가미로써 신라젠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진중권의 귀에까지 그 내용이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런 내용들을 진중권 혼자서만 들었겠는가 하는 것이다. 김경률과 권경애와 홍세화 나부랭이들은 어째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검찰을 위해 자기 한 몸 바치려 드는 것일까.

 

박원순 시장이 돌아갔을 때 그 죽음을 모욕하기 위해 누가 누구와 손잡고 있었는가 보면 답은 나오는 것이다. 원래 유시민을 잡고 대통령까지 탄핵하기 위해 뒤에서 연대하던 이들이 꿩대신 닭이라고 박원순이라도 잡아서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에 조금이라도 타격을 줘야겠다 나선 것이 이른바 박원순 성추행의혹이란 것이다. 지금껏 수많은 미투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단지 고소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정사실로 만들고 단순히 의문을 제기한 자체만으로도 2차가해라며 낙인을 찍어대는 경우는 보지 못했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2차 가해라는 말로 난도질을 해 버린다. 덕분에 계약직이던 한 방송인이 방송을 접어야만 했었다. 여성 방송인들의 열악한 처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도 전혀 돌아보지 않는다. 무슨 이유에서겠는가.

 

우연은 없다는 것이다. 검언유착을 권언유착의 프레임으로 바꾸기 위해 KBS는 의도적으로 오보를 내고 있었다. 하어영이 오보 같지 않은 오보를 냈을 때도 윤석열은 그를 고발함으로써 자신과 한겨레가 한 몸이 아님을 보여준 바 있었다. 별 사소한 일로도 개소리를 지껄이던 언론노조가 그때만은 조용했었다. 이번에 한동훈이 KBS 기자를 고소했을 때도 언론노조는 침묵하고 있다. 그래서 무려 검찰총장이 직접 고소했는데 하어영이 한 번이라도 검찰조사를 받았었는가. 정연욱을 비롯한 KBS의 기자들은 한동훈이 요구한 5억의 배상금을 지급하게 될 것인가. 오히려 한동훈을 위해 절호의 반전의 기회를 제공한 당사자들인 것이다. 바로 김경록PB의 인터뷰를 왜곡해서 검찰의 입맛에 맞게 프레임을 짜서 내보낸 당사자들이 바로 KBS였다는 것이다. 그냥 우연의 일치라기에는 모든 것이 딱딱 아귀가 맞아 떨어진다.

 

어째서 언론은 그토록 금태섭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었는가. 총선의 결과에 따라 문재인을 탄핵하는데 필요했을 소중한 한 표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벌써부터 검찰을 중심으로 자칭 진보와 보수가, 정치권과 언론이 한 몸이 되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위기상황에서도 의도된 오보로 정부의 방역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해 모든 언론이 하나가 되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래서 자신감이 붙었던 것이었다. 지금처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이 깊으면 총선의 결과는 보나마나다. 어차피 문재인은 이미 죽은 목숨이다. 심상정이 심재철의 주장을 받아 탄핵을 이야기한 이유였었다. 그리고 그 전말을 지금 조국 전장관이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야 말로 그를 위한 검찰의 밑밥이었다. 검찰이 그림까지 완성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어떻게든 불씨를 살리려 선거에 개입하려 한 것이 검언유착의 빌미였었다.

 

설마 아직도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정의당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남아 있을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정의당에 희망을 가지는 사람이 남아 있을 것인가. 같은 수사심의위의 결정인데 이재용과 한동훈은 전혀 다르다. 이재용은 잘못된 결정이지만 한동훈은 정당한 결정이었다. 그를 비판하는 한겨레야 말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 필사적이다. 홍세화가 갑자기 판단이 흐려져서 저러는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얼마나 원통했을까.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진중권은 지금 전광훈과 같이 놀려 하는 모양이더만.

 

조국 전장관 덕분에 몇 달 전 총선을 앞두고 필사적이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고 말았다. 그래서 실패했다는 것이다. 자기는 패배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더 버텨보겠다. 앞으로도 기회를 더 노려보겠다. 버리지 말라는 소리다. 이제 보니 윤석열의 진짜 민주주의 연설이 참 구차한 내용이었었다. 자기만 믿고 모두가 판을 벌려 놨는데 정작 아무런 결과도 내놓지 못해 모두가 곤란해지고 말았다. 윤미향과 박원순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보수만 보지 말라는 것이다. 미래통합당만 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조국 전장관의 딸은 여성이 아니다. 자칭 진보와 여성주의자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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