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지지란 자신의 정치적 지향에 따른 기대의 결과다. 즉 내가 어떠한 정치적 지향을 가지고 있으니 그를 이루어 줄 수 있는 대리인으로서 그와 가장 가까운 정치인을 선택하여 동지로써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지간해서 자신의 정치적 지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정치인에 대한 지지를 거두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 사소한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개인으로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정치적 목표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치적 지지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적이나 혹은 언론을 통해 드러나는 사소한 문제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일관되게 드러내 보이는 정치적인 목적과 지향성인 것이다. 여전히 그에 대한 공감대와 기대가 있는 이상 정치적 지지를 쉽게 거두지 않는다. 물론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당연히 갈아타야 할 것이다. 이낙연에서 이재명으로 옮겨갔던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선택이 그러했다. 이낙연이 더이상 자신들의 정치적 지향을 대신해서 이루어줄 수 없을 듯하자 그와 가장 가까운 대안으로서 이재명을 선택한다. 당연하게 반대편에서는 그에 맞는 정치적 지향에 따라 자신의 지지를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 누가 자신과 더 가까운가.

 

그에 비해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는 개별적인 사안에 일일이 반응하는 경우란 대개는 그같은 정치적인 지향이 없는 경우들일 것이다. 정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뚜렷한 방향성이 없기에 개별의 사안들에 대해 순간적으로 반응하고 그에 매몰되게 된다. 한두가지 문제가 있으면 그것이 전체가 되고 결국에 특정인에 대한 부정과 아직 그런 사실들이 드러나지 않은 신인들에 대한 환호로 이어진다. 이른바 정치인은 단지 도구고 수단이라는 주장이 안철수부터 윤석열까지 정치신인에 대한 열광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것이다. 마음에 안들면 쓰다 버리면 그만이기에 아직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은 신제품에만 - 그것도 언론이 제공한 이미지만 가지고 무지성적으로 달려든다. 그래서 정치적 지향을 가지고 지지하는 지지자들을 비웃는 자칭 중도들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었다.

 

문재인은 이래서 싫다, 이재명은 이래서 안된다, 그래서 정치인으로서 아무것도 보여 준 것이 없는 신인을 단지 이미지만으로 소비한다. 사실 도구나 수단이라 하지만 그것도 다 손에 맞는 것이 있다. 하다못해 볼펜도 오래 쓰는 사람은 자기 손에 맞는 것을 써야 한다. 망치도 손에 맞지 않으면 자칫 다칠 수 있다. 손에 잘 쥐이고 무게중심도 맞고 무엇보다 나에게 익숙해야 한다. 믹스커피 먹던 시절 항상 물을 끓일 때면 양은 냄비에 끓여 타먹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그쪽이 내 입맛에 맞다. 비싼 칼인데 영 맞지 않으면 오히려 아예 칼질도 잘 않게 된다. 그런데 그것도 많이 해 본 사람이나 그런 것이지 아무것도 모르면 그냥 좋다는대로 오히려 자기가 맞춰서 쓰게 된다. 그것이 과연 현명한 것인가.

 

정치인에 대해 항상 모든 면에서 만족할 수는 없다. 정치인 또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그런 자칭 중도들이야 말로 정치인을 이상화 신격화하는지도 모르겠다. 완전무결한 무오한 인간만을 추구하며 그렇지 못한 이들을 아무렇지 않게 제사용 인형처럼 내던지고 짓밟바 버리니. 그래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인들만을 쫓는다. 아마 그래서 그런 다수가 이준석을 따라다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준석이야 말로 아직까지 보여준 것 하나 없이 그런 자칭 중도 2찍 남성들의 지지만으로 지금 자리에 오른 인물을 터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준석처럼 언론이 잘 포장해주는 정치인도 없다. 아니 언론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정치인이 없다. 심지어 진보를 자처하는 한겨레마저 이준석의 발언에 대해 검증하고 비판하기보다 그저 옮겨적기에 바쁘다. 그래서 사실상 말 뿐이다. 드러난 것 없이 말만 많은 정치인이기에 그 말만으로 저들은 정치적 지지를 선택한다. 이준석을 한심하게 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욕하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흠결 많은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욕하는 그 심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정치인은 초인이 아니다. 맞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인간적이고 개인적이고 지엽적인 오류와 잘못들에도 여전히 일관된 지향성을 확인하는 한 지지를 이어가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문제들 때문에 과도하게 반발하여 다른 대상을 찾는 태도야 말로 인간 이상의 어떤 존재를 바라는 태도가 아니겠는가. 더구나 그런 선택의 결과가 윤석열이고 이준석이라면. 아니 심지어 이준석을 믿고 윤석열을 지지했다는 놈이 그따위 소리를 하고 있으면 그를 어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아무튼 자기는 정치적 지지가 없다고 지지자를 비웃는 자칭 중도들 보고 있으면 한숨부터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지지하지 않기에 선택한 것이 윤석열이었다. 아무도 지지하지 않아서 이준석을 보고 윤석열을 찍었다. 지금은 이준석만한 정치인이 없다며 빨아주느라 열심이다. 그것을 자신은 합리라 중도라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병신들이라는 것이고. 2찍은 정신병이다.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중도란 더 치열하게 자신의 지향을 추구하는 것이지 그저 중간에서 잘난 척 심판자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니다. 어째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는가. 바로 네놈들 때문이다. 환멸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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