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돈벌게 해주고 싶어 알고 있는 정보를 흘린다. 어떤 정보이겠는가? 당연히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돈버는 정보일 테고, 그 다음이 돈을 잃지 않게 하는 정보일 것이다. 더구나 WFM처럼 단기간 급격하게 주가가 올라갔다 아예 상장폐지 상황에까지 이른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5천 원 하던 주가가 7천 5백원까지 단기간 올랐다가 500원으로 아예 폭락했다면 뭔가 이상하다 느꼈을 텐데 검찰은 아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않고 있었다. 뇌물이었다면서? 대가를 바라고 흘린 정보였다면서?
거꾸로 뇌물을 받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기껏 앞으로 크게 오를 것이란 말만 믿고 몇 억이나 들여 주식을 샀는데 파는 타이밍을 놓쳐서 폭락했다.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자기 앞으로 오기로 한 돈과 선물이 말 그대로 한 순간에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뇌물을 대가로 약속했던 것은 물론이고 아예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보복하겠다 나서지 않으면 다행인 것이다. 주식이 오를 정보는 주고 내릴 것에 대비한 어떤 경고도 조언도 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본전은 찾을 수 있게 때를 놓쳤더라도 팔 수 있도록 조언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런 정보를 빼놓고 비공개정보를 이용했다? 주가조작을 하는데 주식이 오를 정보만 주고 떨어질 정보를 주지 않았다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무자본 M&A 세력에 편승해서 이익을 취하려 했었다. 그 이익은 조범동이 전한 비공개정보로부터 나왔다. 그러면 무자본 M&A란 무엇인가. 한 마디로 털어먹기다. 기업 하나를 인수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아예 껍데기까지 모두 털어먹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가조작도 당연하게 일어난다. 검찰이 말한 무자본 M&A세력이 작업중이던 기업의 주식을 삼으로써 정경심 교수가 부당하게 이익을 얻으려 했다는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가조작이면 주식이 떨어지는 때가 있을 텐데 그런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긴 그래서 정작 정경심 교수의 공소장에도 주가조작이니 무자본M&A니 하는 말은 거의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언론 역시 WFM의 주가가 500원 수준이며 사실상 상장폐지 직전 상황이라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다. 그래야 정경심 교수를 범죄자로, 조국 전장관을 공범으로 만들 수 있을 테니까.
여전히 검찰과 언론은 한 몸인 것이다. 나도 뉴스공장을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김어준 역시 제보자X의 말이 아니었다면 아마 상당기간 그 부분까지 신경쓰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악랄하고 교묘하다. 장용진 기자 역시 그 말을 듣고 바로 주가를 확인해 본 뒤 허탈해하고 있었다. WFM의 현재 주가가 고작 500원이다. 12만주의 전체 가격이 고작 6천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이미 거래정지상태이고 장차 상장폐지가 예정되어 있다. 한 때 주가가 7500원까지 뛰었던 기업이 이렇게 되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검찰과 언론의 처음 목표는 오로지 조국 전장관과 그 가족이었을 테니까. 그 과정에서 밝혀진 다른 범죄들은 오히려 조국 전장관과 가족들을 무죄로 보이게 할 수 있으니 보도해서는 안된다. KBS 사회부장 기레기가 그리 떠들지 않았었는가. 정경심 교수가 무죄인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 일부러 인터뷰 내용을 왜곡했다.
언론이 이런 식으로 감추고 보도하지 않는 내용들이 많다. 그래서 더욱 철저하게 뉴스공장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김어준을 아예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김어준의 입만 막으면 아무도 모르게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끌고 갈 수 있다. 가장 어이없었던 부분이다. 비공개정보라면서? 그래서 사실상 조국 전장관을 향한 뇌물이었다면서? 그런데 그 뇌물이 고작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미처 주식도 다 팔지 못했는데 거래정지까지 되었다. 이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런데도 당당히 자신들이 원하는 기소사실을 공표하는 검찰이나 그대로 받아쓰기 여념이 없는 언론이나. MBC도 다르지 않다. MBC는 다르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착각이다. 그런 언론을 믿기에 검찰은 저렇게 아무렇게나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할 수 있다. 오죽하면 공주대에서 인턴증명서에 문제가 없었다며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있었는가.
어느 언론도 감시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니까. 설마 이럴까 싶었던 수준을 스스로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고 말았다. 그런 언론을 희생양삼아 검찰 역시 지금까지 밀어붙이고 있었지만 그 한계를 또한 드러내야 했었다. 그렇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서 고작 기소한 내용이라는 것이 표창장위조다. 인턴증명서 위조다. 그래도 쪽팔리니까 혐의를 몇 개 씩 쪼개서 늘린다. 거기에 또 언론은 다시 열심히 부화뇌동한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검찰과 언론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최소한 언론을 믿지 않는 다수의 시민들은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어째서 검찰과 언론의 개혁이 필요한가.
표창장 위조에 대한 1차 공소장과 2차 공소장의 내용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조차 지적하는 언론이 거의 없다. 1차 공소장은 이미 없는 것이나 같다. 1차 공소장의 표창장 위조와 2차 공소장의 그것은 전혀 별개의 사안으로 단지 각각 1개의 혐의들에 불과하다. 당장 기사 끄트머리에라도 WFM이란 회사가 지금 어떤 상황인가 한 번 제대로 조사해서 추가해 보라. 차명소유 이전에 짧은 기간 동안 급격한 주가변화에 이상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을 테니. 하지만 그래서는 안되니까. 언론의 현실이다. 검찰이 온몸으로 가르쳐준다. 정말 지난 두 달 여의 시간이 어이가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