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당시 지지자들이 열린우리당에 바라던 것들이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 지지자 가운데 상당수가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에 표를 주었던 것이기도 했다. 이후 선거 때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진보정당 투표가 나타난 이유였다. 그러니까 보다 왼쪽에 있는 진보정당이 보수일변도인 거대양당과 정부를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견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도 보수정당을 지지할 수는 없으니 민주당을 지지하기는 하는데 하는 짓거리가 너무 한심하다. 심지어 박근혜가 당대표로 있는 동안 정당의 시스템 자체만 놓고 보면 한나당,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더 선진적으로 여겨질 정도였었다. 보수정당의 대안으로서 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정책과 법안들을 앞세워 대한민국에 또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허구헌날 끌려만 다니다 기회만 되면 야합하기에 바쁘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오히려 중도적인 입장에서 두 거대양당을 조율해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서 개혁아젠다를 던지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야합해서 그를 막아서는 상황이 거의 반복되다시피 했었다. 대통령이 약속했던 개혁들은 오히려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의해 거의 저지되고 정작 대통령만 극단적이라는 오명 아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었다. 저런 새끼들을 내가 지지해야 하는가? 그래서 보다 선명한 진보적인 정책들을 앞세운 진보정당에 기대를 걸고 표를 주는 사람들도 나왔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 민주노동당이 정작 국회로 들어와서 누구와 손을 잡았더라?

 

민주당 지지층의 진보정당 투표는 노무현 정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전까지는 진보정당에 대한 순진할 정도의 기대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당시 민주노동당의 득표율이 꽤 나오기도 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에 투표하면 보수정당에 맞서 이 나라를 보다 진보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대안이 생기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존재가 민주당을 보다 진보적으로, 나아가 한나라당과 차별되는 보수로 자리잡도록 해 줄 것이다. 그런데 그 민주노동당이 수구인 한나라당과 손잡고 노무현 정부를 공격하는데 앞장서고 있었다. 아마 아직도 진보에 기대를 걸고 있는 대부분은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추락에 대해 노무현 정부에 책임을 묻고 있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실패했으니 진보정당들도 지지율이 추락했다. 그런데 어째서 이후 진보정당들은 그때의 지지율을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진보정당에 투표해도 이 사회의 진보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방해만 된다. 그나마 심상정과 노회찬이 민주노동당을 박차고 나와 진보신당을 만들었을 때든 새롭게 기대를 가지기도 했었다. 유시민까지 합류해서 통합진보당을 만들었을 때도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나고 있었다. 주사파놈들과 결별하고 다시 정의당으로 떨어져 나왔을 때도 유시민이 있으니 그래도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그러나 결과는 공수처법에 반대하고, 문재인 탄핵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을 노동존중의 정당이라 찬양하는 국민의힘 전위대의 모습인 것이다. 김학의 출국금지시켰다고 이성윤 고검장의 승진에 반대하고, 수명 다한 원전을 가동중단시켰다고 국정감사에서 따지겠다는 것이 당시 정의당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최저임금인상도, 근로시간 단축도, 대체공휴일도, 중대재해법도, 모두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고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만 공격했었다. 중대재해법을 두고 그렇게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던 놈들이 정작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며 찬양하던 모습을 떠올려 보라. 2022년 대선에서도 심상정과 정의당은 오로지 이재명만 공격했을 뿐 윤석열 당시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거의 전혀라 해도 좋을 정도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 유권자로서 이런 모습들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하게 되었을까?

 

조국신당의 돌풍은 바로 그같은 기존의 진보정당에 대한 실망의 결과인 것이다. 보다 선명한 것을 바란다. 보다 분명한 것을 바란다. 그를 통해 대한민국을 보다 선명하고 분명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대안을 요구한다. 그래서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 같은 중도적인 위치의 정당들이 지리멸렬하고 마는 것이다. 중용에 대해서 쓰면서 말했었지만 중도란 반드시 둘 사이의 중간을 가리키지 않는다. 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또다른 지점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도저도 아닌 애매함보다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선명함과 분명함을 요구한다. 그쪽이 더 이해하기에도 받아들이기에도 쉽고 편하다. 돌이켜보면 그런 이유에서 국민의힘의 돌풍 역시 안철수가 주장한 새정치라는 아젠다가 큰 역할을 했을 터였다. 차라리 윤석열 정부에 대해 보다 분명한, 거대정당으로서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들을 아예 생각지 않는 과감하고 솔직한 태도와 입장들이 시민들의 흥미를 잡아끌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라면 최소한 다른 정당에서와 같은 답답함은 없겠다. 특히 민주당에 만족하지 못하는 보다 진보적인 성향의 유권자라면 말할 것도 없다.

 

말하자면 지금 조국신당에 대한 돌풍이라고 여길만한 시민들의 거센 지지는 어쩌면 원래는 정의당에게로 갔어야 지지일 수 있을 지 모른다는 것이다. 보다 왼쪽에서 보다 선명한 위치에서 보수정당과 맞서서 민주당을 보다 분명한 방향으로 이끌었어야 할 대안세력으로써 정의당이 누렸을 수 있는 지위를 지금 조국신당이 누리고 있는 것일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그동안 민주당에 대한 답답함이나 목마름이 컸었는데 다른 대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지지해야 했던 유권자들이 다른 선택지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 어째서 정의당은 그같은 선택에서 제외되고 있었는가. 민주당 2중대 싫다고 국민의힘 전위대 역할을 하던 과거를 돌이켜보라는 것이다. 이 사회를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진보정당이 수구적인 정당에 힘을 실어주며 그나마 이루어지던 알량한 진보마저 다시 원점으로, 아니 아예 후퇴토록 만들고 말았다. 그런 정당이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조국신당의 약진을 보면서 진보정당들이 반성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민주당에 대해 더 선명한 진보적인 색채를 띄기를 바라는 지지자들이 어째서 진보정당을 그 대안으로 여기지 않는가. 그나마 비례에는 진보정당에 표를 주던 유권자들이 아예 민주당이 주도한 연합정당에조차 표를 주기를 주저하고 있는가. 저 새끼들은 진보가 아니다. 이 사회의 진보를 위해 오히려 해악만 끼치는 놈들이다. 그래서 내가 한국 진보들을 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자칭을 붙여 부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자칭 대신 2찍이다. 수구진보다. 수구를 지지하고 수구를 지향하는 진보다. 심상정, 홍세화, 김규항, 강준만, 진중권, 기타등등등등... 그런 놈들을 지지하느니 차라리 조국신당을 지지하겠다. 모른다면 병신이고 안다면 씹새끼들이다. 물론 대부분은 병신씹새끼들일 것이다. 더불어 병신쌍년들이거나.

 

어째서 대중은 조국의 신당이 열광하는가. 어째서 심지어 조국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 결과까지 보이고 있는가. 그런 점에서 선거에서는 연대하되 민주당과 합당은 없다는 조국의 천명은 크게 도움이 되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민주당이 아닌 다른 대안을 필요로 한다. 그동안 민주당에 불만족하던 지지자들을 위한 대안일 터다. 오랜 기다림이다. 2찍 진보새끼들만 모른다. 자신들이 뭘 버리고 뭘 차냈는지. 한심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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