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들도 인정했듯 나는 이낙연에 대한 기대가 그리 없는 편이다. 싫어하는 건 아니다. 이재명이든 이낙연이든 아니면 다른 누구든 경선을 통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일단 무조건 지지하고 볼 것이다. 다만 이명박근혜의 사면발언 이후 이낙연에 대한 차기 대선후보로서의 신뢰가 바닥을 친 것은 사실이다. 이후 민주당 당대표로서 행보가 마땅치 않은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이라 주장할 수는 없다.

 

혹시 묻고 싶다. 내가 지금이라도 주민센터 찾아가서 노점상했었다고 말하면 공무원들이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인가? 실제 내가 어디 시장에서 20년 넘게 노점으로 사과장사를 했었다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노점상이라고 재난지원금을 기꺼이 내주겠다 할 것인가. 그러면 내가 일단 사업자등록을 하고서 장사를 한다면 노점상이라고 내가 세금 안내는 것을 공무원들은 손놓고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구청에 이미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는데 내가 소득이 없다고 세금 안내겠다 하면 그러라고 보고만 있을 것인가. 한국 공무원들을 너무 우습게 본다.

 

관청에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이미 그는 노점상이 아닌 것이다. 노점상이라도 공적인 구제대상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공무원이 일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관청에 이미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다면 어떻게든 악착같이 세금을 긁어가려 할 것이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하루 좋은 날 잡아서 그날 매출을 확인하고 그를 다른 날에도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잘못하다 오히려 된통 독박을 쓰는 수도 있다. 실제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차라리 카드로 결제하고 영수증 꼬박꼬박 모아서 성실신고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처음 노점상에 재난지원금을 주겠다 했을 때 바로 떠올린 그림이었다. 노점상이 자기가 노점상임을 증명해야 한다. 어떻게? 책임지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공무원의 특성상 문서화된 근거가 있어야 비로소 노점상으로 인정해 줄 것이다. 그리고 자기 실적 때문에라도 공무원들은 이미 등록된 노점상을 그냥 내버려 두고만 있지 않는다. 그러니까 뭐다? 다 지원받을만한 사람들이 지원받게 될 것이란 뜻이다.

 

지자체에서 관리하지 않는, 즉 등록되지 않은 노점상에 대해 저소득층에 대한 별개의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인 것이다. 어차피 일도 없는 무직자나, 일용직이나 전전하는 처지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근거가 없으니 그냥 소득 없는 걸 전제로 복지정책의 대상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뭐가 문제다? 증오가 눈을 가리면 진실을 보지 못하게 된다. 세금내지 않는 노점상이라. 그런 노점상에게 과연 한국 공무원들이 재난지원금을 허락할 것인가.

 

그냥 증오와 혐오란 감정이 눈을 가린 결과인 것이다. 이낙연을 보지 말고 한국 공무원들을 보면 된다. 공무원들이 일하는 방식만 떠올리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과연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인가. 그렇게 기레기라 욕하면서도 기레기에 낚여서 파닥거리는 것을 무어라 말해야 옳은가. 한국 공무원들을 무시하지 말라. 책임지는 건 죽어라 싫어하는 이들이다. 나와 매우 비슷한 인종들이다. 그래서 이해한다. 이낙연이 아닌 공무원과 행정을 믿으면 되는 것이다.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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