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다. 그나마 가장 어려운 30%에게만 주겠다 했으면 불만은 지금보다 적었을 테지만 대신 효과가 크게 제한되었을 것이다. 지금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한 이유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보상이 아닌 그로 인한 경제적 마비상태를 조금이라도 풀어보고자 하는 경기부양의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그래서 실제 시장에서 도움이 될 만큼을 주고자 하니 70%라는 애매한 수치가 나온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70%라고 하니 30%의 못받는 사람들 입장에서 남들 다 받는데 자기만 못받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딱히 그다지 어려운 것 같지도 않은데 누군가는 받고 누군가는 못 받는다. 더 힘들어지거나 어려워진 것 같지도 않은데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못 받는 사람이 있다. 하필 그 대상이 나다. 그렇다고 전국민에게 주겠다 했으면 이런 정도 불만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겨레와 경향까지 모든 언론이 가세해서 색깔론으로 공격하려 들었을 것이다. 한 번 보고 싶어진다. 한겨레와 경향이 쏟아내는 색깔론이라니. 사회주의 정부다. 빨갱이 정부다. 중도층을 신경써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국민 가운데 70%에게만 주겠다 했더니 정부 까자고 국민 모두에게 주었어야 한다며 떠드는 언론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도 어제까지 전국민에게 일정금액을 나눠주는 기본소득제에 반대하던 사람들이 정부의 발표가 있고 갑자기 기본소득제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돌아선다. 아니 심지어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수많은 주장 가운데 하나기는 하지만 미래통합당에서마저 전국민에게 주어야 한다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총선이 끝나고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기본소득제를 시행하는데 있어 덕분에 장애가 많이 사라진 듯한 상황이다. 지금이라면 그래도 반대하는 여론이 전보다는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과감하게 홍남기 목부터 날리고, 재경부 고위공무원 몇 좌천시킨 다음에 힘으로 찍어눌러 가구가 아닌 국민 개인에게 일정 금액을 골고루 나눠주는 결정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는 하다. 더욱 주변에서 재난지원금을 받고 못받고를 가지고 민감해진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그런 바람이 간절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처럼 반대는 모두 힘으로 찍어누르고 아예 다른 말 나오지 않게끔 모두에게 적더라도 고루 주었으면. 그러나 언론이 언론이라는 사실을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구더기가 똥을 먹는다고 뭐라 할 수 없듯 언론이 언론짓 한다고 화낼 이유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평정심은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부에서 그런 과격한 정책을 펼친다? 그것도 총선을 앞두고서?

 

내가 이번 재난지원금에 대해 비판하기를 주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니 비판할 수 없다 생각하는 이유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전국민에게 주고 싶지 않아 그러는 것이 아니다. 지금 금액으로는 턱도 없다는 사실도 누구보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100조라는 액수까지 주어앉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었다. 언론의 외주화도 필요한데. 로이터나 BBC만 믿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서글프다고 할까? 독일과 미국은 천 조 단위로 지금 돈을 풀고 있는 중이다.

 

선거에서 이겨야 하는 또 하나 이유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다. 채널A 기자가 검찰의 사주를 받아 유시민 이사장을 몰아갈 음모까지 꾸몄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더욱 고민이 커졌다. 민주당이 공천한 비례후보들을 그래도 몇 명은 더 당선시켜 돌려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김홍일은 영 아니라 생각하지만 최혜영 교수까지는 어떻게든 당선시켜야 하지 않나 하는 절박함마저 생긴다. 어찌되었거나 투표는 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마음을 다시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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